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근와(槿瓦) 2015. 4. 18. 00:07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第一 법회가 열린 인연(法會因由分)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이란 절에서 비구 천 이백 오십인과 함께 계시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진지 잡수실 때가 되어, 가사 입으시고 바리 들으시고 사위 서울에 들어가시와 성 안에서 차례대로 비시었다. 그리고 절로 돌아오셔서 진지 잡수시고는 가사와 바리를 거두시고 발 씻으신 뒤 자리 펴고 앉으시었다.

 

第二 선현보살이 법문을 청하다(善現起請分)

그때 대중 가운데 계시던 장로 수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늘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여 공경하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거룩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살펴 주시고 잘 당부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는 어떻게 그 마음을 지녀야 하오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겠사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갸륵하고 갸륵하도다. 수보리야, 너의 말과 같이 여래가 모든 보살을 잘 보살피고 잘 당부하느니라. 너희가 이제 자세히 들으라. 너희를 위하여 말해 주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이는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지니고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받을 것이니라.」

 

第三 대승불교의 진수(大乘正宗分)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그 마음을 항복시킬 것이니라. 무릇 일체 중생의 종류인 알로 생긴 것, 태로 생긴 것, 습기로 생긴 것, 화하여 생긴 것, 형상 있는 것, 형상 없는 것, 생각 있는 것, 생각 없는 것, 생각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것들을 내가 모두 다 부처되는 열반에 들게 하여 제도하리라 하여 이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중생을 다 제도하지만 실로 한 중생도 제도된 바 없느니라. 왜냐 하면 수보리야, 만일 보살이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第四 머무름 없이 행하라(妙行無住分)

「또 수보리야, 보살은 온갖 법에 끄달리지 말고 보시를 할 것이니, 빛이나 모양에 집착하지 말고 보시하며, 소리나 냄새나 맛이나 촉감이나 이치에 집착하지 말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마땅히 어떻게 보시하지만 현상에 머물지 말 것이니, 왜 그러냐 하면 보살이 만일 현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은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쪽 허공을 생각으로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

「못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남쪽 · 서쪽 · 북쪽과 네 간방과 아래 위 허공을 생각하여 헤아릴 수 있겠느냐.」「못하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 현상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하는 복덕도 또한 이와 같아서 생각하여 헤아릴수 없이 많으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가르친 그대로 머물지니라.」

 

第五 실재의 마음을 보라(如理實見分)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육신의 몸매로 여래를 볼 수 있느냐.」

「아니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육신의 몸매로 여래를 볼 수 없사옵니다. 왜냐 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육신은 곧 육신이 아닌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있는 바 모든 것은 다 허망한 것이니, 만일 모든 현상이 진실상이 아닌 줄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第六 말세에도 바른 신심 있다(正信希有分)

수보리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어떤 중생이 이와 같은 말씀이나 글귀를 듣고 실다운 신심을 낼 수 있겠사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부처님이 가신 뒤 후오백세에 계를 받아 지니고 복을 닦는 수행자가 있어서 이와 같은 말과 글귀에 신심을 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기리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이나 셋 · 넷 · 다섯 부처님에게만 착한 마음의 바탕을 튼튼히 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 만 부처님 계신 곳에서 착한 마음의 바탕을 튼튼히 한 사람이니, 이 글귀를 듣고 한 생각에 거룩한 믿음을 내느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이 모든 중생들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덕 짓는 것을 다 아시고 보시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이 모든 중생들은 다시는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없으며, 법이라는 생각, 그릇된 법이란 생각도 없기 때문이니라. 왜냐 하면 이 모든 중생이 만일 마음에 지키는 것이 있으면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에 걸리기 때문이며, 만일 법이란 생각을 지켜도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에 걸리며 그릇된 법이라는 생각을 지켜도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에 걸리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정법을 지키지도 말고 그릇된 법을 지키지도 말 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이 항상 말하기를,「너희들 비구는 알라. 내가 말한 바 법은 뗏목과 같으니 정법도 오히려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그릇된 법이야 말할 게 있겠느냐.」하였느니라.」

 

第七 얻을 것 없는 불법(無得無說分)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겠느냐. 또 여래가 어떤 법을 설명한 일이 있느냐.」

수보리가 여쭈었다.

