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990-19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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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임시로 세우겠지만, 만일 남이 없다면 늙고 죽음을 임시로 세우지 못하리라. 이와 같이 장자들아, 어떤 것을 늙음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정신이 혼미하고 머리가 희고 털이 빠지며, 가죽이 늘어지고 얼굴이 주름살지며, 수명이 줄어들고 모든 기관이 쇠하고 한도에 이르며, 행동이 나약해지나니 이것을 늙음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죽음이라고 하는가? 말하자면 넋을 잃고 몸이 멸하며 한 세상을 바꾸어 모든 것을 쉬어버리고, 네 가지 요소가 떨어져나가며 5온이 흩어져 무너져서 다 땅에 버려지며, 온갖 업을 다 놓아 버리나니 이것을 죽음이라 하느니라. 혹 늙거나 혹 죽거나 하는 것을 합하여 늙고 죽음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만일 남이 있다면 임시로 늙고 죽음이 있겠지만 만일 남이 없다면 임시로의 늙고 죽음이 없으리라.
어떤 것을 남[生]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이 남의 동등한 인연이 동시에 화합하여 태위(胎位)가 성립되며, 5온의 덩어리가 이룩되어 6처(處)가 갖추어지므로 다른 중생과 같은 업의 과보를 받아 나게 되나니 이것을 남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유(有)가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남이 있게 되겠지만 유가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남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유(有)라 하는가? 이른바 욕으로 있는 것[欲有]·색으로 있는 것[色有]·무색으로 있는 것[無色有]·복(福)과 복 아닌 것·움직이지 않는 업[不動業] 등이니, 이것을 유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취(取)가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유가 있겠지만 취가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유가 없느니라. 어떤 것을 취라 하는가? 이른바 욕취(欲取)·견취(見取)·계금취(戒禁取)·아취(我取)이니, 이것을 취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애착[愛]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취가 있겠지만 만약 애착이 없다면 임시로의 취가 없느니라. 어떤 것을 애착이라 하는가? 이른바 빛깔에 대한 애착·소리에 대한 애착·냄새에 대한 애착·맛에 대한 애착·감촉에 대한 애착·법에 대한 애착이니, 이것을 애착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느낌[受]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애착이 있겠지만 느낌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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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애착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느낌이라 하는가? 이른바 눈의 접촉으로 생겨난 느낌과 귀의 접촉·코의 접촉·혀의 접촉·몸의 접촉·뜻의 접촉으로 생겨난 느낌이니, 이것을 느낌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접촉[觸]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느낌이 있겠지만 접촉이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느낌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접촉이라 하는가? 이른바 눈의 접촉·귀의 접촉·코의 접촉·혀의 접촉·몸의 접촉·뜻의 접촉이니, 이것을 접촉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6처(處)가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접촉이 있겠지만 만일 6처가 없다면 곧 임시로의 접촉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6처라 하는가? 이른바 눈의 당처[眼處]·귀의 당처[耳處]·코의 당처[鼻處]·혀의 당처[舌處]·몸의 당처[身處]·뜻의 당처[意處]이니, 이것을 6처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명색(名色)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6처가 있겠지만 만일 명색이 없다면 곧 임시로의 6처도 없느니라. 어떤 것을 명색이라 하는가? 이른바 감각[受]·지각[想]·사고[思]의 접촉으로 생겨난 정신작용[作意]과 4대(大)의 영역[界]과 4대의 영역에서 지어진 색(色)이니, 이것을 명색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식(識)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명색이 있겠지만 식이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명색도 없느니라.
어떤 것을 식이라 하는가? 이른바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이니, 이것을 식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행(行)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식이 있겠지만 행이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식도 없느니라.
