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4)-4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1 / 10007] 쪽
부처님께서 나의 공양 받아 주시니 전단 향기 풍기는 것 같아서 즐겁고 황송한 맘 비길 데 없어. 내가 지금 훌륭한 과보를 받아 가장 좋고 묘한 곳에 태어나면 제석천왕 범천왕 모든 하늘이 모두 다 내게 와서 공양하오리. 오늘날 모든 세간 많은 중생이 모두들 큰 걱정을 느끼는 것은 삼계의 길잡이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함을 아는 까닭. 한꺼번에 소리 높여 외치는 말씀 이 세간에 지도할 이 안 계시오니 원컨대 중생들을 버리지 말고 외아들 보듯이 하시옵소서. 부처님 대중 속에 항상 계시어 더없는 좋은 법문 연설하소서. 마치 저 보배덩이 높은 수미산 바다 위에 우뚝하심 같으옵소서. 부처님 좋은 방편 크신 지혜로 우리의 어둔 무명 끊어 주시니 떠오르는 아침 햇빛 구름을 뚫고 찬란하게 온 세계 비치시는 듯.
[32 / 10007] 쪽
부처님 좋은 방편 크신 힘으로 우리의 모든 번뇌 없애 주시니 허공에서 한 조각 구름 일어나 온 세상을 서늘케 하여 주는 듯. 이 세상 크고 작은 많은 중생들 우러러 사모하며 비통하옴은 끝없이 나고 죽는 고통의 바다 거친 물결에서 헤매는 까닭. 그러므로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중생의 믿는 마음 길러 주시며 나고 죽는 그 고통 끊기 위하시어 오래오래 세상에 머무옵소서.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네가 말한 것처럼 부처님이 세상에 나는 것은 우담바라꽃과 같고, 부처님 세상에 함께 나서 신심을 내기는 더욱 어렵고, 열반에 들려 할 때에 마지막 공양을 받들어 보시바라밀을 구족하기는 그보다도 더 한층 어려운 일이니라. 그대 순타여, 이제 너무 근심하지 말고 스스로 기뻐하며 다행하게 생각할지어다. 마지막 공양을 여래에게 받들어 보시바라밀을 구족하게 성취하였으니, 부처님께 세상에 오래 머물도록 청하지 말지어다. 너도 보거니와 부처님들의 모든 경계는 모두 무상한 것이고, 여러 가지 변천하는 성품과 모양도 그러한 것이니라." 순타에게 게송을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난 것이란 죽고야 말고 목숨이 길다 해도 끝이 있나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여지고
[33 / 10007] 쪽
모인 것은 마침내 헤어진다네. 젊었던 나이라도 오래 못가고 건강에는 병고가 침노하나니 이 목숨은 죽음이 빼앗아 가서 항상 있는 법이라곤 하나도 없네. 나라의 임금들은 멋대로 하고 서슬 푸른 세력이 짝이 없지만 온갖 것 무상하여 옮아가나니 알뜰한 이 목숨도 그러하니라. 돌아가는 고통 바퀴 끝날 새 없고 나고 죽고 헤매는 일 쉬지 아니해 욕계 · 색계 · 무색계 덧없는 세상 모든 것이 하나도 즐겁지 않네. 도(道)라는 것 애초에 성품과 모양 온갖 것이 모두 다 공한 것이니 견고하지 못한 법 바뀌고 흘러 근심과 걱정이 항상 있는 것. 두려울새 모든 허물 늙고 병들고 시달리고 죽고 하는 여러 가지 일 이런 것이 뒤를 이어 가이없어서 부서지기 잘하고 원수가 침노. 시끄러운 번뇌에 얽혀지는 일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 있듯이
[34 / 10007] 쪽
누구나 지혜 있는 사람으로야 이것이 즐겁다고 애착하리요. 이 몸은 온갖 고통 모여서 된 것 하나하나 모든 것 더러울 따름 눌리고 얽매이고 헌데 투성이 근본부터 보잘것없는 일이니라. 인간에나 천상에 태어나는 몸 누구나 한결같이 다 그리하여 온갖 탐욕 모두가 무상하거니 그러기에 이내 몸 애착 않노라. 모든 욕심 여의고 삼매를 닦아 진실한 바른 법을 증득하였고 마침내 모든 생사 끊어 버린 이 오늘날 큰 열반에 들려 하노라.생사 없는 저 언덕 나는 건너가 이 세상 온갖 고통 뛰어났으니 그러므로 오늘날 항상 즐거운 위없이 묘한 낙을 받을 뿐이네. 그 때 순타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오이다. 그러하오이다. 참으로 부처님 말씀과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지혜는 보잘것없어 마치 모기나 등에와 같으니 어찌 부처님께서 열반하시는 깊고 묘한 이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여러 큰 코끼리[龍象]인 보살마하살과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린 문수사리법왕자와 같습니다. 비유하면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지 못하
[35 / 10007] 쪽
