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갖추어져 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신심명의 대의를 쉽게 짐작하기 위해서 육조단경의 자심즉삼신(自心卽三身)이란 법문의 뜻을 잠깐 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자심이란 말은 우리의 근본 마음 · 성품 · 진리란 뜻입니다. 우리의 이 자심이 지금 말을 하고 싶으면 말을하고, 말을 듣고 싶으면 듣고, 또 그런 생각으로 행동하는 이것을 성품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성품」이란 말을 잘 쓰지만 우리 말로는 「마음」입니다. 또 심즉시불(心卽是佛)-「마음이 곧 부처다」-이런 말을 많이 씁니다. 이렇게 마음이다 · 성품이다 하는 두 가지 말로 앞에서 말한 진아를 표시하는데, 어떤 때는 마음 심자(心字)가 더 깊은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때로는 성품 성자(性字)가 더 깊은 뜻으로 쓰이기도 해서 대중하기 어려울 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말로는 -마음이 모든 생각의 주체다-하는 것을 단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음자리가 본래 부처님의 법신(法身) · 보신(報身) · 화신(化身)의 三신을 다 갖추어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자심즉삼신(自心卽三身)이라 한 것입니다. 법신은 부처님의 진리를 몸에 비유해서 한 말입니다. 빚깔도 없고, 형상도 없고, 영겁이 다하도록 변할 수 없는 진리의 부처님을 말하는데 이것을 이불(理佛)이라고도 합니다. 형상이 아닌 순수 이치로만 있는 부처님 법(法)만의 부처님이란 뜻입니다. 보신은 부처님이 보살행(菩薩行)을 닦으실 적에 한량없는 원행(願行)을 닦았기 때문에 그 과보로 나타난 부처님의 몸을 말합니다. 이 보신은 영구성을 가진 몸이면서 빚깔이나 형상이 있는 부처님의 몸입니다. 즉 아미타불과 같은 불신을 말합니다. 끝으로 화신은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부처님이 방편의 힘으로 나누신 몸을 말합니다. 보살도 되고 중생으로도 되고 짐승으로도 되고 귀신으로도 되어 중생을 제도하기에 알맞는 몸을 그때 그때 나누시는 몸을 응신 · 화신(應身 · 化身)이라고 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이나 인도에 탄생하신 「석가모니」부처님 같으신 불보살은 다 화신입니다. 그런데 이 삼신은 성불을 해야 다 갖추어지는 것이지만 사실은 이 삼신이 우리 마음 가운데 근원적으로 다 갖추어져 있다는 뜻에서 自心卽三身이라고 한 것입니다. 중생 자신이 본래부터 이 三신을 다 갖추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또 다른 법문으로 발명성사지(發明成四智) 「이 마음을 밝히기만 하면 곧 네 가지 지혜를 성취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四지란 묘관찰지(妙觀察智) · 성소작지(成所作智) · 평등성지(平等性智) · 대원경지(大圓鏡智) 이렇게 네 가지 지혜를 말하는데, 이것을 사지보리(四智菩提)라고도 합니다. 이 네 가지 보리지혜를 벌리면 여섯 가지 신통, 곧 삼명육통(三明六通)이 됩니다. 묘관찰지는 불가사의한 힘으로 모든 법을 남김 없이 관찰하고 설법하여 중생의 번뇌를 끊어주는 지혜를 말하며, 성소작지는 보살과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불가사의한 일을 보여 주는 지혜를 말합니다. 평등성지는 평등일여(平等一如)한 진리를 관하여 「너」니「나」니 하는 차별심을 여의므로 대자대비심을 일으키어 보살과 중생을 가지가지로 이롭고 즐겁게 하는 지혜를 말하며, 대원경지는 티끌이 거울에 남김 없이 다 비치는 것처럼 이 지혜도 원만하고 분명하므로 대원경지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본래부터 이 네 가지 지혜가 깨치기 전부터 마음 속에 다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 「마음」을 밝혀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출처 : 신심명(청담스님 설법)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