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1060-212

근와(槿瓦) 2018. 6. 28. 00:37

증일아함경-1060-21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056 / 1393]

증일아함경 제39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43. 마혈천자품


[ 5 ] ② 


"그 때 악마 파순은 성이 불꽃처럼 일어나 곧 사자 대장에게 명령하였다.
'네 무리의 군사를 속히 집결시켜라. 저 사문을 치러 가리라. 그리고 어떤 세력이 있기에 나와 싸울 수 있는지 관찰해 보리라.'
나는 그 때 생각하였다.
'보통 사람이 싸우려 해도 잠자코 있을 수 없는데 하물며 욕계(欲界)에서 세력이 있고 귀한 사람이겠는가? 반드시 저 자와 싸워 보리라.'
비구들아, 나는 그 때 인자(仁慈)의 갑옷을 입고, 손에는 삼매(三昧)의 활과 지혜의 화살을 들고 그들을 기다렸다. 그 때 악마 대장이 거느린 군사의 수는 18억이었고, 그들은 원숭이와 사자 등 제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내게 찾아왔다.
그 때 나찰(羅刹)의 무리 중에는 한 몸에 몇 개의 머리가 달린 자도 있었고, 혹은 수십 개의 몸에 한 개의 머리만 가진 자도 있었으며, 두 어깨에 세 개의 목이 있고 가슴에 입이 붙은 자도 있었다. 어떤 자는 손이 하나뿐이고, 어떤 자는 손이 두 개, 또 어떤 자들은 손이 네 개였다.
두 손으로 머리를 받쳐들고 입에 죽은 뱀을 물은 자도 있었고, 머리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입으로 불빛을 내는 자도 있었으며, 두 손으로 입을 벌리고는 달려들어 삼켜버리려는 자도 있었고, 배를 가르고 서로 마주


                                                                            [1057 / 1393]

보며 손에는 칼을 잡고 창을 둘러멘 자도 있었다.
어떤 자는 절구를 들고 있기도 했고, 산을 짊어지거나 돌을 지고 큰 나무를 둘러멘 자도 있었으며, 두 다리는 위에 있고 머리가 밑에 있는 자도 있었다. 그들은 코끼리·사자·호랑이·이리·독충(毒蟲) 따위를 타고 다니기도 하였고, 혹은 걷기도 하며 공중을 날기도 하였다.
그 때 악마는 이러한 무리들을 거느리고 내가 앉아있던 보리수를 에워쌌다. 이 때 악마 파순(波旬)이 내 왼쪽에서 내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빨리 일어나라.'
비구들아, 나는 그 때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였다.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내가 두렵지 않은가?'
내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마음을 잘 단속하고 있으므로 두려울 것이 없노라.'
그러자 파순이 말하였다.
'사문이여, 나의 이 네 무리 군사가 보이느냐? 그런데도 너는 혼자 몸으로 무기도 군사도 없이, 까까머리에 드러난 몸으로 세 가지 법의만 걸치고서서 (나는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하는구나.'
 

그 때 나는 파순에게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인자(仁慈)의 갑옷 입고 삼매의 활에
손에는 지혜의 화살을 들었네.
복된 업으로 군사를 삼았으니
내 이제 너의 군사 쳐부수리.

이 때 악마 파순이 다시 내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 사문에게 많은 이익을 주리라. 그러나 만일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너를 잡아 그 몸을 가루로 만들리라.
또 그대 사문은 얼굴이 단정하고 나이도 한창 청춘이며 찰리의 전륜성왕 종족으로 태어났다. 빨리 여기서 일어나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도록 하라. 내 장차 그대를 전륜성왕이 되게 하리라.'


                                                                            [1058 / 1393]

나는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말한 것들은 무상(無常)한 것이고 변하는 것이어서 그리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그것은 버려야 할 것으로서 내가 탐내는 것이 아니다.'
악마 파순이 다시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을 마음에 두고 있는가?'
그 때 내가 대답하였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근심과 두려움이 없는 곳, 즉 안온하고 담박한 열반(涅槃)의 성에서 지내는 것이며, 생사(生死)에 떠돌면서 고뇌에 잠겨 있는 이 중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일이다.'
악마는 나에게 말했다.
'사문이여, 만일 지금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면 네 다리를 잡아 바다 속으로 던져버리리라.'
이 때 나는 파순에게 대답했다.
'내가 천상과 인간을 관찰해보건대, 악마이건 마천(魔天)이건 사람이건 사람이 아니건, 또 너의 네 무리라 할지라도 나의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악마가 대꾸하였다.
'사문이여, 지금 나와 싸우자는 것인가?'
내가 말하였다.
'싸울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악마가 대꾸하였다.
'너의 원수는 누구인가?'
 

