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유생연(中有生緣,中有)

아귀도(餓鬼道)와 잡귀(雜鬼)

근와(槿瓦) 2015. 10. 11. 00:14

아귀도(餓鬼道)와 잡귀(雜鬼)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잡귀란 말을 확대 해석하면 애착심이 너무 강하거나 아니면 원한 관계가 심한 잡된 귀신을 말할 수 있는데 주로 기갈(飢渴)의 고통이 많은 영혼을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이러한 원한과 애착 관계를 감안하여 천도의 재를 지내주고 또는 제사를 지내 주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사람이 아플 때 혹시 이러한 잡귀가 범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병을 낳게 해달라는 기도 형식과 구병시식(救病施食)을 지내 주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공간의 중유신이 내생의 몸을 받아 날 수 있는 부모 등 생처의 인연을 만나지 못하고 방황하며 떠돌아 다니다가 인연이 있는 곳이나 아니면 아무데라도 정착하여 임시 의지처로 삼을 수 있는 잡귀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 잡귀는 귀신의 일종으로 아귀도에 속한다.

 

즉 원한이 있으면 원한을 풀고 또 유계(幽界)로 이리저리 아득하고 망망(茫茫)하여 고혼(孤魂)으로 이리저리 헤매면서 오랜 세월을 굶주리면서 떠돌아 다니다가 인간을 비록하여 사물에 정착하는 귀신에게 베풀어 준다. 이와 같은 책주귀신을 염불로서 위로하고 설득하며 이러한 인연으로 관세음보살과 비증보살이 베푸는 자비로운 가피(加被)를 만나 좋은 세계에 가서 출생하도록 축원하는 것이 구병시식의 요지이다.

 

이 뿐만 아니라 수륙제(水陸祭)는 물론 다른 제사를 지내줄 때도 주인없이 떠돌아 다니는 애혼(哀魂)들을 천도하는 축원과 염불을 반드시 해주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의식문을 보아도 귀도(鬼道)의 잡귀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 논전에서도 이를 뒷받침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잡귀의 현상은 심령학에서 말하는 수호령(守護靈)과 배후령(背後靈)과 지도령(指導靈)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배후에서 주로 보살핀다는 수호령과, 그리고 인간의 배후에서 도와 주고 충고해 준다는 배후령이 있는가 하면 지도하고 보조해 주는 지도령과 보조령이 되는 잡귀가 있다. 또 이와는 반대로 인간을 해롭게 하고 복을 주기도 하는 인연령(因緣靈)과 갈 곳이 없어 결국 사람아닌 동물에게 정착하는 동물령(動物靈)이 있다. 그리고 사람에게 해를 주는 악령과 일시적으로 인간에게 의지하여 해를 주거나 오히려 도움을 청하는 빙의령(憑依靈) 등은 다 아귀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망령을 정신(正神)으로 믿고 따르거나 숭배한다면 그들 자신은 곧 망령의 노예가 되며 따라서 정당한 업력을 쌓아 좋은 미래의 과보(果報)를 기약하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사신(邪神)의 지도나 말을 믿고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를 심하게 말하면 귀신 들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러한 잡신의 현상이 나타나도 이에 현혹되거나 속지 말고 정신력으로 퇴치하여야 한다. 잡신이란 정신이 허약하거나 병적이고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신력이 강하며 정도(正道)를 닦고 행하는 사람에게는 들어 붙거나 의지할 수가 없다.

 

사신(邪神)은 그 사람의 마음에 틈이 생기면 그 틈을 안식처로 삼기 때문에 마음의 틈을 열어 주어서는 안된다. 반대로 사신은 정도를 행하며 수도하는 마음이 강한 사람을 가장 무서워 한다. 그러므로 항상 수행하는 마음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상과 같은 잡귀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 아귀, 축생, 천도, 인도, 아수라의 육도세계 가운데에 어느 세계에 속한 중생으로 취급해야 하는가?

 

이들은 아귀도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경전의 아귀도편에 보면 직접 아귀는 귀신의 종류라고 하였다. 또 아귀들은 허공에도 날아다니고 지상과 산림과 무덤과 종묘 등 어느 곳에나 나타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들 잡귀들에 대하여 몇 가지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여러 가지 귀신들 가운데 나찰귀(羅刹鬼)와 구반다귀(鳩槃茶鬼)와 비사도귀가 있다. 이들 귀신들은 전생에 자기 것만 아끼고, 보시를 하지 않고 탐심이 많으며 마음은 항상 원숭이의 마음과 같이 요란하고 번잡하였으나 이를 항복 받지 못하였다.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서 망상을 피는 것이 마치 태풍이 모든 먼지를 날리는 것과 같았다.

 

이와 같은 정신 생활의 미세업력(微細業力)으로 귀신의 몸을 받는다. 이들 귀신은 바다 가운데 있고 인간계 등 어디에나 거주한다. 이와 같이 육도 중 아귀도의 일문(一門)을 열면 무량한 귀신의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대루탄경(大樓炭經)에 의하면 모든 거리와 골목과 마을과 시장과 일체 도살장과 무덤 사이 등 어느 곳이든 다 귀신이 있다고 하였다. 심지어는 강과 산천과 나무에도 귀신이 있는데 이들 이름도 주처(住處)에 따라 불리게 된다. 그런데 이들 귀신 가운데는 수호신(守護神)도 있다.

