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83)-83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821 / 10007] 쪽
관찰하기를 '번뇌가 이 인으로부터 생기나니, 내가 이제 인을 끊으면 번뇌가 생기지 못하리라' 하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의사가 먼저 병의 원인을 끊으면 병이 생기지 못하는 것처럼, 지혜 있는 이가 먼저 번뇌의 인을 끊음도 그와 같으니라.
지혜 있는 사람은 먼저 인을 관찰하고 다음에 과보를 관찰하되, 선한 인으로부터는 선한 과보가 생기는 줄을 알고, 나쁜 인으로부터는 나쁜 과보가 생기는 줄을 알며, 과보를 관찰하고는 나쁜 인을 멀리 여의느니라. 과보를 관찰하고는 다시 번뇌의 경중을 관찰하며 경중을 관찰하고는 먼저 중한 것을 여읠지니, 중한 것을 여의면 가벼운 것은 스스로 물러가느니라.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가 만일 번뇌와 번뇌의 인과 번뇌의 과보와 번뇌의 경중을 알면, 이 사람은 부지런히 도를 닦아서 쉬지도 아니하고 뉘우치지도 아니하며, 선지식을 친근하고 지성으로 법을 들으리니, 이러한 모든 번뇌를 멸하기 위한 연고니라.
선남자여, 마치 병자가 자기의 병이 가벼워 반드시 나을 줄을 알면, 비록 쓴 약을 먹더라도 먹고 후회하지 아니하나니, 지혜 있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부지런히 성인의 도를 닦으면서 기뻐하고, 근심하지 않고 쉬지 않고 후회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사람이 번뇌와 번뇌의 인과 번뇌의 과보와 번뇌의 경중을 알면, 번뇌를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성인의 도를 닦을 것이니, 이 사람은 번뇌로부터 색이 생기지 아니할 것이며, 수와 상과 행과 식도 그와 같으려니와, 만일 번뇌와 번뇌의 인과 번뇌의 과보와 번뇌의 경중을 알지 못하면, 부지런히 닦지 아니하여 이 사람은 번뇌로부터 색이 생길 것이니, 수와 상과 행과 식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번뇌와 번뇌의 인과 번뇌의 과보와 번뇌의 경중을 알고, 번뇌를 끊기 위하여 도를 닦는 이는 곧 여래니, 이런 인연으로 여래의 색이 항상하며, 나아가 식이 항상하니라.
선남자여, 번뇌와 번뇌의 인과 번뇌의 과보와 번뇌의 경중을 알지 못하고 도를 닦지 못하는 이는, 곧 범부니, 그러므로 범부의 색이 무상하며, 나아가 수와 상과 행과 식도 모두 무상하니라.
선남자여, 세상의 지혜 있는 모든 성인과 보살과 부처님께서는, 이 두 가지 이치를 말씀하셨고, 나도 그와 같이 두 가지 이치를 말하였나니, 그러므
[822 / 10007] 쪽
로 내가 말하기를 '세상의 지혜 있는 이와 더불어 다투지 아니하며, 세상의 법에 더럽히지 않는다' 하였느니라."
가섭보살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세 가지 유루란 것은 어찌하여 욕루 · 유루 · 무명루라 하나이까?"
"선남자여, 욕루라 함은 안으로의 나쁜 각관(覺觀)이 바깥 인연으로 인하여 욕루를 낸 것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예전에 왕사성에서 아난에게 이르기를 '아난아, 네가 이제 이 여인이 말하는 게송을 들으라. 이 게송은 과거 여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니라. 그러므로 모든 안으로의 나쁜 각관과 밖으로의 모든 인연을 이름하여 탐욕이라 한다' 하였으니, 이것이 욕루니라.
유루라 함은 색계 · 무색계의 안으로의 나쁜 법들과 바깥의 인연들이니, 욕계 중의 바깥 인연들과 안의 각관들을 없앤 것을 유루라 하느니라.
무명루라 함은 나와 내 것을 알지 못하며, 안과 밖을 분별하지 못함을 무명루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무명은 모든 번뇌의 근본이니, 왜냐 하면 모든 중생들이 무명의 인연으로 5음 · 6입 · 18계에 대하여 생각하고 모양을 짓는 것[作相]을 중생이라 이름하나니, 이것이 생각이 뒤바뀌고 마음이 뒤바뀌고 소견이 뒤바뀌었다는 것이니라.
