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21)-210

근와(槿瓦) 2015. 11. 23. 18:46

대반열반경(21)-21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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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사가 여덟 가지 약방문을 알아서 온갖 병을 고치지만 아살사(阿薩闍)병은 고치지 못하듯이 모든 경전의 선정 삼매도 그와 같아서, 모든 탐욕,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번뇌의 병을 다스리고 번뇌라는 지독한 화살도 뽑거니와, 4중금과 5무간죄를 지은 것은 다스리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어떤 용한 의사가 여덟 가지 묘한 의술을 가지고 중생들의 모든 병을 치료하더라도 꼭 죽을 병은 고치지 못하나니, 이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의 모든 번뇌를 소멸하여 여래의 청정한 인에 머물게 하며 발심하지 못한 이를 발심케 하거니와, 꼭 죽을 일천제의 무리들만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사가 기묘한 약으로 소경을 치료하여, 해와 달과 별 따위의 밝은 빛을 보게 하나, 배냇소경은 고치지 못하듯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들의 지혜 눈을 뜨게 하여 한량없고 끝없는 대승경전에 머물게 하며, 발심하지 못한 이와 4중금과 5무간죄를 범한 이라도 모두 발심케 하거니와, 배냇소경인 일천제들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용한 의사가 여덟 가지 의술을 잘 알아서 중생들의 모든 병을 치료할 적에 가지가지 방문으로 병을 따라 약을 주나니, 혹 토하게 하고 몸에 바르고 코에 넣기도 하며, 쐬고[薰] 씻기도 하고, 환약 · 가루약을 쓰거든, 혹 가난하거나 어리석은 사람이 먹지 않은 이가 있으면, 이 의사가 딱하게 여기어 그 사람을 데리고 집에 가서 억지로 먹게 하면, 약의 효력으로 병환이 곧 나으며, 여인이 난산으로 태를 낳지 못할 적에 이 약을 쓰면, 태가 곧 나오고 아기도 걱정이 없나니, 이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가는 곳마다 집에서 도 중생들의 한량없는 번뇌와 4중금을 범하거나 5무간죄를 지은 것도 모두 소멸케 하며, 발심하지 못한 이를 발심케 하나 일천제는 제외하느니라."

 

