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장아함경-80-16

근와(槿瓦) 2018. 9. 25. 22:36

장아함경-80-1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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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세상의 법칙이다. 이것이 뭐가 이상하다는 것이냐? 만일 일일이 사람이 죽을 때마다 내게 와서 묻는다면 그것은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이 아니겠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실로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 너를 위해 법의 거울[法鏡]을 설명하리라. 이것은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어디에 태어날 지를 알게 하고, 세 갈래 나쁜 세계[惡道]를 끊어 수다원을 얻게 하며, 7생을 지나지 않고 반드시 모든 괴로움을 끊게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니라. 아난아, 법의 거울이란 곧 성인의 제자들이 무너지지 않는 믿음[不壞信]을 얻는 것을 말한다. 즉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著)ㆍ등정각(等正覺) 등의 10호(號)를 구족(具足)하신 부처님을 믿는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바르고 참되고 미묘한 것이며, 자유자재로 설명하신 것이며, 특정한 시절이 따로 없는 것이며, 열반의 길을 보여주신 것이며, 지혜로운 자들이 행하는 것인 법을 믿는 것이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훌륭히 서로 화합하고, 그 행동이 정직하며 아첨하는 일이 없고 도(道)의 결과를 성취하였으며, 위아래가 화목하고 법신(法身)을 구족한 스님들을 믿는 것이다. 수다원을 향하는 자와 수다원을 얻은 자, 사다함을 향하는 자와 사다함을 얻은 자, 아나함(阿那含)을 향하는 자와 아나함을 얻은 자, 아라한을 향하는 자와 아라한을 얻은 자, 이상 사쌍팔배(四雙八輩)를 여래의 성스럽고 현명한 대중이라 하는데, 이들은 진실로 존경할 만한 세상의 복밭[福田]이다. 그리고 또 맑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이지러지거나 빠짐이 없으며, 명철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행할 바이며, 삼매정(三昧定)[samdhi이며, 삼매(三昧) 또는 삼마지(三摩地)라고 음역하기도 하며 정정(正定)ㆍ등지(等地)로 한역한다.]을 얻게 하는 성현의 계(戒)를 믿는 것이다. 아난아, 이것이 바로 성인의 제자들로 하여금 어디에 태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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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알게 하고, 세 갈래 나쁜 세계를 끊고 수다원을 얻게 하며, 7생도 다 지내지 않아 반드시 괴로움의 근본을 끊게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게 하는 법의 거울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머무실 만큼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나와 함께 비사리국(毘舍利國)[Vesli이며, 폐사리(吠舍釐)라고도 하며 광엄(廣嚴)이라 한역한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16대국(大國) 중의 하나로 발지(跋祇, Vajji)국의 수도였다.]으로 가자.”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발지국을 경유하여 비사리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 어느 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당시 암바바리(菴婆婆梨)[Ambapli이며, 내녀(奈女) 또는 내녀(女)라고도 한다. 『불설내녀기바경(佛說奈女耆婆經)』에 의거하면 이 여인과 빈바사라(頻婆娑羅)왕 사이에 기바(耆婆, jiva)라는 아들을 두었다고 한다.]라는 이름을 가진 한 음녀(淫女)가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께서 모든 제자들을 데리고 비사리로 와 어떤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신다는 말을 듣고는 보배 수레를 장식하여 타고 가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공양하고자 했다. 미처 가까이 가기 전에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았는데, 그 얼굴이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특이하며 상호(相好)를 원만히 갖춘 것이 마치 뭇 별 가운데 빛나는 달과 같았다. 이 모습을 본 그녀는 기뻐하면서 수레에서 내려 걸어갔다. 차츰 부처님 가까이에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차근차근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그녀를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그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내어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오늘부터 3존(尊)[3보(寶)와 같은 뜻으로 곧 양족존(兩足尊)ㆍ이욕존(離欲尊)ㆍ중중존(衆中尊)인 불(佛)ㆍ법(法)ㆍ승(僧)을 말한다.]께 귀의합니다. 원컨대 바른 법 가운데 우바이(優婆夷)가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으며, 또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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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제자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을 받아주소서. 그리고 오늘 밤에는 저의 동산에서 쉬도록 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들어 주셨다. 그녀는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부처님의 주위를 돌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과 함께 그녀의 동산으로 가리라.” “예.”

