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강경대강좌(263)-說義

근와(槿瓦) 2016. 9. 8. 00:32

금강경대강좌(263)-說義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전에 한 수좌(首座)가 조주무자(趙州無字) 화두를 하는데「무! 무!」하고 소리내어 외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화두의 뜻은 이렇습니다. 부처님께서「온갖 것이 다 불성(佛性)이 있다(有情無情 皆有佛性)」고 하셨는데, 조주(趙州)스님이라고 옛날 중국에서 유명한 선지식에게 어떤 학인(學人)이 찾아와서「개에게 불성이 있습니까.」하고 물었을 적에 <무(無)>하고 없다고 하셨으니「도대체 조주스님은 무슨 뜻으로 <무>라고 하셨을까.」하는 화두입니다. 그런데 이 수좌는「무! 무!」하고 소리를 내지 않으면 자꾸 다른 생각이 나기 때문에 어떤 때는 큰소리까지 내어서「무! 무!」합니다. 그러니 마지막에는 옆사람 참선에 방해가 되므로 쫓겨나게 됩니다. 할 수 없이 수좌는 걸망을 지고 이 절 저 절 다니다가 마지막에는 나무 꼭대기에 올라 앉아서 혼자 참선을 하는데 밑은 깊고 험한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즉사(卽死)하게 될 그런 데 올라 앉아서 마음 놓고「무! 무!」하며 참선을 합니다. 그러다가 이 사람이 결국은 견성까지 한 일이 있었습니다. 애를 쓰면 이런 정도로 애를 써야 합니다.


이 사람이 본래는 조그만 보따리장사였는데 만공스님 회상에 와서 법문을 듣고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위대한 것이라면 생명을 걸고 한번 해 봐야겠다고 발심을 해서 깨쳤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무! 무!」하고 소리를 내어 음성으로 부처를 구한것 같지만 그러나 사실은 이 사람은 모양이나 말을 따라 부처를 구한 것은 아닙니다. 아둔해서 처음에 그랬지만 마음의 부처를 찾으려 한 수좌입니다.


이렇게 견성을 해서 마음을 깨쳐 놓으면 三二상을 갖추신 부처님이 온갖 신통을 하시며 종로에 나타나셨다 하더라도 그래서 서울의 온 시민이 다 나와서 마중을 하시더라도 이 정도 된 사람은 외눈 하나 깜짝이지 않습니다. 이 마음 깨친 자리에서 보면 그런 부처님도 다 도깨비인데 거기 무엇하러 갑니까. 이와 같이 근본 문제를 해결해 놓아야 부처님께서 고맙게 여기시지 떡을 갖다 놓고 절을 하고 돈을 바치고 복을 많이 달라고 그래봐야 불보살님은 고맙게 생각하시지 않습니다. 불보살님이 보인다고 기도하다가 도통했다고 하고, 참선하다 일어나서 절하고 하면 이런 사람은 다 헛 공부한 것이고 삿된 공부한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제일 수제자(首弟子)인 가섭존자께서 본래 명문대가(名門大家)의 부자집 아들이고 대학자 큰 인격자로 늦게 출가하신 분인데, 한번은 부처님께서 먼 데 어디 가셔서 설법해 주시고 한 달쯤이고 얼마쯤 계시다가 돌아오시게 되었는데, 그러면 대중들이 환희에 넘쳐서 모두 마중을 나갑니다. 그런데 가섭존자는 부처님 마중도 안 나가고 그대로 앉아 계십니다. 그러니 대중들이 한결같이 지탄을 합니다.「가섭존자라는 이는 법도 모르고 어떻게 된 사람이냐.」하면서 대중들의 여론이 분분하게 됐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너희들이 그런 불평을 하는 것은 다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여래를 환영한다는 것은 도깨비가 도깨비를 환영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섭은 여래를 정말 존경할 줄도 알고 참으로 환영한 것이다.」부처님께서 가섭존자를 이렇게 칭찬해 주셨고, 시방제불이 석가여래의 상수(上首)인 가섭존자 참 거룩하다고 칭찬하십니다. 그런데 사실 또 가섭존자께서는 이런 도리를 아시고 마중도 하시고 존경도 하시고 하니 거룩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도리를 알고 참선도 하고 경도 보고 염불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것이 잘못되어 염불도 안 하고 기도도 필요없고 경도 참선도 할 것 없다고 하면 이것이 탈입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