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1045-20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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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뜨림이 없을 것이다." 이 때 우파리가 세존께 아뢰었다. "선남자나 선여인이 팔관재를 지키더라도 서원을 세우지 않으면 왜 큰 공덕을 얻지 못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복을 얻기는 하나 그 복은 말할 것이 못 된다. 내가 이제 그 까닭을 설명하리라. 과거 세상에 보악(寶岳)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법으로 다스리며 아첨이나 왜곡됨이 없이 이 염부제(閻浮提) 경계를 통솔하였다. 그 때 부처님이 계셨으니, 보장(寶藏) 여래 · 지진 · 등정각 · 명행성위 · 선서 · 세간해 · 무상사 · 도법어 · 천인사 · 불중우라 불렸던 분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 왕에게는 모니(牟尼)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빼어나고 얼굴빛이 복숭아꽃 같았으니 그것은 전생에 여러 부처님을 공양한 결과였다. 그 부처님께서도 세 번의 법회를 가졌는데, 첫 번째 법회에 참석한 성문은 1억 6만 8천 명이었고, 두 번째 법회에는 1억 6만 명, 세 번째 법회에는 1억 3만 명이 모였는데, 그들은 모두 번뇌가 이미 다한 아라한이었다. 그 때 그 부처님은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설법하셨다. '비구들이여, 항상 좌선하기를 생각해 게으르지 말고, 또 방편을 구해 경전과 계를 외우고 익혀라.' 그 부처님의 시자는 만원(滿願)이었고 많이 들어 아는 것이 제일이었으니, 마치 많이 듣기로 제일인 지금의 아난 비구와 같았다. 이 때 그 만원 비구는 보장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러 비구들은 모든 감각기관이 우둔하고 선정을 힘써 닦지 않으며 또 경전을 외우고 익히지도 않습니다. 이제 세존께서는 저들을 어떤 법에 두어 편안하게 하시겠습니까?' 보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감각기관이 우둔하고 선정을 닦을 수 없는 비구가 있다면, 그는 세 가지 상인(上人)의 법을 닦아야 한다. 세 가지란 무엇인가?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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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좌선(坐禪)과 송경(誦經)과 대중의 일을 돕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부처님께선 제자들을 위해 이러한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느니라. 그 때 역시 선정 수행을 감당할 수 없었던 어떤 장로 비구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너무 늙었고 또 선정을 닦을 수도 없으니, 서원을 세워 돕는 법을 행하리라.' 그 장로 비구는 곧 야마성(野馬城)으로 들어가 등불과 기름을 구해 날마다 보장 여래께 공양하여 등불이 끊어지지 않게 하였다. 이 때 왕녀 모니는 그 장로 비구가 거리를 다니며 구걸하는 것을 보고 그 비구에게 물었다. '비구께선 지금 무엇을 구하십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성녀(聖女)여, 아십시오. 저는 이제 너무 늙어 선정을 닦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름을 구걸해 부처님께 공양하여 광명을 이어가려는 것입니다.' 그 여자는 부처님이라는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 어쩔 줄 몰라하며 장로 비구에게 아뢰었다. '비구여, 당신은 지금부터 다른 곳에서 구걸하지 마십시오. 당신께서 보시할 기름과 등불을 제가 모두 대어 드리겠습니다.' 이 때 장로 비구는 그 여자의 보시를 받아 날마다 기름을 보장 여래께 공양하고 그 공덕과 복업을 가지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보시하면서 입으론 이렇게 연설하였다. '나는 이미 늙었고 또 근기가 우둔해 선정을 닦을 만한 지혜가 없다. 그러므로 이 공덕의 업으로 말미암아 태어날 때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으며, 미래 세상에선 지금의 보장 여래와 똑같은 성인을 만나고 또 지금의 성중(聖衆)과 똑같은 성중을 만나며 또 그 설법도 지금과 똑같아지이다.' 그 때 보장 여래는 그 비구의 마음 속 생각을 아시고 곧 웃으며 입에서 다섯 가지 색의 광명을 내시면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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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야, 너는 장차 무수한 아승기겁이 지난 뒤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은 등광(燈光) 여래 · 지진 · 등정각이니라.' 이 때 장로 비구는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 몰라하였고, 몸과 마음이 견고해져 뜻이 물러서지 않았으며 보통 때와 달리 얼굴빛이 빼어났다. 이 때 모니라는 여자는 그 비구의 얼굴빛이 보통 때와 다른 것을 보고 곧 나아가 물었다. '비구여, 오늘은 얼굴빛이 너무도 빼어나신 게 보통 때와 다릅니다. 어떤 뜻을 얻은 까닭입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왕녀여, 아십시오. 얼마 전 여래께서는 제게 감로를 부어주셨습니다.' 