였더라도 스님들 중에 참여하는 것처럼, 저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과 보살들의 신통력으로써 이런 큰 보살 축에 들어 있나이다. 그래서 저는 지금 부처님께서 오래도록 세상에 계시고 열반에 들지 마옵소서 하는 것이오니, 마치 굶주린 사람이 변할 것도 토할 것도 없는 듯이,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도 그와 같이 항상 세상에 계시어서 열반에 들지 마옵소서." 그 때 문수사리법왕자가 순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그런 일로써 부처님으로 하여금 세상에 항상 계시고 열반에 들지 말기를 마치 굶주린 사람이 변하지도 토하지도 않는 것같이 하시라고 말하지 말고, 마땅히 모든 행법의 성품과 모양을 관찰하며, 이렇게 관찰하고 수행하여 공한 삼매를 갖출 것이니, 바른 법을 구하려거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순타는 이렇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여래께서는 천상 · 인간에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시니 이러한 여래가 어찌 행법이겠습니까. 행법이란 것은 났다 없어졌다 하는 법이니, 마치 물거품이 금방 생겼다 금방 꺼지며, 굴러가고 굴러오기를 수레바퀴와 같이 하는 것이니 모든 행법은 이런 것이 아닙니까. 내가 듣기에는 하늘들의 수명이 매우 길다는데, 하늘 중에 하늘이신 세존의 수명이 이렇게 짧아서 백년도 차지 못하겠습니까. 한 고을의 주인이 되어도 그 세력이 자재하고, 그 자재한 세력으로 다른 사람을 다스리다가, 그의 복이 다하여 빈천하여지면, 다른 이의 경멸을 사고 남의 다스림을 받는다 하니, 그것은 세력을 잃은 탓입니다. 부처님도 그러하여 모든 행법과 같을진댄 행법과 같은 이를 어떻게 하늘 중의 하늘이라 하오리까. 행법은 나고 죽는 법인 탓이오니, 문수사리여,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 하지 마십시오. 또 문수사리여, 여래가 행법과 같다는 것은 알고 하는 말입니까, 모르고 하는 말입니까? 만일 여래가 행법과 같다면 이 삼계 가운데서 하늘 중의 하늘로 자재하신 법왕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마치 어떤 임금에게 큰 역사가 있어 힘이 천 사람을 대적할 수 있다면, 그를 당할 사람이 다시 없으므로 천 명을 대적하는 역사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역사는 임금이 사랑하고 벼슬을 높이어 녹과 상품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천 명을 대적하
[36 / 10007] 쪽
는 역사란 말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반드시 천 명을 대적할 힘이 없더라도 그의 여러 가지 기술이 천 사람을 이길 수 있으므로 천 명을 대적한다 하나이다. 세존도 그와 같아서 번뇌의 마군, 5음의 마군, 하늘 마군, 죽음의 마군을 항복받으므로 여래를 삼계의 가장 높은 이라 일컫나니, 저 역사가 천 명을 당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가지가지 한량없는 진실한 공덕을 구족히 성취하였으므로 여래 · 응공 · 정변지라 합니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억지 생각으로써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 분별하지 말지니, 마치 큰 부자 어른이 아들을 낳았을 적에 관상쟁이가 상을 보고 단명하리라 하면, 부모가 듣고는 가문을 계승하지 못할 줄 알고 더는 귀여워하지 않고 초개같이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단명한 사람은 사문 · 바라문 등 남녀 노소의 공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온데 만일 여래가 행법과 같다면 어떻게 천상 인간 모든 중생의 공경을 받겠습니까. 여래의 말씀하신 변치 않고 달라지지 않는 진실한 법문도 받을 이가 없을 것이오니, 문수사리여,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또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어떤 가난한 여인이 집도 없고 구원할 이도 없는데, 병까지 걸리고 기갈에 못 견디어 거지로 다니다가, 어느 객점에서 아기를 해산했으나 객점 주인에게 쫓겨나서, 아기를 안고 다른 데로 떠나가다가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옷이 젖고 떨리는 고통이 막심한 가운데, 모기 · 등에 · 벌 따위에게 뜯기웠습니다. 항하를 지나게 되자 아기를 안고 건너는데 그 물흐름이 세찼으나 아기를 놓지 않아 모자가 함께 물에 빠져 죽어 이 여인이 아기를 사랑한 공덕으로 죽어서 범천에 태어남과 같습니다. 문수사리여, 만일 어떤 선남자가 바른 법을 보호하려거든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도 같지 않다고도 말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책망하기를 '내가 어리석어 지혜의 눈이 없으니 여래의 바른 법을 헤아릴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래를 가리켜 함이 있다 함이 없다고도 말하지 말지니, 만일 바른 소견을 가진 어떤 이면 여래는 결정코 함이 없는 법이라 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중생들에게 선한 법을 내게 하며,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오니 저 가난한 여인이 항하를 건너다가 아기를 사랑하여 생명을 버림과 같은 까닭입니다. 선남자여, 법을 보호하는 보살도 그와 같아서 생명을 버릴지
