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입능가경-2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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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바[所見]를 모두 얻을 수 없고, 말하는 이와 말하는 바가 또한 없구나. 불법의 진실한 체(體)는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없는 것도 아니다. 법의 모양[法相]은 항상 이와 같아 오직 자기의 마음으로 분별한다. 사물을 보고 진실인 것으로 한다면, 그 사람은 부처를 볼 수 없고, 분별하는 마음에 머물지 않아도 또한 부처를 보지 못할 것이다. 모든 행이 있다고 보지 않으면, 이것이야말로 부처라고 이름할 수 있다. 만약 능히 이렇게 본다면, 그 사람은 여래를 본 것이다. 지혜 있는 사람은 이렇게 모든 경계를 관찰하니, 이 몸 변해 묘한 몸을 얻을 것이니, 이것이 곧 부처의 보리(菩提)일 것이다.'
그 때 라바나 십두 나찰인 능가왕은 분별하는 마음이 허물임을 보았기에 분별하는 마음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세(過去世) 선근(善根)의 힘으로 여실히 모든 이론을 깨달으며, 여실히 모든 법의 실상(實相)을 깨닫고, 다른 가르침에 따를 것 없이 스스로 잘 생각하여 모든 법을 알았다. 능히 일체의 사견(邪見)의 각지(覺知)를 떠났으며, 여실한 행법(行法)을 잘 수행하여 자신(自身)에 있어서 능히 여러 가지 색상(色像)을 능히 나타내고 구경(究竟)의 커다란 방편(方便)의 알음[解]을 얻어, 모든 지위에 오르는 체(體)와 모양을 잘 알았다.
또한 마음[心] · 뜻[意] · 의식(意識)의 자체(自體)를 관찰하기 좋아하여 삼계(三界)에서 상속하는 몸임을 보았으나, 외도들의 항상 있다고 보는 견해[常見]를 떠났고, 지혜로서 여실히 여래장(如來藏)을 알고서 부처 자리[佛地]의 마음의 참다운 지혜에 잘 머물렀다.
허공과 자기 몸 속에서 묘한 소리가 나면서 이와 같은 말이 들렸다.
"훌륭하다. 훌륭하구나. 능가왕이여, 모든 수행자는 마땅히 그대의 수행과 같아야 한다."
다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훌륭하다. 능가왕이여, 부처님의 여래법 및 비법(非法)도 그대의 보는 바와 같구나. 만약 그대가 보는 것과 다르다면, 이는 단견(斷見)이라 할 것이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마음 · 뜻 · 식을 멀리 떠나 모든 법의 실상을 여실히 수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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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이제 마땅히 내법(內法)을 수행하고, 밖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말지어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성문(聲聞)과 연각(緣覺)과 외도들의 수행하는 것을 닦지 말고, 마땅히 모든 외도들의 다른 삼매(三昧)에도 머무르지 말며, 외도들의 여러 가지 희론(戱論)도 좋아하지 말고, 모든 외도들의 베다[圍陀 : veda]의 사견에도 머무르지 말 것이며, 마땅히 왕위에서 방일함과 자재한 힘에도 집착하지 말며, 마땅히 선정(禪定)과 신통(神通)의 자재한 힘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능가왕이여, 이와 같은 일들은 모두 여실한 수행자의 행함으로, 능히 모든 외도의 삿된 논리를 항복시키고, 능히 모든 허망한 사견을 깨뜨릴[破] 것이며, 능히 일체견(一切見), 아견(我見)의 허물을 굴리고[轉], 능히 일체 미세한 식(識)과 행(行)을 떠나 대승의 행을 닦을 것이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안의 몸으로 여래의 자리에 들어가서 여실한 행을 닦아라. 이렇게 수행하는 자는 최상의 청정한 법을 굴려 얻으리라.
능가왕이여, 그대는 네가 얻은 도를 버리지 말고, 삼매 · 삼마발제(三摩跋提)를 잘 닦되, 성문과 연각과 외도의 삼매 경계에 집착하여 최상의 즐거움으로 여기지 말라. 또한 어리석은 범부와 외도들의 수행하는 것도 그대는 분별하지 말라. 능가왕이여, 외도는 나라는 견해[我見]에 집착하여 아상(我相)이 있기 때문에 허망하게 분별하며, 또한 사대(四大)의 모양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빛[色] · 소리[聲] · 냄새[香] · 맛[味] · 촉감[觸] · 법[法]에 집착하여 그것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성문과 연각은 무명(無明)이 행(行)으로 반연함을 보고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집착하는 마음을 일으켜 여실한 공[如實空]을 떠나서 허망하게 분별하며, 온통 유법(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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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에 집착하여 보는 것[能見]과 보이는 바[所見]의 마음에 떨어진다.