이런 인연으로 모든 번뇌를 내나니, 그러므로 내가 12부경 중에서 말하기를 '무명이란 것은 곧 탐욕의 인이며 성내는 인이며 어리석음의 인이라' 하였느니라."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예전에 12부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잘 생각하지 못하는 인연으로 탐욕 · 성내는 일 · 어리석음이 생긴다' 하시더니, 이제는 무슨 인연으로 무명이라 말씀하시나이까?"
"선남자여, 이 두 가지 법은 서로 인이 되고 과가 되어서 서로서로 증장하게 하나니, 잘 생각하지 못하므로 무명을 내고, 무명의 인연으로 잘 생각하지 못함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능히 모든 번뇌를 자라게 하는 것은 다 번뇌의 인연이라 이름하고, 이 번뇌의 인연을 친근함을 무명이요 잘 생각하지 못함이라 하느니라. 종자가 싹을 내는 것과 같아서 종자는 가까운 인이요 4대는 먼 인이니, 번뇌도 그와 같으니라."
[823 / 10007] 쪽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무명이 곧 누라' 하시더니, 어찌하여 다시 말씀하시기를 '무명으로 인하여서 모든 누를 낸다' 하시나이까?"
"선남자여, 내가 말한 바 무명루라는 것은 안의 무명이요, 무명으로 인하여 모든 누를 낸다는 것은 안과 바깥이니라. 만일 무명루라 말하면 이는 안으로 뒤바뀜[內倒]이라 하나니, 무상과 괴로움과 공함과 내가 없음을 알지 못함이요, 만일 모든 번뇌의 인연이라 하면 이는 바깥의 나와 내 것을 알지 못한다 이름하며, 만일 무명루라 하면 이는 처음도 없고 나중도 없다 이름하나니, 무명으로부터 5음 · 6입 · 18계 등을 내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지혜 있는 사람은 번뇌의 인을 안다' 하셨사오니, 어떤 것을 이름하여 번뇌의 인을 안다 하시나이까?"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는 '무슨 인연으로 이 번뇌를 내며, 무슨 행을 지어서 이 번뇌를 내며, 어느 때에 이 번뇌를 내며, 누구와 함께 있으면 이 번뇌를 내며, 어디에 있으면 이 번뇌를 내며, 무슨 일을 관찰하면 번뇌를 내며, 누구의 집과 와구와 음식과 의복과 탕약을 받았길래 번뇌를 내며, 무슨 인연으로 하품을 변하여 중품을 만들고, 중품을 변하여 상품을 만들며, 하품 업으로 중품을 짓고, 중품 업으로 상품을 짓는가'를 관찰할지니,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관찰하면, 번뇌를 내는 인연을 여의게 되느니라.
이렇게 관찰할 때에 생기지 아니한 번뇌는 막아서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긴 번뇌는 없애어 멸하게 되나니, 그러므로 내가 계경 중에서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번뇌를 내는 인을 관찰할지라' 하였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한 몸으로 어떻게 가지가지 번뇌를 일으키나이까?" "선남자여, 마치 한 그릇에 여러 가지 씨가 있는데, 물이나 비를 얻으면 제각기 싹이 나는 것과 같이 중생도 그와 같으니라. 그릇은 하나이지만 탐애의 인연으로 가지가지 번뇌를 생장시키느니라."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지혜 있는 이는 어떻게 과보를 관찰하여야 하나이까?"
[824 / 10007] 쪽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관찰하기를 '번뇌의 인연으로 지옥 · 아귀 · 축생을 내며, 번뇌의 인연으로 인간과 천상의 몸을 얻게 되나니, 이것이 곧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공함이요 내가 없음이로다' 할 것이며, 이 몸으로 말미암아 세 가지 괴로움과 세 가지 무상을 얻는 것이며, 이 번뇌의 인연이 중생으로 하여금 5역죄를 짓고 나쁜 과보를 받게 하며, 선근을 끊고 4중죄를 범하고 삼보를 비방하게 한다 할 것이며, 지혜 있는 이는 내가 이미 이런 몸을 받았으니, 이런 번뇌를 다시 일으켜 나쁜 과보를 받지 않아야 하리라고 관찰할지니라."
