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심밀경(解深密經)

18-1-해심밀경-2

근와(槿瓦) 2015. 10. 24. 00:32

18-1-해심밀경-2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행의 공상을 승의제의 모습이라 한다. 그러므로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이 한결같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해도 도리에 맞지 않고,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이 한결같이 다른 모습이라 해도 도리에 맞지 않다. 만일 이 가운데서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이렇게 말하거나 혹은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은 한결같이 다르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이러한 도리로 말미암아 마땅히 알라. 그런 것 일체는 이치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며, 바른 이치와 같지 않다.

 

또 선청정혜여, 만일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승의제의 모습은 모든 행의 모습에 있어 차별이 없는 것처럼 일체 행의 모습 또한 이와 같이 차별이 없어야 할 것이다. 관행을 닦는 사람은 모든 행 가운데서 그가 본 바와 같이, 그가 들은 바와 같이, 그가 깨친 바와 같이, 그가 안 바와 같이 하며 뒤에 다시 수승한 뜻을 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일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이 한결같이 다르다고 한다면, 모든 행의 오직 무아인 성품과 오직 자성 없는 성품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승의제의 모습이라고 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응당 동시에 다른 모습이 성립되어야 할 것이니, 이른바 잡되고 물든 모습과 청정한 모습이다.

 

선청정혜여, 지금 일체 행은 모두 차별이 있지 차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관행을 닦는 사람은 모든 행 가운데서 그가 본 바와 같이, 그가 들은 바와 같이, 그가 깨친 바와 같이, 그가 안 바와 같이 하고는 뒤에 다시 수승한 뜻을 구해야만 한다. 또 모든 행의 오직 무아인 성품과 오직 자성이 없는 성품에서 나타나는 것을 승의제의 모습이라고 한다. 또 동시에 염(染)과 정(淨) 두 가지 모습이 다른 모습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이 전혀 다르지 않다고 하거나 혹은 한결같이 다르다고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 만일 이 가운데서 ‘승의제의 모습과 모든 행의 모습은 전혀 다르지 않다’고 이렇게 말하거나 혹은 ‘한결같이 다르다’고 말한다면, 이러한 도리로 말미암아 마땅히 알라. 그런 것 일체는 이치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며, 바른 이치와 같지 않다.

 

선청정혜여, 마치 소라 껍데기의 새하얀 빛깔과 그 소라 껍데기가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다. 소라 껍데기의 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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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빛깔처럼 금덩이의 누런 빛깔 또한 마찬가지다. 공후(箜篌) 소리의 아름답고 묘한 곡조의 성품이 공후 소리와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으며, 흑침(黑沈)에 있는 묘한 향기의 성품이 그 흑침과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으며, 호초(胡椒)의 매콤한 성품이 그 호초와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으며, 호초의 매콤한 성품처럼 가리(訶梨)의 담담한 성품 또한 마찬가지다. 두라면(蠧羅綿)의 부드러운 성품이 두라면과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으며, 숙소(熟酥)에 든 제호(醍醐)가 그 소락과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다. 또 일체 행의 무상한 성품과 일체 유루법의 괴로운 성품과 일체 법의 보특가라(補特伽羅) 무아(無我)의 성품이 그 행 등과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다. 또 탐욕의 고요하지 못한 모습과 잡되고 물든 모습이 저 탐욕과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으며, 탐욕에서와 같이 성냄과 어리석음에서도 그러함을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이 선청정혜여, 승의제의 모습은 모든 행의 모습과 같은 모습인가 다른 모습인가를 시설할 수 없다.

 

선청정혜여, 나는 이렇게 미세하고 극히 미세하며, 매우 깊고 극히 매우 깊으며, 통달하기 어렵고 극히 통달하기 어려우며, 모든 법의 같고 다른 성품과 모습을 뛰어넘은 승의제의 모습에서 현전에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고, 현전에 등정각을 이루고는 남들에게 널리 말하고 밝게 나타내고 풀어 이해시키고 시설하고 비춘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밝히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행(行)과 계(界)의 승의제의 모습은

같고 다른 성품과 모습 벗어났으니

만일에 같고 다름을 분별한다면

그 사람은 이치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다.

중생들은 모습에 속박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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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무거움에 속박됐나니

반드시 부지런히 지관(止觀) 닦아야만

비로소 해탈을 얻게 되리라.

 

그때 세존께서 장로(長老) 선현(善現)에게 말씀하셨다.

“선현이여, 그대는 유정세계에서 증상만(增上慢)을 품고 증상만에 사로잡힌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記別)하는 유정이 얼마나 된다고 알고 있는가? 그대는 유정세계에서 증상만을 여의고 이해한 것을 기별하는 유정이 얼마나 된다고 알고 있는가?”