능가왕이여, 이 뛰어난 도법(道法)은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몸 속 깊이 각관(覺觀)하게 하며,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뛰어난 대승법을 얻어 3유(有 : 欲界 · 色界 · 無色界의 三界의 중생 혹은 생존방식)의 몸을 자유롭게 받아 날 수 있게 한다.
능가왕이여, 이 대승행에 들어감이란 능히 중생의 여러 가지 눈에 낀 백태와 여러 가지 식(識)의 물결을 없애주고, 외도의 모든 견해와 행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능가왕이여, 이는 대승행에 들어가게 함이요, 외도의 행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외도의 행이라는 것은 몸 안에 내[我]가 있다고 보는 행이다. 식(識)과 색(色)의 두 법을 보고,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하고 멸함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훌륭하다. 능가왕이여, 이 뜻을 생각하는구나. 그대의 사유는 바로 부처를 보는 것이니라."
그 때 라바나 능가왕이 또한 생각하였다.
'내가 마땅히 부처님께 여실한 행과 법을 물어서 모든 외도의 행을 떠나고, 마음속 깊이 수행하여 관찰하는 경계도 마땅히 부처님께서 하시는 바의 마땅한 일을 떠나리니, 그것은 더 뛰어난 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여실한 수행자들이 법을 증득할 때 얻어지는 삼매의 최상의 즐거움이니, 만약 그 즐거움을 얻는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실한 수행자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마땅히 크게 자비로우신 여래 세존께 물어 보리라.
여래는 능히 번뇌의 섶을 태워 없애셨고, 불자들 또한 태워 없앴다. 여래는 모든 중생의 마음과 번뇌를 잘 아시고, 여래는 두루 일체지의 곳[一切智處]까지 도달하셨으며, 참으로 옳고 그른 모양을 잘 아시었다. 내가 지금 마땅히 묘한 신통력으로 여래를 뵙고, 여래를 뵙고서는 얻지 못한 것은 얻고, 이미 얻은 것은 물러남이 없으며, 분별이 없는 삼매 · 삼마발제(三摩跋提)를 얻고, 더욱 여래의 행하신 것[如來行處]을 만족하게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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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께서는 능가왕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을 때가 온 것을 참으로 밝게 아시고, 십두 나찰왕을 가엾이 여기시어 숨었던 궁전과 몸을 다시 전과 같이 여러 가지 보배 그물로 장엄한 산성 가운데 나타나게 하시었다. 그 때 십두 나찰 능가왕은 모든 궁전이 다시 본래와 같음을 보았으며, 하나하나 산중에 곳곳마다 부처님 · 세존 · 응공(應供) · 정변지(正遍知)이 서른두 가지 모양으로 묘하게 장엄하신 몸으로 산중에 계시는 것을 보았으며, 스스로 자기 몸도 두루 여러 부처님 앞에 있는 것을 보았고, 또한 모든 불국토와 여러 국왕들이 생각하기를, '몸은 덧없는 것인데, 왕위와 처자 · 권속 · 오욕(五欲)을 탐하여 속박되었기에 해탈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여, 바로 국토와 궁전과 처첩과 코끼리와 말과 값진 보물을 버려 부처님과 스님에게 보시하여, 산중에 들어가 출가 수도하는 것도 보았으며, 또한 어떤 불자는 산 속에서 용맹정진 하다가 자신의 몸을 굶주린 범과 사자, 나찰에게 던져 주어 불도(佛道)를 구하는 것도 보았으며, 또한 어떤 불자는 나무숲에서 경전을 독송하고, 사람들에게 연설하여 불도를 구하는 것도 보았으며, 또한 어떤 보살은 괴로워하는 중생을 생각하여 도량에서 보리수 아래 앉아 불도를 사유하는 것도 보았으며, 또한 하나하나의 부처님 앞에 거룩하신 대혜보살이 있어 몸 깊이 수행한 경계를 설하는 것도 보았으며, 또한 야차 권속들이 둘러싸여 명자(名字)와 글귀를 설하는 것도 보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지혜로써 현재의 여러 대중을 관찰하시니, 그것은 육안으로 보신 것이 아니라, 사자와 같이 날쌔고 신속하게 본 것이었다. "하하..." 하고 크게 웃으시며, 정수리의 육계에서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며, 어깨와 갈비와 허리와 위장과 가슴의 만(卍)자가 있는 곳과 모든 털구멍에서도 모두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공중의 무지개와 같고 천 개의 태양 빛과 같으며, 겁(劫)이 다할 때의 큰불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모양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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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은 허공에서 여래를 관찰하여, 부처님께서 수미산(須彌山)과 비교할 만한 능가산 정상에 앉아 "하하..." 하고 크게 웃으심을 보았다.