어떤 것을 행이라 하는가? 이른바 빛깔에 대한 생각[色思]·소리에 대한 생각[聲思]·냄새에 대한 생각[香思]·맛에 대한 생각[味思]·감촉에 대한 생각[觸思]·법에 대한 생각[法思]이니, 이것을 행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무명(無明)이 만일 있다면 곧 임시로 행이 있겠지만 무명이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행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무명이라 하는가? 이른바 앞 경계[前際]도 앎이 없고 뒤 경계[後際]도 앎이 없고 앞·뒤 경계[前後際]도 다 앎이 없으며, 안도 앎이 없고 밖도 앎이 없고 안팎도 다 앎이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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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苦]도 앎이 없고 괴로움의 원인[集]도 앎이 없고 괴로움 없는 이치[滅]도 앎이 없고 괴로움을 없애는 길[道]도 앎이 없으며, 인연도 앎이 없고, 인연하여 일어나는 이치도 앎이 없으며 인연으로 나는 법이 검은지 흰지, 인연이 있는지 없는지, 빛과 그림자가 있는지 없는지, 죄가 있는지 없는지, 가히 친근할 것인지 못할 것인지를 앎이 없고, 봄도 없으며, 마주봄도 없고, 통달하여 앎도 없나니, 이런 것을 무명이라 말하느니라.
장자들아, 올바르지 못한 생각[不正作意]이 만일 있다면 곧 무명을 임시로 세움이 있겠지만 만일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 없다면 곧 무명을 임시로 세움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내가 과거에는 어떤 성품·어떤 곳·어떤 부류였던가? 내가 미래에 가서는 어떤 성품·어떤 곳·어떤 부류일까? 다시 내 몸에 있어서 많은 의혹을 일으키나니 어떤 것을 나[我]라고 하는가? '나라는 것은 누구인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헛된 것인가, 실다운 것인가? 그것이 어떤 성질의 것이며 어느 곳에 있으며 어떤 종류의 것인가? 내가 전엔 어느 곳에서 어떤 곳에 머물렀던가?'라고 이러한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일으키므로 여섯 가지 견해 가운데 멋대로 한 가지 견해를 일으키느니라. 혹은 내가 있다는 견해에 집착하고 혹은 내가 없다는 견해에 집착하느니라. 혹은 나[我]에 의지하므로 나라는 견해를 보기도 하고 혹은 나에 의지하지 않고 나라는 견해를 보느니라.
다시 허망하게 이러한 견해를 일으켜 '내가 곧 이 세계이다'라고 하거나 혹은 '응당 연기하더라도 나는 항상하다'라고 하거나, '나는 항상하여 전변(轉變)되지 않으며 길이 머무른다'라고 생각하나니, 이러한 여러 가지 견해를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실답지 못한 분별[不實分別]이 만일 있다면 곧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임시로 세움이 있겠지만 실답지 못한 분별이 만일 없다면 곧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임시로 세움이 없느니라.
어떤 것을 실답지 못한 분별이라 하는가? 이른바 나[我]니, 유정(有情)이니, 명자(命者)니, 장부(丈夫)니, 삭취취(數取趣)니, 나는 자[生者]니, 뜻으로 나는 것[意生]이니, 마납바(摩納婆)니, 짓는 자[作者]니, 받는 자[受者]니 하는 것이니, 이것을 실답지 못하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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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은 망령되이 이러한 나라는 분별이며 유정이라는 분별·명자라는 분별·장부라는 분별·삭취취라는 분별·나는 자라는 분별·뜻으로 나는 것이라는 분별·마납바라는 분별·짓는 자라는 분별·받는 자라는 분별 등을 일으키느니라. 이것을 실답지 못한 분별이라 하느니라. 장자들아, 이러한 실답지 못한 분별이 만일 있다면 곧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임시로 세움이 있겠지만 실답지 못한 분별이 만일 없다면 곧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임시로 세움이 없느니라. 