"세존이시여, 무루과(無漏果)도 있거늘, 다시 말씀하시기를 '지혜 있는 사람은 모든 과보를 끊는다' 하시니, 무루의 과보도 끊는 가운데 드나이까? 도를 얻은 사람은 무루의 과가 있사오며, 지혜 있는 이는 무루의 과를 구할 것이온데, 어찌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지혜 있는 이는 모든 과보를 끊을 것이라' 하오며, 만일 끊을 것이라면, 지금 성인들은 어찌하여 있나이까?"
"선남자여, 여래가 어떤 때에는 인 가운데서 과를 말하고, 과 가운데서 인을 말하느니라. 마치 세상 사람이 진흙 반죽을 질그릇이라 말하고, 실[縷]을 옷이라 하는 것 등을 인 가운데서 과를 말한다 하느니라. 과 가운데서 인을 말한다는 것은, 소를 보고 여물이라 하고, 사람을 보고 밥이라 하는 것이니, 나도 그와 같이 인 가운데서 과를 말하느니라.
먼저 경에서 말하기를 '나는 마음과 몸[마음으로 인하여 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마음과 몸이라고 이름하였다]으로 좇아 범천의 곁에 이른다' 한 것은, 인 가운데서 과를 말한 것이요,
과 가운데서 인을 말한다 함은, 6입은 과거의 업이라 하면, 이것을 과 가운데서 인을 말한다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성인이 진실로 무루의 과보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모든 성인의 도를 닦는 과보에는 다시 누가 생기지 아니하므로 무루의 과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지혜 있는 사람이 이렇게 관찰할 때에 곧 번뇌의 과보를 영원히 멸하느니라.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가 관찰하고 나서는 이런 번뇌의 과보를 끊기 위하여 성인의 도를 닦나니,
성인의 도는 곧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이니라. 이 도를 닦고는 모든 번뇌의 과보를 멸하느니라."
[825 / 10007] 쪽
대반열반경 제 34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4. 가섭보살품 ④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온갖 중생들이 다 번뇌로부터 과보를 얻나니, 번뇌는 악이라 하오며, 악한 번뇌로부터 생긴 번뇌도 악이라 하나이다. 이런 번뇌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인(因)이요, 또 하나는 과(果)입니다. 인이 악하므로 과가 악하고 열매가 좋지 않으므로 씨가 좋지 않나니, 마치 임파(임婆) 열매는 씨가 쓴 까닭에 꽃과 열매와 줄기와 잎이 모두 쓴 것과 같으며, 독한 나무는 씨가 독하므로 열매도 독한 것입니다. 인이 중생이매 과도 중생이며, 인이 번뇌이매 과도 번뇌니, 번뇌의 인과 과가 곧 중생이요, 중생이 곧 번뇌의 인과 과라 하나이다.
이러하다면 어찌하여 여래께서 먼저 비유하시기를, '설산에 독한 풀과 미묘한 약왕이 있다' 하셨나이까? 만일 번뇌가 곧 중생이요 중생이 곧 번뇌라 할진댄 어찌하여 중생의 몸 속에 묘한 약왕이 있다고 말씀하셨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선남자여, 한량없는 중생들이 모두 그 의심과 같거늘, 그대가 능히 물어서 해답을 구하였고, 나도 능히 결단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이제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선남자여, 설산이라 비유한 것은 곧 중생이요, 독한 풀은 곧 번뇌요, 미묘한 약왕은 곧 깨끗한 범행이니라.
[826 / 10007] 쪽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이렇게 깨끗한 범행을 닦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몸에 묘한 약왕이 있다 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중생에게 깨끗한 범행이 있다 하시나이까?"
"선남자여, 마치 세상에 씨로부터 열매가 나거든, 이 열매가 씨에게 인이 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거니와, 능히 인이 되는 것은 열매인 씨[果子]라 하고, 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열매라고만 하고, 씨라고는 이름하지 못하느니라.
모든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다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번뇌의 과로서 번뇌의 인인 것이요, 또 하나는 번뇌의 과로서 번뇌의 인이 아닌 것이니라.
