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555-31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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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고 누르고 붉고 흰 것은 저마다 의지한 것에 따라서 그 빛으로 되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부모의 부정(不淨)으로써 이 몸이 생기게 하는 것이요, 모든 연(緣) 가운데서는 구한다 해도 모두 얻을 수 없고 또한 연을 여의지 않고 화합하는 힘 때문에 곧 태 안으로 들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몸이 생길 때에는 그 부모의 네 가지 요소[四大種]의 성질과 함께 하며 차별이 없나니, 이른바 땅[地]은 단단한 성질이 되고 물[水]은 축축한 성질이 되며 불[火]은 더운 성질이 되고 바람[風]은 움직이는 성질이 되는 것이니라.
가라라의 몸에 만일 땅의 요소[界]만 있고 물의 요소가 없다면 마치 어떤 사람이 마른 미숫가루나 재를 쥐는 것과 같아서 끝내 어우러지지 않을 것이요, 만일 물의 요소만 있고 땅의 요소가 없다면 마치 기름이나 물의 성질이 물기만 있으므로 단단하거나 속이 차지 않아서 바로 흘러내리고 흩어져버리는 것과 같을 것이며, 만일 땅과 물의 요소만 있고 불의 요소가 없다면 마치 여름철에 응달에 놓아둔 고깃덩이가 햇빛을 쬐지 않으면 곧 썩어서 문드러지는 것과 같을 것이요, 만일 땅·물·불의 요소만 있고 바람의 요소가 없다면 더 자라지 못하는 것이 마치 어떤 사람과 그 제자들이 엿을 잘 둥글려 만들면서 만든 것마다 그 속이 모두 텅 비게 하려는데 만일 바람의 힘이 없으면 끝내 성취하지 못하는 것과 같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네 가지의 요소는 서로서로 의지하고 부지하면서 이룩하게 되는 것이니, 그러므로 가라라 몸이 부모 되는 이의 네 가지 요소인 업의 바람[業風]을 인(因)하여 생기게 되는 것도 그와 같아서 많은 연(緣) 가운데서는 모두 얻을 수 없고 화합하는 힘 때문에 곧 몸을 받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또 아난아, 비유하면 마치 깨끗한 새 종자를 잘 간수해 두었으므로 벌레가 먹지 않고 썩거나 탔거나 구멍이 뚫리지 않아서 어떤 사람이 물기가 있고 기름진 좋은 밭을 골라서 이 종자를 뿌렸다 하자, 그 종자가 하루 동안에 싹과 줄기와 가지와 잎이 나서 무성해지고 그늘이 지며 꽃과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게 되는 것이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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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가라라의 몸도 그와 같아서 모두가 인(因)과 연(緣)을 따라 차례로 자라는 것이요 한꺼번에 모든 감관[根]이 완전하게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부모로부터 이 몸이 있게 된다 하더라도 모든 연(緣) 가운데서 구하면 모두 얻을 수 없고 화합하게 되는 힘 때문에 곧 태어나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또 아난아, 비유하면 마치 눈이 밝은 사람이 일광주(日光珠)를 햇빛에 가져다 놓고 마른 쇠똥을 그 구슬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달아 놓으면 불이 곧 일어나게 되지만, 쇠똥이나 일광주는 스스로 저마다 불을 낼 수는 없는데 역시 서로가 여의지 않아서 인과 연의 힘 때문에 불이 나오게 되는 것과 같나니, 부모에게서 나게 되는 몸도 이와 같으니라.
가라라의 몸을 물질[色]이라 하고 느낌[愛]·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을 이름[名]이라 하는데 이름과 물질의 5음(陰)이 찰나 동안에 몸을 받은 것도 벌써 모든 고통을 겪는 것이므로 나는 찬탄하지 않거늘 하물며 오랜 세월 동안 모든 존재[有]에 바퀴 돌듯함이겠느냐. 비유하면 마치 적은 똥도 오히려 더러운 악취가 나거늘 하물며 많은 똥이겠느냐. 이와 같아서 5음인 가라라의 몸을 그 누가 사랑하고 좋아하겠느냐.
또 아난아, 이와 같은 몸이 어머니의 태 안에 있어서 서른여덟 번의 7일을 지내야 비로소 출생하게 되느니라.
첫 번째의 7일 동안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가라라(歌羅邏)라 하는 몸의 모양이 처음 나타나는데 마치 타락[酪]이 생긴 것과 같으며, 이 7 일 동안에 속의 열[內熱]에 끓고 삶아지며 네 가지 요소[四大]가 점점 이루어지느니라.
두 번째의 7일 동안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는 감응(感應)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業風]이 있어서 이름을 변만(遍滿)이라 하는데 그 바람이 어머니의 왼쪽 겨드랑이와 오른쪽 겨드랑이에 미세하게 불어서 가라라의 몸 모양이 점차로 나타나게 하며, 그 형상이 마치 진한 타락과 같기도 하고 혹은 엉긴 소(酥)와 같기도 하여 속의 열에 끓고 삶아지며 안부타(安浮陀) 몸으로 바뀌는 것이니, 이와 같이 하여 네 가지 요소가 점점 이루어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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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 또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어서 그 이름을 장구(藏口)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점차로 엉기게 되어 그 안부타가 폐수(閉手)로 바뀌면서 그 형상이 마치 약 찧는 공이와 같아 아주 짧고도 작은 것이 그 태 안에서 안의 열에 끓고 삶아지는 것이니, 이렇게 하여 네 가지 요소가 점차로 자라게 되느니라.