 

그때 장로 선현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유정세계에서 증상만을 여의고 이해한 것을 기별하는 유정은 적은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유정세계에서 증상만을 품고 증상만에 사로잡힌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는 유정은 무량 · 무수 · 불가설(不可說)인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언제가 아련야(阿練若:아란야) 큰 숲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때마침 많은 필추(苾芻:비구)들이 또한 그 숲에서 지내며 저와 가까운 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 모든 필추들이 날이 저물 무렵 서로서로 모여들더니 얻은 바가 있는 현관(現觀)에 의지하여 제각기 갖가지 모습의 법을 말하고 이해한 것을 기별하는 것을 저는 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어떤 무리는 온(蘊)을 얻은 까닭에, 온의 모습을 얻은 까닭에, 온의 일어남을 얻은 까닭에, 온의 다함을 얻은 까닭에, 온의 멸함을 얻은 까닭에, 온이 멸했다는 깨달음을 얻은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어떤 무리가 온을 얻음과 같이 다시 또 어떤 무리는 처(處)를 얻은 까닭에, 다시 또 어떤 무리는 연기(緣起)를 얻은 까닭에 또한 그렇게 하였습니다. 또 어떤 무리는 식(食)을 얻은 까닭에, 식(食)의 모습을 얻은 까닭에, 식의 다함을 얻은 까닭에, 식의 멸함을 얻은 까닭에, 식이 멸했다는 깨달음을 얻은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또 어떤 무리는 제(諦)를 얻은 까닭에, 제의 모습을 얻은 까닭에, 제의 변지(遍知)를 얻은 까닭에, 제의 영원히 끊음[永斷]을 얻은 까닭에, 제라는 깨달음을 얻은 까닭에, 제의 닦음[修習]을

 

                                                                                                                             [14 / 86] 쪽

얻은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또 어떤 무리는 계(界)를 얻은 까닭에, 계의 모습을 얻은 까닭에, 계의 갖가지 성품을 얻은 까닭에, 계의 같지 않은 성품을 얻은 까닭에, 계의 멸함을 얻은 까닭에, 계가 멸했다는 깨달음을 얻은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또 어떤 무리는 염주(念住)를 얻은 까닭에, 염주의 모습을 얻은 까닭에, 염주가 다스려야 할 것을 다스림을 얻은 까닭에, 염주의 닦음을 얻은 까닭에, 염주가 생기지 않은 것을 생기게 함을 얻은 까닭에, 염주가 생기고 나서는 견고히 머물러 잊지 않고 곱으로 닦아 더하고 넓어지는 것을 얻은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어떤 무리가 염주(念住)를 얻은 까닭과 같이 다시 또 어떤 무리는 정단(正斷)을 얻은 까닭에, 신족(神足)을 얻은 까닭에, 모든 근(根)을 얻은 까닭에, 모든 힘[力]을 얻은 까닭에, 각지(覺支)를 얻은 까닭에, 아셔야 합니다, 또한 그렇게 하였습니다.

 

또 어떤 무리는 8지성도(支聖道)를 얻은 까닭에, 8지성도의 모습을 얻은 까닭에, 8지성도가 다스려야 할 것을 다스림을 얻은 까닭에, 8지성도의 닦음을 얻은 까닭에, 8지성도가 생기지 않은 것을 생기게 함을 얻은 까닭에, 8지성도가 생기고 나서는 견고히 머물러 잊지 않고 곱으로 닦아 더하고 넓어지는 것을 얻은 까닭에 이해한 것을 기별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들을 보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 모든 장로들은 얻은 것이 있는 현관(現觀)에 의지해 제각기 갖가지 모습의 법을 말하며 이해한 것을 기별하는구나. 저 장로들은 모두 다 증상만을 품고 증상만에 사로잡힌 까닭에 승의제가 일체 처소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임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세존은 매우 기이하시며 나아가 세존께서는 잘 말씀하신다. 세존의 말씀처럼 승의제의 모습은 미세하고 가장 미세하며, 매우 깊고 가장 깊으며, 통달하기 어렵고 가장 통달하기 어려운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이구나.’

 

세존이시여, 이 성스러운 가르침 가운데 수행하는 필추들도 승의제의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은 통달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여러 외도이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장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15 / 86] 쪽

“그렇다, 그렇다. 선현이여, 나는 미세하고 가장 미세하며, 매우 깊고 가장 깊으며, 통달하기 어렵고 가장 통달하기 어려운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인 승의제에서 현전에 등정각을 이루었고, 현전에 등정각을 이루고는 남들에게 널리 말하고 밝게 나타내고 풀어 이해시키고 시설하고 비춘다. 무슨 까닭인가? 선현이여, 내가 이미 일체 온(蘊) 가운데서 청정의 소연(所緣)이 바로 승의제라고 나타냈으며, 내가 이미 일체 처(處)와 연기(緣起)와 식(食)과 제(諦)와 계(界)와 염주(念住)와 정단(正斷)과 신족(神足)과 근(根)과 역(力)과 각지(覺支)와 도지(道支) 가운데서 청정의 소연이 바로 승의제라고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 청정의 소연은 일체 온 가운데 한맛인 모습으로서 다른 모습이 없다. 온 가운데서와 같이 일체 처(處) 가운데서나, 나아가 일체 도지 가운데서도 한맛의 모습으로서 다른 모습이 없다. 그러므로 선현이여, 이 도리를 말미암아 마땅히 알라. 승의제는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이다.

