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감경대강좌(44)-부차 수보리~

근와(槿瓦) 2016. 2. 7. 01:48

금감경대강좌(44)-부차 수보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原文]

復次 須菩提 菩薩於法 應無所住 行於布施

 

[解義]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거듭 말씀하시기를「또 다시 수보리야 보살은 어떤 법에든지 머무른 바 없이 보시를 행하라.(復次須菩提 菩薩於法 應無所住 行於布施)」하심은 아무 조건 없이 남을 위해 내 것을 주고 아무 생각 없이 남에게 무엇이든지 도와 주고 기분 내지 말고 사회봉사(社會奉仕)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했다 해도 말이 안되고 안했다 해도 말이 안되고 그저 중생을 위해서 노력한 것 뿐입니다. 중생(衆生)을 위해 무엇을 했다고 해서 잘 했다는 서투른 생각을 할 수도 없으니 자연히 대자대비(大慈大悲)한 성인(聖人)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법(於法)¹이라 함은 모든 법이란 뜻이니 언제 어디서나 어느 경우 어떤 환경에서 어느 누구에게나 그런 말입니다. 남자건 여자건 노인이건 젊은이건 한국 사람 외국 사람을 가릴 것 없이 다 잘 살게 해 주고 바른 길로 걸어가게 해 주고 도와 주라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물 한 방울만 떠 주어도 은혜(恩惠)를 베풀어 주었다 하여 공치사(功致辭)를 합니다. 그래 가지고 자기 굴레에다 뒤집어 씌어서 구속을 하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이 세상에 본래 있으니까 나를 준 것이지 네 것을 주었느냐.」하고 감정적(感情的)으로 말을 해도 말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러니저러니하고 시비(是非)가 분분(紛紛)해집니다. 그래서 생사번뇌(生死煩惱)가 질펀하게 벌어져서 고통(苦痛)의 세계가 됩니다. 그러니 무신경(無神經)이 되어서 농사도 짓고 장사도 하면서 남을 도와 주기도 하고 남에게 받기도 하고 해야 합니다.

 

보시(布施)에 대해서 시수물삼륜(施受物三輪)이란 말이 그것입니다. 이 삼륜(三輪)이 공적(空寂)하고 청정(淸淨)해야 합니다. 출가(出家)해서 처음 절에 들어가면 이것부터 배웁니다. 곧 수레는 여기 있는 물건을 저쪽으로 옮기는 도구(道具)로서 세 가지 바퀴는 첫째 시륜(施輪)·수륜(受輪)·물륜(物輪)의 셋입니다. 시륜(施輪)은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을 뜻하고 수륜(受輪)은 주는 물건 받는 것을 뜻하고 물륜(物輪)은 주는 사람이 있고 받는 사람이 있으면 주고 받는 돈이나 밥이나 물건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물건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본래 면목(本來面目)이 공적(空寂)하고 청정(淸淨)함을 알아서 주고 받는 자리가 없는 가운데 행해야 합니다. 주는 사람이 있고 받는 사람이 있으면 빚 갚을 사람이 생기고 빚 받을 사람이 생깁니다. 땅 위에 공공연(公公然)히 있는 물건을 도둑질해서 이쪽 물건을 저쪽으로 옮긴 것 뿐이니, 주는 생각 없이 주어야 완전한 인간이 됩니다.

 

내것을 남에게 주었거니 하고 생각하면 이것이 지옥 갈 시초(始初)가 되는 것입니다. 받는 사람도 아무게한테 무엇을 받았으니 큰 빚을 졌구나 하는 생각이 없어야 합니다. 자기보다 더 급한 사람 있으면 생각 없이 또 주기도 합니다. 은혜를 졌다 해서 고맙다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받으면 이 사람은 물건을 받을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받아야 수륜이 청정한 것입니다(受輪淸淨).

 

천지(天地)에 공공연하게 있는 땅을 마음대로 금을 그어 놓고 압록강(鴨綠江) 이쪽은 중국 땅이니 못온다 하여 국경(國境)을 만들고, 물건은 아무개 것이라고 소유권(所有權)을 인정하며, 농사를 지어 추수(秋收)해 자기 집 곳간에 쌓아 두고는 이것은 내것이니 아무도 가져가지 말라 합니다. 이런 것이 다 잘못이고 중생살이입니다. 그러지 말고 입 있는 사람 배고픈 사람 다 오라고 해서 농사를 지어야 바로 하는 농사입니다. 이것이 사람의 가장 잘못된 근본 생각이고 생사를 윤회(輪廻)²하게 된 근본 착각(錯覺)입니다.

 

나를 내세워서 소유권(所有權)행사를 하려 하고 끝없는 욕심(慾心)을 내어 점령(占領)하려는 착각(錯覺)이 삼차전쟁(三次戰爭)을 일으키려는 근본망상(根本妄想)입니다. 천지(天地)에 공공연히 있는 청정한 물건을 아무 윤리(倫理)도 도덕(道德)도 없이 대포 알이 한 개만 더 있어도 먼저 기습해서 점령하려고 하니 모두가 도둑의 심보입니다.

 

그러므로 삼륜(三輪)이 청정(淸淨)한 도리를 잘 배워서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상 없는 무상(無相) 무소주(無所住)로 아무 생각 없이 청정한 마음으로 청정하게 살자는 것입니다. 첫째 나부터 내 가정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한 나절 일해 주고 밥만 한 그릇 달라고 하면 누구든지 다 시킬 것입니다. 옷은 쓰레기통에서 주어 깨끗이 빨아 꿰매 입을 요량(料量)하면 됩니다. 이것은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응무소주행어보시(應無所住行於布施)를 배우는 태도입니다.

 

註1

법(法) : 정신적 물질적 모든 이법(理法)을 말한다. 각자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任持自性) 질서 있고 이치가 있는 것으로 이해되는(軌範物解) 사물(事物) 온갖 물건과 정신의 일체만유(一切萬有)는 모두 다 이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체제법(一切諸法) 또는 만법(萬法)이라 한다. 이것을 七五법 百법으로 분류하기도 하며 그 대부분은 제六意識의 의식 대상이 되므로 法境이 된다고도 한다.

 

註2

윤회(輪廻) : 사람이 죽었다가 나고 낳았다가 죽어 몇 번이고 이렇게 반복함을 말한다. 불교에서 말하기는 삼계(三界) 육도(六道)에서 미(迷)의 생사를 거듭하는 것. 이것을 다 번뇌 망상의 생사심(生死心)이 근본이 되어 삼계육도에 윤회가 있게 되고 중생의 생사 과보(生死果報)가 있게 되는 것이므로 마음을 닦아서 자기 본래 면목(本來面目)은 번뇌도 생사도 없는 것임을 요달하여 번뇌가 떨어지면 윤회가 없어진다. 곧 보리(菩提) 열반(涅槃)을 성취하면 상대세계의 생사법(生死法)을 초월하여 절대 세계의 해탈경계에 들게 되므로 업보(業報)가 없게 되고 윤회가 없게 된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