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995-59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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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無生]을 인지(忍知)한다 하시며, 보살은 어떻게 하면 이 인지하는 법을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실로 어떤 사람도 생하는 법 가운데서 무생인(無生忍)을 얻는 이는 없느니라. '얻는다'라고 말하였는데 이것은 다만 언어와 이름이 있을 뿐이니, 생함이 없는 법은 얻을 수 없고 반연(攀緣)을 여의기 때문에 법인(法忍)을 얻지 못하느니라. 얻는 바 없는 것을 얻었으니 얻는 것도 없고 잃은 것도 없어 이 때문에 무생법인을 얻는다고 말하느니라. 또 문수사리야, 저 무생법인이라 함은 이른바 일체 법이 생함이 없는 것을 인지(忍知)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옴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감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나가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주인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취함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버림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니라. 일체 법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진실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동등함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동등하며 동등함[等等]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법이 견줄 데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물듦이 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은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파괴가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끊어지지 않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니라.
일체 법이 더러움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깨끗함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공한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모양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여여(如如)한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요, 일체 법이 법성(法性)인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일체 법이 실제(實際)인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일체 법은 분별도 없고 상응(相應)함도 없으며 기억도 없고 쓸모 없는 이론도 없으며 생각도 없고 작용도 없고 세력도 없는지라, 미약하고 하열하고 거짓이어서 마치 요술과 같고 꿈과 같으며 메아리와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거울의 형상과 같고 파초와 같으며 물거품과 같고 물보라와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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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하기 때문이며, 인지할 만한 것 또한 인지할 만하지 않으며 법이 아니고 법이 아닌 것도 아니요, 다만 이름으로 그런 법을 말할 뿐이니라. 그러나 그 이름도 역시 얻을 수 없으며, 본래 성품이 스스로 여읜 그러한 것을 인지(忍知)한다고 말하나니, 믿고 이해하여 즐거이 들어가서 미혹도 없고 의심도 없고 놀람도 없고 두려워함도 없고 동요함도 없고 침몰함도 없으면서 두루 몸에 가득 차면 바르게 받아서 행하거니와 몸을 얻지 않으니 또한 머무는 곳이 없느니라. 문수사리야, 이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이 모든 법 가운데서 무생인을 얻는 것이며 온갖 생각을 행하지 않는 까닭이니라.”
그 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른바 인지[忍]한다 함은 무엇을 인지하는 것이옵니까? 경계가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인지한다고 하나이까?”
그 때에 저 선주의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대사(大士)여, 어떤 것을 가리켜 경계가 무너지지 않는다 하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어느 법이 눈을 파괴하는가. 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이 바로 눈을 파괴하나니, 빛깔이 눈을 파괴하는 것처럼 저 소리가 귀를 파괴하며 나아가 법이 뜻을 파괴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천자여, 만일 보살이 눈으로 빛깔을 보면서도 모양을 취하지 않고, 즐겨 빠지지도 않으며, 분별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사랑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으며, 본래 성품이 공임을 알아 기억하거나 생각함이 없으면, 뭇 빛깔에 다치거나 망가지지 않나니 나아가 뜻·법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천자여, 만일 그 6정(情)이 집착도 없고 속박도 없고, 파괴도 없고 손상도 없으면, 이러한 보살은 법인(法忍)에 머무르게 되나니, 법인에 머무르기 때문에 모든 법에 대하여 분별하는 것이 없고, 나거나 나지 않음이 없으며, 새거나 새지 않음이 없고, 착하거나 착하지 않음이 없으며, 하거나 하지 않음이 없고, 세간의 법과 출세간의 법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분별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을 곧 무생법인이라 합니다.”
이 법을 설할 때 6만 3천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1만 2천의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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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선주의 천자가 다시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대사여, 어떻게 하면 보살마하살이 행[勝行]을 일으켜 초월하면서 한층 더 모든 지위[地]에 들어가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대체 누가 그 사이에서 훌륭한 행을 일으켜 초월하면서 한층 더 모든 지위에 들어가는 이가 있다고 하십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어진 이께서 어찌 모든 보살들이 행한 훌륭한 행과 여러 가지의 한층 더함과 초월하면서 10지(地)를 원만하게 함을 모르시겠나이까?”
