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강경대강좌(299)-꿈속의 객관은 나

근와(槿瓦) 2016. 10. 14. 01:46

금강경대강좌(299)-꿈속의 객관은 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마음의 본성을 깨치지 못한 범부중생들은 꿈속에 들어가서 꿈을 꿈인 줄 모르듯이 생시 이것도 낮꿈인 줄 모르고 생시라고만 보는 겁니다. 우리가 꿈을 꿀 때 그것을 생시라고 느낄 뿐 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꿈이기 때문에 꿈을 깨 봐야 그것이 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밤꿈에 들어가서는 그것이 밤꿈이고 생시의 낮꿈이 있는 것을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실제로는 낮꿈에 와서는 밤에 꾼 꿈을 기억할 뿐 밤꿈에 들어가면 낮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완전히 잊어버리게 됩니다. 낮꿈에 가서는 밤꿈에 있었던 일을 말 못할 내용도 있습니다. 가령 사람을 죽였다든지 윤리도덕을 어기면서까지 범행을 저질렀다든지 그야말로 생시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을 밤꿈에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말은 못하지만 기억은 하고 있습니다.


밤꿈 속에서 몇 시간 며칠을 살았지만, 꿈을 깨어 보면 실제로는 일분도 채 경과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일분 전에 살던 낮꿈 소식을 전혀 모르게 되는 것이 밤꿈입니다. 다시 말하면 밤꿈에 가서는 낮꿈 소위 생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해 버립니다.


밤꿈에 생시를 모르고 밤꿈을 꿈인 줄 모르게 되는 원인에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꿈이 현실과 너무나 똑같기 때문에 그걸 꿈임 줄 모르는 동시에 꿈 아닌 현실이 있다는 것을 전혀 망각하게 됩니다. 또 생시가 있었다는 것을 꿈에 들어가 아무리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한다고 하더라도 듣지 않습니다. 우리 엄마가 우리 아버지와 연애해서 결혼하여 나를 낳아서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보내고 내가 유치원 대학까지 나온 학교가 다 이렇게 엄연히 있는데 이 몸뚱이 말고 또 내가 어디 있겠느냐고 항의하게 됩니다. 이것이 왜 꿈이겠느냐. 소위 현실을 완전히 부인한다는 말인데 절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밤꿈 속에는 꿈 그것이 생시입니다. 소위 생시라는 것은 기억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밤꿈에 가서는 낮꿈을 완전히 부인해 버립니다. 그러나 생시에는 밤꿈을 우리가 부인하지 못합니다. 이런 걸 보면 소위 생시라는 이것도 밤꿈을 깨듯 낮꿈을 깰 수 있는 꿈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이것을 좀 에누리해서 밤꿈 낮꿈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밤꿈에 들어가서는 낮꿈을 다 부정했는데 이것은 낮꿈 꿀 때 생각해 보면 참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밤꿈에서는 언제나 낮꿈을 부정해 버리고 밤꿈에 있는 그 몸뚱이만 참이라고 하고 낮에 있는건 다 거짓이라고 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만일 내가 오늘 저녁에 꿈을 꾸어 대우주가 나타나고 또 이 마이크가 내 기억에 잠재해 있다가 꿈에 나타나서 대중이 가득한 이 법당 안에 내가 이 마이크 앞에서 법문을 하게 된다면 이 마이크도 내 마음을 나타낸 것이고 이 육체도 똑같이 내 마음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 이 육체를 만약 <>라고 한다면 이 마이크도 <>라는 말이 됩니다. 내 마음에서 모두 다 나타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몸뚱이를 <>라고 한 것처럼 여기에 있는 이 탁자도 <>고 저 촛불도 <>고 저 석등도 <>고 종도 <>고 이 앞에 정자나무도 <>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왜 그런 것들은 다 <>를 안 닮았느냐. 그것은 이 육체에는 자유가 있고 감각이 있어서 연장에 발을 다치든지 고장이 조금만 나도 아픔을 느낍니다. 그런데 왜 다른 물건들은 다쳐도 아픈 줄 모르느냐. 그것은 다같이 <>로 나타난 것이지만 객관으로 인정하고 <>로부터 떼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찔리거나 부러지거나 불에 타거나 아무 걱정도 안됩니다. 이 몸뚱이는 <>라고 하고 애착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손등에 가시만 들어도 큰 문제이고 우주의 제일 큰 사고입니다. 이 육체의 경우도 몸뚱이가 <>라는 애착을 완전히 떼어 버리면 객관처럼 도끼로 발을 찍어도 정말 아픈 줄 모릅니다. 객관의 물질들이 아무 것도 모르듯이 지금 이 몸뚱이도 꿈이거나 생시거나 마음에서 애착을 떼어 버리면 톱으로 몸뚱이를 썰어 내려 가더라도 아픈 줄 모릅니다. 마음이 오로지 살아 있을 뿐입니다. 이 몸뚱이는 한 객관의 물질이고 <참 나>가 아니다, 그러므로 정말 몸뚱이를 완전히 버려 버린다면 창자가 썩어서 흘러 내려간다 해도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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