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730-34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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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정반왕은 석씨 종족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진 이들아, 마치 해가 돋으려 할 때는 먼저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내나니 이른바 샛별이 뜨면 오래지 않아 해가 돋을 것을 알 수 있듯이, 가로타이(迦盧陀夷)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여래의 일체종지(一切種智)에 대하여 먼저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낸 것이어서 비구께서 말한 여래의 공덕이 곧 일체지(一切智)의 모양이니라. 어진 이들아, 속히 좋은 수레들을 마련하라. 나는 여래께로 나아가야겠다.”
그 때 석씨 종족의 신하가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적절한 때이옵니다. 필요한 도구들은 이제 이미 다 갖추었나이다.”
그 때 대왕이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가비라성에서 니구타 숲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있는 길을 잘 수리하고 나서 곱고 부드러운 모래를 깔고 갖가지 꽃을 뿌리고 갖가지 비단 번기를 단 뒤에 음악을 울리며 여러 가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도록 하라.”
그 때 대왕은 좋은 수레를 타고 가비라성을 나와 니구타 동산으로 향하였다. 그 수레 뒤는 8만 마리의 흰 코끼리에다 갖가지 보배로써 사이사이에 장엄하였고 그 코끼리 위에는 각각 7보(寶)의 전당(殿堂)을 세워 놓았으므로 매우 기특하고 미묘하였다. 그리고 그 코끼리 뒤에는 각각 잘 장식한 8만 마리의 말이 따랐고 그 말 위에는 저마다 금빛 나는 깃발이 있었으며 그 말과 깃발은 각각 7보로써 장엄하였으므로 미묘하기 제일이었다.
이 때 성 안에서는 한량없는 사람들이 탈 것과 의복이며 장신구들을 잘 꾸미고서 청색 말에는 청색 수레와 청색 일산으로 장식하고 청색 칼을 쥐었으며, 의복도 모두 청색이고 안장과 언치와 고들개와 고삐도 모두가 청색이었으며, 각각 청색의 깃발을 들고 하나하나의 수레마다 뒤에는 푸른 옷을 입은 100사람이 둘러싸 따르고 있었다.
또 여러 석씨 종족들은 저마다 장식하고 갖가지 좋은 수레에다 청색·황색·백색·적색과 잡색(雜色) 등으로 장엄하였고 잡색의 수레와 말에는 잡색으로 장엄하였으며 낱낱의 수레와 말에는 모두 100사람씩 있으면서 잡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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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장엄한 것도 이와 같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왕이 오시는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재미있게 노는 무리들을 보고 싶으면 마땅히 저 석씨 종족이 가비라성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을 구경할지니라. 왜냐 하면 석씨 종족이 유희하고 다니는 것이 그 하늘들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가비라의 묘한 성 안에서
정반대왕과 그 권속들이
가장 뛰어난 인왕(人王)과 함께 지금 다가오고 있으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나는 말하리라.
코끼리와 말과 수레가 백천도 더 넘는데
갖가지로 장엄되어 매우 아름다우며
가비라로부터 인왕께서
보배 광과 모든 수레 인솔하여 나오신다.
청색 말과 청색 수레는 청색으로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 청색이며
신·모자·칼·불자(拂子)도 모두 청색이요
채찍도 고삐도 방울과 망(網)도 똑같이 청색이며
청색 옷을 입은 이가 청색의 깃발과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청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황색 말과 황색 수레 황색으로 장엄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가 황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똑같이 황색이요
채찍도 고삐도 방울과 망도 모두가 황색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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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옷을 입은 이가 황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황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적색 말과 적색 수레로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 적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적색이요
채찍과 고삐·방울과 망도 모두 적색이며
적색 옷을 입은 이가 적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적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백색 말과 백색 수레로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 백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다 백색이요
채찍과 고삐 방울과 망도 모두 백색이며
백색 옷을 입은 이가 백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백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잡색으로 수레와 말을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가 잡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다 잡색이요
채찍과 고삐와 방울과 망도 모두 잡색이며
잡색 옷을 입은 이가 잡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잡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저 모든 수레 뒤에 장엄된 코끼리는
그 수가 족히 8만 마리나 되며
안장과 언치는 금으로 장식하고
코끼리 등에는 모두 7보로 된 전당(殿堂)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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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로 장식한 묘한 용마(龍馬)들도
그 수 또한 8만 마리나 되며
7보로 장엄되어 매우 화려하구나.
