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왕이 지켜야 할 일곱 가지의 법(148)

근와(槿瓦) 2015. 10. 9. 01:07

왕이 지켜야 할 일곱 가지의 법(148)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드디어 80세의 나이를 맞이하시어, 왕사성으로 돌아가 영취산에 머무르셨다.

 

마갈타국의 아사세왕은 발기(跋耆)를 정벌하려고 결심하여 우행 대신(雨行大臣)에게 명하기를,

“우행이여, 세존은 이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계시다. 급히 그곳에 가 뵙고 나를 위하여 가르침을 청하되 말씀을 꼭 기억하고 돌아오도록 하라. 부처님의 말씀에 허위는 없다.”

 

우행은 명을 받들어 수레를 갖추어 산에 올라가 세존을 뵙고 말씀드리기를,

“마갈타의 왕 아사세는 족하에 예하고 문안드리옵니다. 세존이시여, 법체 평안하시며 일상 생활이 여전하시옵니까?”

 

세존이 말씀하시기를,

“착하도다, 우행이여. 그대의 임금도 백성도 다같이 평안하며 물가도 변동이 없느냐?”

 

“다행히 불은(佛恩)에 의하여 모두가 절로 화목하오며 바람도 비도 때에 알맞고 나라 안이 풍요하게 번영하고 있사옵니다.”

 

이와 같이 인사말을 드리고 다시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아사세왕은 항상 발기국을 치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의(法義)는 어떠한 것이온지 모쪼록 하교해 주시옵소서.”

 

“우행이여, 나는 일찍이 발기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당시 자화라의 사당에 있었을 때 그 나라의 노인들이 찾아와서 마갈타 임금이 지금 저희 나라를 범하려 하고 있으므로 저희들은 서로 경계하며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말하므로, 나는 그들에게 ‘근심할 것까지는 없다. 너희들이 만약 일곱 가지의 법을 지키고 나라를 다스린다면 결코 아사세 때문에 멸망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여, 그 방법을 설명해 준 것을 기억하고 있지만, 만약 지금도 그들이 이것을 지키고 있다면 도저히 격파할 수 없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그 일곱 가지 법이라는 것을 풀이해 주시옵소서.”

 

그때 아난은 세존의 뒤에 서서 부채로 바람을 보내고 있었는데, 세존이 뒤돌아보며 그에게 물으시기를,

“아난이여, 너는 발기국의 백성들이 때때로 서로 모여서 정사를 의논하고 방비하며 스스로 지키고 있다(1)고 들었는가?”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또 그 나라의 백성들은 상하가 항상 화목하여 서로 함께 국사를 의논하고(2), 예부터의 풍습을 존중하여 함부로 고치지 않고 예를 중히 여겨 경(敬)을 지키고(3), 남녀간에는 저절로 유별하고 장유간에는 능히 도가 있고(4), 부모를 능히 섬기고 사장(師長)에게 양순하고(5), 조상의 종묘를 숭상하고 의전을 폐하지 않으며(6), 도를 존중하고 덕을 공경하여 만약 수계한 사람이 멀리서 왔을 경우에는 의복, 음식, 좌구, 약탕 등 모든 생계의 물건들을 갖추어 이를 대접하고(7), 이러한 것을 잘 지켜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는가?”

“말씀대로 그와 같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발기국은 결코 쇠퇴하는 일은 없으리라. 만약 나라를 가진 자가 모두 이 일곱 가지의 법을 지킨다면 설령 천하의 군사가 모두 공격한다 하더라도 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듣게 된 우행은,

“발기인이 이 법의 하나를 행하더라도 도모할 수가 없는데, 항차 일곱 가지를 갖추고 있어서는 더군다나 어렵습니다.”

고 말씀드리고 세존께 절한 뒤 떠났다. 그는 아사세왕에게 이 취지를 전하여 싸움을 그만 두게 하기로 했다.

 

우행이 떠난 뒤 세존은 아난에게 분부하여 이 산 근처에 있는 제자들을 모조리 강당에 집합케 하여 그들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셨다.

“제자들이여, 나는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일곱 가지 법을 설하리라. 너희들은 명심하여 듣고 능히 이것을 마음에 새김이 좋다. 제자들이여, 수시로 모여서 법을 얘기하라. 그러면 도는 길이 머물게 될 것이다. 상하가 서로 화목하고 서로 공경하여 등지는 일이 없고, 법을 숭상하고 계를 두려워하고 함부로 이것을 바꿔서는 안 된다. 연장자와 연소자, 또 선배와 후배와 사귀는데는 예로써 하고 마음을 지켜 곧음과 공경을 지의(旨意)로 하고,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행을 맑게 하고 남을 먼저 하고 나를 뒤로 하여 도를 준수하고, 남을 사랑하고, 오는 자에게는 두터이 베풀고 병든 자에게는 간곡히 간호한다면 도는 길이 머무를 것이다.

 

제자들이여, 또 일곱 가지의 법이 있어서 도를 번영케 한다. 곧 청정을 지켜 다사함을 좋아하지 않고, 욕심 없음을 지켜 탐하지 않고, 인욕(忍辱)을 지켜 다투지 않고, 정묵(靜黙)을 지켜 해롱거리지 않고, 법을 지켜 교만하지 않고, 일심을 지켜 다른 행에 따르지 않고, 검소를 지켜 의식에 검소하다보면 도는 길이 머물게 될 것이다.

 

제자들이여, 뭇 생물에 자애를 가져라. 사람이 죽었을 때는 이를 불쌍히 여겨라. 죽어가는 사람은 길을 알지 못하고, 비탄하는 사람 또한 그 가는 곳을 모른다. 도를 얻은 자만이 알 뿐이다. 부처는 이를 위하여 가르침을 밝혔다. 가르침은 배우고 도를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천하에는 도가 많다. 그 중에서도 왕법(王法)은 큰 것이다. 그러나 불도는 더욱 높은 것이다.

 

제자들이여, 불법을 닦는 자는 남이 득도한 것을 보더라도 내가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슬퍼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수많은 사람이 함께 활쏘기를 배우는데 먼저 맞추는 자도 뒤에 맞추는 자도 있어서 그때는 성적이 같지 않지만, 쏘기를 거듭한다면 언젠가는 끝내 이기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또 작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도 끝내는 흐르고 흘러서 커다란 계곡에 들어가고, 계곡을 흘러서 큰 강에 들어가고 결국 끝에 가서는 바다로 들어가는 것과 같이, 닦고 그치는 일이 없으면 뒤에는 반드시 득도를 하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제자들은 듣기를 다하자 크게 가르침을 기뻐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