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15-50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511 / 3476] 쪽
이와 같이 세간을 미혹하고 어지럽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나 없는 가운데서 중생(衆生)과 수명(壽命)이 있다고 말씀하시므로 이것은 세간을 크게 미혹하고 어지럽게 한 것이며, 또 여래께서는 보리를 증득하신 뒤에 조그마한 법도 이것은 나고 죽고 가고 온다 함을 보지 않으면서도 나고 죽고, 가고 오는 것을 말씀하시기 때문이니, 제 생각으로는 오직 여래만이 크게 미혹하고 어지럽게 하신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너의 말과 같으니라. 모든 부처님·여래는 나 없는 가운데서 나고 죽고, 가고 옴이 없는 데서 세속을 따라 중생들을 말하는 것이요, 또한 조그마한 법도 열반이라 할 것이 없는데 열반의 법을 증득하기 위하여 열반을 말하는 것이니라.”
발타라는 이런 말씀을 듣자마자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출가하여 비구가 되고 싶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선남자의 머리와 수염을 깎아주고 구족계(具足戒)를 수여하도록 하라.”
미륵보살은 부처님의 교지(敎旨)를 받들어서 곧 출가하게 하였으며, 구족계를 받고 출가한 뒤에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출가한 자는 오직 형상일 뿐이요 진실한 출가가 아니옵니다. 만일 모든 보살로서 진실로 출가한 이면 모든 형상을 여의고 삼계에 머물면서 중생들을 성숙시켜야 비로소 진실한 출가라 할 것입니다.”
이런 말을 할 때에 5천 명의 중생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모두가 번뇌[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였다.
그 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저희들은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수환사발타라기법문경(授幻師跋陀羅記法門經)』이라 하며, 또한 이라고도 하나니,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미래의 세상에 여래를
[2512 / 3476] 쪽
뵙고자 하거나, 또는 중생들을 위하여 불사(佛事)를 짓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연설해야 할 것이니라. 왜냐하면 이런 사람이면 이미 여래를 뵌 것이 되며, 또한 이미 다른 이들을 위하여 불사를 지은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일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면서 유통시킨 이라면 곧 중생을 가엾이 여겨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한 것이 되느니라. 만일 위없는 보리에 나아가고자 한다면 역시 이 경을 부지런히 닦고 익혀야 하나니, 이 경에서는 위없는 보리가 능히 나오고 이 경이야말로 위없는 보리를 능히 내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이 경을 또한 『출생보리경(出生菩提經)』이라고도 하느니라. 만일 어떤 이가 이 경전을 받아 지니면 모든 부처님께서 그의 몸에 머물러 계시는 줄 알아야 하거늘 하물며 그 안에서 이치대로 수행하는 것이겠는가?”
그 때 발타라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또한『발각선근경(發覺善根經)』이라고도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부처님에게서 이 경을 듣고서 온갖 선근이 모두 앞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아난 존자와 발타라와 하늘·사람의 대중들이며, 아수라와 건달바 등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2513 / 3476] 쪽
대보적경 제86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22. 대신변회(大神變會)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 대중 1,250인과 함께 계셨다.
보살마하살은 8천 인이었으며, 문수사리(文殊師利)와 상주천자(商主天子)도 그 모임 안에 함께 있었다.
그 때에 상주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항상 몇 가지의 신변(神變)으로 중생을 조복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 가지 신변으로써 중생을 조복하느니라. 첫째는 법을 설하는 것[說法]이요, 둘째는 가르치고 경계하는 것[敎誡]이며, 셋째는 신통(神通)이니라.