「제가 알기로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은 결정된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할 것이 없사오며, 또한 결정한 법 없는 것을 여래께서 설명해 주셨사옵니다. 왜냐 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은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법도 아니고 법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이옵니다. 그것은 모든 현성께서 함이 없는 법으로 차별이 있기 때문이옵니다.」

 

第八 모든 것 여기에서 나오다(依法出生分)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를 가득 채워 보시했다면, 이 사람이 얻는 복덕은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여쭈었다.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이 복덕은 곧 복덕의 성품이 아니기 때문이오니 그래서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하신 것이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 네 글귀라도 받아 지니고 남을 위해 말해 준다면 그 복이 저것보다 더 뛰어나리라.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모든 부처와 모든 부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법이 다 이 경으로부터 나온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란 곧 불법이 아니니라.」

 

第九 절대의 하나인 상(一相無相分)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수다원이 생각하기를「나는 수다원과를 증득했노라」하겠느냐.」

수보리가 여쭈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수다원이라 함은 성인의 흐름에 들어갔다는 말이지만 실은 들어간 것이 아니오니, 물체 · 소리 · 향내 · 맛 · 촉감 · 법에 들어간 것이 아니온데, 이름을 수다원이라 하였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사다함이 생각하기를「나는 사다함과를 증득했노라」하겠느냐.」

수보리가 여쭈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사다함이라 함은「한번 갔다 온다」는 말이지만 실은 가고 옴이 없는 것을 사다함이라 이름한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아나함이 생각하기를「내가 아나함과를 증득했노라.」하겠느냐.」

수보리가 여쭈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아나함은 오지 않는다는 말이지만 실은 오지 않는 것도 없사오니 그래서 이름을 아나함이라 하였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아라한이 생각하기를「내가 아라한도를 증득했노라.」하겠느냐.」

수보리가 여쭈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실로 어떠한 법도 없는 것을 아라한이라 이름하는 때문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아라한이 생각하기를「내가 아라한도를 증득했노라.」하오면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제가「다툼없는 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 가장 제일이라.」말씀하셨사오니 이것이 첫째 가는 욕심 없는 아라한이오나 세존이시여, 저는「내가 욕심을 여읜 아라한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아라한도를 얻었다고 생각하오면 세존께서는 곧 수보리에게「아란나행을 좋아하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이온데, 실은 수보리가 행함이 없기 때문에 수보리는 아란나행을 좋아한다고 이름하셨사옵니다.」

 

第十 불토를 장엄하다(莊嚴淨土分)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네 생각에 어떠하냐. 여래가 옛적에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얻은 법이 있느냐 없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실로 얻은 법이 없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보살이 불토를 장엄하느냐 안 하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불토를 장엄한다는 것은 곧 장엄이 아니오며 그 이름이 장엄이옵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모든 보살 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낼 것이니, 마땅히 물질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내며, 또 소리 · 향기 · 맛 · 부딪침 · 법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니, 마땅히 머무름 없이 그 마음을 쓸 것이니라.

수보리야,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의 몸이 수미산왕만 하다면, 네 생각에 어떠하냐. 이 몸이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매우 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오면 부처님께서는 몸 아닌 것을 말씀하시어 이름을 큰 몸이라 하시었기 때문이옵니다.」

 

第十一 무한대의 절대 복력(無爲福勝分)

「수보리야,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 수와 같이 그렇게 많은 항하가 있다면 네 생각에 어떠하냐. 이 모든 항하에 있는 모래가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매우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다만 저 모든 항하만 하더라도 수없이 많사온데 하물며 그 모래이겠나이까.」

「수보리야, 내 이제 너에게 실다운 말로 이르노니,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저 모든 항하강의 모래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를 가득채워서 다 보시했다면 그 복덕이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매우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 내지 사구게 등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남을 위해 일러 준다면 이 복덕이 앞에 말한 복덕보다 뛰어나리라.」

 

第十二 바른 교법을 존중하다(尊重正敎分)

「그리고 또 수보리야, 이 경에 내지 사구게만이라도 따라서 일러 준다면 마땅히 알라. 이곳은 일체 세간의 하늘 · 사람 · 아수라가 다 마땅히 부처님의 탑과 절같이 공경할 것인데 하물며 어떤 사람이 능히 받아 지니어 읽고 외는 것이겠느냐.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최상의 제일 가는 희유한 법을 성취한 것이니, 만일 이 경전이 있는 곳이면 곧 부처님이 계신 곳이 되고 존경 받는 제자가 있는 곳이 되느니라.」

