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68)-680

근와(槿瓦) 2016. 1. 9. 02:02

대반열반경(68)-68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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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그와 같이 몸으로부터 나와서 다른 곳에 머물러 있지 못하니라. 등불의 광명은 어둠과 함께 있나니, 왜냐 하면 어두운 방에서 등불 하나를 켰을 적에는 비치는 것이 분명하지 못하다가도 여러 개의 등불을 켰을 적에는 분명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만일 처음의 등불이 어둠을 아주 깨뜨렸으면, 뒤의 등불이 필요치 않을 것이요, 뒤의 등불이 필요하다면 처음의 밝은 것은 어둠과 함께 있었던 줄을 알 것이니라.'

 

'구담이여, 만일 내가 없다면, 누가 선과 악을 지으오리까?'

 

나는 대답하였다. '만일 내가 짓는다면 어떻게 항상하다 이름하며, 만일 항상하다면 어찌하여 어떤 때는 선을 짓고 어떤 때는 악을 짓겠는가. 만일 어떤 때에 선을 짓고 악을 짓는다면 어떻게 내가 가없다[無邊]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만일 내가 짓는다면, 무슨 까닭으로 다시 악한 법을 익히겠는가.

 

만일 내가 짓는 자요 아는 자라면, 어찌하여 중생은 내가 없다는 의심을 내겠는가. 이런 뜻으로 외도의 법에는 결정코 내가 없는 것이요, 만일 내가 있다고 말하면 이는 곧 여래니라.

 

왜냐 하면 몸이 가없는 까닭이며, 의심이 없는 까닭이니, 짓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므로 항상하다 이름하고,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므로 즐겁다 하고, 번뇌의 때가 없으므로 깨끗하다 하고, 열 가지 모양이 없으므로 공하다 하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고 공하여 온갖 모양이 없느니라.'

 

외도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여래는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고 모양이 없으므로 공하다면, 구담의 말하시는 법은 공한 것이 아님을 알 것이니, 그러므로 우리는 마땅히 정수리에 얹어 받아 지녀야 하리라.'

 

이 때에 수없는 외도들이 여래의 법에 신심으로 출가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이 쌍으로 선 사라나무에서 크게 사자후하는 것이니, 사자후라 함은 대반열반을 일컫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동방의 쌍수는 무상을 깨뜨리고 항상함을 얻는 것이며, 내지 북방의 쌍수는 부정을 깨뜨리고 깨끗함을 얻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 가운데 중생들이 쌍으로 선 나무를 위하여서 사라숲을 수호하며, 다른 이가 그 가지와 잎까지도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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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하게 하며, 찍거나 파괴하지도 못하게 하느니라.

 

나도 그와 같아서, 네 가지 법을 위하여서 제자들로 하여금 부처의 법을 수호하라 하나니,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니라.

 

이 네 개의 쌍수는 사천왕이 맡은 것이니, 나는 사천왕으로 하여금 나의 법을 수호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 속에서 열반에 드느니라.

 

선남자여, 쌍으로 선 사라나무에는 꽃과 열매가 항상 무성하여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케 하나니, 나도 그와 같아서 성문과 연각을 항상 이익케 하느니라. 꽃은 나에 비유하고, 열매는 즐거움에 비유한 것이니, 이런 뜻으로 나는 이 쌍으로 선 사라나무 사이에서 크고 고요한 정에 드는 것이나, 크고 고요한 정을 대열반이라 이름하니라."

 

사자후는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무슨 연고로 2월에 열반하시나이까?" "선남자여, 2월은 봄이다. 봄에는 만물이 자라나고, 가지가지 화초와 나무를 심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강물이 많아지고 온갖 짐승들이 새끼를 치는 때이므로, 이 때에는 중생들이 흔히 항상하다는 생각을 내느니라. 중생들의 이러한 항상하다는 생각을 깨뜨리기 위하여, 온갖 법은 모두 무상하고, 여래만이 항상 있어서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여섯 철 중에 초겨울은 낙엽이 지고 쓸쓸하여 사람들이 즐거워하지 아니하고, 봄철은 따뜻하고 화 창하여 사람들이 사랑하나니, 중생의 세간 낙을 깨뜨리기 위하여 항상하고 즐거움을 연설하는 것이며, 나이고 깨끗한 것도 그와 같나니, 여래는 세간의 나와 세간의 깨끗함을 깨뜨리기 위하여, 여래의 참된 나와 참되게 깨끗함을 연설하느니라.