네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또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어서 그 이름을 섭취(攝取)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폐수가 가나(伽那)로 바뀌면서 그 형상이 마치 따뜻하게 달군 돌과 같아지며, 속의 열에 끓고 삶아지면서 네 가지 요소가 점차로 커지느니라.
다섯 번째의 7일 동안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섭지(攝持)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가나가 반라사거(般羅奢佉)로 바뀌면서 모든 부스럼[皰]이 열리어 두 개의 넓적다리와 두 개의 어깨와 그 몸의 머리가 출현하는 것이 마치 봄철의 따뜻한 날씨에 때맞추어 비가 내리면 나무의 가지와 줄기가 출현하는 것과 같나니, 업의 바람의 힘으로 인하여 모든 부스럼이 나타나는 때도 그와 같으니라.
여섯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반(飯)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네 개의 모양이 출현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개의 모양인가 하면 두 개의 무릎과 두 개의 팔꿈치이니, 이것을 네 개의 모양이라 하느니라.
일곱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선전(旋轉)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네 개의 모양이 출현하느니라. 무늬 없는 손바닥과 발바닥의 모양이 그것이니, 그 모양은 부드러워서 마치 무더기의 거품과 같으니라.
여덟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번전(翻轉)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스무 개의 모양이 나타나는 것이니, 손가락과 발가락의 모양이 생기게 되느니라. 마치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나무의 가지와 줄기가 점차로 자라게 되는 것처럼 업의 바람의 힘 때문에 모든 모양이 나타나게 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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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같으니라.
아홉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분산(分散)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아홉 가지 모양이 나타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아홉 가지 모양이냐 하면 눈과 귀와 코와 입과 대소변을 누는 곳이니, 이것을 아홉 가지 모양이라 하느니라.
열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견경(堅硬)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곧 굳어지고 속이 차게 되느니라. 다시 어떤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보문(普門)이라 하는데 저 태 속에 있는 몸에 불어서 모두 부풀어 뚱뚱하게 하여 마치 부낭(浮囊)과 같게 하느니라.
열한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금강(金剛)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태 안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그 몸의 구멍들을 모두 완전하게 뚫리게 하느니라. 그리고 이 바람의 힘으로써 아이를 밴 이로 하여금 혹은 슬프게 하기도 하고 기쁘게 하기도 하며, 가고 서고 앉고 눕게 하면서 그 성질의 항상한 것이 고쳐져서 손과 발을 운동하여 태 속의 몸과 구멍들이 점차로 자라게 하는 것이며, 그 입안에서는 검은 피가 나오게 하고 다시 콧속에서는 더러운 물을 쏟게 하는 등 이 바람이 모든 감관을 빙빙 돈 뒤에는 곧 그쳐 없어지느니라.
열두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곡구(曲口)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좌우의 겨드랑 사이에서 대장(大腸)·소장(小腸)이 생기는 것이 마치 연뿌리 속에 있는 섬유(纖維)와 같은 실로 팽팽하게 잡아매어 땅에다 놓아두고 열여덟 번을 빙빙 둘러서 몸에 의지하여 머무르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다시 또 하나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천발(穿髮)이라 하는데 이 바람으로 말미암아 320의 뼈마디와 101의 구멍이 몸 속에서 생기게 되느니라.
열세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다시 감응하여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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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기갈(飢渴)이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태 안의 몸이 허기를 느끼게 하여 배고프고 목마르다는 생각을 내게 하므로 그 어머니가 먹는 음식의 모든 영양을 몸의 구멍과 배꼽을 통하여 보급시켜 주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 아이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에
이미 열세 번째 7일을 지나면
몸은 허기를 깨닫게 되어
배고픔과 목마름의 생각을 내느니라.
어머니가 먹는 모든 음식으로
태 안에서 양분을 보급해 주나니
이로 말미암아 몸과 목숨이 보존되어
점점 더 자라게 되느니라.
“열네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으니, 그 이름을 선구(線口)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900개의 힘줄이 생기게 되어 몸의 앞뒤와 좌우로 서로 엇갈리며 이어지게 되느니라.
열다섯 번째의 7일 동안에 어머니의 태 안에 있을 때는 다시 감응하여 생기는 업의 바람이 있어서 그 이름을 연화(蓮花)라 하는데 이 바람의 힘으로 말미암아 20개의 맥(脈)이 생기면서 음식의 양분이 이 맥을 통하여 흘러 들어가 그의 몸을 유익하게 하느니라. 어느 것이 20개냐 하면, 몸의 앞과 뒤와 왼편과 오른편에 각각 다섯 개의 맥이 있고 이 하나의 맥마다 모두 마흔 개씩의 지맥(枝脈)과 소맥(小脈)이 있으며 이러한 맥에도 또 각각 100개의 지맥이 있게 되느니라. 몸 앞의 2만 개의 맥을 상거(商佉)라 하고[여기의 말로는 싼다(贏)라고 한다] 몸 뒤의 2만 개의 맥을 역(力)이라 하며, 몸 왼편의 2만 개의 맥을 안정(安定)이라 하고 몸 오른편의 2만 개의 맥을 구세(具勢)...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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