그 때 보살 대중과 제석과 범천왕과 사천왕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여래 · 응공(應供) · 정변지(正遍知)께서는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를 얻으셨는데, 전에 없이 이렇게 "하하..." 하고 크게 웃으셨는가? 또한 몸으로부터 한량없는 광명을 내시고서, 묵연히 계시어 깊은 지혜의 경계만을 생각하시지만 뛰어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사자의 보는 것처럼 능가왕을 보시며 여실한 행을 생각하시는가?'
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마하살은 이전에 능가 라바나왕의 청함을 받았으므로, 곧 능가왕을 생각하고, 여러 큰 보살 대중의 마음과 행의 법을 알며, 또한 미래의 모든 중생들은 모두 명자(名字)의 설법을 좋아하고, 마음이 미혹하여 의심을 내고, 말에 따라 모든 성문과 연각과 외도의 행을 취하고 집착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모든 심식(心識)의 행을 떠나 능히 저와 같이 크게 웃으신 것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대중들의 의심을 풀어주기 위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래께서는 무슨 인연과 무슨 일로 '하하...' 하고 크게 웃으셨나이까."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는 능히 세간의 망상으로 분별하는 마음은 삿된 견해이며 뒤바뀐 것임을 잘 관찰하였구나.
그대는 참으로 3세(世)의 모든 일을 잘 알고 이러한 일들을 묻는구나. 그대가 묻는 것처럼 지혜 있는 사람들도 역시 그와 같이 물으니, 자리(自利)와 이타(利他)를 위한 까닭이니라.
대혜여, 이 능가왕도 옛적 여러 부처님께 이와 같은 두 법을 물었으며, 지금도 또한 나에게 이와 같은 두 법을 묻고자 하나니, 이 두 법은 모든 성문과 연각과 외도는 아무도 이 두 법의 모양을 알지 못하느니라.
대혜여, 이 십두 나찰이 또한 미래의 여러 부처님께 이 두 법을 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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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께서는 아시면서 일부러 라바나왕에게 물으셨다.
"능가왕이여, 그대가 나에게 물으려거든 그대의 의심나는 대로 모두 다 물어 보라. 내 모두 잘 답하여 그대의 의심을 없애 주고 기쁨을 얻게 하리라.
능가왕이여, 그대가 허망하게 분별하는 마음을 떠나고, 모든 지위에서 대치(對治)하는 방편(方便)을 관찰하고, 여실한 지혜로 능히 몸의 여실한 모습[如實之相]의 삼매와 즐거운 행[樂行]의 삼매에 들어, 부처님께서 곧 그대의 몸을 거두어 주리니, 사마타(奢摩他 : 止心, 能滅)의 즐거운 경계에 잘 머물러 성문과 연각의 깨끗하지 못한 삼매를 벗어나, 부동지(不動地)와 선혜지(善彗地)와 법운지(法雲地)의 보살의 경지에 능히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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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며, 여실한 무아(無我)의 법을 잘 알며, 큰 보배 연꽃자리 위에 앉아 한량없는 삼매를 얻고 부처님의 직위를 받으리라.
능가왕이여, 그대는 마땅히 오래지 않아 자신도 또한 이와 같은 연꽃자리 위에 앉아 머물게 됨을 볼 것이며, 한량없는 연꽃과 한량없는 보살이 각각 모두 연꽃자리에 앉아 자기네들끼리 둘러서 서로 볼 것이다. 또한 각각 오래지 않아 모두 헤아릴 수 없는 경지에 머물게 되리니, 이른바 한결 같은 행과 방편(方便)의 행을 일으켜 여러 지위에 머물러서 능히 헤아릴 수 없는 경계를 볼 것이며, 여래자리[如來地]의 한량없고 끝없는 여러 가지 법상(法相)을 볼 것이니, 이는 성문과 연각과 사천왕과 제석과 범천왕들이 전혀 보지도 못한 바이다."
