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비구경(那先~,밀린다왕문경)

자살의 금지

근와(槿瓦) 2016. 9. 10. 00:45

자살의 금지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나아가세나존자여,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비구들이여, 비구는 자살해서는 안된다. 자살하는 사람은 누구든 법대로 처벌될 것이다.」


한편 그대 비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세존께서 제자들에게 법문을 설하실 때는, 언제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 · 노 · 병 · 사를 여의게 하는 진리를 말씀하시고, 누구든 생 · 노 · 병 · 사를 극복하면 최고의 찬사로 칭찬해 주셨다.」


존자여, 만일 세존께서 정말로 자살을 금지 하셨다면 그대들의 말은 잘못이요, 또 만일 그렇지 않다면 자살을 금지했다는 말은 틀림없이 잘못입니다. 이것도 양도논법의 난문으로서, 이제 그대에게 제출되었습니다. 그대는 이 난문을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대왕이여, 세존께서는 그대가 인용한 자살 금지 규율을 말씀하셨으며, 또 그대가 언급한 대로 생 · 노 · 병 · 사를 여의게 하는 법문을 설하셨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사멸(死滅)을 금지하신 것도, 또 생 · 사의 단멸(斷滅)을 권장하신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나아가세나존자여, 사멸을 금지하기도 하고 사멸을 권장하기도 한 이유란 무엇입니까.」

「대왕이여, 계행(戒行)을 이루고 또 완비한 사람은, 아가다약(해독제)처럼 중생(有情)의 번뇌 독을 소멸시키며, 약초처럼 중생의 번뇌 병을 고쳐주며, 물처럼 중생의 번뇌 때를 씻어주며, 마니주처럼 중생의 모든 소원을 들어 성취시켜 주며, 배처럼 중생을 네가지 폭류(欲 · 有 · 見 · 無明의 四暴流)의 피안으로 건네주며, 대상(隊商)의 주인처럼 중생으로 하여금 윤회 생존하는 황야를 뛰어넘게 하며, 바람처럼 중생의 세 가지 열화(貪 · 瞋 · 癡의 번뇌)를 불어 끄며, 소생의 비를 내리우는 먹구름처럼 중생의 마음을 만족시켜 주며, 스승처럼 중생에게 모든 선(善)을 배양시키며, 훌륭한 길잡이처럼 중생에게 평화로운 길을 가리켜 줍니다.


이같이 계행을 갖춘 사람은 많은 여러 가지 공덕과 한량없는 공덕을 가지고 있으며, 공덕을 거듭 쌓아 올린 자로서, 중생의 이익을 도모해 줍니다. 대왕이여, 세존께서는 중생을 불쌍히 여기신 나머지「비구들이여, 비구는 자살하지 않는다. 자살하는 자는 누구든 법대로 처벌될 것이다.」고 경고하셨습니다. 이것이 세존께서 자살을 금지하신 이유입니다.


대왕이여, 또 말 잘하는 쿠마아라캇사파장로는 파아야아시왕에게 딴 세상(他界)을 이야기할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행을 완비하고 아름다운 인격을 지닌 사문(沙門)과 바라문(비구)들은 아무리 오랜 기간이라도 이 세상에 계속 생존할수록 더욱더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행동하며, 세상을 불쌍히 여기면서 사람과 신(人 · 天)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생활합니다.」


대왕이여, 세존께서는 이래서 또 생사를 버릴 것을 권장하셨습니다. 대왕이여, 생과 노와 병과 사는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으며, 비애와 비탄과 고뇌와 비통과 절망도 그러하며,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괴로우며, 어머니나 아버지나 형제나 자매나 자식이나 아내나 친척의 죽음도 괴로우며, 가정의 파탄과 병마에 시달림과 재산의 손실과 계행의 법칙과 지견의 상실도 괴로우며, 폭군이나 도적이나 적이나 기근(飢饉)이나 불이나 물이나 파도나 악어로부터 생기는 공포도 괴로우며 비난을 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나 남을 비난하면 어쩔까 하는 걱정이나 처벌과 불행한 일을 당하거나 군중 속에 들어가거나 생계나 죽음에서 생기는 공포도 괴로우며, 매 · 채찍 · 몽둥이에 맞거나 손을 잘리거나 발을 잘리거나 손과 발을 잘리거나 귀를 잘리거나 코를 베이거나 귀와 코를 잘리는 형벌도 괴로우며, 또 죽호형(粥壺刑=두개골을 짜개고 끓는 죽을 쏟아 넣는 것) · 패체형(貝剃刑=사금파리로 머리 가죽을 까뭉기는 것) · 라아후구형(철침으로 입을 벌리고 기름을 쏟아 불을 붙이는 것) · 광환형(光環刑=온 몸을 기름칠 한 베로 감고 불을 붙이는 것) · 광명수형(光明手刑=손을 기름칠 한 베로 감고 불을 붙이는 것) · 박피형(剝皮刑=목에서 무릎까지 가죽을 가느다랗게 벗겨 발 주위에 드리우는 것) · 박피의형(剝皮衣刑=가는 베처럼 벗긴 가죽을 하나 하나의 털에 묶어 베일을 씌운 것처럼 하는 것) · 영양형(羚羊刑=무릎과 팔꿈치를 같이 묶어 철판 위에 꾸부려놓고 불을 때는 것) · 육구형(肉鉤刑=살낚시로 낚아 올리는 것) · 카하아파나화형(錢形刑=카하아파나동전의 크기로 몸을 도려내는 것) · 회즙열형(灰汁裂刑=몸을 칼로 째고 흿물을 쏟는 것) · 봉회전형(棒廻轉刑=양 귓구멍을 철봉으로 꿰뚫어 땅 위에 굴리는 것) · 고포단형(藁浦團刑=온 몸의 뼈를 차곡차곡 재워서 밀짚 자리처럼 만드는 것) · 끓인 기름을 쏟는 것 · 개들에게 물리는 것 · 산 채로 꿰찔리는 것 · 칼로 목을 잘리는 것 등의 괴로움이 있습니다. 대왕이여, 윤회하는 존재는 이러한 여러 가지 괴로움을 받습니다.


대왕이여, 이를테면 히말라야산에 내린 비가 돌 · 자갈 · 모래 · 소용돌이 · 물굽이 · 급류 · 나무 뿌리 · 나뭇가지들의 사이를 거쳐 두루 흘러서 간지스강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윤회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한 자는 그러한 여러 가지 괴로움을 받습니다.


대왕이여, 세존께서는 윤회 전생(輪廻轉生)을 벗어난 공덕과 윤회하는 과정의 공포를 밝히고 윤회하지 않는 것을 깨치도록 하기 위하여, 또 생 · 노 · 병 · 사를 넘도록 하기 위하여, 생 ·사를 버릴 것을 권장하셨습니다. 이것이 세존께서 생 · 사를 단멸할 것을 권장하신 이유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존자여. 난문은 잘 해결되었으며, 이유는 잘 설명되었습니다. 그대가 말씀한 그대로라고 나는 믿습니다.」



출전 : 밀린다왕문경[남전부201,二篇(論難),四章]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