[37 / 10007] 쪽
언정, 여래가 함이 있는 법[有爲法]과 같다고 말하지 말고, 함이 없는 법과 같다고 말할 것이니, 여래가 함이 없는 법과 같다고 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 마치 저 여인이 범천에 태어남과 같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말하건대 법을 두호한 까닭입니다. 어떻게 법을 두호하였는가. 여래가 함이 없는 법과 같다고 말한 것입니다. 선남자여, 이런 사람은 해탈을 구하지 아니하여도 해탈을 저절로 이룰 것이니, 저 여인이 범천에 나기를 구하지 않았지만 범천에 나게 된 것과 같습니다. 문수사리여, 어떤 사람이 먼길을 가다가 도중에 피곤하여 남의 집에 들어 잠이 들었을 적에, 그 집에 불이 일어나므로 깜짝 놀라 깨어보니 뛰어 나갈 기운도 없고 죽을 것이 틀림없으나 부끄러운 생각을 머금고 옷으로 알몸을 둘렀더니, 목숨을 마치고는 도리천에 태어나고, 그 뒤부터 여든 번이나 대범천왕이 되었으며, 백천 대가 되도록 인간에 태어나서 전륜왕이 되었고, 이 사람이 다시는 나쁜 갈래에 나지 아니하고 항상 안락한 곳에 난 것과 같습니다. 문수 사리여, 이러한 인연으로 부끄러움이 있는 선남자는 부처님이 행법과 같다고 보지 말아야 합니다. 문수사리여, 외도들의 나쁜 소견으로는 여래가 함이 있는 법과 같다고 하려니와, 계행을 가지는 비구로는 부처님께 대하여 함이 있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 말하면 이것은 허망한 말이니, 이런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기를 제집에 들어가듯 할 것입니다. 문수사리여, 여래는 진실로 함이 없는 법이오니 다시는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나고 죽는 속에서 무지한 생각을 버리고 바른 지혜를 구하여 여래가 함이 없는 법인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니, 이렇게 여래를 관찰하면 32상을 구족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이다." 그 때 문수사리법왕자는 순타의 말에 감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장수할 인연을 짓고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이며 변하지 않는 법이며 함이 없는 법임을 자세하게 알았으며, 이제 또 이와 같이 여래의 함이 있는 모양을 덮어 가리웠으니, 마치 불에 타서 죽을 사람이 부끄러운 생각으로 옷으로 몸을 덮어 가리우고, 그 공덕으
[38 / 10007] 쪽
로 도리천에 나서 범천왕이 되고 또 전륜왕이 되며,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쾌락을 받듯이, 그대도 여래의 함이 있는 모양을 덮어 가리운 인연으로 오는 세상에서 32상과 80종호를 얻을 것이고, 보살 · 2승으로는 따를 수 없는 18불공법(不共法)을 구족할 것이며, 한량없는 수명으로 생사에 들어가지 않고, 항상 안락을 받다가 오래잖아 응공 · 정변지를 이루리라. 부처님께서 이 다음에 널리 연설하거니와, 나와 그대는 함께 여래의 함이 있는 모양을 덮어 가리울 것이며, 함이 있고 함이 없는 이야기는 아직 그냥 두고, 그대는 이 때에 빨리 공양을 올려라. 이렇게 보시함이 모든 보시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만일 비구나 비구니나 우바새나 우바이가 먼길을 가다가 피곤하여서 요구하는 물건이 있거든, 때를 놓치지 말고 깨끗하게 베풀어 줄지니, 이렇게 빨리 보시하는 것은 보시바라밀의 근본 종자를 구족하는 것이니라. 순타여, 마지막 공양을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올리려거든, 많거나 적거나 만족하거나 만족치 못하거나 간에 시기를 놓치지 말고 빨리 베풀 것이니, 부처님께서는 지금 곧 열반에 드실 것이다." 순타는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어찌하여 이 음식을 탐내어서 많거나 적거나 만족하거나 만족치 못하거나 간에 빨리 보시하라 합니까? 옛날 부처님께서 6년 동안 고행하시면서도 스스로 견디었거늘, 하물며 오늘날 잠깐 동안이오리까. 문수사리여, 당신은 바로 깨달으신 여래께서 참으로 이 음식을 받으시리라 생각합니까? 나의 생각으로는 여래의 몸은 곧 법신인지라, 음식을 먹는 몸이 아닌 줄 압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순타의 말과 같으니라. 순타는 이미 미묘한 큰 지혜를 이루었으며 깊고 깊은 대승 경전에 잘 들어갔느니라." 문수사리는 순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여래께서는 함이 없는 법이며 여래의 몸이 장수한다고 하니, 그러한 지견을 부처님께서 좋아하시느니라." "여래께서는 나만 좋아하실 뿐 아니라 모든 중생들까지 좋아하십니다." "여래께서는 그대와 우리 모든 중생들을 두루 좋아하시느니라."
