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665-33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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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선남자여, 허망한 생각을 내지 마십시오. 만일 어떤 이가 생김이 없는 법에서 말하기를 '나는 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나는 보리의 행을 행한다'고 하면 매우 삿된 소견인 것입니다.
선남자여, 나는 도무지 마음이 있어서 내거나 보리에 향하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마음과 보리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내는 것도 없습니다.”
사자용맹이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도무지 마음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무슨 이치입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도무지 보지 못한다는 것은 평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평등이라 합니까?”
“선남자여, 이와 같은 평등은 갖가지의 성품 모두가 소유한 것이 없으며 저 여러 가지 모든 법은 한 맛[一味]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입니다. 한 맛이라 말하면 이른바 여의는 까닭에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며 아주 없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으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나도 없고 느낌도 없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이니, 이와 같이 말하는 법은 나를 생각하여 말하지도 않고 또한 분별도 없습니다.
선남자여, 이 평등한 법 가운데서 분명히 알고 수행하면 이것을 평등이라 합니다.
또 선남자여, 만일 보살이 이 평등에 들어가면 도무지 갖가지 경계가 있어서 하나다 여럿이다 함을 보지 못하므로 평등한 가운데서도 평등함을 보지 못하고 서로 틀린 것 가운데서도 서로 틀림을 보지 못하나니, 그 본래의 성품이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사자용맹뢰음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문수사리는 스스로 언제 발심했는가를 말하려 하지 않나이다. 이 모든 대중은 모두 듣고 싶어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문수사리는 바로 지혜[忍]가 매우 깊은 이라 매우 깊은 지혜 속에서는 보리와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없느니라. 얻을 수 없는지라 그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러나 선남자야, 내가 이제 문수사리가 발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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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하였는가를 말하여 주리라.
선남자야, 지나간 세상의 아주 옛날 70만 아승기의 항하강의 모래만큼 많은 겁 전에 뇌음(雷音) 여래·응공·정등각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동방(東方)으로 여기서 72나유타의 부처님세계를 지나 무생(無生)이라는 세계에서 그 뇌음 여래는 설법하고 계셨으며 모든 성문들은 84억 나유타가 있었고 모든 보살 대중은 그보다 두 배나 더 많았느니라.
선남자야, 그 때에 보부(菩覆)라는 왕이 있었는데 7보(寶)가 구족하고 4천하(天下)의 왕으로서 바른 법으로 교화하는 법륜왕(法輪王)이었느니라. 그 왕은 8만 4천 년 동안 의복과 음식과 궁전과 대관(臺觀)과 어린 종이며 심부름꾼 등 하나하나의 뛰어난 것으로써 뇌음 여래와 모든 보살과 성문 대중들을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그 왕과 친족·중궁(中宮)·처녀·왕자·대신 등은 오직 공양에 힘쓰느라 다른 일들을 하지 못하였느니라.
비록 여러 해 동안이 지나더라도 조금도 고달파하거나 게으름이 없었으며 이 기간을 지난 뒤에는 그 왕은 혼자 조용한 곳에 있으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이미 넓고 큰 선근을 쌓았으면서도 아직 회향할 곳을 결정하지 못하였다. 제석천왕이 되기를 구할까, 대범천왕이나 전륜왕이 되기를 구할까, 아니면 성문이나 벽지불이 되기를 구할까?'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공중에서 여러 하늘들이 그에게 말하였느니라.
'대왕이시여, 그러한 좁고도 비열한 마음을 일으키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왕이 쌓은 복덕은 심히 많아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하십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이 때에 보부왕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이것에서 기필코 물러나지 않으리라. 왜냐 하면, 하늘이 나의 마음을 알고 와서 나에게 말하여 주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 때 그 왕은 모든 대중의 80억 나유타의 백천 중생들과 함께 뇌음 부처님께로 나아가서 머리 조아려 두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일곱 바퀴 돌고 몸을 굽히고 공경하면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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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가장 훌륭한 이에게 묻사오니
원컨대 저를 위해 말씀하셔야 하옵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으뜸가는
인간 세계의 높은 이가 될 수 있나이까?
세간의 의지(依止)가 되신 이께
저는 이미 널리 공양하였사오나
아직도 마음이 결정되지 못하여
회향할 곳을 모르고 있나이다.
이미 광대한 복을 닦았으므로
장차 어디에 회향해야 하오리까?
대범천왕 자리를 구해야 하나이까,
제석이나 전륜왕을 구해야 하나이까,
성문이 되기를 구해야 하나이까,
벽지불이 되기를 구해야 하나이까?
저는 먼저 이런 생각 내었을 때에
공중에서 하늘이 저에게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당신은 좁고도 비열한 데에
회향할 마음 내지 마시오.
모든 중생을 위하여
넓고 큰 서원을 일으켜야 하며
세간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보리 마음 일으켜야 한다'고 하였나이다.
저는 지금 세존이신
법에 자재한 이께 청하옵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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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컨대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는 방편을 말씀하여 주소서.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뒤에는
마땅히 모니(牟尼)처럼 되겠사오니
원컨대 양족존(兩足尊)이시여,
저를 위해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뇌음 여래가 보부왕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느니라.
대왕이여, 당신은 자세히 들으시오.
내가 차례대로 설명하여 주리다.
모든 인연(因緣)으로 되는 법은
근기와 의욕을 따라 행할 바이니
그의 소원함이 있는 그대로
그와 같은 과보를 얻게 됩니다.
나도 또한 옛날에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나서
모든 중생을 위한 까닭에
이익 짓게 되기를 원했습니다.
내가 지은 서원 그대로
옛날 일으켰던 마음 그대로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어서
뜻과 원이 속히 원만해졌습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견고하게
모든 행을 닦아 익혀야 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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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장차 넓고 크고 위없는
부처님의 보리를 얻어야 합니다.
그 때 보부왕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뻐서 일찍이 없었던 일을 얻고 대중의 모임 앞에서 큰 사자처럼 외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이제 모든 대중 앞에서
큰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낱낱의 중생들을 위하여
맹세코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한량없이 나고 죽음을 받으며
큰 이익을 짓겠나이다.
보살의 행을 두루 닦으면서
중생들의 고통을 구제하겠사오며
지금부터 만일 서원을 어기고
탐욕의 마음을 일으키거나
인색함과 질투와 원한을 일으키면
시방의 부처님을 속인 것이오리다.
또 저는 오늘로부터
보리를 이루기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모든 불법을 배우고
범행(梵行)을 수행하겠사오며
깨끗한 계율을 지키며
모든 허물 멀리 여의오리다.
또 저는 보리에 대하여...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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