내가 말하였다.
'교만이다. 교만이란 곧 증상만(增上慢)을 일컫는 말이니, 자만(自慢사만(邪慢만중만(慢中慢증상만이니라.'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네가 무슨 방법으로 그 여러 가지 교만을 없애려고 하는가?'
그 때 내가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파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자인삼매(慈仁三昧비삼매(悲三昧희삼매(喜三昧호삼매(護三昧공삼매(空三昧무원삼매(無願三昧


                                                                            [1059 / 1393]

상삼매(無相三昧)가 있다. 자삼매(慈三昧)로 말미암아 비삼매를 얻고, 비삼매로 말미암아 희삼매를 얻으며, 희삼매로 말미암아 호삼매를 얻는다. 공삼매로 말미암아 무원삼매를 얻고 무원삼매로 말미암아 무상삼매를 얻나니, 이 세 가지 삼매의 힘으로 너와 싸울 것이다. ()이 다하면 괴로움이 다하고 괴로움이 다하면 결박이 다하며 결박이 다하면 열반에 이른다.'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법으로써 법을 멸할 수가 있는가?'
내가 대답하였다.
'법으로써 법을 멸할 수 있다.'
악마가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법으로써 법을 멸할 수 있는가?'
그 때 내가 대답하였다.
'바른 소견이 삿된 소견을 멸하고 삿된 소견이 바른 소견을 멸하며, 바른 다스림이 삿된 다스림을 멸하고 삿된 다스림이 바른 다스림을 멸하며, 바른 말이 삿된 말을 멸하고 삿된 말이 바른 말을 멸하며, 바른 업()이 삿된 업을 멸하고 삿된 업이 바른 업을 멸하며, 바른 생활이 삿된 생활을 멸하고 삿된 생활이 바른 생활을 멸하며, 바른 방편이 삿된 방편을 멸하고 삿된 방편이 바른 방편을 멸하며, 바른 기억이 삿된 기억을 멸하고 삿된 기억이 바른 기억을 멸하며, 바른 선정이 삿된 선정을 멸하고 삿된 선정이 바른 선정을 멸한다.'
악마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그대가 오늘 비록 그렇게 말은 하지만,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너는 지금 빨리 일어나 내가 너를 잡아 바다 속으로 던지는 일이 없게 하라.'
이 때 나는 다시 파순에게 말하였다.
'너는 한 번 보시하는 복을 짓고도 지금 욕계(欲界)의 마왕이 될 수 있었는데 내가 옛날에 지은 공덕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런데도 너는 (매우 어렵다)고만 말하고 있구나.'
파순이 대답하였다.
 

                                                                            [1060 / 1393]

'내가 지은 복은 네가 지금 증험해 알고 있다. 너는 지금 무수한 복을 지었다고 스스로 말하는데 그것을 누가 증명하는가?'
비구들아, 나는 그 때 오른손을 펴서 손가락으로 땅을 어루만지며 파순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은 공덕을 이 땅이 증명해 알리라.'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 때 지신(地神)이 땅에서 솟아올라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증명하리이다.'
지신이 이렇게 말하자 악마 파순은 근심하고 괴로워하더니 곧 물러나 사라졌다.
비구들아, 이런 사실로 보아 알 수 있다. 올바른 법도 오히려 없애야 하거늘 하물며 잘못된 법이겠느냐?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너희들을 위해 일각유경(一覺喩經)을 설명하면서도 그 글을 기록하지 않았는데, 더구나 그 뜻을 해석한 것이겠는가? 왜냐 하면 이 법은 오묘하고 깊어 이 법을 수행하는 성문(聲聞)이나 벽지불(辟支佛)은 큰 공덕을 얻어 감로(甘露) 같은 무위(無爲)의 경지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을 뗏목의 비유라고 하는가? 이른바 교만을 의지하여 교만을 없애는 것이니, 교만이 모두 없어지면 다시는 온갖 번뇌의 어지러운 생각이 없게 되느니라. 마치 삵쾡이의 가죽을 아주 잘 가공하면 주먹으로 치더라도 소리가 나지 않고 뻣뻣한 데도 없는 것처럼, 만일 비구에게 교만이 없어진다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전혀 없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설사 도적에게 사로잡히더라도 나쁜 생각을 내지 말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온 세상을 가득 채워라. 저 매우 부드러운 가죽처럼 그렇게 오래 시간을 보내면 그는 무위의 경지를 얻게 될 것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설법하셨을 때 그 자리에서 3천 천자(天子)는 모든 번뇌가 다해 법안(法眼)이 깨끗해졌고, 60여 비구는 법복을 벗고 속인으로 돌아갔으며, 60여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에 이해가 생겼으며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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