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육품(斷食肉品)
그 때 대혜 보살 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고기를 먹거나 · 먹지 않는 공덕과 허물을 말씀해 주옵소서. 저와 모든 보살 마하살이 그 뜻을 알면 미래와 현재에, 과보와 습기에 훈습되어 고기를 먹는 중생들을 위하여 연설하여, 그들이 肉味(고기 맛)를 버리고 法味(법의 맛)를 구하게 할 것이며, 일체 중생에게 크게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다시 서로가 친하고 사랑하기를 마치 외동자식을 생각 함과 같이 하며, 보살지에 머물러 쉰 뒤에 구경에는 마땅히 무상정각을 이루게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로가야 등 모든 외도의 무리들은, 유 · 무견을 일으키고 단상을 집착하면서도 오히려 고기 먹는 것을 막고 금하며 허락하지 않거늘, 하물며 여래 응정등각께서 대비로 세간중생을 기르시고 세간중생의 의지처가 되시면서 자 · 타가 함께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선량하신 세존께서는 큰자비를 갖추셔서 세간을 불쌍히 여기시고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기를 마치 외동자식과 같이 하시옵니다. 원컨대, 고기 먹는 허물과 먹지 않는 공덕을 해설하여 주셔서 저와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듣고 받들어 행하고 널리 다른 이를 위하여 말하게 하옵소서.」그 때 대혜 보살이 거듭 게송으로 말했다.
보살 마하살이
뜻을 내어 無上覺을 구하려 하면
술과 고기 그리고 파를
먹어야 될지 안 먹어야 될는지?
어리석은 범부 고기를 탐내고 즐기나
냄새도 더럽고 이름도 불리워지지 않으며
그들은 악한 짐승과 같거늘
어찌하여 고기를 먹으랴!
먹는 자는 어떤 허물 있으며
안먹으면 어떤 공덕이 있는지
원컨대, 가장 수승하신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구족히 연설 하옵소서.
그 때 부처님이 대혜 보살 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자세히 들어라.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나는 마땅히 너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대혜여, 일체의 모든 고기는 너희들과 한량 없이 많은 인연이 있으므로 보살은 그 중에서 마땅히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고, 응당 먹지 말지니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조금만 말하리라.
대혜여, 일체 중생들은 옛적부터 내려온 생사 중에서 윤회하여 쉬지 않으면서 일찍 부모 · 형제 · 남여 권속 내지 친구 친애 · 모시는 이 · 부리는 이 아닌 이가 없었는데, 생을 바꾸면서 새 · 짐승들의 몸을 받았거늘 어찌하여 그 중에서 취하여 먹겠는가!
대혜여, 보살 마하살이 모든 중생을 관찰하기를 자기 몸과 같이 하고 고기는 모두 생명 있는 것에서 온 것임을 생각 하거늘 어떻게 먹겠는가!
대혜여, 모든 나찰 따위도 나의 이 말을 듣고 오히려 고기를 끊거늘 하물며 법을 좋아하는 사람이랴!
대혜여, 보살 마하살은 거주하는 곳이나 나는 곳마다 모든 중생들이 모두 친속이라고 보고 또 외동자식(一子)을 생각 하듯이 사랑스럽게 생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응당 일체의 고기를 먹지 말지니라.
대혜여, 길 거리나 저자에서 고기를 파는 모든 사람들은, 개 · 말 · 사람 · 소 등의 고기를 이익을 위해서 판다. 이와 같이 잡되고 더러운데 어떻게 고기를 먹을 수 있으랴!
대혜여, 일체의 고기는 모두 생생한 피(精血)로 더럽혀져 있거늘 청정함을 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취하여 먹겠는가?
대혜여, 고기를 먹는 사람은 중생들이 보면 모두 놀래고 두려워 하거늘, 자비심을 닦는 이가 어떻게 고기를 먹을수 있으랴!