 

2월은 여래의 두 가지 법신에 비유하였으며, 겨울이 즐겁지 않다 함은, 지혜 있는 이는 여래가 무상하게 열반에 드심을 즐겨 하지 아니함이요, 2월이 즐겁다는 것은, 지혜 있는 이는 여래의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사랑함에 비유하였고, 초목을 심는 것은 중생들이 법을 듣고 환희하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어 선근을 심는 데 비유하였고, 강물은 시방의 보살들이 나에게 와서 이러한 대반열반을 물어 배우는 데 비유하였고, 온갖 짐승들이 새 끼를 치는 것은 나의 제자들이 선근을 내는 데 비유하였고, 꽃은 7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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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 비유하고, 열매는 4과(果)에 비유하였나니, 이런 뜻으로 나는 2월에 열반에 드느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여래께서 처음 나실 때와 출가할 때와 성도(成道)할 때와 미묘한 법수레를 운전하실 때를 모두 8일에 하셨는데, 어찌하여 열반에 드심은 15일에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잘 물은 말이다. 선남자여, 15일은 달이 이지러짐도 자라남도 없는 것이다. 그런 뜻으로 15일에 대반열반에 드느니라.

 

선남자여, 15일에 달이 둥글었을 적에는 열한 가지 일이 있으니, 무엇이 열한 가지인가. 하나는 어둠을 깨뜨리고, 둘은 중생들로 하여금 길인지 아닌지를 보게 하고, 셋은 중생들로 하여금 길이 굽었는지 똑바른지 보게 하고, 넷은 찌는 듯 답답함을 덜고 서늘한 낙을 얻게 하고, 다섯은 반딧불같이 교만한 마음[高心]을 깨뜨리고, 여섯은 모든 도둑질할 생각을 그만두게 하고, 일곱은 중생들의 사나운 짐승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고, 여덟은 우발라꽃을 피게 하고, 아홉은 연꽃을 오무리게 하고, 열은 집 떠나는 이의 길 가려는 마음을 내게 하고, 열하나는 중생들로 하여금 5욕락을 받아들여 쾌락케 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여래의 보름달도 그와 같나니, 하나는 무명의 어둠을 깨뜨리고, 둘은 정도와 사도를 연설하고 셋은 생사는 험하고 열반은 평탄함을 보여 주고, 넷은 사람들로 하여금 탐 · 진 · 치의 뜨거움을 여의게 하고, 다섯은 외도의 광명을 깨뜨리고, 여섯은 번뇌의 도둑을 파괴하고, 일곱은 5개(蓋)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고, 여덟은 중생의 선근 심는 마음을 열어 주고, 아홉은 중생들의 5욕락 마음을 덮어주고, 열은 중생들의 대반열반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열하나는 중생들로 하여금 해탈을 즐기게 하느니라.

 

이런 뜻으로 15일에 대반열반에 들거니와, 나는 진실로 열반에 드는 것이 아니거늘, 나의 제자들 중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이 여래가 열반에 든다고 말하느니라. 마치 여러 아들을 둔 어떤 어머니가 아이들을 두고 다른 나라에 가서 돌아오지 않았을 적에, 그의 아이들이 어머니가 죽었다고 말하지만, 실로는 어머니가 죽지 않은 것과 같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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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후보살이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비구들이 이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장엄하겠나이까?"

 

"선남자여, 만일 비구가 12부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구절을 바로 알고 뜻을 통달하며, 남에게 해설하되 처음이나 중간이나 나중이 모두 잘하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하려고 범행을 연설하면, 이런 비구는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잘 장엄하는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아난 비구가 그 사람이겠나이다. 왜냐 하면 아난 비구는 12부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다른 이에게 옳은 말과 바른 뜻을 해설하나이다. 마치 물을 부어 다른 그릇에 담듯이, 아난 비구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께 법문을 듣고는 들은 대로 말을 전하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비구가 깨끗한 천안통을 얻어, 시방의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물건 보기를 손바닥에 있는 암마륵 열매를 보듯이 한다면, 이런 비구도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장엄할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오면 아니루타(阿尼樓馱) 비구가 그 사람이겠나이다. 왜냐 하면 아니루타는 천안통으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물건이나 중음신까지도 분명하게 보고 막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비구가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며, 고요함을 좋아하여 정진함과 기억함과 선정과 지혜를 부지런히 닦으면 이런 비구는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장엄하는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러하오면 가섭 비구가 그 사람이겠사오니, 왜냐 하면 가섭 비구는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아는 법을 잘 닦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비구가 중생을 이익하기 위하여 다투지 않는 삼매[無諍三昧]와 성인의 행과 공한 행을 닦고 자기의 이양을 위하지 않으면, 이런 비구는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장엄할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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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만일 그렇다면 수보리 비구가 그 사람이겠나이다. 왜냐 하면 수보리는 다툼이 없는 삼매와 성인의 행과 공한 행을 잘 닦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비구가 신통을 닦아서 잠깐 동안에 가지각색 신통 변화를 짓되, 한 마음 한 선정으로 물과 불의 두 가지 결과를 지으면, 이런 비구는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장엄할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렇다면 목건련 비구가 그 사람이겠나이다. 왜냐 하면 목건련은 신통을 잘 닦아서 한량없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비구가 큰 지혜, 이로운 지혜, 장엄한 지혜, 해탈한 지혜, 매우 깊은 지혜, 넓은 지혜, 끝없는 지혜, 이길 이 없는 지혜, 실다운 지혜, 이러한 지혜를 구족하게 성취하고서, 원수거나 친한 이거나 차별하는 마음이 없으며, 여래가 열반하여 무상하다는 말을 들어도 걱정하지 아니하고, 항상 머물러 있어 열반에 들지 않겠다는 말을 들어도 기뻐하지 아니하면, 이런 비구는 쌍으로 선 사라 나무를 장엄할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렇다면 사리불 비구가 그 사람이겠나이다. 왜냐 하면 사리불은 그러한 큰 지혜를 구족하게 성취하였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어떤 비구가 말하기를 중생들이 모두 불성이 있어 금강 같은 몸을 얻으며, 그지없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걸림이 없어 여덟 가지 자재함을 얻는다고 하면, 이러한 비구는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장엄할 것이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렇다면 오직 여래가 그 사람이겠나이다. 왜냐 하면 여래의 몸은 금강 같고, 그지없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오며, 몸과 마음에 걸림이 없어 여덟 가지 자재함을 구족하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세존이라야 쌍으로 선 사라나무를 능히 장엄한 것이옵고, 세존이 아니시면 장엄할 수 없겠사오니, 바라옵건대 대자대비로 장엄하기 위하여 이 사라숲에 항상 머무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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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온갖 법의 성품은 머무름이 없이 머무는 것이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여래가 머물기를 바란다고 말하는가.