부처님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과 발우를 챙기신 뒤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그녀의 동산으로 가셨다. 그 때 비사리에 있던 여러 예차(隸車)[Licchavi이며, 리차(利車)ㆍ리사(離奢)ㆍ리차(離車)ㆍ려창(黎昌)ㆍ률차(律車)ㆍ리차비(梨車毘)라고도 하며, 박피(薄皮)ㆍ동피(同皮)라 한역한다. 비사리성(毗舍離城)에 있던 찰제리 종족의 이름이다.]족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암바바리 동산에 머물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곧 5색(色)으로 보배 수레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어떤 사람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탔는데 옷과 일산과 깃발과 하인들도 다 푸른빛이었다. 다른 수레와 말도 다섯 빛깔로서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모두 같은 빛깔의 옷을 입고 부처님을 뵙고자 나아가고 있었다. 암바바리는 부처님을 하직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에서 예차족 사람들을 만났다. 수레를 빨리 몰아 가는 바람에 저들의 보배 수레와 충돌하여 깃발과 일산을 부러뜨렸다. 그러고도 그녀는 길을 비키지 않았다.

예차족 사람들은 꾸짖어 말했다.

“너는 무슨 세력을 믿고 길을 비키지 않고 우리 수레를 들이받아 깃발과 일산을 다 부러뜨리는가?”

그녀는 말했다.

“여러분, 저는 내일 부처님을 초대하였으므로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빨리 가야 하겠기에 길을 피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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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차족 사람들은 곧 그녀에게 말했다.

“너의 초대는 다음으로 미루고 먼저 우리에게 초대를 양보하라. 그러면 우리가 너에게 백천 냥의 금을 주겠다.” 그녀는 즉시 대답했다. “제가 먼저 초대하여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양보할 수 없습니다.” 예차족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에게 백천 냥 금의 16배를 주겠다. 부디 우리가 먼저 초대할 수 있게 해다오.” 그러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제 초대는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예차족 사람들은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너에게 우리 나라 재산의 반을 주겠다. 우리에게 양보하라.” 그녀는 다시 대답했다. “비록 나라 재산의 전부를 준다 해도 저는 받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는 저의 동산에 머무시면서 저의 초대를 먼저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이미 결정된 것이니 끝내 양보할 수 없습니다.” 모든 예차족 사람들은 손을 휘두르면서 탄식했다. “이제 저 여자 때문에 우리의 첫 복을 빼앗겼구나.” 그리고 곧 길을 재촉하여 그 동산을 향해 나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는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이 수만의 수레와 말로 길을 메운 채 찾아 오는 것을 멀리서 바라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도리천(忉利天)이 동산에서 유희할 때의 위의(威儀)와 장식을 알고자 하느냐? 저들과 전혀 다르지 않느니라. 너희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스스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다잡아 모든 위의를 갖추어야 한다.

비구들아, 어떤 것을 '스스로 그 마음을 다잡는다'고 하는가? 비구여, 안의 몸[內身]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는 것이다. 또 밖의 몸[外身] 관찰하기를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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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다. 수(受)ㆍ의(意)ㆍ법(法)도 또한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행해야 할 것은 행할 줄 알고 그쳐야 할 것은 그칠 줄 알며, 좌우를 돌아보기와 몸을 펴고 굽히기와 굽어보고 쳐다보기와 옷을 입고 발우를 챙기기와 음식을 먹고 약을 쓰는데 있어서 지켜야 할 법칙을 어기지 않고, 좋은 방편을 써서 번뇌를 덜어 버리며,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깨었거나 잠자거나, 말하거나 묵묵히 있거나 항상 마음을 다잡아 산란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가 모든 위의를 갖추었다'고 하느니라.”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암바바리 동산에 이르러 부처님의 처소로 가려고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여래께서는 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그 빛나는 모습이 유달리 뛰어나 모든 대중을 무색케 하는 것이 마치 가을 달과 같았다. 또 천지가 청명하고 깨끗해 가리움이 없을 때, 해가 허공에 있어 그 광명이 홀로 비추는 것과 같았다. 그 때 500명의 예차족 사람들은 부처님을 에워 싸고 앉았고, 부처님의 빛나는 모습은 대중 속에서 유달리 밝았다. 그 때 좌중에 있던 병염(幷★)[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병기(幷曁)로 되어 있다. 혹 기(★)자를 그렇게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이라는 범지(梵志:바라문)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마갈(摩竭)의 앙가(鴦伽)[Aṅga는 종족의 이름인데, 혹 나라 이름으로 쓰기도 한다.]왕이 유쾌하게 좋은 이익 얻기 위하여 몸에 보주(寶珠)의 갑옷을 걸치자 세존께서 그 땅에 나타나셨네. 그 위덕(威德)은 3천 세계 뒤흔들고 그 이름은 설산(雪山)처럼 드러났으니...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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