그 때 능가왕은 부처님 · 세존께서 자기의 물음을 들어 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곧 저 더러움이 없고 한량없이 빛나는 큰 보배연꽃과 뭇 보배로 장엄한 산 위에서 한량없는 천녀(天女)들이 저절로 주위를 둘러 호위하며, 한량없는 여러 가지 이채로운 꽃과 여러 가지 좋은 향 · 뿌리는 향 · 바르는 향과 보배 깃발과 덮개, 보배 관(冠)과 영락(瓔珞), 장신구 등을 나타내고, 또한 세상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여러 가지 훌륭한 장엄구를 나타내며, 또한 한량없는 여러 가지 악기를 나타내는데, 여러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乾闥婆)와 아수라(阿修羅)와 가루라(迦樓羅)와 긴나라(緊那羅)와 마후라가(摩睺羅迦)와 인비인(人非人) 등이 갖고 있는 악기보다 좋은 것이었다.
또한 삼계(三界)의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에 있는 모든 악기를 모두 변화로 만들어 내고, 다시 시방(十方)의 불국토(佛國土)에 있는 여러 가지 뛰어나고 기묘한 악기를 변화로써 모두 다 만들어냈으며, 다시 변화로써 한량없는 큰 보배 그물을 만들어서 부처님과 보살 대중 위에 두루 덮으며, 또 한량없는 갖가지 보배 깃발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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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나 왕은 이와 같이 변화로 하는 일들을 다하고는 몸이 허공에 오르니, 높이가 다라수(多羅樹)의 일곱 배였다. 허공에 있으면서 갖가지 음악과 여러 가지 꽃과 여러 가지 향과 여러 가지 의복을 비 내리듯 하여 허공에 가득하니 마치 큰비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것으로 부처님과 불자들에게 두루 공양하였다. 공양을 마치고 위로부터 내려와서, 곧 제2의 번개 광명의 큰 연꽃과 같은 보배산 위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능가왕이 앉는 것을 보시고, 미소를 띄우시면서 능가왕이 두 가지 법을 묻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이 때 능가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두 가지 법은 제가 이미 과거의 여러 부처님 · 응공(應供) · 정변지(正遍知)께 물었습니다. 그 때 부처님 ·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명자(名字)와 글귀에 의지하여 또한 부처님께 묻겠사오니,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베풀어 말씀하여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응화(應化) · 화불(化佛)께서 이 두 법을 설하셨지만 본래 여래께서는 설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본래 여래는 삼매(三昧) 즐거움의 경계를 닦아 얻으신 분이기 때문에 심식(心識) 밖의 모든 경계는 설하시지 아니 하셨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일체법에 자재(自在)하시니, 원컨대 세존 · 응공 · 정변지께서는 이 두 법을 설하옵소서. 모든 불자들과 저희들도 듣기를 원하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그 마음을 아시고 곧 능가왕에게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이 두 법을 묻도록 하라."
그 때 야차왕은 여러 가지 금관(金冠)과 영락(瓔珞)과 금으로 된 장엄구를 갖추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법도 오히려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非法]에 있어서 말하겠는가'라고 하셨으니, 세존이시여, 어찌 두 법을 다 버리라고 하십니까? 세존이시여, 무엇이 법이며, 무엇이 법 아닌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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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 세존이시여, 법을 버리는데 어찌 둘이 있어, 분별하는 상(相)에 떨어져서 허망하게 있다 없다 하고, 법이 작다 크다고 분별하십니까?
세존이시여, 아리야식(阿梨耶識)의 명(名)과 식(識)을 아는 모양[相]이 있으니, 그 체상(體相)은 허공에 털 바퀴[毛輪]가 머물러 있는 것과 같으니, 그것은 깨끗한 지혜와 경계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법성(法性)이 이와 같은데, 어찌 버리라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능가왕에게 말씀하셨다.
"능가왕이여, 그대는 병(甁)들이 무상하게 부서지는 법을 보지 못하였는가. 이는 어리석은 범부[毛道凡夫]들이 경계를 분별하는 차별의 모양이다.