 

第十三 법답게 받아 지니다(如法受持分)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이 경전을 무엇이라 이름하오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 이름이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 이름으로써 너희가 마땅히 받들어 지녀라. 왜냐 하면 수보리야, 부처님이 반야바라밀이라고 말한 것은 반야바라밀이 아니라 그 이름이 반야바라밀이니라.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여래가 어떤 법을 설명한 바가 있느냐 없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아무 것도 말씀하신 바가 없사옵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먼지의 수를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심히 많사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수보리야, 여래는 이 모든 먼지를 먼지가 아니라고 말하나니 이것이 이름이 먼지이며, 여래가 말하는 세계도 그것이 세계가 아닌 것이니 이것이 이름이 세계니라.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가히 삽십이 상으로써 여래를 친견할 수 있느냐 없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가히 삼십이 상으로써 친견할 수 없사옵니다. 왜냐 하오면 여래께서 삼십이 상이라 말씀하시는 것은 곧 상이 아니오라 이름을 삼십이 상이라 하시는 것이옵니다.」

「수보리야, 만일 어떤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있어서 항하사 모래 수와 같은 몸과 생명을 가지고 보시한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전 가운데 내지 네 글귀만이라도 받아 지녀서 남을 위해 설명해 주었다면 그 복이 심히 많으니라.」

 

第十四 초현상의 적멸 경계(離相寂滅分)

그때 수보리가 이 경을 설하심을 듣고 그 뜻을 깊이 알고는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참 희유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심히 깊은 이 경전을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예로부터 오면서 얻은 바 지혜의 눈으로는 일찍이 이와 같은 경을 얻어 듣지 못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의 말씀을 듣고 심신이 청정하면 곧 실상이 생긴 것이오니, 이 사람은 제일 희유한 공덕을 성취할 줄로 마땅히 알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실다운 상이라는 것은 곧 상이 아니오니, 그러므로 여래께서 실다운 상이라고 이름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이와 같은 경전을 얻어 듣고 믿고 알아서 받아 지니는 것은 어렵지 않사오나, 만일 이 다음 세상 후오백세에 어느 중생이 이 경을 얻어 듣고 믿고 알아서 받아 지닌다면 이 사람은 곧 제일 희유한 사람이옵니다. 왜냐 하오면 이 사람은 나라는 생각도 없고, 남이라는 생각도 없고, 중생살이라는 생각도 없고, 오래 산다는 생각도 없는 까닭이옵니다. 왜냐 하오면 나라는 생각이 곧 관념이 아니오며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도 곧 관념이 아닌 때문이옵니다. 왜 그러냐 하오면 일체의 온갖 상을 다 여읜 것을 부처님이라 이름하는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 사람은 참으로 희유한 사람인 줄 알라.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하는 제일바라밀이란 곧 제일바라밀이 아니니, 그 이름이 제일바라밀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인욕바라밀을 인욕바라밀이 아니라 이름을 인욕바라밀이라 한다고 여래가 말하였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내가 옛날에 가리왕에게 몸뚱이를 베이고 찢기었을 적에 내가 그때에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 하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없었나니, 어찌한 까닭이냐 하면 내가 지난 날 마디마디 사지를 찢길 때에 만약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마땅히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을 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또 생각하니 과거 오백세 동안 인욕선인이 되었던 저 세상에서도 나라는 생각이 없었고, 남이라는 생각도 없었으며, 중생살이라는 생각도 없었고, 오래 산다는 생각도 없었느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상을 여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킬 것이니, 물질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내며 마땅히 소리 · 향기 · 맛 · 부딪침 · 법에 머무르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며, 마땅히 머무르는 바 없이 마음을 낼 것이니라. 설사 마음에 머무른 것이 있어도 머무른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부처님이「보살은 마음을 물질에 머무르지 말고 보시하라.」고 말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이와 같이 보시하나니, 여래가 말한 일체의 상도 곧 상이 아니며 또한 온갖 중생이라 한 것도 곧 중생이 아니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이 참다운 말을 하는 이고, 실다운 말을 하는 이며, 진여의 말을 하는 이며, 속이는 말을 하지 않는 이며, 다른 말을 하지 않는 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바 법은 이 법이 진실한 것도 허망한 것도 아니니라. 수보리야, 만일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물러 보시를 행하면 어두운 데 있는 사람이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것 같고, 만일 보살이 마음을 법에 머물지 않고 보시를 행하면 밝은 눈으로 햇빛이 밝게 비칠 적에 갖가지의 온갖 물건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야, 다음 세상에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면 곧 여래가 부처의 지혜로써 이 사람을 다 알고 다 보나니, 한량 없고 가없는 공덕을 성취하느니라.」