"세존이시여, 4중금을 범하거나 5무간 죄를 지음은 지극히 나쁜 짓이어서, 마치 다라나무를 베면 다시 돋아나지 못하는 것과 같은데, 저렇게 보리심을 내지 못한 사람에게 어떻게 보리의 인을 짓게 하오리까?" "선남자야, 만일 그 중생들이 만일 꿈 속에서 지옥에 떨어져 지독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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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받는 양을 보고는 뉘우치는 마음을 내어서 '내가 내 허물로 이런 죄를 받게 되는 것이니 이 죄를 벗어날 수만 있으면 결정코 보리심을 내리라. 지금 내가 당하는 이 고통이 지극히 혹독하다'라고 생각하고, 깬 뒤에 부처님 법이 훌륭한 과보가 있는 줄을 알 것이니, 마치 저 아이가 자라나서는 '저 용한 의원이 방문과 약을 잘 알아서, 내가 태 속에 있을 적에 어머니에게 훌륭한 약을 주어서 어머니도 평안하고 나도 생명을 보전하였으며 또 어머니는 무 한한 고통을 받으면서 열 달이 차도록 나를 배에 기르고, 내가 난 뒤에는 젖은 데를 피하고 마른 자리에 누이며, 부정한 똥 · 오줌을 받아내면서 젖먹여 키워 내 몸을 보호하였으니, 나는 마땅히 어머니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효순한 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며, 말씀과 뜻을 순종하여 공양하여야 하리라'고 생각할 것과 같이, 4중금과 5무간죄를 범한 이가 죽으려할 적에 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을 읽으면, 비록 지옥 · 아귀 · 축생 · 천상 · 인간에 나더라도 이 경전이 그 중생들에게 보리의 인을 짓게 하려니와, 일천제만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용한 의원이나 의원의 아들이 아는 것이 매우 깊어서, 다른 의원보다 훨씬 뛰어나며, 모든 독을 소멸하는 훌륭한 주문과 술법을 알아서, 나쁜 뱀이나 용이나 독사 따위가 있으면 주문으로 약을 변하여 좋게 만들고, 그 약을 가죽신에 발라서 독한 벌레들을 건드리면 독이 소멸되거니와, 다만 큰 용의 독은 제외할 것이니,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어떤 중생이 4중금이나 5무간죄를 범하였더라도, 그 죄가 소멸되고 보리에 머물게 하나니, 마치 약을 바른 가죽신이 모든 독을 소멸하듯 하여, 발심하지 못한 이를 발심케 하여 보리의 도에 머물게 하나니,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의 신기한 약도 중생들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이 나게 하거니와, 큰 용인 일천제들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여러 가지 독약을 북에 발라서 여러 사람 속에서 쳐서 소리를 내면, 비록 무심하게 듣더라도 듣고는 모두 죽거니와, 횡사하지 아니할 사람은 제외하느니라. 이 대반열반의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간 데마다 여러 가지 중생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모두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모두 소멸하여, 그 중에는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라도, 대반열반경의 번뇌를 없애는 힘으로 번뇌가 저절로 소멸되며, 4중금(重禁)과 5무간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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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 이들도 이 경을 듣기만 하면 위없는 보리의 인이 되어서 번뇌를 끊거니와, 횡사하지 않을 일천제들은 제외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두운 밤에는 모든 일을 쉬게 되며, 마치지 못한 일을 다음날 해가 뜨기를 기다리듯이, 대승을 배우는 이가 경전의 모든 삼매를 닦더라도, 대반열반경의 대승인 해가 뜨기를 기다려서 여래의 비밀한 교법을 들은 뒤에야, 보리의 업을 지어 바른 법에 머무느니라.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여러 가지 곡식을 축여주고 자라게 하여 열매를 성숙케 하면, 흉년을 없애고 풍년의 즐거움을 받게 하는 것같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인 법비도 그와 같아서, 여덟 가지 열병을 모두 소멸하나니, 이 경전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저 열매가 이익함이 많아서 모든 중생을 편안케 함과 같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불성을 보게 함은 『법화경』에서 8천 성문의 수기를 받은 것 같으며, 그 과실을 성숙하여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간직하면 다시 지을 것이 없듯이,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선한 법에 대하여 지을 것이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용한 의원이 남의 아들이 사람 아닌 것에게 홀린 줄을 알고 심부름꾼에게 묘한 약을 주어 보내면서 말하기를 '그대는 이 약을 가지고 가서 그 사람에게 주라. 그 사람이 나쁜 귀신에게 홀렸더라도 이 약의 효력으로 그 귀신이 멀리 도망가리라. 그대가 만일 더딜 것 같으면 내가 가서 마침내 저 사람을 횡사하게 하지 않으리라. 저 귀신에게 홀린 사람이 심부름꾼과 및 나의 위덕을 보면 모든 고통이 없어지고 안락함을 얻으리라' 함과 같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비구나 비구니나 우바새나 우바이나 외도들이 이 경을 배워 가지거나 읽고 외워 통달하고 다시 사람에게 분별하여 일러 주거나 자기가 쓰거나 사람을 시켜 쓰거나 하면 그런 일이 모두 보리의 인이 될 것이며, 4중금을 범하였거나 5역죄를 지었거나 나쁜 귀신이나 독에 걸렸더라도, 이 경을 듣기만 하면 모든 나쁜 귀신이 도망하듯 하리니, 이런 사람은 참말 보살마하살임을 알지니라. 왜냐 하면 이 대열반경을 잠시라도 들은 까닭이며, 여래가 항상한 줄을 생각한 까닭이니, 잠시 들은 이도 그러하거든, 하물며 배워 지니고 쓰고 읽고 외운 사람이겠는가. 일천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살마하살이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귀먹은 사람은 소리를 듣지 못하듯이, 일천제들도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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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아무리 이 경전을 들으려 하여도 듣지 못하나니, 왜냐 하면 인연이 없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의원이 모든 의술과 방문을 모두 통달하고 다시 한량없는 주문까지 잘 아는데, 이 의원이 임금을 보고 말하기를 '대왕께서 지금 돌아가실 병환이 드셨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대답하되 '그대가 나의 뱃속을 보지 못하였거늘, 어찌 죽을 병이 들었다고 말하는가' 하였다. 의원이 말하되 '만일 믿지 않으시면 설사할 약을 잡수시고 설사한 뒤에 대왕께서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하였으나, 임금이 믿지 아니하였다. 그 때에 의원이 주문을 외워서 임금의 으슥한 곳에 부스럼이 나게 하고 설사가 나면서 벌레와 피가 섞여 나오게 하였다. 임금이 그것을 보고서야 무서운 생각이 나서 그 의원을 칭찬하여 '용하다, 용하다. 그대의 말을 내가 믿지 않았더니, 이제야 나에게 큰 이로운 말을 한 줄 알겠소' 하면서, 그 의원을 부모처럼 공경하였다. 이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에게 대하여 욕심이 있건 없건 간에 모두 그들의 번뇌가 무너지게 하면 그 중생들이 꿈에라도 이 경전을 보고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저 임금이 의원을 공경하듯 할 것이거니와, 그 용한 의원이 꼭 죽을 사람에게는 치료를 하지 않는 것같이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일천제들을 다스리지 아니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원이 여덟 가지 의술을 잘 알고서, 모든 병을 치료하면서도 꼭 죽을 사람은 치료하지 못하듯이 부처님과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범죄를 치료하면서도 꼭 죽을 사람인 일천제들은 치료하지 못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용한 의원이 여덟 가지 훌륭한 의술을 잘 알고, 또 여덟 가지보다 더 훌륭한 술법까지 통달하고서 자기가 아는 기술을 아들에게 가르치면서 물에나 뭍에나 산골짜기에 있는 약초들을 모두 알게 하고 이리하여 점점 여덟 가지를 가르치고는 다시 다른 훌륭한 기술을 가르치듯이, 여래 · 응공 · 정변지도 그와 같아서 그 아들인 비구들을 먼저 가르쳐서 방편으로 모든 번뇌를 없애고 '깨끗한 몸이 견고치 못하다'는 생각을 닦게 하나니, 물과 뭍과 산골짜기란 것은, 물은 몸이 괴로움 받는 것이 물거품 같은 데 비유하고, 뭍은 몸이 견고치 못한 것이 파초 같은 데 비유하고, 산골짜기는 번뇌 속에서 내가 없음을 닦는 데 비유하였으니, 그런 뜻으로 몸은 내가 없다고 이름하느니라. 여래는 이렇게 제자들에게 9부 경전을 가르쳐서 통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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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 한 뒤에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가르치고 그 아들을 위하여 여래가 항상하다고 말하였으니 여래가 이와 같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을 말하여 중생들로서 발심한 이나 발심하지 못한 이를 위하여 보리의 인을 짓게 하거니와, 일천제는 제외하느니라.

