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60-1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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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반두성에는 비구들이 많습니다. 마땅히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유행하게 하였다가 6년이 지난 뒤에 다시 이 성으로 돌아와 구족계를 연설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마땅히 그들을 보호해 아무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 때 여래께서는 이 천신의 말을 듣고 잠자코 있음으로써 인가(印可)의 뜻을 보이셨느니라. 수타회천은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허락하셨음을 알고 곧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 홀연히 사라져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성 안에는 비구들이 많다. 너희들은 각각 흩어져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면서 포교하다가, 6년이 지나거든 돌아와 계(戒)를 설하라.'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각각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느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보내신 질서 바른 대중 아무 욕심 없고 집착도 없어라. 그 위엄은 금시조(金翅鳥)와 같고 빈 못을 버리는 학(鶴)처럼 떠나갔네.
“1년이 지난 뒤 수타회천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했느니라. '그대들의 순회 포교는 이제 1년이 지났고 앞으로 5년이 남았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6년을 마친 뒤에는 이 성에 돌아와 계를 연설해야 합니다.' 이렇게 6년이 지나자 수타회천은 또 비구들에게 말했다. '6년이 이미 지났으니 마땅히 돌아와 계를 연설하십시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이 천신의 말을 듣고 모두 의발(衣鉢)을 거두어 챙긴 뒤 반두성으로 돌아왔다. 거기서 녹야원에 계시는 비바시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느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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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길들여진 코끼리가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듯이 그와 같이 저 비구 무리도 가르침을 따라 성으로 돌아왔네.
“그 때에 여래께서는 대중 앞에서 허공에 올라 결가부좌(結加趺坐)[3본에는 모두 결가부좌(結跏趺坐)로 되어 있다.]하시고 계경(戒經)을 연설하셨다. '인욕(忍辱)이 제일이요, 열반이 으뜸이라. 수염과 머리를 깎은 자로서 남을 해치지 않는 자가 사문이니라.' 수타회천은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게송으로 찬탄했느니라.
여래의 큰 지혜는 미묘하고 홀로 높아 지관(止觀)을 함께 갖추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셨네. 중생을 가엾게 여김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를 이루어 네 가지 거룩한 진리로써 성문(聲聞)을 위해 연설하셨네.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을 멸하는 진리 거룩한 저 여덟 가지 바른 길로써 안락한 곳으로 중생을 인도했네. 비바시부처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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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모든 대중들 가운데 있으시니 마치 빛나는 태양과 같아라.
이 게송을 마치자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느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지금 생각해 보니 지난 날 어느 땐가 나는 라열성(羅悅城:왕사성)의 기사굴산(耆闍崛山:영취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느니라. '나는 지금까지 태어나보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오직 수타회천에는 태어나지 못했다. 만일 내가 저 하늘에 태어난다면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무조천(無造天)[18천의 하나로 무번천(無煩天)이라고도 한다.]에 가고 싶다.' 그 때에 나는 힘센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여기서 사라져 갑자기 그 하늘에 나타났느니라. 그 때 그 하늘 신들은 내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섰고 그리고 이내 내게 말했다. '저희들은 모두 비바시부처님의 제자로서 그 부처님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면서 그 부처님의 인연 본말(本末)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또 시기부처님ㆍ비사바부처님ㆍ구루손부처님ㆍ구나함부처님ㆍ가섭부처님ㆍ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그분들의 교화를 따랐으므로 여기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부처님들의 인연 본말에 대하여 설명했다. 또 내가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色究竟天)에 갔을 때에도 또한 그러했느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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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힘센 사람이 팔을 굽혔다 펴는 사이에 나는 신족(神足)으로써 저 무조천(無造天)에 이르렀네. 일곱 번째 대선(大仙)께서 두 악마를 항복받으니 삿된 견해 없는 무열천(無熱天)[무열무견(無熱無見)으로 되어 있으나 송ㆍ원ㆍ명 3본에는 모두 무극천견(無極天見)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내용으로 보아 무열천견[無熱天見]'이 옳을 듯하다. 번역은 고려대장경을 따랐다.]은 손을 모아서 예배하였네. 주도(晝度)나무[pārijāta이다. 파리질다라수(波利質多羅樹)ㆍ향변수(香遍樹)라고도 한다. 도리천(忉利天)에서 자라는 향기로운 나무이다.] 향기처럼 석사(釋師:석가모니) 이름 멀리 들렸고 상호(相好)를 갖추어 선견천(善見天)에 이르렀네. 마치 연꽃이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세존은 물듦 없이 대선견천(大善見天)에 이르렀네. 해가 처음으로 떠오르는 것처럼 깨끗하여 티끌의 가리움 없고 또 밝은 가을달처럼 일구경천(一究竟天)으로 나아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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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섯 거처는 중생들이 깨끗하게 사는 곳 마음이 깨끗하여 이 곳에 태어났고 번뇌 없는 곳으로 나아가네.깨끗한 마음으로 와 부처님 제자가 되었고 더러움과 집착을 버리고 떠나 집착없는 데에서 즐거워하네. 법을 알아 흔들림이 없는 비바시의 제자들 깨끗한 마음으로 조용히 찾아와 큰 선인(仙人)에게 나아갔네. 시기불의 제자들 번뇌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와 이유존(離有尊)께 나아갔네. 비사바불의 제자들 모든 감관 다 갖추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마치 해가 하늘을 비추는 듯. 구루손불의 제자들 모든 욕심을 버려 여의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게 오니 묘한 광명의 불꽃 왕성하여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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