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425-85

근와(槿瓦) 2018. 2. 21. 01:57

증일아함경-425-8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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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내가 바로 이 원수의 목숨을 끊을 절호의 기회이다. 그래야만 원수를 갚는 것이 된다.' 그 때 다시 부왕(父王)께서 당부하셨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너 장생아, 너는 부디 남의 장점도 보지 말고 남의 단점도 보지 말라.' 또 부왕의 이런 분부도 생각났다.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그치지 않는다. 옛날부터 이 법은 있어온 것이다. 원한을 없애면 원한을 이긴다. 이 법은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다.' 이렇게 당부하셨으니 나는 지금 이 원한을 버려야 하겠다. 그리고는 곧 칼을 도로 꽂았다. 그 때 범마달왕은 장수왕의 아들 장생 태자가 자기를 잡아죽이려고 하는 꿈을 꾸고 몹시 놀라 이내 잠에서 깨었다. 장생 태자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무슨 일로 그렇게 놀라 깨셨습니까?'


범마달왕이 대답하였다. '좀 전에 내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꿈에 장수왕의 아들 장생 태자가 칼을 빼어 나를 죽이려고 하였다. 그 때문에 놀라 깨었다.' 그러자 장생 태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왕은 내가 장생 태자인 줄 이미 알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오른손으로 칼을 빼고 왼손으로 그 머리카락을 잡고 왕에게 말하였다. '내가 바로 장수왕의 아들 장생 태자이다. 왕은 곧 나의 큰 원수이다. 내 부모를 죽이고 우리 나라를 빼앗아 살고 있다. 지금 원수를 갚지 않으면 앞으로 언제 갚겠는가?' 그러자 범마달왕이 장생 태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내 목숨은 네 손 안에 있다. 부디 용서하여 내 목숨을 살려다오.' 장생이 대답하였다. '내가 왕을 용서하여 살려 줄 수는 있겠지만 왕은 내 목숨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왕이 장생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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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나를 살려 다오. 내가 결코 너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장생 태자와 왕은 서로 목숨을 살려주고 끝내 서로 해치지 않기로 맹세하였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 장생 태자는 왕을 살려 주었다. 그러자 범마달왕이 장생 태자에게 말하였다. '원하건대 태자야, 나와 함께 성으로 돌아가자. 어서 보배 깃털로 만들어진 수레를 준비하여 국내로 돌아가자.' 그러자 태자는 수레를 준비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보배 깃털로 만들어진 수레를 타고, 사위성으로 돌아왔다. 그 때 범마달왕은 곧 여러 신하를 모아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그대들이 장수왕의 아들을 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 중의 어떤 대신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마땅히 수족(手足)을 끊어버리겠습니다.' 다른 한 대신은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의 몸을 세 동강으로 내겠습니다.' 또 다른 한 대신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마땅히 잡아죽이겠습니다.' 이 때 장생 태자는 왕의 곁에 앉아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장차 다가올 말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범마달왕은 직접 장생 태자를 붙잡고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이 장수왕의 아들 장생 태자이다. 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그대들은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장생 태자는 내 목숨을 살려주었으므로 나도 또한 이 사람의 목숨을 살려 주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모든 신하들은 이 말을 듣고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이 왕과 태자는 참으로 기이한 일이며 매우 특이한 일이다. 능히 원수에 대해서 원수를 갚지 않는구나.' 그 때 범마달왕이 장생에게 물었다. '너는 충분히 나를 죽일 수 있었는데, 왜 나를 놓아주고 죽이지 않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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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다.' 장생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잘 들으십시오. 부왕(父王)께서 임종하실 때에 저에게 말하기를 (너는 남의 장점도 보지 말고, 또 남의 단점도 보지 말아라)라고 하셨고, 또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그 원한은 쉬지 않는다. 이 법은 옛날부터 있어왔던 것이다. 원한을 없애면 원한을 이긴다. 이 법은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많은 신하들은 그 태자의 부왕이 말했다는 말을 듣고 모두들 서로 수군거렸습니다.  (이 왕의 말은 현혹하는 말이다. 장생이란 어떤 사람인가?) 그러자 장수왕은 대답하였습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가운데 지혜로운 사람은 나의 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으므로 나는 아버지의 이 말씀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왕의 목숨을 살려준 것입니다.' 범마달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그가 한 일이 매우 기특하다 하고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능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령을 지켜 잊어버리지 않았구나.'


