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515-10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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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과 즐거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물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남이 같이 지은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남이 같이 지은 것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물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닌 인(因)이 없이 지어진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세존께서는 '그것은 무기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출가한 외도들이 물었다. "어떻습니까? 존자 부미여.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인가?' 하고 물어도 무기(無記)라고 대답하고, '괴로움과 즐거움은 남이 지은 것인가?' 하고 물어도 무기라고 대답하며,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와 남이 지은 것인가?' 하고 물어도 무기라고 말하고,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도 아니요 남도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인가'고 물어도 무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제 사문 구담(瞿曇)은 괴로움과 즐거움이 어떻게 생긴다고 말씀하십니까?" 존자 부미가 대답하였다. "모든 출가한 외도들이여, 세존께서는 '괴로움과 즐거움은 인연으로부터 일어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때 많은 출가 외도들은 존자 부미의 말을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꾸짖으면서 떠나갔다.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은 존자 부미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한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그 때 존자 부미는 여러 외도들이 떠난 줄을 알고는 존자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해서는 사리불을 만나 서로 경하하고 위로하였다. 경하하고 위로하기를 마친 뒤에 저 외도들이 물은 일을 존자 사리불에게 모두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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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대답한 것이 세존을 비방한 것이나 아닌지요? 세존의 말씀 그대로 말한 것이며, 법답게 말하지 않거나 법을 그대로 따르고 법을 행한 것이 아니지나 않습니까? 법에 근거해 의논하는 자들이 찾아와 힐난하거나 꾸짖을 빌미는 없겠습니까?"
존자 사리불이 말하였다. "존자 부미여, 당신이 말한 것은 진실로 부처님의 말씀 그대로여서 여래를 비방한 것이 아닙니다. 세존의 말씀 그대로 말하였고, 법답게 말하였으며, 법에 따라 법을 행하는 말이었고, 법에 근거해 의논하는 자들이 찾아와 힐난하거나 꾸짖을 빌미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괴로움과 즐거움은 인연으로부터 일어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존자 부미여, 저 여러 사문 바라문들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인가?' 하고 물은 것도 또한 인(因)으로부터 일어난 것입니다. '인으로부터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그 말은 옳지 않습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자기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또한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것입니다. 만일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다면 그 말은 옳지 않습니다. 존자 부미여, 저 사문 바라문들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다'라고 말한 것 역시 접촉[觸]을 인연하여 생긴 것들입니다. 만일 '접촉으로부터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자기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아닌 인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하는 것도 역시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것입니다. 만일 '접촉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말 한다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 때 존자 아난은 사리불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한 나무 밑에 앉아 있다가 존자 사리불과 존자 부미가 토론하는 것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리고는 존자 부미와 존자 사리불이 서로 토론한 내용을 낱낱이 빠짐없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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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아난아, 존자 사리불은 찾아와 묻는 사람이 있으면 때맞춰 적절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다. 훌륭하구나. 사리불은 시기에 적절한 지혜가 있기 때문에 찾아와 묻는 사람이 있으면 때맞춰 대답할 수 있다. 만일 나의 성문(聲聞)이라면, 수시로 묻는 사람이 있을 때 때맞춰 적절하게 대답하기를 사리불이 말한 것처럼 해야 한다. 아난아, 내가 예전에 왕사성의 산 속 선인(仙人)이 살던 곳에서 머물고 있었을 때, 여러 출가한 외도들이 이와 같은 이치·이와 같은 글귀·이와 같은 맛으로 내게 물어온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때 그들을 위해 이와 같은 이치·이와 같은 글귀·이와 같은 맛으로 분명하게 설명하였으니, 바로 지금 존자 사리불이 말한 것과 같으니라. 아난아, 만일 여러 사문 바라문들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곧 그에게 가서 물을 것이다. '그대가 정말 (괴로움과 즐거움은 자기가 지은 것이다)라고 말하였는가?' 