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ㅁ(리을~미음)

못 깨치더라도 다른 길 찾지 말라(불교성전)

근와(槿瓦) 2018. 6. 4. 00:55

못 깨치더라도 다른 길 찾지 말라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선사 고봉(高峯)화상은 항상 학인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오직 화두(話頭)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다닐 때도 이렇게 참구하고 앉을 때도 이렇게 참구하라. 깊이 궁구(窮究)하여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생각이 머무를 수 없는 곳에 이르러 문득 타파(打破)하여 벗어나면 성불한지 이미 오래임을 알 것이다.

 

참선하여 깨치지 못하더라도 부디 다른 방법을 찾지 말라. 오직 마음이 다른 인연에 이끌리지 않도록 할 것이며, 또 모든 망념을 끊고 힘써 화두를 들고 앉으라. 목숨을 떼어 놓고 용맹스럽게 정진한다면 백번 죽더라도 상관없으리라. 만약 철저히 깨치지 못했거든 결코 쉬지 말라. 이런 결심만 있으면 큰 일 마치지 못할 것을 걱정할 것 없다.

 

병중 공부에는 용맹 정진도 필요 없고 눈을 부릅뜨고 억지 힘을 쓸 것도 없다. 다만 너의 마음을 목석과 같게 하고 뜻을 불꺼진 재와 같이 하여, 꼭두각시 같은 이 몸을 세계 밖으로 던져 버려라. 누가 와서 돌보아 주거나 말거나, 설사 백 스무 살을 산다 할지라도, 혹은 죽어 숙세(宿世)의 업에 끌려 지옥에 떨어져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라. 어떤 환경에도 흔들림이 없이, 다만 간절하게 저 아무 맛도 없는 화두를 가지고 병석에 누운 채 묵묵히 궁구하고 놓아 지내지 말라.

 

*** 중봉(中峯) : (1263~1323) () 나라 스님. 어려서 출가, 고봉 원묘(高峯原妙)를 찾아 심요(心要)를 묻고 <금강경>을 독송, 샘물이 솟아나오는 것을 보고 깨침. 저서 <廣錄> 30.

 


출전 : 불교성전(中峯·示衆)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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