이 번뇌의 과로서 번뇌의 인이 아닌 것을 깨끗한 범행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중생은 수(受)를 관찰하여 이것이 온갖 번뇌의 가까운 인임을 아나니, 이른바 안팎 번뇌니라.
수의 인연인 연고로 온갖 번뇌를 끊지 못하고, 삼계의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중생이 수로 인하여 나와 내 것에 집착하며, 마음이 뒤바뀌고 소견이 뒤바뀜을 내느니라.
그러므로 중생은 먼저 수를 관찰하되, 이 수가 온갖 애(愛)에게 가까운 인이 된다 하리니,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가 애를 끊으려 하면 먼저 수를 관찰할지니라.
선남자여, 모든 중생의 12인연으로 짓는 선과 악은, 모두 수하는 때로 인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내가 아난에게 말하기를 '아난아, 모든 중생이 짓는 선과 악은 모두 수하는 때이다' 하였느니라.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먼저 수를 관찰할 것이요, 수를 관찰하고는 다시 관찰하되 '이러한 수는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 만일 인연으로 생긴다면, 이런 인연은 무엇으로 생기는가, 만일 인이 없이 생긴다면, 인이 없는 것이 무슨 연고로 수가 없음[無受]은 내지 않는가' 하느니라.
또 관찰하기를 '이 수는 자재천으로 인하여 나지도 않고, 장정[士夫]으로 인하여 나지도 않고, 미진(微塵)으로 인하여 나지도 않고, 시절로 인하여 나지도 않고, 생각으로 인하여 나지도 않고, 성품으로 인하여 나지도 않고, 자기로부터 나지도 않고, 다른 이로부터 나지도 않고, 자기와 다른 이로부터 나지도 않고, 인이 없이 나는 것도 아니요, 이 수는
[827 / 10007] 쪽
인연이 화합하여 생기는 것이니, 인연은 곧 애니라. 이 화합 중에는 수가 있는 것도 아니요 수가 없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나는 마땅히 화합을 끊을 것이요, 화합을 끊으면 수가 생기지 않으리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가 인을 관찰하고는 다음에 과보를 관찰하나니, 중생이 수로 인하여 지옥 · 아귀 · 축생과 나아가 삼계의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으며, 수의 인연으로 무상한 즐거움을 받으며, 수의 인연으로 선근을 끊으며, 수의 인연으로 해탈을 얻는다 하느니라.
이런 관찰을 할 때에는 수의 인을 짓지 아니하나니, 무엇을 이름하여 수의 인을 짓지 않는다 하는가.
수를 분별하되 '어떠한 수가 애(愛)의 인을 지으며, 어떠한 애가 수의 인을 짓는가' 하느니라.
선남자여, 중생이 능히 이렇게 애의 인과 수의 인을 깊이 관찰하면, 능히 나와 내 것을 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이가 이러한 관찰을 지으면, 마땅히 애와 수가 어디에서 멸하는가를 분별할 것이니, 애와 수가 조금 멸하는 곳을 본다면, 역시 끝까지 멸함을 알 것이니라. 그러하면 해탈에 대하여 믿는 마음을 낼 것이요, 믿는 마음을 내고는 이 해탈하는 곳은 무슨 인연으로 얻는가 하며, 8정도로부터인 줄 알고 곧 닦을 것이니라.
무엇을 8정도라 하는가. 이 도로 수를 관찰하는 데 세 가지 모양이 있으니, 하나는 괴로움이요, 둘은 즐거움이요, 셋은 괴로움도 아니요 즐거움도 아니니라. 이 세 가지가 모두 몸과 마음을 증장하나니, 무슨 인연으로 증장하는가.
촉(觸)하는 인연이니라. 촉이 세 가지니, 하나는 무명촉(無明觸)이요, 둘은 명촉(明觸)이요, 셋은 명도 무명도 아닌 촉[非明無明觸]이니라.
명촉은 곧 8정도요, 다른 두 촉은 몸과 마음과 세 가지 수를 증장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두 가지 촉의 인연을 끊으리니, 촉이 끊어지면, 세 가지 수가 생기지 아니하리라.
선남자여, 이와 같은 수는 인이라고도 이름하고 과라고도 이름하나니,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인도 되고 과도 되는 줄을 관찰할 것이니라.