 

第十五 경을 받아 지니는 공덕(持經功德分)

「수보리야,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아침에 항하 모래수와 같이 많은 몸으로 보시하고, 한낮에 또 항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고 저녁때에 또한 항하 모래수와 같은 몸으로 보시하여, 이와 같이 한량 없는 백천만억겁을 몸으로 보시하더라도, 만일 또 다른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 신심으로 거슬리지 아니했다면 그 복이 저보다 뛰어나리라. 하물며 이 경을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고 남을 위해 해설해 줌이겠느냐.

수보리야, 요긴하게 말하면 이 경이 가히 생각할 수 없고 가히 헤아릴 수 없는 한없는 공덕이 있나니, 여래가 대승을 일으킨 이를 위하여 설명한 것이요, 최상승을 일으킨 이를 위하여 설명한 것이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능히 받아 지니고 읽고 외어서 남을 위해 일러 주면 여래가 이 사람을 다 알고 보시는 바 헤아릴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끝 없으며, 가히 생각해 볼 수도 없는 공덕을 다 얻어 성취하리니, 이러한 사람들은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짊어진 것이 되느니라. 왜냐 하면 수보리야, 소승의 법을 좋아하는 이는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살겠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이 경을 능히 알아듣고 읽고 왼다든지 남을 위해 해설하여 주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어느 곳이나 이 경이 있는 곳이면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응당 공양하리니, 마땅히 알라. 이곳은 곧 탑을 모신 곳이어서 응당 모두 공경하고 예배하고 돌면서 모든 꽃과 향을 그 곳에 뿌리느니라.」

 

第十六 업장을 맑힘(能淨業障分)

「또 수보리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데 만약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한다면, 이 사람은 선세 죄업으로 응당 악도에 떨어질 것이지만, 이 세상사람이 천히 여김으로써 선세의 죄업이 곧 소멸되고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내가 생각하니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겁 전에 연등부처님 앞에서 팔백사천만억나유타 수의 모든 부처님을 만나서 다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었으며 그냥 지나쳐 버린 적이 없었느니라. 만일 또 다른 사람이 이 다음 말세에 능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독송한다면 그 공덕은 내가 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으로는 백분의 하나도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분 내지 어떤 수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느니라.

수보리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다음 말세에 이 경을 받아 지니어 독송하는 이가 얻는 공덕을 내가 다 갖추어 말한다면 어떤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곧 미치고 어지러워 여우처럼 의심하고 믿지 않으리라. 수보리야, 마땅히 알라. 이 경은 그 뜻도 가히 생각할 수 없고 그 과보 또한 가히 생각할 수 없느니라.」

 

第十七 마침내 나 없다(究竟無我分)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는 마땅히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는 마땅히 이와 같이 마음을 낼 것이니, 내가 응당 일체 중생을 제도하리라 하여 일체 중생을 다 제도하지만 실은 한 중생도 제도된 자가 없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만일 보살이 아상 · 인상 · 중생상 ·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그것은 실로 어떤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 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여래가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어떤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제가 아는 바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어떤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니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다. 수보리야, 실로 어떤 법이 있어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없느니라. 수보리야, 만일 어떤 법이 있어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연등불께서 곧 나에게「네가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서 호를 석가모니라 하리라.」고 <수기>를 주시지 않으셨을 것인데, 실로 어떤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없으므로 그래서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어 말씀하시기를「네가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니, 호를 석가모니라 하리라.」하셨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여래라 함은 곧 모든 법이 같다는 뜻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수보리야, 실로 부처님은 어떤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없느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이 가운데에는 실다움도 없고 허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일체법이 다 이 불법이라」고 하였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일체법이라 함은 곧 일체법이 아니니, 그러므로 이름이 일체법이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아주 큰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아주 크다고 말씀하신 것은 곧 큰 몸이 아니라 그 이름이 큰 몸이옵니다.」

