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대강좌(64)-마음의 힘은 불가사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옛날에 어떤 노장(老丈)님이 큰 산꼭대기에 암자에서 7ㆍ8세 되는 애기를 하나 데리고 있는데 하루는 김치가 떨어져서 마을에 김치거리를 좀 얻으러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에게 단지 몇 개를 잘 씻어서 뒤집어 놓으라고 시켰습니다. 노장님이 마을에 내려가서 먹을 것과 김치거리를 한짐 잔뜩 얻어 걸머지고 올라와 보니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낯선 단지가 절에 있었습니다. 우그러지고 비뚤어진 것들이 대 여섯 개나 뜰에 널려 있기 때문에 생각하기를「아마 옹기장수가 왔었구나.」하면서「항아리를 사려면 돈을 주고 사지 왜 이런 것을 샀느냐.」고 나무랐습니다.「사지 않았습니다. 옹기장수는 지나가지도 않았습니다.」「그러면 이 단지들은 어디서 난 것이냐. 모두 다 전에 없던 것들 아니냐.」「아닙니다. 그전에 있던 단지들입니다. 스님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내가 뭐라 했더냐.」「씻어서 뒤집어 엎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스님 가신 뒤에 좀 놀다가 씻어서 무릎에 대고 뒤집어 놓았습니다.」
버선짝 뒤집듯 후딱후딱 잘 뒤집어지더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 아이가 순진해서 뒤집으면 뒤집어지는 것으로만 알았던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아이들도 없이 산에서만 자랐기 때문입니다.「이놈 거짓말하지 말아. 너 그러면 한번 뒤집어 봐라.」그래서 아이가 무릎에 대고 뒤집으려고 하니 이제는 무릎이 깨져도 안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고 나중에는 의심이 생겨서 안됐던 것입니다. 요새 심리학자들도 그런 일을 혹 경험한다고 합니다.
중국에 이광(李廣)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이광 사호(射虎)라고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광은 본래 힘이 많은 무사로서 중국 역사에 많은 공을 세운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젊었을 때 달 밝은 밤에 활 쏘는 연습을 하고 저물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동네 앞에 있는 남산(南山) 근처에 왔을 때인데 큰 호랑이가 자기가 타고 오는 말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광은「저 놈이 배가 고픈 모양인데 나한테 달려 들면 나도 죽고 말도 죽을 것에 틀림없다. 도망을 가자니 따라올 것만 같고 죽으나 사나 저놈하고 싸움이나 해 보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말등에 올라 앉아 활을 호랑이에게 겨누어 정면으로 쏘았습니다. 호랑이는 자기 몸에 활을 맞으면 막 달려들어서 원수를 죽여놓고 나서 죽는 영특한 짐승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만일 자기가 소리를 한번 지르면 자기가 탄 천리마가 단 걸음에 자기 집으로 달려 나갈 것이니 동네 앞에 닿으면 큰 소리를 질러서 동네 사람들이 횃불과 몽둥이를 들고 나오면 호랑이가 도망갈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집에 다 가도록 호랑이가 달려오는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호랑이가 정통으로 내 활을 맞고 직사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큰 백호(白虎) 한 마리를 잡았다고 좋아서 밤새도록 잠도 한 숨 못자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호랑이를 잡으면 껍데기는 임금한테 바쳐야지 그렇지 않으면 큰 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고기나 뼈는 귀한 약으로 쓰이므로 큰 횡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는 새벽녘에 날이 새자마자 지개를 지고 호랑이 죽은 근처에 가서 보니 호랑이가 꼼짝 않고 있습니다. 그는「그러면 그렇지 내 활을 네가 피하겠느냐.」하고 가까이 가 보니 화살이 꽂힌 곳은 큰 바위 돌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내 활 앞에는 이 세상에 감당할 놈이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활을 겨누어 다시 한번 바위를 향해 쏘아 봤습니다. 그러나 화살은 튀어 나왔습니다. 다시 어제 저녁의 그 자리에 가서 활을 쏘았으나 역시 맞지 않고 튀어 나왔습니다.
이것이 역시 부사의인데 이것도 四차원 세계의 힘이 발동된 것입니다. 五관의 힘으로는 화살이 아무리 세다 해도 불가능합니다. 호랑이 뼈가 아무리 단단하더라도 내 화살이 안들어 갈 수 없다고 자신한 때문이었고,「단지는 뒤집어 놓는 것이다. 아람드리 나무도 내가 집어 던질 수 있는 나무다.」라고 아무 생각없이 확신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마음에 아무 사심(私心)없이 한가지로만 생각하면 이 지구도 뚫고 나갑니다. 내가 경험한 일 한 가지를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내가 전에 마산에 있을 때인데 밤중에 일어나 보니 우리 바로 앞집에 불이 났습니다. 그때는 상주(喪主)일 땐데 상복을 벗어 놓고 불을 끄려고 나가니까 상주가 그런 짓하면 안 된다고 말렸습니다. 그래도 나는 내가 먼저 보았으니 가야겠다고 달려 가서 보니 큰 집 한 쪽에 불이 붙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잠만 자고 있고 불은 곧 옆집으로 번지게 생겼습니다. 나는 옆집 지붕에 얼른 올라 가서「불이야!」하고 사방에다 대고 큰 소리를 질렀습니다. 내가 올라선 그 집은 큰 부자집이었는데,「이 집에 멍석 있으면 올리라」고 소리쳤습니다. 그 멍석이 어찌나 컸던지 약한 사람은 지지도 못합니다. 나는 발이 썩은 짚에 미끄러질까봐 한 손으로 붙들고 내 몸뚱이도 거기 붙어 있을 수 없는 지경인데 한 짐이나 되는 멍석을 집어던졌습니다. 그래서 불붙은 집 건너 집에 멍석을 쭉 펴놓고 물가져 오라 해서 물을 끼얹어 불이 안 붙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다 평소에는 할 수 없는 일인데, 급한 사정에 부딪쳐서 이것을 집어던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안된다는 생각없이 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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