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현문(十玄門)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十玄緣起라고도 한다. 자세히는 十玄緣起無礙法門이라고 하고, 華嚴一乘十玄門 · 一乘十玄門 또는 단지 十玄이라고도 한다. 화엄종에서는 六相圓融의 說과 같이 근본적인 교리로 되어, 古來로 十玄六相과 병칭하여 화엄敎學의 大網을 나타낸 敎義로 유명하다. 곧 事事無碍法界의 相을 十方의 공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現象과 現象이 서로 일체화하여(相卽) 서로 작용을 주고 받아도 방해됨이 없고(相入), 그물의 코와 같이 결합되어, 물건의 있는 그대로의 本性에 꼭 들어맞게 되어 있다고 하는 法界緣起의 깊은 의미를 나타내는 열가지 門이라는 뜻. 이에 古十玄과 新十玄이 있어, 智儼이 一乘十玄門에 설하고, 法藏이 五敎章에 계승한 것을 古十玄, 法藏이 華嚴經探玄記 卷一에 보이고, 澄觀이 華嚴玄談 卷六에 祖述한 것을 新十玄이라고 한다. 지금 新十玄에 대해서 각문을 略說하면,
(1) 同時具足相應門. 모든 현상이 동시에 상응해서 연기를 성립시켜, 하나와 여럿이 일체화해서 先後가 없는 것.
(2) 廣狹自在無礙門. 공간적으로 넓은 것과 좁은 것의 대립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면서도, 그 대립적 모순을 매개로 하여 相卽相入하여, 자재로 융합하므로 거리낌이 없는 것.
(3) 一多相容不同門. 현상의 작용에 있어서, 1中의 多, 多中의 1의 相入을 설하는 것으로, 보편적 진리에 바탕을 둔 1은, 많은 하나하나 가운데 두루 있어서 1로서의 전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또 多를 다 攝入하여 방해하지 않는 것.
(4) 諸法相卽自在門. 현상의 體에 있어서 하나와 일체가 서로 空 · 有로서 일체화되어 있는 것.
(5) 隱蜜顯了俱成門. 연기로서의 현상에 있어서는, 1을 有로 하고 그 나타난 相을 취하면, 그 때에는 多는 空이 되어 감추어진 의미로 있게 된다. 이와 같이 隱과 顯은 서로 동시적으로 일체화하여 성립하는 것.
(6) 微細相容安立門. 연기로서의 현상의 相에 있어서 相入을 설하는 것으로, 一多相容不同門과 다른 점은 특히 自相을 무너뜨리지 않음을 主眼으로 하고 있는 점이다. 곧 하나 하나의 현상에 있어서, 적은(小) 것을 큰(大) 것에 넣고, 하나를 많은 것(多)에 거두어 들이며, 大小의 相을 어지럽히지 않고, 一多의 相을 파괴하지 않는, 질서가 정연한 것.
(7) 因陀羅網境界門. 삼라만상의 하나 하나가 서로, 다른 것들을 비추어서 끝이 없고, 重重無盡한 것은, 마치 因陀羅網(제석천궁전의 寶珠의 網)과 같다는 것.
(8) 託事顯法生解門. 법의 相卽相入無礙의 相은 결코 어느 특정의 一事一物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고, 온갖 현상에 의지하여 이해되지 않으면 안되고, 비유는 곧바로 법의 象徵으로서 一事一物이 다 무한의 진리내용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없어서, 喩卽法 · 法卽喩인 것.
(9) 十世融法異成門. 과거 · 현재 · 미래의 三世의 하나 하나에 과거 · 현재 · 미래의 三世가 있어서 九世가 되고 그 九世가 결국은 一念에 거두어지고, 또 一念을 열면 九世가 되기 때문에 합하여 十世라고 하여, 이 십세는 시간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相卽相入하고, 그리고 前後長短 등의 구별이 지켜지므로 질서정연한 것.
(10) 主伴圓明具德門. 연기의 모든 현상에 있어서는, 어느 한 현상을 主로 하면, 다른 모든 현상은 짝(伴)이 되어, 이와 같이 서로 主가 되고 伴이 되어, 모든 德을 원만하게 갖추어 있는 것을 말한다.
