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睡眠)을 이겨라

잠을 이기면 도를 이룬다(일타스님)

근와(槿瓦) 2016. 1. 11. 01:16

잠을 이기면 도를 이룬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그렇습니다. 수도하는 이는 조사관을 뚫어야 하고, 조사관을 뚫기 위해서는 잠을 이겨야 합니다. 잠을 이기기 위해 참선 정진하는 스님들은 일부러 머리를 길러 솔잎 상투를 만듭니다. 그리고 상투에다 끈을 묶어 천정이나 대들보에 연결합니다. 조금이라도 졸거나 자세를 흩트리게 되면 머리가 확 잡아당겨지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비수나 송곳을 턱 밑에 놓고 공부하는 스님네도 있고, 잠들 때마다 송곳으로 다리를 찌르던 스님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스님들을 본받아 한바탕 용맹심(勇猛心)을 일으켜야 합니다. 선방에서 한철 수행 중 두세 차례 7일 용맹정진을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7일 동안 잠을 안자기로 했지만, 졸음 속에 빠지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7일 동안 등을 바닥에 대고 눕지 않는 것만 해도 효과는 있습니다.

 

“이제 겨우 이틀, 닷새가 남았구나. 이를 악물고라도 버티어 보자.”

“나흘 지났으니 반은 넘어섰다. 나라고 못할까보냐.”

“이제 하루 남았지. 죽기 아니면 살기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며 7일 동안의 정진을 끝내면 확실히 달라집니다. 안했을 때와 비교하면 정신이 그만큼 단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용맹정진, 용맹스럽게 정진하면 반드시 바뀌기 마련인 것입니다.

 

그래서 야운스님은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을 일깨우고 졸음과 싸우며 수도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 편의 노래를 지었습니다.

 

잠자는 뱀처럼 구름이 마음 달을 가렸으니

도 닦는 이 여기 와서 길을 잃고 헤매네

바로 그때 취모리검 힘껏 잡아 일으키면

구름은 저절로 사라지고 달은 스스로 밝으리

 

睡蛇雲籠心月暗

行人到此盡迷程

箇中起吹毛利

雲自無形月自明

 

겨울잠을 자는 뱀처럼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화두 타파는 고사하고 동서남북도 분간하지 못하게 됩니다. 정신이 별처럼 또렷또렷(惺惺)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때 취모리검(吹毛利劍)을 꺼내야 합니다. 칼 끝에 털을 놓고 훅 불면 털이 끊어지는 최고의 보검, 취모리검을 사용해야 합니다.

 

취모리검은 별다른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 누구나가 다 갖고 있는 용맹심입니다. 그 용맹심을 잡아 일으킬 때 번뇌의 구름은 스스로 사라지고 마음 달은 스스로 밝은 빛을 뿜어내는 것입니다. 잠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용맹심, 바로 나의 강한 결심뿐입니다. 그 결심이‘나’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러므로 대용맹심을 일으켜 목숨을 걸고 정진해 보십시오. 전혀 졸지 않고 7일 동안만 용맹정진하면 틀림없이 도를 이룰 수 있습니다.

 

 

 

출전 : 자기를 돌아보는 마음(일타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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