어떤 것을 법을 설하는 신변[說法神變]이라 하는가 하면, 이른바 여래는 걸림이 없는 큰 지혜로써 미래 세상의 온갖 중생들의 마음 쓰는 차별을 보며, 3보(寶)에 대하여 믿거나 믿지 않는 것과 그리고 업과 그의 과보를 모두 다 분명히 알면서, 마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대로 현재 세상에 행하게 된 나쁜 원인은 장차 나쁜 갈래[惡趣]에 떨어져서 업에 따라 과보를 받음이 틀림
[2514 / 3476] 쪽
없어서 어긋남이 없다는 것과, 또 그 중생이 착한 업의 인연과 서원한 힘 때문에 나쁜 갈래에서 나와 인간·천상 안에 나서 혹은 성문승(聲聞乘)과 벽지불승(辟支佛乘)과 대승(大乘)으로써 해탈하게 되기도 하고, 그러한 겁을 지나면서 고통을 받고 쾌락을 받으면서 장차 열반을 얻고 여러 부처님들을 만나게 되는 등의 이러한 업이 틀림없어서 어긋남이 없다는 것과, 또 그 중생이 착한 업의 인연과 서원한 힘 때문에 욕계(欲界)나 색계(色界)나 무색계(無色界)에 나며, 그러한 겁을 지나면서 이와 같은 승(乘)으로써 해탈하게 되기도 하고, 이와 같은 행으로써 부처님을 뵙게 되어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게 되는 등의 이러한 온갖 상품·중품·하품의 착한 업과 한 생각을 하는 동안에 이르기까지도 여래는 모두 다 알면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는 것이니, 이것을 법을 설하는 신변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가르치고 경계하는 신변[敎誡神變]이라 하는가 하면, 만일 이와 같이 모든 계율 지닌 이를 가르친다 하면, '이것은 지어야 하고 이것은 짓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믿어야 하고 이것은 믿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친근하여야 하고 이것은 친근하지 않아야 한다. 이 법은 뒤섞여 물들었고 이 법은 청정하다'고 하며, 온갖 공덕과 착한 도의 자량(資糧)을 섭수하면서, '이와 같은 도(道)를 행하면 성문승과 벽지불승을 얻는다. 이와 같은 도를 행하면 대승을 성취한다. 법이 아니면 여의어야 하고 법대로 머물러야 한다'고 하며, 부처님께서 가르친 것과 같이 결정코 어긋남이 없게 하면서, '이것은 지옥의 업(業)이다. 이것은 방생(傍生)의 업이다. 이것은 아귀의 업이다. 이것은 인간·천상의 업이다. 착하지 않은 일은 버려야 하고 착한 법은 닦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성인의 길이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이들 중생은 인간과 천상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점차로 열반에 든다'고 하면서 이와 같이 가르쳐 보이며 끝내 헛되이 지나지 않나니, 이것을 가르치고 경계하는 신변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신통의 신변[神通神變]이라 하는가 하면, 만일 교만한 중생을 조복하기 위해서라면 혹은 한 개의 몸이 여러 개의 몸이 되기도 하고, 혹은 여러 개의 몸이 한 개의 몸이 되기도 하며, 산이나 절벽이나 담을 아무런 장애 없이 드나들기도 하며, 몸 위에서는 물을 내기도 하고 땅에 들어가기를
[2515 / 3476] 쪽
마치 물과 같이 하기도 하며, 물을 밟기를 마치 땅과 같이 하고 해와 달의 위덕을 손으로 더듬어 만지기도 하며, 혹은 큰 몸을 나타내어 범천세계까지 이르며 나아가 광대하게 되어서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기도 하는 등 장소에 따라 알맞게 나타내면서 중생을 조복시키나니, 이것을 신통의 신변이라 하느니라.”
그 때 상주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신변으로서 이보다 더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에게는 다시 더 수승한 신변이 있느니라.”
그리고는 곧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연설하여 모든 보살들이 깊은 법인(法忍)을 얻고 많은 악마를 꺾어 조복하게 하며, 또한 여래의 보리법이 세상에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라.”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만일 삼천대천세계의 네 개의 큰 바닷물을 손바닥에 놓으시면 그 물 안에 사는 중생들이 번거롭게 움직이는 일도 없으리니 이와 같은 신변은 아직 수승한 것이 못 되옵니다.
만일 여래께서는 온갖 법으로서 말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고, 빛깔도 없고, 소리도 없고, 행하는 것도 없고, 짓는 것도 없고, 문자도 없고, 쓸모 없는 이론도 없고,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도 없고, 마음[心]과 뜻[意]과 의식[識]을 여의어서 온갖 말의 길이 끊어지고 고요하여 밝게 비추는 것에 대하여 문자와 언어로써 분별하여 나누어 보이면 세간에서는 알지 못할뿐더러 사문(沙門)과 바라문(婆羅門)으로서도 들은 이면 놀라고 두려워하나니, 이것을 모든 부처님의 가장 큰 신변이라 하나이다.
또 여래께서 삼천대천세계를 입 속에 넣는다 하면 4천하(天下)도 장애될 것이 없고, 해와 달의 광명 역시 가려지지 않으면서 본래 그대로 머무르고 있으며, 그 안에 있는 중생들 역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도 깨달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신변도 아직 수승한 것이 못 되옵니다. 만일 여래께서 온갖 법으로서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고, 문자도 없고, 이름과 모양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보적경(大寶積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보적경-2525-505 (0) | 2018.02.28 |
---|---|
대보적경-2520-504 (0) | 2018.02.27 |
대보적경-2510-502 (0) | 2018.02.25 |
대보적경-2505-501 (0) | 2018.02.24 |
대보적경-2500-500 (0) | 2018.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