그 때 범마달왕이 태자에게 말하였다. '네가 지금 말한 이치를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제 나를 위해 그 이치를 설명하여 나로 하여금 이해하게 하라.' 장생 태자가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잘 들으십시오.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범마달왕께서 장수왕을 잡아 죽였을 때에, 만일 장수왕에게 본래부터 아주 친한 신하들이 있었다면 그들은 다시 왕을 죽일 것입니다. 또 만일 범마달왕의 신하가 있다면 그들은 또 장수왕의 신하들을 죽일 것이니, 이것을 일러 원한과 원한은 마침내 끊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만일 원한을 끊어버리려면 오직 남에게 원한을 갚지 않는 것뿐입니다. 나는 지금 이런 이치를 관찰하였기 때문에 왕을 해 치지 않은 것입니다.' 그 때 범마달왕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매우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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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였다.  '이 왕태자는 매우 총명하여 충분히 그런 이치를 자세히 설명한다.' 그 때 범마달왕은 곧 장생 태자를 향해 이렇게 참회(懺悔)하였다. '장수왕을 죽인 것은 내 죄이다.' 그리고는 천관(天冠)을 벗어서 장생에게 주어 쓰게 하고 다시 딸을 주어 아내로 삼게 하고는, 사위국과 그 나라 백성들을 모두 되돌려주어 장생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였다. 그리고 왕은 곧 바라내(波羅▩)로 돌아가 그 나라를 다스렸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옛날의 모든 왕들에게는 이런 떳떳한 법이 있어서, 비록 나라를 두고 다투는 일이 있었어도 오히려 서로 참고 견디어 해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하물며 너희 비구들은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서, 탐욕 · 성냄 · 어리석은 마음을 버려야 하겠거늘, 이제 다시 서로 다투어 화순(和順)하지 않고 저마다 서로들 참을 줄을 모르며 참회하여 고치지 않는구나.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런 이치를 보고 싸움이란 옳지 못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동일한 스승의 제자요, 물과 젖과 똑 같은 처지이다. 부디 서로 싸우지 말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싸움이 없고 다툼이 없이 자애로운 마음으로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일체 중생을 괴롭히지 않는 것을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인욕(忍辱)을 수행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구심(拘深)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런 일은 저희들이 꼭 알아야 할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비록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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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그를 버려두고 발기국(跋耆國)으로 떠나가셨다. 그 때 발기국에는 세 족성자(族姓子)가 있었으니, 아나율(阿那律) · 난제(難提) · 금비라(金毗羅)였다. 그 족성자들은 함께 규칙을 정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 걸식(乞食)하러 나가면 그 뒤에 남아 머물러있는 사람은 물을 뿌려 땅을 쓸고 깨끗하게 청소를 하는 등 무슨 일이든지 하나도 빠짐 없이 하고, 밥을 얻어 오는 사람은 머물러 있던 사람들과 서로 나누어 먹되, 넉넉하면 좋겠지만 좀 모자라면 마음대로 가기로 하고, 만약 남은 것이 있으면 그릇에 담 아 다른데 버리기로 하였다. 또 만일 맨 마지막에 밥을 빌어 오는 이가 있어 풍족하면 좋겠지만 좀 모자라면 그릇에 있는 밥을 가져다가 발우에 채워두자고 하였다. 그 때 곧 물병을 가져다가 한곳에 두기로 하고 또 날마다 집을 소제하기로 하였다.


다시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는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묘한 법을 생각하자고 하였다. 그들은 또 끝내 서로 이야기하지 말고 각기 잠자코 있기로 하였다. 그 때 존자 아나율이 탐욕(貪欲)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여, 생각이 기쁘고 편안하게 되어 첫 번째 선정에서 놀았다. 그 때 난제와 금비라도 아나율이 마음 속으로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곧 탐욕은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찰하여, 생각이 기쁘고 편안하게 되어 첫 번째 선정에서 놀았다. 만일 또 존자 아나율이 두 번째 선정, 세 번째 선정, 네 번째 선정을 생각하면, 그 때 존자 난제와 금비라도 두 번째 선정, 세 번째 선정, 네 번째 선정을 생각하였다.또 만일 존자 아나율이 공처(空處) · 식처(識處) · 불용처(不用處) ·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를 생각하면, 존자(尊者) 난제도 공처 · 식처 · 불용처 · 유상무상처를 생각하였다. 만일 또 존자 아나율이 멸진정(滅盡定)[범어 nirodha-samapatta의 번역. 멸수상정(滅受相定)이라고도 하고 멸진삼매(滅盡三昧)라고도 한다. 심(心)과 심소(心所)를 모두 단절한 선정으로서 무상정(無想定)과 더불어 이무심정(二無心定)의 하나로 말한다.]을 생각하면, 존자 난제와 금비라도 멸진정을 생각하였다. 그들은 이와 같은 모든 법...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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