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장아함경-200-40

근와(槿瓦) 2018. 10. 19. 00:49

장아함경-200-4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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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제 여래를 뵈오매 얼굴빛은 보통 때보다 좋으시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합니다. 무슨 생각에 머물러 계시기에 얼굴빛이 그러하옵니까?”

그 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까 마갈국 사람 문제로 나를 찾아와 기별해 줄 것을 청하고 갔다. 나는 그 때 곧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나라성(那羅城)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친 뒤 저 큰 숲속으로 나아가 어떤 나무 밑에 앉아서 마갈국 사람이 목숨을 마친 뒤 태어난 곳을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내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떤 귀신이 자기 이름을 불러대면서 나에게 말했다. '저는 사니사입니다. 저는 사니사입니다.' 아난아, 너는 저 사니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그 이름을 들으니 너무도 두려워 소름이 끼치고 털이 곤두섭니다. 세존이시여, 그 귀신은 반드시 큰 위덕이 있기 때문에 이름을 사니사라고 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그에게 물었다. '너는 무슨 법으로 인하여 스스로 묘한 말로써 (도의 자취를 보았다)고 말하느냐?' 그랬더니 사니사가 대답했다. '저는 다른 곳에서 다른 법(法)을 따른 것이 아닙니다. 저는 옛날 사람의 왕으로서 세존의 제자가 되었고 돈독한 신심으로 우바새가 되어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하였습니다. 그 후 목숨을 마친 뒤, 비사문천왕의 아들이 되었고 수다원을 얻어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이 세상에 일곱 번을 오고 간 뒤에 괴로움의 끝을 다하여 7생 동안을 사니사라고 이름했습니다. 언젠가 세존께서는 큰 숲 속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셨습니다. 저는 그 때 천 개의 바퀴살이 있는 보배 수레를 타고 조그만 일로 비루륵(毗樓勒)천왕에게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멀리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세존을 뵈었는데 얼굴 모양은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해 마치 깊은 못이 맑고 고요하며 투명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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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부처님께 가서 마갈국 사람으로서 목숨을 마친 자들이 어느 곳에 태어났는가를 물어 보리라.)


또 언젠가 비사문천왕은 대중 가운데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생의 지난 일들을 우리들은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네. 이제 우연히 세존을 만나 목숨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네.


또 언젠가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조그만 일로 한 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 때 사천왕은 각각 제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두뢰타(提頭賴吒)[『전존경』에서는 제제뢰타(提頭賴吒)라고 하였다.]는 동방에 앉아 서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비루륵차천(毗樓勒叉天)[『전존경』에서는 비루륵천(毗樓勒天)이라 하였고, 송ㆍ원ㆍ명 3본에도 '비루륵천'으로 되어 있다.]은 남방에 앉아 북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비루박차천(毘樓博叉天)은 서방에 앉아 동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비사문천왕은 북방에 앉아 남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그 때 4천왕이 모두 먼저 앉은 뒤에 저도 앉았습니다. 또 다른 여러 대신천(大神天)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전에 부처님께 나아가 범행을 깨끗이 닦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나 모든 하늘을 불어나게 하고 하늘의 5복을 받았으니, 첫 번째는 하늘의 수명이요, 두 번째는 하늘의 몸이며, 세 번째는 하늘의 이름이고, 네 번째는 하늘의 즐거움이며, 다섯 번째는 하늘의 위덕이었습니다. 그 때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기뻐 뛰면서 말했습니다.  (모든 하늘 무리는 더욱 불어나고 아수륜의 무리는 점점 줄어드는구나.)


그 때에 석제환인은 도리천의 모든 하늘 신들이 기뻐하는 마음을 알고 곧 게송을 지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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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천의 모든 하늘 신들은 제석과 서로 즐거워하면서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이 구절이 '최상법중법(最上法中法)'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전존경』에도 똑같은 게송이 나오는데, '최상법중왕(最上法中王)'으로 되어 있고, 송ㆍ원ㆍ명 3본에도 역시 '최상법중왕(最上法中王)'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법왕이신'으로 번역하였다.] 여래께 예경(禮敬)한다네. 모든 하늘이 누리는 복수(壽)ㆍ색(色)ㆍ명(名)ㆍ낙(樂)ㆍ위(威)라네. 부처님 앞에서 범행을 닦아 그래서 이곳에 와 태어났다네. 또 모든 하늘 신들 그 광명과 빛깔 매우 높아라. 지혜로운 부처님의 제자들 여기 태어나 수승하구나. 도리천과 석제환인[因提]은 자신들의 즐거움 깊이 생각하면서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 '최상법중왕(最上法中法)'으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최상법중왕('最上法中王)'으로 수정하여 번역한다.] 여래께 예경한다네.