[39 / 10007] 쪽
"당신은 여래께서 좋아하신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좋아하는 것은 뒤바뀐 생각이니, 뒤바뀐 생각이 있으면 그것은 나고 죽는 것이요, 나고 죽음이 있으면 곧 함이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문수사리여,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 말하면 나와 당신이 모두 뒤바뀜을 행함이 됩니다. 문수사리여, 여래는 사랑하여 염려함은 없나니, 사랑하여 염려한다 함은 저 어미 소가 새끼를 사랑하여 염려하므로 비록 돌아다니면서 꼴과 물을 찾다가도 넉넉하건 못하건 간에 홀연히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들은 이런 생각이 없기 때문에 모든 중생을 라후라와 같이 평등하게 생각하시나니, 이렇게 생각하심은 곧 부처님들의 지혜의 경계입니다. 문수사리여, 마치 임금이 사마(駟馬) 메운 수레로 달릴 때에 나귀 수레로 따를 수 없는 것같이 나와 당신께서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비밀하고 깊은 이치를 다할 수 없습니다. 문수사리여, 마치 금시조(金翅鳥)가 한량없이 높은 허공으로 날아다니면서 바다를 내려다보아도 물 속에 있는 고기 ·자 라 · 거북 · 용 따위를 분명히 보며, 자기의 그림자 비친 것은 거울을 들고 얼굴을 보듯 하지만, 지혜가 없는 범부들은 그 이치를 헤아릴 수 없는 것 같아 나와 당신께서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지혜를 헤아리지 못하나이다." "그렇다.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나도 이 일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에게 보살의 경계를 시험하려 한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입으로 가지가지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이 찬란하게 문수의 몸을 비치었다. 문수사리는 이 광명을 받고는 그 이유를 알고서 이윽고 순타에게 말하였다. "순타여, 부처님께서 지금 이 상서로운 일을 나타내심은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시려는 것이다. 그대가 마련한 마지막 공양을 이 때에 부처님과 대중에게 베풀지어다. 순타여, 부처님께서 이런 광명을 놓으심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니라." 순타는 이 말을 듣고 슬픔을 참으며 잠자코 있었다.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순타여, 네가 여래와 대중에게 보시하려는 공양은 지금이 바로 그 때니
[40 / 10007] 쪽
라. 나는 이제 열반에 들겠노라."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도 이와 같이 하였다. 그 때 순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소리를 높여 통곡하면서 흐느껴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한꺼번에 몸을 던져 땅에 엎드려 같은 목소리로 부처님께 열반에 들지 마시기를 권청합시다."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순타에게 말씀하였다. "너무 울어서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고, 이 몸이 파초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물거품 · 요술 · 건달바성 · 굽지 않은 기와 · 번갯불 같으며, 물에 그림 그리기, 사형에 임한 죄수, 익은 과일, 고깃덩이, 다 짜고 남은 베틀, 방앗공이의 오르내림과 같은 줄로 관찰하라. 모든 행법은 독약 섞인 음식과 같으며, 함이 있는 법은 걱정이 많은 것을 관찰하라." 이에 순타는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여래께서 세상에 오래 계시지 않으려 하시니, 제가 어떻게 울지 않겠나이까. 안타깝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세간이 텅 비려 하오니,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과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오래오래 세상에 머무르시고 열반에 들지 마십시오." "순타여, 너는 그와 같이 '우리를 불쌍히 여겨서 이 세상에 오래 머물라'는 말을 하지 말지어다. 나는 너와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오늘 열반에 들려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들이 으레 그렇고, 함이 있는 법도 그러하니라. 그러므로 부처님들은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느니라. 함이 있는 법이란 그 성품이 무상하여 나고서는 머물잖아 없어짐이 낙이니라. 순타여, 너는 지금 이렇게 관찰할지어다. 온갖 행법은 잡란하고, 모든 법은 나라고 할 것이 없고 무상하고 머물지 않으며, 이 몸에는 한량없는 걱정.....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반열반경(6)-60 (0) | 2015.11.06 |
---|---|
대반열반경(5)-50 (0) | 2015.11.05 |
대반열반경(3)-30 (0) | 2015.10.29 |
대반열반경(2)-20 (0) | 2015.10.28 |
대반열반경(1)-10 (0) | 2015.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