대혜여, 비유하면 사냥꾼과 전다라와 물고기를 잡고 새를 잡는 모든 악인들은 개가 보면 놀래서 짖고 짐승이 보면 분주하게 달아나고 공중에 날고 물에 있는 온갖 중생들이 만일 보면 모두 이렇게 생각한다. "이 사람은 氣息이 마치 나찰과 같으니 지금 여기에 와서 반드시 나를 죽이리라."고 생각하고는,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두 달아나 피하듯이 고기를 먹는 사람을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다. 그러므로 보살은 자비로운 행을 닦기 위해서 응당 고기를 먹지 말지니라.
대혜여, 대저 고기를 먹는 자는 신체의 냄새가 더럽고 약명(惡名)이 퍼지므로, 賢聖과 善人은 친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응당 고기를 먹지 말지니라.
대혜여, 대저 피와 고기는 뭇 신선들이 버리는 바이며, 뭇성인들은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응당 고기를 먹지 말라.
대혜여, 보살은 중생들의 신심을 보호하고, 불법을 꾸짖거나 비방하지 않게 하며 중생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야 하기 때문에 응당 고기를 먹지 말라.
대혜여, 만일 나의 제자가 고기를 씹어 먹으면 모든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꾸짖고 비방하는 마음을 품어서 이렇게 말하게 된다. "어찌하여 사문, 청정한 행을 닦는 사람이 하늘과 신선들이 먹는 음식을 버리고 마치 악한 짐승처럼 고기를 배불리 먹고 세간에 거닐면서 모든 중생들이 모두 놀래고 두려운 마음을 품게 하며 청정한 행을 깨트리고 사문의 도를 버리는가! 그러므로 불법 중에는 조복하는 행(調伏行)이 없음을 알겠도다"하리라. 보살은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들이 이와 같은 마음을 내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 응당 고기를 먹지 말라.
대혜여, 사람의 몸을 태울 때 그 냄새가 더러운 것처럼 다른 고기를 태울 때도 그러하여 차이가 없거늘 어찌하여 그중에서 먹고 안먹고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일체 청정을 즐기는 이는 응당 고기를 먹지 말라.
대혜여,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은 무덤 사이나 나무 아래의 조용한 곳에서 고요히 수행하거나 혹은 어여삐 여기는 마음(慈心)에 머물거나, 혹은 주술을 지니거나, 혹은 해탈을 구하거나, 혹은 대승으로 나아가고자 하면서 고기를 먹으면, 일체가 장애되어 성취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보살이 자기와 남을 이롭게 하고자 하면 응당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대혜여, 대저 고기를 먹는 이는 중생의 형색을 보면 곧 맛을 탐하는 마음을 낸다. 보살은 일체 중생들을 어여삐 생각하기를 마치 자기 몸과 같이 해야하거늘 어찌하여 중생들을 보고 먹을 생각을 내겠는가! 그러므로 보살은 응당 고기를 먹지 말라.
대혜여, 대저 고기를 먹는 이는 모든 하늘들이 멀리 떠나며, 입 냄새가 항상 더럽고, 잠 잘 때 꿈이 편치 못하고, 깨고 나서도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또 악귀가 그 정기를 뺏고, 마음은 놀람과 두려움이 많으며, 음식에는 만족을 모르고, 질병이 증장하며, 부스럼과 마른 버짐이 나기 쉬우며, 항상 온갖 세균에게 먹히고, 음식을 깊이 싫어하거나 떠나지 못한다.
대혜여, 내가 항상 말하기를 "무릇 먹는 음식은 자식의 살이라고 생각하라" 했었는데 다른 음식도 오히려 그러 하거늘 어찌 제자들이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대혜여, 고기는 맛도 좋지 않고 깨끗치도 않으며, 온갖 죄악을 내고 온갖 공덕을 없애므로 모든 신선과 성인들이 버리는 바이거늘 어찌 제자들이 먹는 것을 허락하겠는가! 만일 "부처님이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셨다" 고 말하면 그 사람은 나를 비방하는 자이다.
대혜여,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은, 곧 멥쌀, 좁쌀, 보리, 밀, 콩, 들기름, 꿀 등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이 허락하신 것이고, 나도 칭찬하여 말한 것인데, 이런 음식은 내 종성 중의 모든 선남 · 선여들이 마음에 청정한 믿음을 품고 오랫동안 선근을 심었으며, 몸 · 목숨 · 재물에 탐착하지 않고, 일체 중생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기를 마치 자기 몸과 같이 하는 사람들이 먹을 바이고, 온갖 악습(惡習)으로 성질이 범과 이리 같은 자들이 마음으로 좋아하거나 중히 여길 바는 아니다.