「수보리야, 보살도 또한 이와 같으니 만일「내가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했노라.」하고 말하는 이라면 곧 보살이라 할 수 없느니라. 어째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실로 어떤 법도 두지 않는 것이 보살이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일체법이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살이도 없고 오래 산다는 생각도 없다」고 하셨느니라.」

「수보리야, 만일 보살이「내가 마땅히 불국토를 장엄했노라.」하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곧 보살이 아니니, 왜 그러냐 하면 여래가 말씀한 불국토의 장엄은 곧 장엄이 아니라 그 이름이 장엄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만일 보살이 나 없는 진리를 통달했다면 여래가「참으로 이것이 보살이라」말하리라.」

 

第十八 온갖 것 하나로 보다(一體同觀分)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육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육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법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법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불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불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항하에 있는 모래에 대해 부처님이 그 모래를 말한 적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이 모래를 말씀하셨사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 항하 가운데 있는 모래와 같은 수의 항하가 있고 이 모든 항하의 모래와 같은 수의 불세계가 있다면, 참으로 많다 하겠느냐.」

「매우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저 세계 가운데 있는바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가 다 아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여래가 말한 모든 마음은 다 마음이 아니고 그 이름이 마음이기 때문이니, 그것은 수보리야, 지나간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第十九 법계를 통화한다(法界通化分)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보시한다면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해서 받는 복이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매우 많사옵니다.」

「수보리야, 만일 복덕이 진실로 있는 것이라면 여래가 복덕을 얻음이 많다고 말하지 아니할 것인데, 복덕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여래가 복덕이 많다 말하느니라.」

 

第二十 색상을 여의다(離色離相分)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부처를 구족한 육신으로 볼 수 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구족한 육신으로 볼 수 없사옵니다. 왜 그러냐 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구족한 육신은 곧 구족한 육신이 아니라, 이름이 구족한 육신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를 구족한 몸매로 볼 수 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구족한 몸매로 볼 수 없사옵니다. 왜 그러냐 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모든 몸매의 구족은 곧 구족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몸매의 구족이기 때문이옵니다.」

 

第二十一 설법 아닌 설법(非說所說分)

「수보리야, 너는 말하지 말라. 여래가「내가 설명한 바 법이 있다고 생각하리라.」는 이런 생각을 내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여래가 설명한 바 법이 있다」고 하면 곧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고, 나의 말한 바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법을 말한다는 것은 법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설법이라 이름하느니라.」

그때 혜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어떤 중생이 이 다음 세상에 이런 법문을 듣고 믿는 마음을 내는 이가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중생이다 중생이다 하지만 여래는 중생이 아닌 것을 중생이라 이름하여 말하느니라.」

 

第二十二 법은 얻을 수 없다(無法可得分)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 것은 얻은 것이 없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수보리야,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내지 조그마한 법도 얻은 것이 없으니 이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하느니라.」

 

第二十三 깨끗한 마음으로 선행하라(淨心行善分)

「또 수보리야, 이 법이 평등해서 높고 낮음이 없으니 이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하느니라.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살이>도 없고 <오래 산다>는 생각도 없이 온갖 착한 법을 닦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착한 법이라 함은 여래가 곧 착한 법이 아니라고 말하나니 이것이 이름이 착한 법이니라.」

 

第二十四 복과 지혜는 비교할 수 없다(福智無比分)

「수보리야, 만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수미산왕만한 칠보의 덩어리로 보시해도 만일 다른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경에서 네 글귀의 게송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고 남을 위해 설명해 주었다면, 앞의 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온갖 산수의 비유로도 미칠 수 없느니라.」

 

第二十五 교화한 것 없다(化無所化分)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여래가 생각하기를「내가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리라.」한다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실로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없기 때문이니라. 만일 중생이 있어서 여래가 제도하였다면 여래는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살이라는 생각, 오래 산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나라는 생각이 있다 함은 곧 나라는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닌데 범부들이 나라는 생각이 있다고 함이니라. 수보리야, 범부라는 것도 여래는 곧 범부가 아니라고 말하나니 이름을 범부라 하느니라.」

 