 

선남자야,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은 한량없고 수가 없고 헤아릴 수 없고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이니, 이것이 곧 제일가는 용한 의원이며,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한 모든 경전 중의 왕임을 알지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큰 배가 바다에 떠서 이 언덕에서 저 언덕까지 갔다가 다시 저 언덕으로부터 이 언덕에 오듯이, 여래의 정각도 그와 같아서 대반열반이란 대승의 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중생들을 제도할 적에 간 데마다 제도할 이가 있으면 모두 여래의 몸을 보게 하나니, 이런 뜻으로 여래를 훌륭한 뱃사공이라 하느니라. 마치 배가 있으면 사공이 있고 사공이 있으므로 중생들이 큰 바다를 건너가는 것같이, 여래가 항상 머물면서 중생을 제도함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바다 가운데서 배를 타고 건너갈 때에 만일 순풍을 만나면 잠깐 동안에 수많은 유순을 지나갈 수 있지만 순풍을 만나지 못하면 아무리 오래 있으면서 한량없는 세월을 경과하여도 있던 곳을 떠나지 못하다가 혹 파선이 되면 물에 빠져 죽게 되듯이, 중생도 그와 같아서, 어리석은 생사 바다에서 무상한 배를 타고 있으면서 다행히 대반열반의 좋은 바람을 만나면 위없는 보리의 언덕에 빨리 다다를 수 있거니와, 만일 만나지 못하면 한량없는 생사에서 오래오래 헤매다가 혹시 파괴되면 지옥 · 축생 · 아귀에 떨어지느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바람을 만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바다에 있으면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이번에는 여기서 죽으려나 보다' 하다가, 문득 순풍을 만나서 순조롭게 바다를 건너고는 말하기를 '통쾌한 바람이여, 처음 있는 일이로다. 우리들로 하여금 편안히 바다를 건너게 하였다' 하나니,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어리석은 생사 바다에 오래오래 있으면서 곤궁하고 지쳐서 대반열반의 바람을 만나지 못하면 '우리들은 아무래도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 갈래에 떨어지리라' 하다가, 뜻밖에 대승의 대반열반 바람을 만나서 순풍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들어가고는 비로소 참인 줄을 알며, 기특한 생각으로 찬탄하기를, '통쾌하다. 나는 예전부터 여래의 이렇게 비밀한 법장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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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듣지 못하였다' 하면서, 그제서야 대반열반경에 대하여 청정한 믿음을 내느니라.

