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045-20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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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지 못함이 또한 그러하지만 만일 부처님[聖主]의 소리를 들으면 반드시 적멸(寂滅)을 증득하리라.사람[二足]이거나 짐승[四足]이거나 발이 많거나 발이 없거나 간에 다 같이 부처님의 음성과 같이하여 좋고 나쁜 법을 깨달으리라. 삼천대천세계 안에 하품·중품·상품의 음성이 있어 그 음성의 종류에 따라 교화되고 해탈을 얻으리니 분별 없는 소리를 자아내어 얽매임도 없고 섭수됨도 없이 선정에 들어 진리를 열어 듣는 이에게 번뇌를 끊도록 하리라. 가없는 중생들이 불·법·승의 음성과 보시·지계·다문·인욕의 법까지 들으니 여래의 음성이 이러하도다. 그 음성이 한량 있음이 아니요, 다만 음성의 지혜가 가없나니 부처님의 소리를 믿고 의심함 없으면 오직 슬기로운 보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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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다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어떻게 보살마하살이 여래의 부사의한 큰 지혜를 믿어 지니고 잘 받들어서 깨끗한 마음으로 의심함 없이 한층 더 펄쩍펄쩍 뛰며 매우 기뻐하여 드물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내게 되는가? 사리자야, 여래의 걸림 없는 지견은 불가사의하여 일체 법 가운데 의지하여 일어나나니,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곧 능히 믿어 지니고 잘 받들며 나아가 드물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내게 되느니라. 사리자야, 여래는 믿음을 내게 하기 위하여 여래의 지혜바라밀다에 의지하여 널리 비유를 말하나니, 모든 슬기로운 이는 곧 깨달음을 얻으리라.
사리자야, 가령 어떤 사람이 긍가사(殑伽沙:항하사)와 같이 많은 세계 속에 있는 풀과 나무의 등걸·줄기·가지·잎을 적어도 그 분량이 네 손가락에 가지런하도록 쌓아서 큰 무더기를 만들어 불을 살라 숯검정을 만들어서 타방 긍가사와 같이 많은 세계의 바닷속에 던져두고 백천 년 동안 갈아서 먹물을 만든다고 하자. 사리자야, 여래는 걸림 없는 지견을 성취하였나니, 이 지혜로써 큰 바닷속에 먹물 한 방울을 취하고 지혜의 힘으로써 이것을 분석하여 '이것은 아무 세계의 어떤 나무의 아무 뿌리·아무 등걸·아무 가지·아무 꽃·열매 잎 등이다'라고 깨달아 아나니 그 종류와 만들어진 것을 모두 다 환히 아느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여래는 법계를 잘 통달한 까닭에 이렇게 이 먹[墨]이 아무 세계·아무 나무로부터 왔다고 환히 아느니라. 이렇게 차례로 자세히 다 말하느니라.
사리자야, 이것을 여래·응공·정변지라 하나니, 이러한 큰 신통력을 갖추었으며 이러한 큰 위덕의 힘을 갖추었으며 이러한 크고 높은 힘을 갖추었느니라. 그러므로 사리자야,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있다면 여래의 큰 지혜를 청정하게 믿어 지녀야 하느니라. 또 부처님께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저 선남자·선여인이 지닌 선근은 그 가[邊]를 알 수 없으며 속히 괴로움의 끝[苦際]을 다할 것이니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여래는 법계를 잘 통달한 까닭이니 통달하였으므로 만일 중생이 여래에게 조금이라도 착한 마음을 일으킨다면 괴로움의 끝을 다하여 마침내 무너지지 않느니라. 사리자야,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다시 비유를 말하리라. 슬기로운 이는 이 비유로 인하여 그 뜻을 훤히 알게 되리라. 사리자야, 만일 어떤 사람이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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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을 산다고 하자. 이 사람이 한 털[毛] 끝을 나누어 150등분을 만들고 그 털의 한 부분으로 하여 물 한 방울을 찍어서 나에게 와서 말하기를 '감히 이 털에 젖은 물을 부처님께 드리오니 이 뒤에 만일 제가 그 물을 필요로 할 때엔 저에게 돌려주십시오'라고 했다. 그 때 여래는 그 물방울을 긍가강 속에 두었는데 그 강물이 흘러내려 굽이쳐 돌면서 한데 어울려 큰 바다에 들어갔다. 그 사람이 백 년이 지난 후에 나에게 와서 말하기를 '지난번에 드린, 털에 찍었던 물을 이제 저에게 돌려주십시오'라고 한다면 사리자야, 여래는 부사의한 지혜를 성취하였으므로 이 지혜로 말미암아 여래·응공·정등각은 그 물방울이 큰 바다에 있는 것을 알고 곧 한 부분의 털끝으로 바다 안에 들어가서 본래의 물방울을 찍어서 그 사람에게 돌려줄 것이다.
