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70-1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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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라 백성들이 비록 그 중에 어느 한 가지 법만 행하더라도 오히려 도모할 수 없을 터인데 더구나 일곱 가지를 다 갖춤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저는 나라 일이 많아 이제 하직하고 돌아가기를 청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시오. 지금이 바로 그 때임을 아시오.” 그 때 우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공손히 읍(揖)하고 물러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라열기성 부근에 있는 모든 비구들을 강당으로 모이게 하라.”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아난은 곧 라열기성으로 가서 비구들을 모두 강당에 모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구들이 모두 강당에 모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셨다. 자리에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일곱 가지 불퇴법(不退法)을 연설하리라.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라.”
그 때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불퇴법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자주 서로 모여 정의(正義)를 강론(講論)하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화합하여 서로 공경하고 순종해 어기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법을 받들고 금기할 바를 알며 그 제도(制度)를 어기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네 번째는 대중을 보호할 능력이 있고 많은 지식을 가진 비구가 있을 경우, 마땅히 그를 공경하고 받든다면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바른 생각을 잘 지켜 간직하고 효도와 공경을 으뜸으로 삼는다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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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수 없게 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음욕을 여의고 깨끗한 행(行)만 닦으며 욕망을 따르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들은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남을 앞세우고 자신은 뒤로 돌리며 명예와 이익을 탐하지 않으면 곧 어른과 어린이는 서로 화목하고 법은 부술 수 없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일이 적은 것을 좋아하고 일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곧 법은 더욱 자라나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요, 두 번째는 침묵하기를 좋아하고 많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잠을 적게 자고 혼매(昏昧)한 데에 빠지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패거리를 만들어 쓸데없는 일로 언쟁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아무 덕(德)도 없으면서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악한 사람과 짝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산이나 숲 속의 한적한 곳에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하면 법은 더욱 자라나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니, 지진(至眞)ㆍ정각(正覺) 등 10호(號)를 두루 갖춘 여래를 믿는 것이요, 두 번째는 제 자신에 대하여 부끄러움[慚]을 아는 것이니 자기의 과오를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남에 대하여 부끄러워[愧]할 줄을 아는 것이니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해 남에게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자신이 받아 지녀야 하는 의미가 심오하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범행을 구족한 상선(上善)ㆍ중선(中善)ㆍ하선(下善)에 대해 많이 듣는 것이다. 다섯 번째 부지런히 고행(苦行)에 힘써 악을 없애고 선을 닦으며, 부지런히 익혀 중지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옛날에 공부한 것을 잘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지혜를 닦아 익혀 나고 멸하는 법[生滅法]을 알고 성현(聖賢)의 도(道)에 나아가 모든 괴로움의 근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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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라 하는가? 첫 번째는 부처님을 존경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을 존경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스님을 존경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계율을 존경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정(定)을 존경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부모를 존경하고 순종하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방일하지 않는 사람을 존경하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몸뚱이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이요, 두 번째는 음식이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세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괴로움에는 나[我]라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서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염각의(念覺意)[각지(覺支)ㆍ각분(覺分)ㆍ보리분(菩提分)이라고도 한다. 광의(廣意)로는 37도품(道品)을 말하고, 협의(狹意)로는 7각지(覺支)를 말한다.]를 닦는 것이니,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서 욕심 없이 해탈하는 법을 닦아 열반으로 나아가는 것이요, 두 번째는 법각의(法覺意)를 닦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정진각의(精進覺意)를 닦는 것이요, 네 번째는 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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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喜覺意)를 닦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의각의(猗覺意)를 닦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정각의(定覺意)를 닦는 것이며, 일곱 번째는 호각의(護覺意)를 닦는 것이니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여섯 가지 불퇴법(不退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여섯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는 몸으로 항상 자비를 행하여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는 입으로 인자한 말만 하고 악한 말은 하지 않는 것이며, 세 번째는 뜻으로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파괴하거나 손해 입히려는 생각을 품지 않는 것이요, 네 번째는 깨끗한 재물을 얻으면 여럿이 함께 나누어 평등하고 차별이 없게 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성현의 계를 받아 빠뜨리거나 더럽히는 일이 없고 굳게 믿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성현의 도(道)를 알아 괴로움을 아주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여섯 가지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또 여섯 가지 불퇴법이 있느니라. 이것은 법을 더욱 자라나게 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念]이요, 두 번째는 법을 생각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스님들을 생각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보시(布施)를 생각하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 여섯 가지 생각하는 법을 닦으면 법은 더욱 자라나고 줄어들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라열기성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내가 죽원(竹園)[죽림정사(竹林精舍)를 말한다. 또한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이라고도 한다.]으로 가려고 한다.” “예.”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여러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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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갈국을 경유하여 죽원에 도착하자 세존께서는 당상(堂上)에 올라 자리에 앉으셔서 모든 비구들에게 계(戒)ㆍ정(定)ㆍ혜(慧)에 대해 말씀하셨다.
“계를 닦아 선정을 얻으면 큰 과보(果報)를 얻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얻으면 큰 과보를 얻는다. 지혜를 닦아 마음이 깨끗해지면 등해탈(等解脫)을 얻어 3루(漏)인 욕루(欲漏)ㆍ유루(有漏)ㆍ무명루(無明漏)가 없어지게 된다. 해탈을 얻고 나면 해탈의 지혜[慧脫智]가 생겨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고, 깨끗한 행[梵行]은 이미 확고하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다시는 다음의 생(生)을 받지 않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죽원에서 적당히 머무시다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위의를 갖추어라. 내가 파릉불성(巴陵弗城)[Pāaliputta이며, 마가다국의 성 이름이다. 혹은 화씨성(華氏城)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으로 가려고 한다.” “예.”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여러 대중들과 함께 세존을 모시고 따랐다. 마갈국을 경유하여 파릉불성에 도착하자 세존께서 파릉(巴陵)나무 아래에 앉으셨다. 그 때 많은 청신사(淸信士)[upāsaka이며, 우바새(優婆塞)로 음역하기도 한다. 3보(寶)를 공경하는 재가의 남자 신도를 말한다.]들은 부처님께서 대중과 함께 먼 곳에 와서 파릉나무 아래에 계신다는 소문을 듣고는 모두 성을 나섰다. 파릉나무 아래에 앉아 계시는 부처님을 멀리서 바라보았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고 6근(根)은 고요하였으며 잘 조화를 이루어 제일이었다. 마치 큰 용(龍)이 맑고 깨끗한 물에 살기 때문에 먼지나 때가 없는 것처럼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마음에 기쁨이 넘쳐 천천히 걸어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는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차근차근 설법하시고 가르치시어 그들을 유익하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모든 청신사들은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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