그러면 그는 내게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곧 그에게 '네가 그 이치를 굳게 고집하여 (이것이 진실이요, 다른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내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내가 설명하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일어나는 원인은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가 만일 내게 '괴로움과 즐거움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다르게 말하는 구담의 설명은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 나는 곧 그에게 대답할 것이다. '저 인연으로부터 괴로움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자기와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다, 자기도 아니요 다른 사람이 아닌 인(因)이 없이 지어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또한 그에게 찾아가 위와 같이 말할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이치대로 저는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태어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는 것이지, 다른 것을 인연하는 것이 아닙니다. 태어남이 있기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있고 ……(내지)…… 무명(無明) 때문에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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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이 있는 것이지, 다른 것을 인연한 것이 아닙니다. 무명이 있기 때문에 행이 있고 무명이 소멸하면 행이 소멸하며, ……(내지)……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병듦·죽음과 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다 소멸하며, 이렇게 하여 순전한 괴로움뿐인 큰 무더기가 소멸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344. 구치라경(拘絺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과 존자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는 기사굴산에 있었다. 이 때 존자 마하구치라가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일어나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로 경하하고 위로하였다. 서로 경하하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물을 것이 있는데 한가하시면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존자 사리불이 존자 마하구치라에게 말하였다. "당신께선 무엇이든지 물으십시오. 아는 대로 대답하겠습니다." 존자 마하구치라가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 법(法)과 율(律)에서 어떤 법을 성취하기에, 소견이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으며, 이 바른 법을 깨달았다고 불려집니까?"
존자 사리불이 존자 마하구치라에게 말하였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착하지 않은 법[不善法]을 사실 그대로 알고, 착하지 않은 근[不善根]을 사실 그대로 알며, 착한 법[善法]을 사실 그대로 알고, 착한 근[善根]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어떻게 착하지 않은 법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착하지 않은 몸의 업[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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業]·입의 업[口業]·뜻의 업[意業], 이것을 착하지 않은 법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착하지 않은 법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어떻게 착하지 않은 근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세 가지 착하지 않은 근이 있으니, 탐욕이라는 착하지 않은 근[貪不善根]·성냄이라는 착하지 않은 근[恚不善根]·어리석음이라는 착하지 않은 근[癡不善根]입니다. 이것을 착하지 않은 근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착하지 않은 근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어떻게 착한 법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착한 몸의 업·입의 업·뜻의 업, 이것을 착한 법이라고 하나니, 이와 같이 착한 법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어떻게 착한 근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이른바 세 가지 착한 근이라는 것은 탐욕이 없고, 성냄이 없으며, 어리석음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세 가지 착한 근이라고 하나니, 이와 같이 착한 근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존자 마하구치라여, 이와 같이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착하지 않은 법을 사실 그대로 알고, 착하지 않은 근을 사실 그대로 알며, 착한 법을 사실 그대로 알고, 착한 근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그 때문에 이 법과 율(律)에서 바른 소견을 구족하고 곧은 소견을 성취하여,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바른 법에 들어와 이 바른 법을 얻고 이 바른 법을 깨닫게 됩니다." 존자 마하구치라가 존자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바로 그런 것들만 있고 다른 것은 없습니까?" 존자 사리불은 말하였다. "있습니다. 혹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음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음식의 발생·음식의 소멸·음식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기도 합니다. 음식[食]에 대해 어떻게 사실 그대로 아는가? 이른바 네 가지 음식[四食]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거칠고 덩어리진 음식[麤摶食]이요, 둘째는 섬세한 감촉이라는 음식[細觸食]이며, 셋째는 의지와 의도라는 음식[意思食]이요, 넷째는 식이라는 음식[識食]입니다. 이것을 음식이라 하나니, 이와 같은 음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압니다. 음식의 발생[食集]에 대해 어떻게 사실 그대로 아는가? 이른바 미래의 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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