여러 묘한 복식(服飾)으로 수레 뒤를 따르는 이들
아름다운 많은 꽃을 길에 뿌리고
다섯 가지 향 사르고 있구나.
병에 담은 향들과 비단 깃발 달고
장사(壯士)와 광대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며
갖가지로 장엄하여 그 길을 가득 메워
모든 음악 울리면서 왕의 뒤를 따르네.
그 때 정반왕과 따라온 이들이 니구수 동산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들어오는데 대중들이 인도하고 따르면서 앞뒤를 에워싸고 걸어왔다.
그 때 세존께서는 부왕(父王)의 마음에 원한이 아주 깊은 것을 아시고 왕을 제도하기 위하여 사람들보다 조금 높은 허공으로 올라가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셨다.
여래께서 돌아다니실 때에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은 여래의 오른편에서 모셨고 석제환인은 왼편에서 모셨으며, 수야마천왕과 도솔타천왕과 화락천왕과 타화자재천왕은 각각 갖가지 하늘의 일산을 가지고 여래께 공양하였다.
그 때 비사문왕과 제두뢰타천왕은 부처님의 동쪽 편에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공경하는 모습으로 있었고, 비루륵차왕과 비루박차왕은 부처님의 서쪽 편에서 역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공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 때 사천왕천과 삼십삼천과 야마천(夜摩天)과 도솔타천(兜率陀天)과 화락천(化樂天)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모든 천자(天子)들이 허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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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하늘의 우발라(優鉢羅)꽃과 전단(栴檀)향 가루와 만다라(曼陀羅)꽃을 뿌리고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었으며, 또 허공에서 모든 향수를 뿌렸으므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었던 일이었으며, 우발라꽃과 전단향 가루를 여래께 공양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신통을 나타내 보이시면서 신통의 힘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하늘의 차별된 모양을 보게 하셨다.
그 때 정반왕은 모든 천자들이 여래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보기 드문 일이라는 마음을 내었으며 다시 7보로 잘 꾸며진 중각(重閣)이 허공 안에 가득히 찬 것을 보고 말하였다.
'여래는 옛날 동자였을 적에도 사천하를 거느린 전륜성왕을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었느니라. 왜냐 하면 지금 삼천대천세계에서 큰 법왕(法王)이 되어 천상과 인간들을 통솔하여 거느리며 부귀가 자재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세존께서는 곧 법왕이 되셨구나. 나는 지금 여기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세존은 하늘 사람들이 시위하고 있으니 말이다'라고 하였다.
그 때 정반왕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댄 채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세존께서 처음 태어날 때에 사람의 부축이 없이 일곱 걸음을 걷고 시방을 관찰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는 세간에서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다. 장차 늙고 병들고 죽는 가운데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고 하였으므로, 나는 그 때에 머리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습니다. 또 뒷날 시골에 가서 염부(閻浮)나무 아래 시원하게 앉아 있을 때에 해가 서쪽으로 옮아갔는데도 그림자는 처음과 같이 이동하지 않았고 또 여섯 하늘의 동자들이 합장하고 예배하며 여래 앞에 있었으므로 나는 그 때에 큰 모니(牟尼)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였습니다. 나는 지금이 세 번째인데 역시 머리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정반왕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양족존이신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실 때에
남의 도움 없이 일곱 걸음 걷고는...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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