능가왕이여, 무슨 까닭으로 법과 법이 아닌 것의 차별된 모양을 그와 같은 것으로 취하지 않느냐. 그는 어리석은 범부들의 분별하는 마음에 의지한 것이요, 성인의 증득한 지혜로 보는 바가 아니다.
능가왕이여, 병 등의 여러 가지 모양은 어리석은 범부의 마음으로 있다고 하는 것이요, 성인은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능가왕이여, 비유컨대 하나의 불이 궁전과 동산 숲과 풀과 나무를 불태우는데, 여러 가지 불빛과 불꽃이 각각 차별이 있음은 여러 가지 풀과 나무의 길고 짧음에 의하여 분별하여 보는 것인데, 이 가운데 어찌하여 이와 같이 법과 법이 아닌 차별의 모양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가?
능가왕이여, 불꽃뿐만 아니라, 한결같이 상속(相續)되는 몸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모양의 차별이 있음을 보게 된다.
능가왕이여, 하나의 종자도 한결같이 상속하여 움이 트고 줄기와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와 나무숲의 갖가지 다른 모양이 생기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안팎으로 모든 법이 생한다. 무명(無明)과 행(行)과 5음(陰 : 蘊)과 18계(界)와 6입(入) 등의 모든 법과 삼계(三界)에서 태어나는 것도 모두 차별이 있다. 또한 즐거운 형상(形相)을 드러냄과 언어와 가고 옴과 훌륭한 지혜도 모양이 다르다. 한 모양[一相]의 경계인데도 여러 모양을 취하므로 하 · 중 · 상의 차별인 수승(殊勝)한 모양과 더럽고, 깨끗하고, 좋고, 좋지 않는 모양을 보게 된다.
능가왕이여, 여러 가지 법 가운데 차별상을 볼뿐만 아니라, 진실한 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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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는 이의 안으로 증득하는 행(行)에도 또한 여러 가지의 다른 모양을 볼 수 있으니, 어찌 하물며 법과 법이 아닌 것에 여러 가지 차별상을 분별함이 없겠는가. 능가왕이여, 법과 법 아닌 여러 가지 차별상이 있다.
능가왕이여, 무엇을 법이라 하는가. 이른바 일체 외도(外道)와 성문(聲聞)과 연각(緣覺)과 어리석은 범부들이 분별하는 견해에서 원인인 실물(實物)로부터 근본이 되어 여러 가지 법이 생하는 것이니, 이러한 법들을 마땅히 버리고 여의며, 모양을 취하여 분별을 내거나 자심법(自心法)을 보고 진실로 여기지 말라.
능가왕이여, 병(甁)이란 진실한 법이 없는 것이지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허망하게 분별한다. 법은 본래 모양이 없는 것[無相]임을 참으로 알고 관찰한다면, 모든 법을 버린 것이라 말할 것이다.
능가왕이여, 무엇을 법이 아닌 것[非法]이라 하는가? 이른바 몸은 모양이 있는 것이 아니니, 오직 자심(自心)으로 망상분별을 없애야 한다. 모든 범부는 진실한 법[實法]과 진실하지 않은 법[非實法]을 보지만, 보살은 이를 참답게 보아서 이와 같이 법이 아닌 것을 버린다.
능가왕이여, 또한 무엇이 법 아닌 것인가. 이른바 토끼 · 말 · 나귀 · 낙타의 뿔과 석녀의 아이는 몸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인데, 그럼에도 어리석은 범부는 그를 취하여 없다고 하고, 세간의 의리(義理)로 삼아서 이름을 말하니, 그의 모양은 취할 수 없는 것이 저 병 등의 법과 같아서 가히 버려야 한다.
지혜 있는 자는 토끼 뿔 등의 이름을 이와 같이 허망하게 분별하는 것을 취하지 않으니, 그것 또한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과 법이 아닌 것을 다 버려야 한다.
능가왕이여, 그대가 지금 나에게 '법과 법이 아닌 것을 어찌 버려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나는 이미 모두 말하였다.
능가왕이여, 그대가 말하기를, '제가 과거의 응공 · 정변지께 이미 이 법을 물었더니, 저 부처님께서는 이미 저를 위하여 말씀하셨다'라고 하니, 능가왕이여, 그대가 말한 과거는 곧 분별하는 모양[相]이며, 미래와 현재도 역시 분별인 것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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