대혜여, 과거에 사자생(獅子生)이라는 이름의 왕이 있었는데 고기 맛에 탐착하여 갖가지 고기를 먹었다. 이와 같이 먹다가 드디어 사람을 먹기에 이르렀다. 신하와 백성들이 견디다 못해 모두 떠나가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국왕의 지위를 잃고 큰 고통을 받았었다.
대혜여, 석제환인은 천왕의 자리에 있었는데 과거에 고기 먹던 남은 습기 때문에 몸을 변하여 매가 되어 집비둘기를 쫓았었다. 그 때 나는 시비(尸毗)라는 이름의 왕이었는데, 그 집비둘기를 불쌍히 여겨 내 몸의 살을 베어 그의 목숨과 바꾸었다.
대혜여, 제석의 남은 습기도 오히려 중생을 괴롭히거늘 하물며 다른 부끄럼 없이 항상 고기를 먹는 자들이랴! 마땅히 알라. 고기를 먹는 것은 자기도 괴롭히고 남도 괴롭힘을. 그러므로 보살은 응당 고기를 먹지 말아라.
대혜여, 예전에 있던 한 왕이 말을 타고 놀며 사냥하던 중에, 말이 놀래서 달리다가 험한 산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미 돌아올 길은 없고 사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암사자와 더불어 같이 놀다가 드디어는 추행을 하여 여러 자식이 생기었는데, 제일 큰 아들의 이름은 반족(班足)이었다. 반족이 뒤에 왕이 되어 칠억 세대를 거느렸지만 고기를 먹던 남은 습관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날짐승과 길짐승을 먹다가 나중에는 사람을 먹기에 이르렀다. 아들 딸을 낳으니 모두가 나찰이었다. 그 몸을 바꾸자 다시 사자 · 승냥이 · 이리 · 호랑이 · 표범 · 황새 · 독수리 등 중에 태어났다. 그 후에 사람의 몸이 되고자 했으나 마침내 될 수 없었거늘 하물며 생사에서 벗어난 열반의 도를 얻었으랴!
대혜여, 대저 고기를 먹는 자는 이와 같은 따위의 한량 없는 과실(過失)이 있으므로, 고기를 끊고 먹지 않으면 큰 공덕을 얻건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이러한 손해와 이익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연설한 것이니 무릇 고기는 모두 먹지 말아라.
대혜여, 무릇 살생(殺生)함은 대개 사람이 먹기 위함이므로 사람이 만일 먹지 않는다면 또한 살생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고기를 먹는 것과 살생하는 것은 죄가 같다. 기이하게도 세간 사람들은 고기 맛을 탐착하여 사람의 고기도 먹거늘 하물며 새와 짐승을 먹지 않으랴! 맛을 탐하기 때문에 널리 방편을 써서 짐승 잡는 그물을 벌려 놓고, 날짐승과 물짐승 잡는 그물을 곳곳에 시설하여 물과 뭍과 공중에 나는 것을 살해하는 것은, 자기가 먹거나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대혜여, 세간의 어떤 사람은 마음이 무자비하고 전행(專行 : 오로지 제 마음대로 함) 하며 참혹하고 횡폭함이 마치 나찰과 같아서, 만일 중생의 몸이 충실한 것을 보면, 문득 고기라는 생각을 내어 "이것은 먹음직하다"고 말한다.
대혜여, 세상에는 스스로 죽지 않거나 남이 죽이지 않은 고기는 없으나, 마음으로 나를 위해 죽인 것이라고 의심되지 않는 것은 먹을 수 있다. 이러한 이치 때문에 나는, 성문들이 이와 같은 고기는 먹기를 허락했었다.
대혜여, 미래 세상의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내 법 중에 출가하여 비니(戒律)를 허망하게 말하여, 정법을 파괴하고 어지럽히고 나를 비방하여 말하기를 '부처님은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셨으며 또 스스로도 일찍이 잡수셨다.」고 하리라.