장자들아,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 만일 있다면 곧 무명을 임시로 세우겠지만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 만일 없다면 곧 무명을 임시로 세움이 없느니라. 무명이 만일 있다면 곧 모든 행을 임시로 세움이 있겠지만 무명이 만일 없다면 곧 모든 행을 임시로 세움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나아가 남이 만일 있다면 곧 늙고 죽음을 임시로 세움이 있겠지만 남이 만일 없다면 곧 늙고 죽음을 임시로 세움이 없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다시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너희들은 알아 두라. 온갖 법이 실답지 못한 분별로 일어났나니, 여러 인연[衆緣]에 의지하여 되었을 뿐 따로 억센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인연으로부터 구르느니라. 여러 인연이 만일 있다면 임시로 법이 있겠지만 여러 인연이 만일 없다면 곧 임시로의 법도 없느니라. 장자들아, 온갖 법이 오직 이 임시로 세워졌을 뿐이요, 그 가운데에는 도무지 나는 것·늙는 것·죽는 것·다하는 것과 일어나는 것이 없고 오직 모든 갈래 길이 영원히 끊어진 청정하고 적멸한 것만이 가히 귀의처가 될 뿐이니라. 장자들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비유하면 큰 못에 살고 있는 여러 고기들과 같으리니 그 물 속의 족속들은 어떤 힘에 의지하여 살고 있느냐?”장자가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이 고기들은 물 힘에 의하여 살고 있나이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장자야, 네 생각에는 이 물이 힘이 있다고 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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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이 물은 힘이 없고 내가 능히 한다는 것이 없사오니 무엇을 생각하겠습니까?”“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장자야, 실답지 않은 분별로 일어나는 모든 법도 또한 그러하여 다만 임시로 시설되었을 뿐, 힘도 없고 능히 한다는 것도 없으며 여러 인연으로부터 구를 뿐이니, 여러 인연이 있으면 곧 임시로 법이 있겠지만 여러 인연이 만일 없으면 임시로의 법도 없느니라.
장자야, 온갖 법이 오직 임시로 이루어진 것이요, 그 가운데에는 도무지 나는 것·늙는 것·죽는 것·다하는 것·일어나는 것이 없고 오직 모든 갈래 길이 영원히 끊어진 청정하고 적멸한 것만이 가히 귀의처가 될 뿐이니라. 그러므로 장자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바로 이러한 여러 인연이 안온한 곳이 아니며 보호하여 지니기 어려운 줄을 관찰하고 깊이 공포심을 내어 도망쳐서 멀리 피할지니라. 다시 마땅히 '이것이 어떤 법인가? 어떤 법을 두려워하여 이에 이르렀는가?'라고 관찰하라. 너희들이 이와 같이 바르게 관찰할 적에, 아무 법도 가히 얻을 것이 없으며 두려움도 없고 버릴 것도 없으리라. 왜냐하면 온갖 법이 다 얻을 것이 없으며 온갖 것을 구하여 얻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모든 법이 나가 없나니 번뇌의 때[塵垢]를 여읜 까닭이며, 모든 법이 중생이 없나니 나를 멀리 여읜 까닭이며, 모든 법이 목숨이 없으니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걱정·괴로움·번민의 핍박을 벗어난 까닭이며, 모든 법이 삭취취가 없나니 3세가 끊어진 까닭이며, 모든 법이 문자가 없나니 일체 말과 소리로는 가히 말할 수 없는 까닭이며, 모든 법이 집착함이 없나니 인연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모든 법이 적정하나니 적멸한 모습인 까닭이며, 모든 법이 일체에 두루 하였나니 허공의 성품인 까닭이며, 모든 법의 자성이 공(空)하나니 일정한 소속이 없는 까닭이며, 모든 법이 움직임이 없나니 의지할 것이 없는 까닭이며, 모든 법이 실제(實際)에 의지하여 머무르나니 움직임이 없는 경계에 잘 머물러 서로 응하는 까닭이며, 모든 법은 열어 밝힐 수 없나니 형상의 파도를 여읜 까닭이며, 모든 법은 나타내어 보일 수 없나니 모양도 없고 형상도 없으며 빛과 그림자도 없어 모든 행(行)을 여읜 까닭...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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