 

또 선현이여, 관행을 닦는 필추는 한 온(蘊)에서 진여(眞如) · 승의법(勝義法) · 무아의 성품[無我性]을 통달하고 나면, 다시 각기 다른 나머지 온과 모든 처와 연기와 식과 제와 계와 염주와 정단과 신족과 근과 역과 각지와 도지의 진여 · 승의법 · 무아의 성품을 찾고 구하지 않더라도, 오직 이 진여 · 승의를 따라 둘이 없는 지혜를 의지한 까닭에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인 승의제를 살피고 증득하게 된다. 그러므로 선현이여, 이 도리를 말미암아 마땅히 알라. 승의제는 일체에 보편한 한맛[一味]의 모습이다.

 

또 선현이여, 저 모든 온(蘊)이 다른 모습으로 계속 변하는 것처럼, 모든 처 · 연기 · 식 · 제 · 계 · 염주 · 정단 · 신족 · 근 · 역 · 각지 · 도지가 다른 모습으로 계속 변하는 것처럼, 만일 일체 법의 진여 · 승의법 · 무아의 성품 또한 모습이 달라진다면 이는 곧 진여 · 승의법 · 무아의 성품도 응당 인이 있어야 하며, 인으로부터 생겨야 할 것이다. 만일 인으로부터 생긴다면 그것은 유위여야만 하고, 만일 그것이 유위라면 승의가 아니어야 하며, 만일 승의가 아니라면 다시 다른 승의를 찾고 구해야만 할 것이다. 선현이여, 따라서 진여 · 승의법 · 무아의 성품은 인이 있다고 하지 못하며, 인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며, 또한 유위가 아니니, 이것이 승의제이다. 이 승의를 얻으면 다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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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승의제를 구할 필요가 없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건 출현하지 않건 항상 언제나 모든 법의 법성은 편안히 세워져 법계에 편안히 머문다. 그러므로 선현이여, 이 도리로 말미암아 마땅히 알라. 승의제는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이다.

 

선현이여, 비유컨대 같지 않은 갖가지 품류와 서로 다른 색(色) 가운데서 허공은 모습이 없고, 분별이 없고, 변함이 없고,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인 것과 같다. 이와 같아서 성품이 다르고 모습이 다른 일체 법 가운데서 승의제는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임을 마땅히 알라, 또한 그렇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것은 일체에 보편한 한맛의 모습

승의제는 다름없다고 부처님들 말씀하시네.

만일 그 가운데 다르다고 분별한다면

그가 바로 어리석고 증상만에 의지하는 자.

 

3. 심의식상품(心意識相品)

 

그때 광혜(廣慧)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심(心) · 의(意) · 식(識)의 비밀에 공교함[善巧]을 말씀하시고, 보살은 심 · 의 · 식의 비밀에 공교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살을 어디에 한하여 심 · 의 · 식의 비밀에 공교한 보살이라 하며, 어디에 한하여 여래께서는 그들이 심 · 의 · 식의 비밀에 공교하다고 시설하십니까?”

 

보살이 이렇게 말하자, 그때 세존께서 광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광혜여, 그대가 지금 이와 같이 깊은 뜻을 묻는구나. 그대는 지금 무량한 중생에게 이익을 주고 안락하게 하려고, 세간과 모든 하늘 · 사람 · 아소락들을 불쌍히 여겨 의리(義利)와 안락을 얻게 하려고 이렇게 질문하는구나. 그대는 자세히 들어라. 내가 지금 그대를 위해 심 · 의 · 식의 비밀한 뜻을 말하리라.

 

                                                                                                                             [17 / 86] 쪽

광혜여, 마땅히 알라. 여섯 세계[六趣]의 나고 죽음에서 이런 저런 유정은 이런 저런 유정의 무리에 떨어지니, 난생(卵生)이나 태생(胎生)이나 습생(濕生)이나 화생(化生)으로 태어나 신분(身分)이 생긴다. 그 가운데서 최초의 일체 종자인 심식(心識)이 성숙하고, 차례로 화합해 자라고 넓어져서는 두 가지 집수(執受)에 의지한다. 첫째는 유색(有色)의 모든 근(根)과 그것들이 의지하는 집수요, 둘째는 모습[相] · 이름[名] · 분별(分別)의 말과 희론인 습기(習氣)의 집수이다. 유색계(有色界)에는 두 가지 집수가 구족하지만 무색계(無色界)에는 두 가지 집수가 구족하지 않는다.