 

또 선남자야, 뱀이 허물을 벗으면 죽어 없어지는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니, 방편으로 독한 몸을 버림을 나타내거늘, 여래가 무상하여 멸도(滅度)한다 말하겠는가?"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이 염부제에서 방편으로 몸을 버리는 것이 저 독사가 낡은 허물을 벗는 것 같나니,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 머문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금장이가 좋은 진금을 얻으면 마음대로 가지가지 기구를 만들 듯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25유에서 일부러 여러 가지 몸을 나타내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여 생사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니, 그러므로 여래는 끝없는 몸이라 하여, 비록 여러 가지 몸을 나타내더라도 항상 머물러서 변역하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암라(菴羅)나무나 염부(閻浮) 나무가 한 해에 세 번씩 변하여 어떤 때는 꽃이 피어 빛이 찬란하고, 어떤 때는 잎이 피어 대단히 울창하고, 어떤 때는 낙엽이 되어 말라 죽은 듯하나니,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나무가 참으로 말라 죽은 줄 아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야, 여래도 그러하여 삼계에서 세 가지 몸을 나타내나니, 어떤 때는 처음으로 태어나고 어떤 때는 장성하고, 어떤 때는 열반하거니와 여래의 몸은 실로 무상한 것이 아니니라." 가섭보살이 찬탄하여 여쭈었다. "훌륭하옵니다. 진실로 세존의 말씀과 같으니 여래께서는 항상 머물러서 변역함이 없나이다." "선남자야, 여래의 비밀한 말은 깊고 깊어 알기 어려우니라. 어떤 임금이 신하들에게 선다바(先陀婆)를 가져오라 하였다. 선다바란 이름은 같으나 실물은 넷이니, 소금과 그릇과 물과 말[馬]이다. 이런 네 가지 물건을 모두 선다바라 한다. 지혜 있는 신하는 이런 이름을 잘 이해하여서, 임금이 손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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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씻으려 하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물을 받들고, 음식을 들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소금을 받들고, 식사를 마치고 물을 마시려 하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그릇을 받들고, 거동을 하려 하면서 선다바를 찾으면 말을 받든다. 이 지혜 있는 신하가 임금의 네 가지 비밀한 말을 잘 알듯이, 이 대승경전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무상이 있으니, 대승의 지혜 있는 신하는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어서 중생을 위하여 여래가 열반한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항상한 줄로 생각하는 중생을 위하여 무상한 모양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무상하다는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하며, 혹은 정법이 장차 없어진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즐거운 줄로 생각하는 중생을 위하여 괴로운 모양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괴롭다는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하며, 또 혹은 내가 병이 들어서 대중이 파괴된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내가 있다고 생각하는 중생을 위하여 내가 없는 모양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나가 없다는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하며, 혹은 또 공한 것이 바른 해탈이라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바른 해탈에는 25유가 없음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공한 생각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할지니라. 이런 이치로 바른 해탈을 '공'이라 이름하고 또 '동하지 않음'이라 이름하나니, '동하지 않는다' 이름은 해탈 가운데는 괴로움이 없는 까닭으로 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바른 해탈은 모양이 없다 하나니, 모양이 없다는 것은 빛 · 소리 · 냄새 · 맛 · 닿임 따위가 없는 것이므로 모양이 없다는 것이며, 바른 해탈은 항상하여 변역하지 않나니, 해탈에는 무상한 시달림과 변역이 없으므로 해탈은 항상 머물고 변역하지 아니하며, 서늘하다고 이름하는 것이니라. 혹은 모든 중생에게 여래의 성품이 있다고 말하면, 지혜 있는 신하는 '이것은 여래가 항상한 법을 말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정상(正常)한 법을 닦게 하기 위함'인 줄을 알아야 할지니, 모든 비구들이 이렇게 따라 배우는 이는 참으로 나의 제자로서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잘 이해하는 것이니, 저 임금의 지혜 있는 신하가 임금의 뜻을 잘 아는 것과 같은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저 임금도 이렇게 비밀한 말이 있는데 여래가 어찌 없겠느냐. 선남자야, 그러므로 여래의 비밀한 말은 알기 어려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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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오직 지혜가 있는 이라야 나의 깊고 깊은 불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세간의 범부들로는 믿을 수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파라사(波羅奢)나무 · 가니가(迦尼迦)나무 · 아숙가(阿叔迦)나무들이 대단히 가물 적에는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지 못하며, 그 밖에 물에나 육지에 나는 물건들도 모두 말라 시들고 윤기가 없어 자라지 못하며, 온갖 약풀들도 약기운이 없는 것처럼, 선남자야, 이 대승의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내가 열반한 뒤에는 중생들이 공경하지 아니하여 위덕이 없으리니, 왜냐 하면 이 중생들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지 못하는 연고니, 무슨 까닭인가? 중생들이 박복한 탓이니라.