또 古十玄에서는 조금 순서가 다르며, 또 廣狹自在無礙門 대신에 諸藏純雜具德門, 主伴圓明具德門 대신에 唯心廻轉善成門을 세우고 있는데, 이것을 新十玄에서 고친 이유는, 諸藏純雜具德門은 理事無礙와 혼란할 우려가 있고, 또 唯心廻轉善成門은 諸法無礙의 원리를 밝히는 것이긴 하지만, 諸法無礙의 相을 보이지는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慧苑의 華嚴經刊定記 卷一에는, 德相과 業用의 兩重十玄門의 說이 있는데 이것은 異解라고 한다.
참고
화엄일승(華嚴一乘) : 일체 중생이 오직 하나의 道만을 타고나서 모두 성불하는 것을 一乘이라 함. 법화경에서 이 뜻을 설할 때에는 法華一乘이라 하고, 화엄경에서 이 이치를 설할 때에는 華嚴一乘이라 한다. 화엄종의 뜻에 의하여 부처님이 一乘을 설하였으나 이렇게 여러 가지가 있다. 능가경과 승만경 같은 것은 總想一乘이 되고, 법화경과 열반경은 同敎一乘, 화엄경은 別敎一乘이 된다. (五敎章)
육상원융(六相圓融) : 화엄종의 敎義. 十玄門의 說과 함께 同宗의 중요한 敎義로 十玄六相이라고도 한다. 六相이라 함은 總相·別相·同相·異相·成相·壞相의 6으로, 모든 존재가 다 이 六相을 갖추어서 서로 다른 것을 장애하지 않고, 전체와 부분, 부분과 부분이 일체화해서, 원만히 융합한 것을 말한다.
世親의 十地經論 권一에는 보살행에 대해서 六相을 說하고 있다. 隋의 慧遠의 十地經論義記에는 六相을 해석하고 있는데, 아직 體와 理에 대해서 설함에 그치고 相과 事에 대해서는 說하지 않고 있다. 화엄종에서는 塘의 智嚴이 비로소 六相의 圓融을 說했고, 法藏·澄觀에 의해서 그 說이 大成되었다.
緣起의 諸法은 반드시 諸緣이 모여서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성립된 總相(多德을 포함한 것으로, 예컨대 屋舍는 柱·椽·梁 등을 總攝한 것)과, 이것을 성립시키는 諸緣의 別相(總相에 의해서 있고 그 위에 總相을 원만케 하는 것으로, 예컨대 屋舍를 구분하면 柱·椽·梁 등의 別相이 된다)이 있다. 이 別相을 總相에 견주면 別相 위에 同相(多義多法한 別相들이 한결같이 總相을 이룬다는 것으로, 예컨대 柱 둥이 서로 힘을 합하여 屋舍를 組立하는 것과 같음)과 異相(多義多德이 각기 다른 것으로, 예컨대 柱는 세로, 梁은 가로 있어서 각각 다른 것)이 있고, 또 總相을 別相에 대비하면, 總相 위에 成相(위의 諸義에 의해서 總相이 성립하는 것으로, 柱 등이 각기 屋舍를 완성시키는 것)과 壞相(別相은 각각의 개성을 지키어 總相의 형상으로는 되지 않는 것으로서, 예컨대 柱 등은 각자의 自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어서 六相이 된다. 六相의 관계는, 이것을 體·相·用으로 나누면 總別二相은 緣起의 體德, 同異二相은 緣起의 義相, 成壞二相은 緣起의 義用에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緣起法에는 圓融과 行布의 二大義가 있기 때문에, 이를 따르면, 總·同·成의 三相은 圓融門(三相圓融), 別·異·壞의 三相은 行布門(三相行布)이라고 한다. 특히 무차별을 나타내는 圓融은 차별을 나타내는 行布와 떨어지지 않고, 또 行布는 圓融을 여의지 않기 때문에 圓融即行布·行布即圓融이고, 여기에 無盡法界의 緣起를 이룬다고 한다. 六相과 十玄의 관계에 대해서, 十玄門의 처음을 總相, 다른 아홉을 別相으로 하고, 혹은 처음을 總相, 다른 것을 適宜하게 五相에 배속하는 등의 說이 있다.