 

광혜여, 이 식을 또한 아타나식(阿陀那識)이라고 부르니, 무슨 까닭인가? 이 식이 몸을 따르고 집착하여 지니기 때문이다. 또한 아뢰야식(阿賴耶識)이라고 부르니, 무슨 까닭인가? 이 식이 몸을 받아들이고 갈무리하며 편안함과 위태로움을 함께한다는 뜻 때문이다. 또한 심(心)이라 부르니, 무슨 까닭인가? 이 식이 빛깔[色] · 소리[聲] · 냄새[香] · 맛[味] · 감촉[觸] 등을 쌓아 모으고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광혜여, 아타나식을 의지하고 건립하는 까닭에 여섯 가지 식신(識身)이 구르니, 이른바 안식(眼識) · 이식(耳識) · 비식(鼻識) · 설식(舌識) · 신식(身識) · 의식(意識)이다. 이 가운데 식이 있어 눈과 빛깔을 반연해 안식이 생기고, 안식과 함께 따라 행하며 동시에 같은 경계에 분별의식(分別意識)이 구르게 된다. 식이 있어 귀 · 코 · 혀 · 몸과 소리 · 냄새 · 맛 · 감촉을 반연해 이식(耳識) · 비식(鼻識) · 설식(舌識) · 신식(身識)이 생기고,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과 함께 따라 행하며 동시에 같은 경계에 분별의식이 구르게 된다.

 

광혜여, 만일 그때 안식 하나만 구르면 곧 이때는 오직 하나의 분별의식만 있어서 안식이 행하는 것과 함께 구른다. 만일 그때 둘 · 셋 · 넷 · 다섯의 모든 식신이 구르면 곧 이때도 오직 하나의 분별의식이 있어서 다섯 식신이 행하는 것과 함께 구른다.

 

광혜여, 비유컨대 큰 폭포수의 흐름과 같다. 만일 한 물결이 생길 인연이 나타나면 오직 한 물결만 구르고, 둘이나 많은 물결이 생길 인연이 나타나면 많은 물결이 구른다. 그러나 이 폭포수 자체는 항상 흘러 끊임없고 다함이

 

                                                                                                                            [18 / 86] 쪽

없다. 또 매우 맑은 거울의 표면과 같다. 만일 하나의 그림자가 생길 인연이 나타나면 오직 하나의 그림자만 일어나고, 둘이나 많은 그림자가 생길 인연이 나타나면 많은 그림자가 일어난다. 그러나 이 거울의 표면이 변해 그림자가 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수용하고 없어지는 것도 없다.

 

광혜여, 폭포의 물과 같은 아타나식을 의지하고 건립한 까닭에, 만일 그때 하나의 안식이 생길 인연이 나타나면 곧 그때 하나의 안식이 구르고, 만일 그때 나아가 다섯 식신이 생길 인연이 나타나면 곧 그때 다섯 식신이 구르는 것이다.

 

광혜여, 이와 같아서 보살이 비록 법주지(法主智)를 의지하고 건립한 까닭에 심 · 의 · 식의 비밀에 공교하다 해도, 그러나 모든 여래는 이에 한하여 그를 일체 심 · 의 · 식의 비밀에 공교한 보살이라고 시설하지 않는다.

 

광혜여, 만일 모든 보살이 안으로 각각 다른 것들에 있어서 여실하게 아타나를 보지 않고, 아타나식을 보지 않고, 아뢰야를 보지 않고, 아뢰야식을 보지 않고, 쌓이고 모임을 보지 않고, 심(心)을 보지 않고, 눈과 빛깔과 안식을 보지 않고, 귀와 소리와 이식을 보지 않고, 코와 냄새와 비식을 보지 않고, 혀와 맛과 설식을 보지 않고, 몸과 감촉과 신식을 보지 않고, 의(意)와 법(法)과 의식(意識)을 보지 않으면 이를 승의에 공교한 보살이라 부르며, 여래는 그를 승의에 공교한 보살이라고 시설한다.

 

광혜여, 이에 한하여 심 · 의 · 식 일체의 비밀에 공교한 보살이라 하고, 여래가 이에 한하여 그를 심 · 의 · 식 일체 비밀에 공교한 보살이라고 시설한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타나식(阿陀那識) 매우 깊고 미세해

일체 종자 폭포의 흐름 같도다.

내가 어리석은 이들에겐 말하지 않나니

그들이 분별하여 아(我)라 할까 두렵구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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