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370-7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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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의 도량수(道場樹) 밑에서 처음으로 부처가 되었다. 그 때 세존께서 문득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이 매우 심오(深奧)한 법을 얻었다. 이 법은 이해하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지극히 미묘(微妙)하여 지혜로운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우선 누구를 위해 이 법을 설명해야 할까? 내 법을 알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라륵가람(羅勒迦藍 : 阿羅邏迦羅摩)은 모든 감각기관[根]이 이미 익숙해졌으니 마땅히 먼저 제도해야 할 만한 사람이다. 또 그는 나에게 법이 있는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였을 때에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세존께 아뢰었다. "라륵가람은 죽은 지 이미 이레나 지났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 이 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그러면 나는 지금 제일 먼저 누구에게 설법해주어서 해탈을 얻게 해야 하나? 울두람불(鬱頭藍弗)을 우선 제도해야겠다. 지금 그에게 설법을 해주자. 그가 내 법을 듣고 나면 아마도 제일 먼저 해탈하게 될 것이다.'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때에 다시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말하였다. "그는 어제 밤중에 죽었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울두람불이 죽다니,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이 법을 듣고 해탈할 수 있을 것인가?'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곰곰이 생각하셨다. '나는 저 다섯 비구의 힘을 많이 입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그들은 내 뒤를 늘 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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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지금 저 다섯 비구들이 살아 있을까?' 세존께서는 곧 천안(天眼)으로 그 다섯 비구가 있는 곳을 관찰해 보셨다. 그들은 바라내(波羅▩) 시에 있는 선인(仙人)이 살았던 녹원(鹿苑)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이제 저곳으로 가서 저 다섯 비구들에게 제일 먼저 설법해주어야겠다. 저들이 내 법을 듣고 나면 틀림없이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레 동안 도수(道樹 : 菩提樹)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나는 지금까지 이 자리에 앉아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겪다가 기어이 지혜(智慧)의 도끼를 잡아 나고 죽는 뿌리를 아주 잘랐다. 하늘의 왕은 여기에 이르러 모든 마(魔)와 원수의 권속들을 다시 방편으로써 항복 받고는 해탈의 갓을 쓰게 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서 금강(金剛) 평상에 앉아 일체를 아는 지혜를 얻었고 마침내 걸림 없는 지혜에 이르렀다.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 앉아서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보고는 이미 죽음의 근본을 끊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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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과 병도 영원히 남지 않았네.
그 때 세존께서 이 게송 읊기를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바라내국을 향해 떠나시려고 하셨다. 이 때 우비가(優毗伽)[팔리어로는 Upaka라고 한다. 또는 우파가(優波迦)로 쓰기도 한다.]라는 범지(梵志)가 멀리서 세존의 광명(光明)이 빛나 해와 달의 광명을 가리는 것을 보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瞿曇) 스승이시여, 지금까지 살아 계셨습니까? 누구를 의지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셨습니까? 항상 어떤 법을 연설하시어 가르치시기를 좋아하십니까? 또 어디에서 오셨다가 어디로 가시려고 하십니까?" 그 때 세존께서 저 범지(梵志)들에게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아라한(阿羅漢)이 되어 세간(世間)에서 뛰어나 견줄 이 없다. 천상(天上)과 또 이 인간(人間) 세상에서 나는 가장 높은 이가 되었노라. 또 내게는 스승도 없고 나와 더불어 동등한 이도 없노라. 홀로 높아서 견줄 이 없고 싸늘해져서 따뜻한 기운이 없다. 나는 지금 법륜(法輪)을 굴리기 위해 저 가시나(加尸那)로 가려 하나니 거기에서 이제 이 감로(甘露)약으로써 눈멀고 어두운 이 깨우치련다. 저 바라내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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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加尸) 국왕이 다스리는 나라이다. 그곳에 다섯 비구가 살고 있으니 그곳에서 미묘(微妙)한 법을 말하려 한다. 그들로 하여금 도를 빨리 이루게 하고 누진통(漏盡通)을 얻게 하여 나쁜 법의 근원을 없애게 하려고 하노니 그런 까닭에 나는 가장 훌륭하니라.
그 때 저 범지는 찬탄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합장하고는 손가락을 튀기며 빙그레 웃으면서 발길을 돌려 떠나갔다. 그 때 세존께서 바라내국으로 가셨다. 이 때 다섯 비구들이 멀리서 세존이 오시는 것을 보고 서로 의논하였다. "저 사문 구담이 멀리서 오고 있다. 생각[情性]이 어지럽고 마음은 순수하지 못하다. 우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또 일어나서 맞이하지도 말고 또 앉으라고 청하지도 말자." 그 때 다섯 비구들은 이런 게송 말하였다.
저 사람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또 친근하게 대하지도 말자 잘 왔다고 인사도 하지 말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지도 말자. 그 때 다섯 비구들은 이 게송을 마치고 나서 모두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점점 그들 가까이에 가셨다. 그 때 다섯 비구들은 저도 모르게 일어나 맞이하면서 혹은 자리를 펴기도 하고, 혹은 물을 가지고 오기도 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자리에 앉아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은 끝내 제 본성[本限]을 온전히 가지지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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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다섯 비구들은 세존을 '그대[卿]'라고 불렀다. 그 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무상지진(無上至眞) · 등정각(等正覺)을 경(卿)이라고 부르지 말라. 왜냐 하면 나는 이미 무상지진 · 등정각이 되어 훌륭한 감로(甘露)를 얻었노라. 각자 스스로 생각을 오로지 하고 내 법을 들어라." 그 때 다섯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대는 본래 고행(苦行)할 때에도 오히려 상인(上人)의 법을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지금 그 어지러운 마음으로 어떻게 도를 얻었다고 말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섯 사람들아, 너희들은 일찍이 내가 거짓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더냐?" 다섯 비구들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여래 · 등정각은 이미 감로(甘露)를 얻었다. 너희들은 다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여 내 설법을 들어라." 이 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이 다섯 사람을 충분히 항복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 가지 진리[四諦]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에 대한 진리[苦諦] ·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苦習諦]·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苦盡諦] ·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苦出要諦]가 그것이니라.
저 어떤 것을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태어나는 괴로움[生苦] · 늙는 괴로움[老苦] · 병드는 괴로움[病苦] · 죽는 괴로움[死苦]과 근심 · 슬픔 · 번민의 괴로움[憂悲惱苦] · 시름하고 근심하는 고통[愁憂苦痛]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원수나 미운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怨憎會苦] ·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恩愛別苦]이며, 구하는 것을 얻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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