법계연기(法界緣起) : 법계 곧 우주만유를 一大緣起로 보는 학설. 法界無盡緣起 · 無盡緣起라고도 한다. 화엄철학의 중심이 된다. 만물이 서로 인연이 되고 있으며 상호 의존하고 있다고 하여 전 우주의 조화와 통일을 말한다. 중생과 부처, 번뇌와 깨달음, 생사와 열반 등이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圓融無碍한 것이며, 한 사물은 개별적이 존재가 아니라, 그대로 전우주(一卽一切, 一切卽一)라는 뜻에서 이러한 세계를 蓮華藏世界라고 한다. 따라서 이것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철학이기보다는 우주의 통일성에 관한 철학이라 하겠다.
법계연기는 業減緣起 · 唯識緣起 · 眞如緣起와 유기적인 관련을 갖고 있다. 즉 세계와 인생이 모두 업의 결과라는 업감연기에 대하여 그 업의 기원을 밝히는 것이 유식연기이다. 즉 인간의 아뢰야식에 일체법의 종자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뢰야식은 개인의 본성에 의해 결정되며 이 본성은 진여에 근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여연기로서의 설명이 요청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상세계와 진리의 세계와의 조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법계연기가 설해진 것이다. 화엄종에서는 一卽一切 · 一切卽一이라 말하며, 혹은 한 사물은 상식으로 보는 단독의 하나가 아니요, 그대로 전 우주라는 뜻에서 한 사물을 연기의 법으로 삼고, 이것이 우주 성립의 體이며, 힘인 동시에 그 사물은 전 우주로 말미암아 성립된 것이라 함. 이와 같이 우주의 만물은 각기 하나와 일체가 서로 緣由하여 있는 重重無盡한 관계이므로 또 이것을 법계무진연기라고도 한다. 이 사상을 설명하는 것이 六相圓融과 10玄緣起의 敎義이다. 이 사상은 연기론의 극치로서 우주연기의 주체를 어떤 한 사물에나 어떤 理體에 국한하지 않고, 낱낱 만유의 當相에서 말하는 것이 특징이다.
징관(澄觀) : (738~839) 중국 당나라 승려. 화엄종의 제4조. 속성은 夏侯. 자는 大休. 호는 淸凉. 탑호는 妙覺. 월주 산음 사람으로 청량산에 있었으므로 청량대사라 하다. 11세에 출가하여 霈禪氏를 섬기고, 14세에 계를 받다. 계율을 醒선사와 曇一에게, 삼론종을 玄璧에게, 기신론 · 화엄종을 法藏과 法詵에게, 천태종을 湛然에게 남종선을 惟忠과 道欽에게, 北宗禪을 慧雲에게 배우는 등 불교의 교학과 내외 많은 學藝를 널리 연구하다. 특히 화엄교에 관한 저술과 宗義를 밝혀 넓히기에 노력하였다. 賢首가 입적한 뒤에 그의 제자인 慧苑이 스승의 학설에 어기는 의논을 주장하므로 이에 분개, 宗旨의 전통을 바로 세우기 위해 五敎의 교판을 확실히 하며, 4종 法界의 性起說을 大成하였다. 그 때에 극히 성하던 禪宗과의 융화를 꾀하여, 敎禪一致論의 기초를 마련하고 唐貞元 12(796)년 반야삼장이 40권 화엄경을 번역하는데 참여하고, 뒤에 그 疏 10권을 저술하다. 경을 내전에서 講하매 그 묘법이 임금의 마음을 청량케 하였으므로, 德宗임금이 淸凉법사라 하고, 敎授和上으로 삼다. 또 憲宗이 화엄법계의 뜻을 물어 깨닫고 大統淸凉國師라 號하다. 839년(唐開成 4) 나이 102세에 입적함. 저서에 華嚴經註疏 · 華嚴經隨疏演義鈔 · 華嚴經綱要 · 華嚴玄談 · 華嚴略義 · 法界玄鏡 · 三聖圓融觀 등 4백여 권 등이 있음. 그의 법을 이은 제자로는 宗密 · 僧叡 · 寶印 · 寂光 등 1백여 명이 있다.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출전 : 불교학대사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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