모니가 물었다. '여래께서 어떻게 감로를 부어주셨습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저는 보장 여래의 수기[授決][팔리어로는 veyy kara a이고 수기(授記)·수별(授莂)·기별(記別)이라고도 한다.]를 받았습니다. 여래께선 (장차 무수한 아승기겁이 지난 뒤에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은 등광(燈光) 여래·지진·등정각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몸과 마음이 견고해져 뜻이 물러서지 않게 되었습니다. 왕녀여, 이와 같이 저는 여래의 수결을 받았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는 혹 저에게도 수기하셨습니까?' '그대에게 수기하셨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 때 왕녀는 비구의 말을 듣고 곧 보배스런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보장 여래께 찾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왕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바로 단월 시주로서 필요한 기름을 항상 공급해드린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는 저 비구에겐 수기하시고 저만 수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보장 여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을 내어 원을 세우기만 해도 그 복이 한량없거늘 하물며 재물로 보시함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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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라는 여자는 대답하였다. '만일 여래께서 저에게 수기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스스로 목숨을 끊겠습니다.' 보장 여래께서는 말씀하셨다. '여자의 몸으로는 전륜성왕이 되려 하여도 결코 그리될 수 없고, 제석이 되려 하여도 또한 그리될 수 없으며, 범천왕이 되려 하여도 그리될 수 없고, 마왕이 되려 하여도 그리될 수 없으며, 여래가 되려 하여도 그리될 수 없느니라.' '그러면 저는 정녕 위없는 도를 이룰 수 없는 겁니까?" '될 수 있다. 모니 여인아, 너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왕녀야, 알아야 한다. 무수한 아승기겁 뒤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니, 그 분이 너의 선지식이다. 그 부처님께서 너에게 수기하실 것이다.' 왕녀가 그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시를 받은 이는 청정한데 주는 이가 탁했던 것입니까?' 보장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은 마음이 청정하고 발원이 견고함을 말한 것이다.' 이 때 왕녀는 말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물러갔느니라. 우파리야, 알아야 한다. 그 후 무수한 아승기겁 뒤에 등광(燈光)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발두마대국(鉢頭摩大國)에서 대비구들 16만 8천 명과 함께 계셨고, 국왕과 인민들은 모두 찾아와 받들어 섬겼느니라.
그 때 그 나라에는 제파연나(提波延那)라는 왕이 있어 법으로 다스리면서 이 염부(閻浮) 땅을 통솔하였다. 그 왕은 부처님과 비구스님을 청해 음식을 공양하였고, 이 때 등광 여래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을 데리고 성으로 들어가셨다. 그 때 미륵(彌勒)이라는 범지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무리에서 홀로 두드러지게 얼굴이 단정하고 모습이 범천과 같았으며, 모든 경전을 통달해 두루 익히지 않은 것이 없고 온갖 글과 주술을 모두 밝게 알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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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 지리도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 범지는, 세상에서 기이하게 여길 만큼 얼굴이 빼어나고 모든 감각기관은 고요히 안정되었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한 등광 여래께서 오시는 모습을 멀리서 뵙고, 곧 기뻐하는 뜻과 착한 마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책의 기록에 따르면 여래께서 출현하시는 일은 매우 만나기 어려우니, 우발화(優鉢華)가 모처럼 피어나듯 아주 드물게 출현하신다고 한다. 그러니 나는 이제 가서 시험해 보리라.' 이 때 범지는 손에 다섯 송이의 꽃을 들고 세존께 나아가다가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32상(相)을 가진 자라야 깨달은 자이다.' 그는 곧 다섯 송이 꽃을 여래 위에 흩뿌리고 32상을 찾아보았지만 30상만 보이고 2상은 보이질 않았다. 그는 곧 '지금 세존을 살펴보니 광장설상(廣長舌相)과 음마장상(陰馬藏相)이 보이지 않는구나'고 의심하고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듣기로는 서른 두 가지 대인상(大人相)이 있다고 하던데 이제 두 가지가 보이지 않으니 그 상호 온전히 갖추고 계십니까? 과연 정결하고 음탕하지 않은 음마장을 갖추고 계십니까? 귀를 핥고 얼굴을 덮는 광장설을 갖추고 계십니까? 저를 위해 그 모습을 나타내어 의심의 모든 결박 끊어주소서. 음마장과 광장설상 그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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