무엇을 인이라 하는가. 수로 인하여 애를 내는 것을 인이라 하느니라. 무엇을 과라 하는가. 촉으로 인하여 생기므로 과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이 수를 인도 되고 과도 된다 하느니라.
지혜 있는 이가 이와 같이 수를 관찰하고는, 다시 애를 관찰할지니 과보를 받으므로 애라 이름하느니라.
[828 / 10007] 쪽
지혜 있는 이가 애를 관찰하는 데 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잡식(雜食)이요, 하나는 무식(無食)이니라.
잡식애(雜食愛)라 함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모든 유를 인함이요, 무식애(無食愛)라 함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모든 유를 끊고 무루의 도를 탐함이니라.
지혜 있는 이는 또 이렇게 생각할지니, 내가 만일 잡식애를 내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끊지 못할 것이며, 내가 비록 무루의 도를 탐하지만 수의 인을 끊지 못하면 무루의 도과를 얻지 못할 것이니, 그러므로 마땅히 촉을 먼저 끊어야 하며, 촉이 끊어지면 수가 스스로 멸하며, 수가 멸하면 애도 따라서 멸할 것이니, 이것을 8정도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이렇게 관찰하면 비록 몸에 독이 있으나 미묘한 약왕도 있느니라.
마치 설산 속에 독한 풀이 있지만 미묘한 약도 있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런 중생은 비록 번뇌로부터 과보를 얻더라도, 이 과보는 다시 번뇌의 인이 되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이름하여 깨끗한 범행이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가 수와 애의 두 가지가 무슨 인연으로 생기는가를 관찰하면, 생각으로 인하여 생기는 줄을 알지니, 왜냐 하면 중생이 색을 보아도 탐심을 내지 아니하고, 수를 관찰할 때에도 탐심을 내지 아니하지만 만일 색에 대하여 뒤바뀐 생각을 내어 색이 곧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다 하며, 수가 항상하여 변역함이 없다 하면, 이 뒤바뀐 생각으로 인하여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을 내게 되나니,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생각을 관찰할지니라.
어떻게 생각을 관찰하는가. 생각하기를 모든 중생이 바른 도를 얻지 못하면, 다 뒤바뀐 생각이 있나니, 무엇을 뒤바뀐 생각이라 하는가.
항상하지 아니한데 항상하다는 생각을 내고, 즐거움이 아닌데 즐겁다는 생각을 내고, 깨끗하지 아니한데 깨끗하다는 생각을 내고, 공한 법에 나라는 생각을 내고, 남자 · 여자 · 큰 것 · 작은 것 · 낮 · 밤 · 해 · 달 · 의복 · 집 · 와구가 아닌데 남자 · 여자, 나아가 와구란 생각을 내는 것이니라.
이 생각이 세 가지니, 하나는 작은 것, 둘은 큰 것, 셋은 그지없는 것이니라. 작은 인연으로 작은 생각을 내고, 큰 인연으로 큰 생각을 내고, 그지없는 인연으로 그지없는 생각을 내느니라.
또 작은 생각이 있으니 선정에 들지
[829 / 10007] 쪽
못함이요, 큰 생각이 있으니 이미 선정에 듦이요, 그지없는 생각이 있으니 열 가지 온갖 곳[一切處]에 들어감이니라.
또 작은 생각이 있으니 욕계의 모든 생각들이요, 큰 생각이 있으니 색계의 모든 생각들이요, 그지없는 생각이니라. 세 가지 생각이 멸하므로 수가 스스로 멸하고, 생각과 수가 멸하므로 해탈이라 이름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온갖 법이 멸한 것을 해탈이라 하옵는데 여래께서 어찌하여 생각과 수가 멸한 것을 해탈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여래가 어떤 때에 중생으로 인하여 말하거든 듣는 이는 법이라고 이해하며, 어떤 때에 법으로 인하여 중생을 말하거든 듣는 이도 중생을 말한다고 이해하느니라.
어떤 것을 이름하여 '중생으로 인하여 말하거든 듣는 이는 법이라고 이해한다' 하는가.
