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건 무상한 것인가

근와(槿瓦) 2016. 8. 11. 01:01

모든건 무상한 것인가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시간적 견지에서 본 제행무상이란 객관적인 외계의 모든 존재와 주관적인 정신의 여러 상태 즉 존재가 모두가 덧없는 것이란 뜻입니다. 또 제행무상은 종교적 의의와 철학적 의의 2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종교적 의의로는 객관적인 기세간(器世間)이나 주관적인 유정세간(有情世間) 모두가 그 실상은 전변(轉變)하여 한시도 덧없는 것이므로 언제 파멸될지 모르니 이를 깨닫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하여 수도하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종교적 의의와 비슷한 말을 서양의 고대 철학자 헤라크레이토스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만물은 유전한다. 인간은 동일한 천류(川流)에서 목욕할 수는 없다. 하천도 목욕하는 사람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에서 여러분에게 주의를 주고 싶은 것은 이러한 사상을 잘못 받아들이면 허무감이나 염세관에 빠져 감성적이 되기 쉽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철학적 진리의 의의로는 현상계 일체제법의 진상을 진상 그대로 여실히 판단한 것입니다. 불타께서 설하신 제행무상은 바로 이 철학적 의의를 말한 것이요, 전자의 종교적 의의는 설법의 방편으로 응용한 것일 뿐임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 무상을 간추려 말한다면 현상계의 일체제법은 시간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무상전변(無常轉變)하면서 그 존재를 계속한다고 하는 것이 제행무상입니다. 일체제법이 이처럼 제행무상한 것은 일체제법은 생하고 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경에서 말하는,

만난 자는 반드시 헤어지며, 생한 것은 반드시 멸하며, 성했던 것은 반드시 쇠하느니라(會者定離 生者必滅 盛者必衰)라고 한 것이 바로 이 뜻입니다. 그리하여 제행무상을 가리켜서 생하고 멸하는 법(是生滅法)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끝으로 제법무아(諸法無我)를 알아보기로 합시다. 한마디로 말하여 제법무아는 제행무상과 동일한 궤도에 있는 말입니다. 따라서 제행무상이란 이론을 부정하거나 이해치 못하면 제법무아를 이해할 수 없음을 먼저 밝혀두는 바입니다.

 

제법(諸法)이란 법()이 단순한 진리라든가 부처님의 교법(敎法)이라는 국한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제법은 정신적인 것, 물질적인 것 모두를 말하는 것입니다. 무아(無我)라는 말은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것으로 이는 현상계 일체만유의 공간적 실상을 뜻하는 것입니다.

 

만일에 제법이 공간적으로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시간적으로도 절대로 무상전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적으로 무상한 제법이라면 공간적으로는 무실체(無實體)할 것이요, 또한 무실체한 제법이라면 곧 무상한 것일 것이므로 제행무상과 제법무아는 일물(一物)에 대한 시공(時空)의 양면관(兩面觀)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일체제법은 어찌하여 무실체(無實體)한 것인가? 그것은 인연소생(因緣所生)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용수는,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하여 생하는 것이기에 나는 오직 무()를 설할 뿐이다(衆因緣生法 我說即是無)라고 했던 것입니다.

 

만일에 제법의 체()가 무() 혹은 공()이 아니라면 제법(諸法)이 생할 수 없는 것이며, 생함이 없다면 멸함도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용수는若一切不空 則無有生滅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생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멸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일체제법이 생한다는 뜻은 인연의 원리에 의하여 다수의 원소가 집합되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멸한다는 것은 집합된 원소가 흩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에서 서양 현대과학의 질량불변의 법칙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모든 원소가 집합하면 생하고 흩어지면 멸하는 것이므로 원소의 집합체에 불과한 실체이므로 실체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즉 일체제법을 공간적으로 본 실체인 것입니다.

 

 

출전 : 무심유심(서경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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