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유생연(中有生緣,中有)

중음신의 출생과정(出生過程)

근와(槿瓦) 2015. 10. 12. 01:03

중음신의 출생과정(出生過程)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중생이 죽은 후부터 지은 업에 따라 내생의 몸을 받을 때까지를 중음신이라고 하는데, 그 중음신은 어떠한 형태로서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그 가운데 인간이 죽어서 내생의 몸을 받는 설명을 많이 한 것 같다. 어찌하여 인간에 대한 설명이 많게 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즉 불교 자체가 인간을 교화하기 위하여 발생하였고 교리의 대부분이 인간의 현실을 설명하여 깨우쳐 주고 나아가서 스스로 반성하여 열반과 해탈의 진리에 도달하도록 그 지혜를 길러주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윤회설도 경전 속에 설명되는 주인공이 거의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여기서도 그 자료를 추구한 나머지 자연히 인간으로 태어나는 자료가 먼저 나타났고 또 먼저 정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모든 중생들은 업력에 따라 태어나는 양상이 각기 다르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태어나는 모습을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의 네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능엄경에 의하면 알로 태어나는 것(卵生)은 오직 생각하는 업력에 의하여 출생한다고 하였다. 그 생각이란 평소에 요란하고 복잡한 생각을 말한다. 태생은 애정에 의하여 태어나며, 습생은 습기(濕氣)와 부합하여 형체를 나타내는 것이며, 화생은 형체(形體)에 의지하지 않고 출생처에 의탁하여 나타나는 중생을 말한다.

 

이들 사생 중에 부모와의 관계를 보면 태생과 난생은 서로 애착됨이 부합하여 출생하게 된다. 다음으로 습생과 화생은 부모와는 관계없이 자기의 독자적인 업력으로 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사생(四生)이 일정하게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인과응보에 따라 난생의 중생이 평소 태생의 업을 많이 지었다면 후생에는 태생으로 태어날 수 있다. 또 태생의 중생이 난생의 업을 많이 지었다면 후생에는 난생을 받게 된다고 하며 화생과 습생도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렇게 바꾸어 출생하면서 윤회하는 것을 이른바 전생(轉生)이라고 한다. 즉 생의 형태를 바꾼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업력의 내용에 따라 사생의 과보를 바꾸어 받게 되며 이것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 중생의 윤회생활이다. 특히 약육강식하며 서로 살생함은 서로가 과보를 바꾸어 받게 되는 인과가 성립된다고 한다. 좀더 자료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구사론(俱舍論)에 의하면 중음신이 업력에 따라 출생처인 모태로 탁생(託生)하는데 그 과정이 태난이생(胎卵二生)의 형태가 거의 같다고 한다.

 

그러나 습생과 화생 등 후이생(後二生)은 다르다.

만약 습생이라면 자신이 테어날 곳에서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그 향기에 애착과 번뇌를 일으켜 태어나게 되고 만약 화생이라면 장차 태어날 곳을 관찰하여 그곳에 애착하는 번뇌심을 일으켜 태어난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사생의 형태는 욕계(欲界)의 중음신이 태어나는 형태이고, 그밖에 색계(色界)와 무색계는 다르다. 즉 색계의 중음신은 형체와 중량이 이미 원만하여 더하고 덜하는 가감의 현상이 없다. 이들은 윤회는 하되 그 모습은 다음에 태어나는 몸과 똑같이 이미 성숙되어 있다고 하며 그리고 무색계에는 중음신이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무색계는 명사 그대로 물질이 없고 정신만 있는 영적인 세계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생멸만이 있을 뿐 육체적인 생멸은 없으며 따라서 중간에 윤회하는 중음신의 기간도 없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사생의 형체와 중량(重量)을 살펴 보기로 한다. 먼저 습생은 모기와 벌레 등이 습지에서 태어나고 화생은 스스로 업이 강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몸을 구비하게 되는데 간혹 몸을 구비하지 못한 중생도 이에 속한다. 이는 독자적으로 자신의 모습과 중량을 구비하게 된다. 이들 화생은 천상의 사람과 지옥과 귀신과 사람과 곤충까지도 몸을 어디에도 의탁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태어남은 다 이에 포함된다. 그런데 모든 짐승을 비롯한 축생들은 일정하지가 않고 제각기 업에 따라 태생, 난생, 습생, 화생 등 어디에나 속하고 있다. 그리고 용(龍)과 새도 사생에 모두 속할 수 있다고 한다. 바사론(婆沙論)에 의하면 우리 인간도 사생에 속한다는 말을 남기고 있다. 사람이 알에서 출생하였다는 말도 있고, 또 습지에서 용출하였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귀신도 태생의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그러나 화생이 거의 대부분이다.