 

또 선남자야, 여래의 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때에는, 나쁜 짓 하는 비구가 많아서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지 못하고, 게으르고 태만하여 읽지도 외우지도 아니하며, 여래의 바른 법을 선전하고 분별하지 못함이, 마치 어리석은 도둑이 참 보배는 버리고 나무 토막을 지고 가는 것같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지 못하는 연고로 이 경에 대하여 게을러서 부지런하지 아니하리니, 애달프다. 크게 위험한 다음 세상이 매우 두려우니라. 중생들은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을 듣고 지니지 아니하거니와, 보살마하살들은 이 경에 대하여 진실한 이치를 이해하고 글자에만 집착하지 아니하며, 이치를 따라서 중생들에게 연설하리라.

 

또 선남자야, 어떤 젖소 치는 여인이 우유를 팔 적에 이익을 많이 얻으려고 2분쯤 물을 타서 다른 소 치는 여인에게 팔았고, 그 여인이 우유를 사서는 또 2분쯤 물을 타서 도성에 가까이 사는 여인에게 팔고, 그 여인이 또 2분쯤 물을 타서 성중에 사는 여인에게 팔고, 또 그 여인이 2분쯤 물을 타서 저자에 가서 팔았다. 이 때 어떤 사람이 며느리를 맞으면서 좋은 우유를 구하여 손님들에게 이바지하려고 저자에서 사려 하는데 우유를 파는 사람이 값을 많이 불렀다. 사려는 사람이 말하기를 '이 우유는 물을 많이 탄 것이어서 그 값어치가 되지 못하지만, 나는 오늘 손님을 대접할 일이 있어서 사노라' 하면서, 사가지고 그 집에 가서 우유죽을 끓였으나 우유맛은 별로 없었다. 우유맛이 별로 없지만 쓴 맛보다는 천 배나 훌륭하였으니, 왜냐 하면 우유의 맛이 모든 맛 중에는 가 장 훌륭한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내가 열반한 뒤 바른 법이 없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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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80년쯤 남았다. 그 때에 이 경이 염부제에 널리 유포되거든, 나쁜 비구들이 이 경에서 한 대문 한 대문씩 뽑아 내어서 여러 책으로 갈라 만들어 바른 법의 빛깔과 향기와 아름다운 맛을 없앨 것이며, 나쁜 사람들이 그런 경전을 외우더라도 여래의 깊고 중요하며 비밀한 뜻을 없애 버리고 세상에 있는, 어줍지 않은 문장치레나 한, 무의미한 문구를 섞으며 앞에 것은 뽑아 뒤에 두고 뒤에 것은 뽑아 앞에 두며, 앞뒤 것을 가운데 넣고 가운데 것을 앞뒤에 두리니, 이런 나쁜 비구들은 마군의 동무로서 온갖 부정한 물건을 받아 두면서 말하기를, '여래께서 우리에게 이런 물건을 받도록 허락하였다' 하리라. 마치 젖소 치는 여인이 우유에 물을 많이 타는 것같이, 나쁜 비구들도 그러하여 세간의 문장을 섞어 이 경을 잘못 만들어서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바른 말과 바르게 쓴 것을 얻지 못하게 하며, 정당하게 존중하고 찬탄하며 공양하고 공경하지도 못하게 할 것이며, 이 나쁜 비구들이 이익만을 위하므로 그런 경전이라도 널리 선전 유포하지도 못할 것이요, 조금씩 유포한다는 것도 너무 적어서 말할 나위도 없으리니, 마치 저 젖소 치는 가난한 여인이 여러 번 돌려 판 우유로 끓인 우유죽이 별로 우유맛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차츰차츰 싱거워져서 참맛이 없을 것이나, 비록 참맛은 없더라도 다른 경전보다는 천 갑절이나 훌륭한 것이니, 마치 저 우유가 쓴 맛보다는 천 배나 훌륭한 것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이 대승의 대반열반경은 성문의 경전보다는 가장 으뜸인 것이, 우유가 여러 맛 중에서 가장 훌륭함과 같나니, 이런 이치로 대반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여러 선남자 선여인들이, 남자되기를 구하지 않는 이가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여인들은 모두 온갖 나쁜 것만이 모여 있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야, 모기의 오줌으로는 이 큰 땅을 적실 수 없는 것같이, 여인의 음욕을 채울 수 없음도 그와 같으니라. 가령 이 땅으로 겨자만큼씩 환을 만들어 그 수효처럼 많은 남자가 한 여인으로 더불어 음욕을 행하여도 만족하지 못하며, 가령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남자가 한 여인과 음욕을 행하여도 역시 만족하지 못하니라. 선남자야, 마치 큰 바다에는 온갖 빗물과 여러 강물들이 모두 흘러 들어가도, 바다는 채울 수 없는 것같이, 여인의 법도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이 모두 남자가 되어서 한 여인과 음욕을 행하여