사리자야, 이 비유는 무엇을 뜻함인가? 말하자면 중생이 일찍이 한 방울만큼이나 적은 착함의 물을 여래의 복밭 속에 던져두었을지라도 그것은 오래도록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사리자야,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여래의 부사의한 지혜를 깨끗한 마음으로 믿어 지니고, 사모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여래를 생각하고 온갖 공양을 받들며 또 이름난 꽃으로 꽃 공양을 올리면 이 사람이 지닌 선근은 그 끝을 알 수 없으며 빨리 괴로움의 끝을 다하리라. 왜냐하면 사리자야, 여래는 법계를 잘 통달하였으므로 만일 사람이 여래에게 한 생각이라도 착한 마음을 일으키면 괴로움의 끝을 다하며 끝내 무너지지 않느니라.”
그 때에 장로 사리자는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여래의 부사의한 큰 지혜는 식(識)을 여의고 구르지 않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아니니라.”
사리자는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만일 그렇다면 어떤 것을 지혜라 하며 어떤 것을 식이라 합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사리자야, 네 가지 식의 머묾이 있어서 식이 이에 의지하여 머무르는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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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에 식의 머묾[識住]이라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이른바 물질[色]이 식에 머문다는 것은 식이 물질에 인연하여 식이 물질 가운데 머무르나니, 이로 말미암아 기쁜 마음을 내고 머물러 집착하며 구르므로 더욱더 자라나서 굳어지고 넓어지고 커지느니라. 느낌[受]이 식에 머문다는 것은 식이 느낌에 인연하여 식이 느낌 가운데 머무르나니, 이로 말미암아 기쁜 마음을 내고 머물러 집착하며 구르므로 더욱더 자라나서 굳어지고 넓어지고 커지느니라. 생각[想]이 식에 머문다는 것은 식이 생각함으로 인연하여 식이 생각 가운데 머무르나니, 이로 말미암아 기쁜 마음을 내고 머물러 집착하며 구르므로 더욱더 자라나서 굳어지고 넓어지고 커지느니라. 지어감[行]이 식에 머문다는 것은 식이 지어감에 인연하여 식이 지어감 가운데 머무르나니, 이로 말미암아 기쁜 마음을 내고 머물러 집착하며 구르므로 더욱더 자라나서 굳어지고 넓어지고 커지느니라.
사리자야, 이런 형상들을 식이라 하느니라.
다시 어떤 것을 지혜라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느낌의 모임[五受蘊] 가운데 머무르지 않고 식온을 깨달아 통달한 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식이란 것은 능히 지계(地界)·수계(水界)·화계(火界)·풍계(風界)를 분별하나니 이것을 식이라 하느니라. 지혜라 함은 4대(大)의 경계 가운데 머물지 않고 능히 식의 법계를 통달하여 서로 여의지 아니함을 지혜라 이름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식이란 것은 능히 눈으로 보는 빛깔과 귀로 듣는 소리와 코로 아는 냄새와 혀로 아는 맛과 몸으로 느끼는 감촉과 뜻으로 아는 법을 알아 분별하는 것을 식이라 하느니라.
지혜라 함은 안으로 고요하여 밖으로 반연하지 아니하며 오직 지혜에 의지하고 어떤 한 법에도 의지하거나 온갖 분별을 내지 않나니 이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경계를 좇아 일어나는[生] 것을 식이라 하며 생각[作意]을 좇아 일어나는 것을 식이라 하며 분별을 좇아 일어나는 것을 식이라 하고 취함도 없고 잡음도 없으며 인연하는 것도 없고 알아내는 것도 없으며 분별이 없는 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식이란 것은 함이 있는 법[有爲法]에 머무르나니 왜냐하면 함이 없는 법 가운데는 식이 능히 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니, 만일 능히 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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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법을 깨달아 통달하면 이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또 사리자야, 나고 사라짐[生滅]에 머무르면 식이라 하고 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어서 머무름이 없으면 지혜라 하느니라. 사리자야, 이러한 모습의 식이나 지혜를 여래의 세 번째 부사의한 큰 지혜라 하나니,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부사의한 큰 지혜가 아무것도 걸림이 없이 일체 법 가운데 의지하여 일어남을 듣는다면 믿어 지니고 잘 받들어서 깨끗한 마음으로 의심함 없이 한층 더 펄쩍펄쩍 뛰며 매우 기뻐하여 드물고 특별하다는 생각을 내느니라.”그 때에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량없는 긍가강의 모래알 같은 시방 세계의 풀과 나무를 다 불살라 먹과 숯을 만들어 천만 년 바닷물에 갈아 둘지라도 열 가지 힘의 지혜는 깊고 묘하여 한 방울 가져다 중생에게 보이되 이것은 아무 세계 아무 나무의 재임을 여실히 분별해 안다네. 이렇게 시방 세계에 털 끝 물방울을 여래께 보이면 부처님의 지혜는 허공과 같아서 두루 깨달아 막힘이 없도다. 시방 중생의 마음에 탐욕·성냄·어리석음의 행을 드러내더라도 해탈에는 늘고 줄어듦이 없다는 것을 실답게 다 능히 안다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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