 

위에서 여러 가지 사생의 형태를 간단하게 알아 보았다. 그런데 이제는 중간에 위치한 중음신이 어떻게 몸을 받아나는가 또는 이들이 출생할 장소를 발견하게 된다면 어떠한 현상이 전개되는가를 살펴 보기로 한다. 이는 매우 흥미있는 일이며 또 인과의 도리를 실감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 예를 들어보면 만약 어떤 사람이 평소에 짐승을 많이 죽이는 등 살생을 많이 하였다면 그 사람은 꿈 속에서도 짐승을 잡는 것을 보고 좋아한다. 이와 같이 중음신도 공간에서 여러 세계를 업력에 의한 천안(天眼)으로 투시할 때 지옥이나 어떤 세계의 중생이 짐승을 잡고 또 서로 죽이는 것을 보면 이를 흥미롭게 생각하며 이에 대한 애착심이 발동하여 결국 살상(殺傷)을 일삼는 세계에 가서 출생하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어려서 좋아하였던 것은 꿈 속에서도 좋아하며 생시에 익혔던 습관은 죽어서도 중음신을 통하여 좋아하게 되고 또 그 습성이 나타나 그곳에 접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이 평소 익힌 바에 따라서 선업은 선의 세계에서 선보(善報)를 받고 악업은 악의 세계에 가서 악보(惡報)를 받게 된다.

 

이는 평소에 익히고 훈습(熏習)한 업력에 따라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어쩔 수 없는 인과의 도리이다. 그리하여 같은 세계에 태어난 중생들을 동일한 모습과 유사한 습관을 지녔다고 해서 이를 중동분(衆同分)이라고 하는데 업이 같은 중음신끼리는 서로 좋아하고 끼리끼리 모이며 서로 같은 업을 도와서 그들 중음신에게 업력을 증가시켜 주며 같은 세계에 같이 가서 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전생에 악업을 많이 지은 중음신이라면 다른 악업을 지은 중음신과 업을 같이 하면서 서로의 업을 도와서 미리 익혔던 악의 습성을 더욱 가열시켜 무질서한 아귀도나 지옥에 같이 가서 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이 볼 때 중음신의 세계에 가서도 선과 악 등 동업자끼리 서로 돕고 상종함을 알 수 있으며 업력이 얼마나 무서운 인력을 지니고 있는가를 또한 알 수 있다. 그리고 천당에 가서 태어날 중음신은 산 사람과 같이 몸과 수족이 완전함을 보는 것이 마치 꿈 속에서 사람을 보는 것과 같다. 즉 천당이 한없이 아름답게만 보이고 지옥에 가서 출생할 중음신은 지옥이 또한 좋게만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음(識) 자체는 무궁 무진하고 한없는 가능성과 지혜와 힘이 있지만 천상에 태어난 천인은 그만큼 힘을 발휘하고 신통 자재하며, 사람으로 태어나면 사람이 쓰는 만큼 힘과 지혜가 나타난다. 또 모기와 하루살이 같은 몸을 받아나면 모기만큼 가능성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몸에 구애됨이 없이 형체없는 가능성을 후천적으로 개발함에 따라서 현재의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훈련을 잘 받은 훌륭한 개나 원숭이가 멍청한 사람보다 지혜롭다는 말과 같다.

 

여하튼 각자의 중음신은 공간에서 신통 자재하게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다니다가 만약 자신의 업력과 생처가 서로 화합하였을 때는 즉시 그 생처에 가서 태어난다. 동시에 신통자재하여 구애를 받지 않는 자재력은 몸을 받음으로 말미암아 곧 없어지고 세계에 따라 구애와 장애를 받게 된다고 한다. 말하자면 중음신의 몸은 사라지고 구애를 받는 업력에 의하여 내생의 세계에 돌입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 업보가 다할 때까지 그 세계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중유(中陰身)에서 생유(來生)에 들어갈 때도 본유(現生)에서 사유(죽음)에 들어갈 때 찬란한 환상이 나타나는 바와 같이 요란한 색채가 나타난다. 그리고 중유로 있으면서 자신이 출생할 세계의 유정들을 보면 즉시 동료의 생각을 갖게 되며 동시에 그 세계를 동경하게 된다. 그리고 또 기뻐하면서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충동적으로 일어나며 갈구하는 것과 같은 욕심이 불꽃처럼 생기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업력이 강력하게 발동하여 자신도 모르게 그 세계에 달려가서 부모의 인연을 만나 그 세계의 중생과 같은 몸을 받아 나게 된다. 이와 같이 중음신이 부모의 연(緣)을 만나 출생하게 된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