문수사리가 선주의에게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천자여, 나는 부처님께서 '모든 법은 마치 허깨비와 같다'고 설하신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그대는 믿지 않는 것입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세존의 정성스런 말씀을 누가 감히 믿지 않겠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마치 저 요술로 된 사람과 요술에 어찌 수승한 행과 초월함과 한층 더 들어감과 나아가 10지를 두루 갖추는 일이 있겠습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없습니다, 대사여.”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천자여, 만일 요술로 된 사람과 요술에 초월하는 행과 한층 더 들어감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들도 역시 이와 같이 초월하면서 한층 더 들어감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 하면 마치 세존의 말씀과 같아서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으므로 한층 더 들어감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천자여, 그러므로 만일 모든 지위에 한층 더 들어가는 이가 있다고 말하면 곧 한층 더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나 역시 지위에 한층 더 들어가는 이가 있다고 말하지 않나니 그 까닭은 모든 법은 한층 더 들어감이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법은 법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른바 물질[色]은 느낌[受]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고, 느낌도 물질 가운데에 한층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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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지 못하며, 생각[想]은 지어감[行]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고, 지어감도 생각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며, 의식[識]은 물질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고, 물질도 의식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합니다.
천자여, 이와 같이 하여 온갖 법에 대하여 모두가 이처럼 네 구절[四句]을 지어서 설명해야 합니다. 또 눈은 귀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고, 귀도 눈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며, 코는 혀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고 혀도 코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며, 몸은 뜻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하고 뜻도 몸 가운데에 한층 더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모든 법은 그 성품이 각기 다르고 자기의 경계만을 행하면서 완고하고 어리석고 앎이 없고 깨달음도 없나니 마치 풀·나무·담장·벽·기와·돌과 같고 거울 속의 형상과 같으며 요술과 같고 허깨비와 같아서 증득하거나 접촉할 수도 없고 한 모양[一相]이어서 모양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치 때문에 모든 일체 법은 초월하거나 한층 더 함이 없을 뿐더러 나오지도 않고 들어가지도 않으며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습니다.
천자여, 알아야 합니다. 만일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저 온갖 법에는 초월하거나 한층 더함이 없음을 이해하면, 다시는 모든 지위를 분별하지 않고 도(道)에 들어감도 없으며, 지위를 버리는 일도 없고 또한 물러남도 없으며 저 보리의 초월하고 한층 더하는 가운데서 잃거나 소멸함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사람이 저 음(陰)·계(界)·입(入)이 바로 진실임을 보면 그는 초월함과 한층 더함이 없나니 그 까닭은 모든 법의 성품은 본래 청정하기 때문입니다. 천자여, 이것을 가리켜 보살이 도의 지위를 초월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천자여, 비유하면 마치 마술사가 열 겹의 수레와 궁전을 마술로 만들어 놓고 그 마술로 만든 사람을 그 안에 살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천자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사람이나 궁전은 일정한 처소가 있습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없나이다. 대사여.”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천자여, 보살의 지위에서 초월함과 한층 더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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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음을 보는 일도 그와 같습니다.”
7) 파이승상품(破二乘相品)
그 때 선주의 천자가 다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대사여, 혹 어떤 사람이 대사에게 와서 출가(出家)하기를 소원한다면 대사께서는 그때 어떻게 대답하실 것이며, 어떻게 그를 위하여 출가에 대한 법을 말씀하실 것이며, 어떻게 계(戒)를 주시고 계를 지니도록 가르치시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만일 어떤 사람이 나에게 와서 출가를 원한다면 나는 마땅히 그에게 이런 말을 하리니 '선남자들아, 그대는 이제 출가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대가 만일 출가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나는 그대에게 진실하게 출가하는 법을 가르쳐주리라'고 할 것입니다. 그 까닭은 천자여, 만일 출가하기를 구하면 곧 욕계(欲界)를 구하는 것이요, 색계(色界)를 구하는 것이며 또한 무색계(無色界)를 구하는 것이요, 다시 세간의 5욕(欲)의 쾌락을 구하고, 그리고 미래 세상에서 받을 과보에 대한 모든 일들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선남자로서 소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는 법을 증득하지 못할 것이요, 법을 증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는 곧 마음을 봅니다. 그러므로 천자여, 만일 취하는 것이 없으면 그는 법을 증득하게 되고 법을 증득하기 때문에 마음을 보지 않으며 마음을 보지 않기 때문에 곧 출가하지 않고 출가하지 않기 때문에 출가하려는 마음이 없으며 출가하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그는 곧 일으키지 않습니다.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생(生)함이 없고 생함이 없기 때문에 그는 곧 괴로움이 다하며 괴로움이 다하기 때문에 마침내 다하고 다하기 때문에 그는 곧 다함이 없으며 다함이 없기 때문에 다할 수가 없나니, 다할 수 없으면 곧 그것은 허공입니다.
천자여, 나는 그 때에 선남자에게 이렇게 가르쳐 줍니다. 또 천자여, 만일 어떤 사람이 나에게로 와서 출가하기를 소원하면 나는 다시 그에게 이런 말을 하여 주리니, '선남자들아, 그대는 이제 출가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그 까닭은 무엇인가. 그 마음은 생함이 없고 일으킬 수도 없기 때문이니, 그대는 다른 것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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