第二十六 법신은 상 아니다(法身非相分)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가히 서른 두 가지 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서른 두 가지 상으로써 여래를 뵈올 수 있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서른 두 가지 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다면 전륜 성왕도 곧 여래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뜻을 제가 아옵기로는 서른 두 가지 상으로써 여래를 뵈올 수 없사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찾는 이는 삿된 도를 행하는 사람이니 여래를 볼 수 없으리.」

 

第二十七 단멸이 아니다(無斷無滅分)

「수보리야, 네가 만일 생각하기를「여래는 구족상을 쓰지 않음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도다」하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여래가 구족상을 쓰지 않음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하지 말라.」

「수보리야, 네가 만일 생각하기를「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이는 모든 법이 단멸하는 것으로 말하는구나.」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이는 모든 법에 대해 단멸상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第二十八 보살은 복덕을 탐하지 않는다(不受不貪分)

「수보리야, 보살이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은 많은 세계에 칠보를 가득 채워서 보시했더라도, 만일 또 다른 사람이 일체법에 내가 없음을 알아서 참다운 진리를 이루어 얻었다면, 이 보살이 앞의 보살이 얻는 공덕보다 더 뛰어나리라. 왜 그러냐 하면 수보리야, 모든 보살은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하셨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보살이 복덕을 받지 않는 것이옵니까.」

「수보리야, 보살이 복덕을 짓는 것은 탐착해서가 아니니, 그러므로 복덕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느니라.」

 

第二十九 위의 또한 공적하다(威儀寂靜分)

「수보리야,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여래가 만약 온다거나 간다거나 앉았다거나 눕는다거나」한다 하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바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라. 왜 그러냐 하면 여래는 어디로부터 온 바가 없으며 또한 어디로 가는 것도 없으니, 그러므로 여래라 이름하는 때문이니라.」

 

第三十 이치와 상이 하나다(一合理相分)

「수보리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먼지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먼지를 많다고 하겠느냐.」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 그러냐 하오면 만일 이 먼지가 참으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 이것을 먼지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이기 때문이오니, 그 까닭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먼지는 곧 먼지가 아니오라 이런 것을 먼지라 하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므로 이것을 세계라 하신 것이오니, 왜 그러냐 하오면 만일 세계가 참으로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하나로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온데,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로 된 것>은 곧 <하나로 된 것>이 아니므로 이것을 <하나로 된 것>이라 하셨사옵니다.」

「수보리야, <하나로 된 것>은 곧 말로 할 수 없는 것인데 다만 범부들이 그 일을 탐하고 집착하느니라.」

 

第三十一 지견을 내지 말라(知見不生分)

「수보리야, 만일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부처님이 나라는 소견, 남이라는 소견, 중생살이라는 소견, 오래 산다는 소견을 말했다.」고 하면 수보리야, 네 생각에 어떠하냐. 이 사람이 내가 말한 뜻을 안다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지 못한 것이옵니다. 왜 그러냐 하오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나라는 소견, 남이라는 소견, 중생살이라는 소견, 오래 산다는 소견은 곧 그것이 나라는 소견, 남이라는 소견, 중생살이라는 소견, 오래 산다는 소견이 아니오니, 이런 것을 나라는 소견, 남이라는 소견, 중생살이라는 소견, 오래 산다는 소견이라고 하시었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는 일체의 법에 대하여 마땅히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고 이렇게 믿고 깨달아서 법이란 생각을 내지 말 것이니라. 수보리야, 법상이란 여래가 곧 법상이 아니니 이런 것을 법상이라 하느니라.」

 

第三十二 응신 · 화신 참된 것 아니다(應化非眞分)

「수보리야, 만일 어떤 사람이 한량 없는 아승지 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보시했더라도 다른 선남자 선여인이 보살심을 내어 이 경전을 지니되 사구게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읽고 외고 남을 위해 연설해 주면 그 복이 저 복보다 더 뛰어나리라. 어떻게 하는 것이 남을 위해 연설하는 것인가. 상을 취하지 않고 여여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이니라. 그 까닭은 이러니라.

일체의 참 있는 법은 꿈같고

꼭두각시 · 거품 · 그림자이며

또한 이슬같고 번개같거니

마땅히 이와같이 볼지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장로 수보리와 비구 · 비구니와 우바새 · 우바이와 여러 세계의 하늘 사람 · 세상 사람 · 아수라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다 크게 기뻐하며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끝-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