 

즉 사람의 신행(身行)과 구행(口行)과 의념(意念)으로 십악(十惡)을 항상 행하는 사람은 귀신의 수호를 받지 못한다. 또 만약 사람이 신, 구, 의 등 몸과 마음의 행동이 착하면 천신이 와서 수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악한이 천명이 있어도 수호신은 하나가 있을까 말까 하고 반대로 착한 사람은 한 사람만 있어도 수많은 천신이 빈틈없이 수호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악인들은 백 마리 또는 천 마리의 소와 양떼가 있어도 겨우 한 사람이 먹이고 수호하는 것과 같고, 반대로 법을 존중하고 정견(正見)이 있으며 십선을 지키는 선인은 양과 소가 단 한 마리 뿐이라고 할지라도 백 사람 또는 천 사람이 먹이고 수호하는 것과 같은 수호를 받는다.

 

또 다른 예로는 악한 사람은 심지어 감옥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왕, 대신은 비록 한 사람이지만 백 사람과 천 사람이 곁에서 항상 수호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사람에게는 수호신이 있지만 행위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귀신들은 자유 자재하게 사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으며 그 가운데 어떠한 과보가 있는지를 알아 보기로 한다.

 

귀신은 항상 갈증과 굶주림에 허덕이고 심지어는 공포증까지도 있다고 한다. 특히 아귀에 대한 인과 응보의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

 

아귀는 평소 인간으로 있을 때 악독한 죄를 많이 지은 업력으로 받은 과보라 한다. 이들은 주로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는 벌을 받게 되는데 머리가 크고 배가 한없이 크나 목구멍은 바늘과 같이 아주 작다고 한다. 그리하여 무엇이든지 마시거나 먹으면 목에서 곧 불이 나고 심한 고통을 받는다. 그리고 항상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므로 물과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닌다.

 

한 예를 들면 아귀의 세계는 쇠물을 끓인 뜨거운 물이 흘러가는 것이, 그들의 업력에 의하여 맑고 시원스럽게 흘러가는 시내로 보인다. 아귀들은 이와 같이 맑은 물을 보고서 갈증을 면하려고 단숨에 시내로 쫓아가 물 속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큰 고통을 받으며 삽시간에 죽고 만다. 그러나 죽은 몸은 곧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를 하루에도 수십 번 하여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은 공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는데 절이나 마을에서 제사 지내는 곳과 또 마을의 상가집에 나타나서 먹을 것을 구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볼 때 아귀도는 잡귀까지도 포함되는 중생들임을 알 수 있다.

 

귀신들 종류 중에는 가장 많은 것이 아귀로서 거주처는 두 곳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사람 가운데에 거주하는 것(人中住)으로서 사람이 밤에 다닐 때 볼 수도 있다고 하며, 또 하나는 아귀 세계(餓鬼世界)로서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염부제(閻浮提)세계의 밑으로 오백유순(五百由旬)과 또는 삼만 육천 유순의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귀신 종류에는 야차(夜叉)와 나찰(羅刹)과 같은 귀류(鬼類)도 있다는 것이다. 먼저 야차는 일명 약차(藥叉)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를 담귀 또는 서질귀(捿疾鬼)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 귀신은 빠르기 한이 없으며 땅과 허공과 하늘에도 다니면서 많은 산 생명을 살해하며 심지어는 사람도 잡아먹거나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다. 그러므로 나찰귀신과 함께 포악귀(暴惡鬼)라 이름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나찰귀(羅刹鬼)는 많은 귀신 중에서도 대표적인 악귀로서 나찰은 악귀의 총칭으로 불리어지기도 하며 이들 귀신은 용감하고 포악하며 사람의 피와 살을 먹으며 산다. 이들도 역시 야차와 같이 역시 공중에 날아 다니고 땅 위에 다니며 산다. 또 이들은 사당과 같은데 붙어 살면서 사람들에게 악몽을 꾸게 하여 공포심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여러 귀신에 대한 설화가 많은데 이러한 설화에 의하여 보더라도, 인간에게 유익한 수호신도 있지만 잡귀의 경우는 유익하지 못한 것도 많이 있다. 그런데 윤회설에서 보면 귀신은 하위(下位)의 중생이며 악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 예를 들면 옛적에 한 부인이 있었는데 그의 남편은 첩(妾)을 데리고 살았다. 그 부인은 첩이 임신중인 것을 알고 이를 질투하여 몰래 독약을 구하여 그 첩에게 먹였다. 그리하여 그 첩에게 잉태되었던 태아는 곧 낙태되고 말았으며, 그 후 큰 부인은 인과응보의 과보에 다라 죽어서 아귀보를 받게 되었고, 하루에 오백명을 출산하는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모든 귀신들도 악업에 의하여 고보(苦報)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수호신도 있는 바 이들은 대부분 천인들이 직접 인간계에 내려와 선인들을 수호하는 경우이다. 즉 사천왕이나 제석천왕을 비롯하여 사왕천과 삼십삼천에 사는 천인들이 직접 인간의 선과 악을 시찰하며 수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천신들의 경우를 제외하고 기타 귀신들은 윤회의 과보로 따지면 아귀도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 인간보다 하위에 있는 중생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덮어 놓고 귀신을 숭배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천왕 등의 천신은 ‘불교를 수호해 준다’는 경전의 기록에 의하여 숭배하지만 잡신 따위는 숭배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