내가 예전에 대가섭에게 말하기를 '가섭아, 중생이 멸할 때에 선한 법이 멸하느니라' 하였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중생으로 인하여 말하거든 듣는 이는 법이라 해석함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이름하여 '법으로 인하여 중생을 말하거든 듣는 이도 중생을 말한다고 이해한다' 하는가.
내가 전에 아난에게 말하기를 '나는 온갖 법을 친근한다고 말하지도 않고, 또 온갖 법을 친근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도 않나니, 만일 법을 친근하여서 선한 법이 쇠약하고 불선한 법이 치성하면, 그런 법은 친근하지 말아야 하고, 법을 친근하여서 불선한 법이 쇠약하고 선한 법이 증장하면, 그런 법은 친근하여야 한다' 하였으니, 이것을 이름하되 법으로 인하여 중생을 말하거든 듣는 이도 중생을 말한다고 이해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비록 생각과 수 두 가지가 멸함을 말하였으나 이미 온갖 것을 끊는다 말한 것이니, 지혜 있는 이가 이러한 생각을 관찰하고는, 다음에 생각의 일을 관찰하되, '이 한량없는 생각이 무엇을 인하여 생기는가' 하면, 촉으로 인하여 생기는 줄을 알 것이니라.
촉은 두 가지니, 하나는 번뇌의 촉이요, 또 하나는 해탈의 촉이니라. 무명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을 번뇌의 촉이라 하고, 명(明)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을 해탈의 촉이라 하나니, 번
[830 / 10007] 쪽
뇌의 촉으로 인하여서 뒤바뀐 생각이 생기고, 해탈의 촉으로 인하여서 뒤바뀌지 않은 생각이 생기느니라.
생각의 인을 관찰하고는 다음에 과보를 관찰할지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번뇌의 생각으로 인하여 뒤바뀐 생각이 생긴다면, 모든 성인이 실로 뒤바뀐 생각이 있으면서도 번뇌가 없사오니, 이 이치는 어떠하겠습니까?"
"선남자여, 어찌하여 성인이 뒤바뀐 생각이 있다 하는가?"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성인들이 소[牛]에 소라는 생각을 내고는 소라고 말하고, 말이라는 생각을 내고는 말이라고 말하며, 남자 · 여인 · 큰 것 · 작은 것 · 집 · 수레 · 가고, 오는 데도 그러하니, 이것을 뒤바뀐 생각이라 하나이다."
"선남자여, 모든 범부는 두 가지 생각이 있으니, 하나는 세간에 퍼지는 생각이요, 또 하나는 집착하는 생각이니라. 모든 성인들은 세간에 퍼지는 생각만 있고, 집착하는 생각이 없느니라.
모든 범부들은 나쁜 각관(覺觀)이므로 세간에 퍼지는 것에 집착하는 생각을 내거니와, 모든 성인들은 좋은 각관이므로 세간에 퍼지는 것에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느니라.
그러므로 범부는 뒤바뀐 생각이라 하고, 성인은 비록 알지만 뒤바뀐 생각이라 하지 않느니라.
지 혜 있는 이는 이렇게 생각의 인을 관찰하고는 다음에 과보를 관찰하되 나쁜 생각의 과보는 지옥 · 아귀 ·축생 · 인간 · 천상에서 받는다 하느니라. 내가 나쁜 각관을 끊음으로 인하여 무명과 촉이 끊어지고, 그리하여 생각이 끊어지며, 생각이 끊어짐으로 인하여 과보도 끊어지나니, 지혜 있는 이는 이렇게 생각의 인을 끊기 위하여 8정도를 닦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이러한 관찰을 하는 이가 있으면, 청정한 범행이라 할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중생의 독 한 몸에 미묘한 약왕이 있다 하나니, 마치 설산 속에 독한 풀이 있지만 미묘한 약도 있는 것과 같으니라.
또 선남자여, 지혜 있는 이는 탐욕을 관찰하나니, 탐욕은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은 곧 여래가 인 가운데서 과를 말하는 ......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반열반경(85)-850 (0) | 2016.01.26 |
---|---|
대반열반경(84)-840 (0) | 2016.01.25 |
대반열반경(82)-820 (0) | 2016.01.23 |
대반열반경(81)-810 (0) | 2016.01.22 |
대반열반경(80)-800 (0) | 2016.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