 

                                                                                                                     [210 / 10007] 쪽

도 오히려 부족하니라. 또 선남자야, 저 아숙가(阿叔迦)나무 · 파타라(波吒羅)나무 · 가니가(迦尼迦)나무들이 봄에 꽃이 피면 모든 벌들이 빛과 향기와 맛을 빨아먹으면서도 싫은 줄을 모르듯이, 여인이 남자를 요구함도 그와 같아서 만족함을 모르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이치로 모든 선남자 선여인이 이 대승열반경을 듣고는 항상 여인의 모양을 꾸짖고 남자되기를 구하나니, 왜냐 하면 이 대승경전에 사내다운 기상이 있으니 곧 불성이니라. 만일 사람으로서 불성을 알지 못하는 이는 남자의 기상이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스스로 불성이 있는 줄을 모르는 연고며, 불성을 알지 못하는 이는 내가 그들을 이름하여 여인이라 말하고, 스스로 불성 있음을 아는 이는 대장부라고 말하느니라. 만일 여인이 자기의 몸에 결정코 불성이 있는 줄을 알면, 그런 이는 곧 남자가 되느니라. 선남자야, 이 대승경전인 대반열반경은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는 공덕 덩어리니, 왜냐 하면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말한 연고니라. 그러므로 선남자 선여인이 빨리 여래의 비밀한 법장을 알려거든, 모든 방편으로 이 경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러하나이다.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저는 지금 장부의 기상이 있으니 여래의 비밀한 법장에 들어간 까닭이며, 여래께서 오늘에야 저를 깨닫게 하였으니 그로 말미암아 결정적으로 통달할 수 있었나이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는 지금 세간의 법을 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구나." "저는 세간의 법을 따르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찬탄하셨다. "그대가 지금 알았다는 위없는 법맛은 깊고 깊어서 알기 어려운 것이거늘 능히 알았으니, 마치 벌이 꿀을 빨 듯이 그대도 그와 같으니라.

 

또 선남자야, 모기의 오줌으로는 큰 땅을 적실 수 없듯이, 오는 세상에 이 경을 유포함도 그와 같아서, 모기의 오줌과 같으리라. 바른 법이 없어지려 할 적에는 이 경이 먼저 이 땅에서 매몰되리니, 그것이 곧 바른 법이 쇠퇴하는 모양임을 알지니라. 또 선남자야, 여름을 지낸 뒤의 첫 달이 가을이며 가을에는 비가 자꾸 오듯이, 이 대승 대반열반경도 그와 같아서, 남방의 보살들을 위하여 널...........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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