“사니사 신은 다시 말했느니라. '도리천의 모든 천신들이 이 법당에 모인 까닭은, 같이 의논하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헤아려 어떤 지시[敎令]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후에 4천왕에게 명령했습니다. 4천왕은 분부를 받고 각각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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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지 오래지 않아 매우 이상한 광명이 사방을 비추었습니다. 그 때 도리천 천신들은 이 기이한 광명을 보고 모두 크게 놀랐습니다. (지금 저 빛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장차 무슨 괴변이 있으려는 것인가?) 위덕이 있는 다른 대신천(大神天)들도 또한 놀라고 두려워했습니다.  (지금 저 빛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장차 무슨 괴변이 있으려는 것인가?) 그 때 대범왕(大梵王)은 곧 동자(童子)로 변화해서 머리에는 5각(角) 상투를 틀고 대중 위의 허공에 서 있었습니다. 얼굴 모양은 단정하여 대중들보다 뛰어났고 몸은 자금색으로 모든 하늘 신들의 광명을 덮어 버렸습니다. 그 때 도리천은 일어나 맞이하지도 않고 또한 공경하지도 않고 앉기를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자 범천 동자[梵童子]는 마음에 드는 자리에 가 앉았고 앉아서는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찰리수요두종(刹利水澆頭種)[계승을 위해 관정의식을 치룬 왕족을 말한다.]이 왕위에 올랐을 때 기뻐 날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는 앉은 지 오래지 않아 다시 스스로의 몸을 동자의 모습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머리에는 5각의 상투를 틀고 대중 위의 허공에 앉았는데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편안한 자리에 앉은 듯 굳건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게송을 지어 말했습니다.


다루어 항복받는 위없이 높은 이 세상 사람들 밝은 세상에 태어나게 가르쳤네. 큰 밝음으로 밝은 법을 연설하시고 깨끗한 그 범행은 짝할 이 없어 맑고 깨끗한 중생으로 하여금 맑고 묘한 하늘에 나게 하셨네.


그 때 범천 동자는 이 게송을 마치고 도리천 신들에게 말했습니다. (그의 음성은 다섯 가지 청정함이 있기 때문에 범성(梵聲)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첫째 그 소리가 바르고 곧은 것이요, 둘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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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부드럽고 고상한 것이며, 셋째 그 소리가 맑고 트인 것이요, 넷째 그 소리가 깊고 그윽한 것이며, 다섯째 그 소리가 두루 퍼져 멀리 들리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두루 갖추었으므로 범음(梵音)이라고 한다. 이제 나는 다시 설명할 것이니 너희들은 잘 들으라. 여래의 제자인 마갈의 우바새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아나함(阿那含)을 얻은 자도 있고 사다함(斯陀含)을 얻은 자도 있으며, 수다원을 얻은 자도 있고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난 자도 있으며, 화자재천(化自在天)ㆍ도솔천(兜率天)ㆍ염천(焰天)ㆍ도리천ㆍ사천왕에 태어난 자도 있다. 또 찰리ㆍ바라문ㆍ거사대가(居士大家)에 태어나서 5욕을 마음대로 즐기는 자도 있다.)


그 때 범천 동자가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마갈의 우바새로서 목숨을 마친 모든 사람들 8만 4천 사람은 모두 도를 얻었다고 나는 들었네. 수다원을 성취하여 다시는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함께 평탄하고 바른 길 걸어 도를 얻어 다 구제되었네. 이들 모든 중생의 무리 그들은 공덕으로 부지(扶持)되나니 지혜로써 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 거짓을 여의었네. 저 모든 하늘 무리에게 범천 동자는 이와 같이 기별하여 수다원을 얻었다고 말을 하자...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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