대혜여, 내가 만약 성문들이 고기 먹는 것을 허락했다면, 나는 곧 자심에 머문 이 · 관행을 닦는 이 · 두타를 행하는 이 · 대승으로 가는 이가 아니리니, 어떻게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이 모든 중생에게 외동자식이라는 생각을 내게 하여 일체의 고기를 끊도록 권하겠는가?
대혜여, 내가 곳곳에서 "十種은 막고 三種은 허락한다"고 말한 것은, 점차로 고기 먹는 것을 금단(禁斷)하여 닦아 배우게 한 것이다. 지금 이 경 중에서는 스스로 죽은 것이든 남이 죽인 것이든간에 무릇 모든 고기는 일절 끊어야 한다.
대혜여, 나는 일찍이 제자들이 고기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또 현재도 허락하지 않고, 또 미래에도 마땅히 허락하지 않는다.
대혜여, 무릇 고기를 먹는 것은 출가한 사람에게는 모두 청정치 못한 것이다.
대혜여, 만일 어리석은사람이 있어 여래를 비방하여 말하기를 "고기 먹는 것을 허락했고 또 자기도 먹었다"고 하는 이는, 이 사람은 악업에 얽히어서 반드시 악도에 영원히 떨어질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대혜여, 나의 모든 거룩한 제자들은 범부의 단식(段食 : 뭉기뭉기 잘라 먹는, 사람들의 음식)도 오히려 먹지 않거늘 하물며 피와 고기의 더러운 음식을 먹겠는가!
대혜여, 성문 · 연각과 모든 보살들도 오히려 오직 법식 뿐인데 하물며 여래랴!
대혜여, 여래의 법신은 잡식하는 몸이 아니다.
대혜여, 나는 이미 일체 번뇌를 끊어 제하였고, 나는 이미 일체 습기를 깨끗이 씻었고, 나는 이미 온갖 마음과 지혜를 잘 선택하였으며, 대비로 평등하게 널리 중생들을 보기를 마치 외동자식과 같이 하거늘, 어떻게 성문 제자들이 외동자식의 고기를 먹으라고 허락했겠으며, 하물며 자기가 먹었겠는가! 그러므로 여래가 고기 먹는 것을 허락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두가 일찍이 친속이었고
온갖 더러움이 자라며
모든 생명을 두렵게 하므로
응당 고기를 먹지 말아라.
일체의 고기와 파
마늘 부추와 모든 술
이러한 부정물을
수행자는 멀리 여이어라.
또한 항상 마유(麻油)를 여의고
구멍 뚫린 침상도 여일지니
저 모든 작은 벌레들이
그 중에서 크게 놀라기 때문이다.
나는 곳마다 항상 지랄병 · 미친 병에 걸리매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
성문들이 혐오한다네.
상협(象脇)과 大雲經
열반경과 앙굴마라경
그리고 이 능가경에서
나는 모두 고기 끊기를 제정했네.
먼저 보고 듣고 의심인 것 말하여
이미 일체 고기를 끊게 했건만
그의 악습 때문에
어리석은 이 망령되게 분별하네.
탐욕이 해탈을 장애하듯이
고기 등도 역시 그러하니
만일 먹는 자 있으면
거룩한 도(道)에 들 수 없네.
미래 세상의 중생들
고기에서 어리석게 말하기를
"이것은 청정하여 죄가 없고
부처님은 우리들이 먹는 것 허락했다"말하리.
깨끗한 음식도 오히려 약 같이 하고
마치 자식의 살 같이 생각해야 하리니
그러므로 수행자는
量을 알아 걸식하여라.
고기를 먹으면 해탈을 등지고
거룩한 표상을 어기며
중생들을 두렵게 하니
그러므로 응당 먹지 말아라.
자비심에 평안히 머물려는 이가
고기를 항상 싫어하고 여이면
사자와 호랑이 이리와
응당 함께 놀수 있다네.
만일 술 고기 등을
일체 모두 먹지 않으면
반드시 현성 중에 나서
재물이 풍족하고 지혜도 갖추리.
출전 : 능가경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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