 

선남자여, 무릇 머문다 함은, 색법(色法)을 일컫는 것이니, 인연으로부터 생기므로 머문다 말하고, 인연이 없는 데서는 머무름이 없다고 말하느니라. 여래는 이미 모든 색의 속박을 여의었거늘, 어찌하여 여래가 머물기를 바란다 하느냐. 수와 상과 행과 식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머문다고 함은 교만이라 하나니, 교만하기 때문에 해탈하지 못하고, 해탈하지 못하므로 머문다 말하거니와, 어떤 교만이 어디서 오겠는가. 그러므로 머무름이 없이 머문다 하느니라. 여래는 온갖 교만을 아주 끊었거늘, 어찌하여 여래가 머물기를 원한다고 말하는가.

 

머문다 함은 함이 있는 법을 말하는 것인데, 여래는 이미 함이 있는 법을 끊었으므로 머물지 않느니라. 머문다 함은 공한 법을 말한 것인데, 여래는 이미 공한 법을 끊었으므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얻었거늘, 어찌하여 여래가 머물기를 원한다고 말하는가.

 

머문다 함은 25유를 일컬은 것인데, 여래는 이미 25유를 끊었거늘, 어찌하여 여래가 머물기를 원한다 하는가. 머문다 함은 곧 온갖 범부요, 성인들은 가는 일도 없고 오는 일도 없고 머무 는 일도 없느니라. 여래는 이미 가고 오고 머무는 모양을 끊었거늘, 어찌하여 머물라고 말하는가.

 

무주(無住)라 함은 가없는 몸을 말함이니, 몸이 가없는데, 어떻게 여래가 사라숲에 머물기를 원한다고 말하는가. 만일 이 숲에 머문다면 그것은 가가 있는 몸이요, 만일 가가 있다면 그것은 무상이다. 여래는 항상하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무주라 함은 허공이라 말하나니, 여래의 성품은 허공과 같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금강삼매라 하나니, 금강삼매는 온갖 머무는 것을 파괴하며, 금강삼매는 곧 여래거늘, 어찌하여 머 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환술이라 이름하나니, 여래는 환술과 같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처음과 나중이 없음을 이름하나니, 여래의 성품은 처음과 나중이 없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가없는 법계를 이름함이니, 가없는 법계는 곧 여래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수릉엄삼매를 이름함이니, 수릉엄삼매는 온갖 법을 알면서도 집착함이 없으며, 집착함이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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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릉엄이라 이름하니라. 여래는 수릉엄삼매를 구족하였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옳고 그른 것을 가르는 힘을 말한다. 여래는 옳고 그른 것을 가르는 힘을 성취하였거늘, 어찌하여 머문다 말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단(檀)바라밀이니, 단바라밀이 만일 머무는 것이라면, 시(尸)바라밀이나 내지 반야바라밀에 이르지 못할지니, 이런 뜻으로 단바라밀을 무주라 이름하거니와, 여래는 내지 반야바라밀에도 머물지 않거늘, 어찌하여 여래가 항상 사라숲에 머물기를 원한다 하겠는가.

 

또 무주라 함은 4념처(念處)를 닦는다 이름하나니, 여래가 만일 4념처에 머문다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할 것이므로, 머물지 않으면서 머문다[不住住]고 이름하느니라.

 

또 무주라 함은 가없는 중생계라 이름하나니, 여래가 모든 중생의 가없는 경계에까지 이르지만, 머무는 바가 없느니라.

 

또 무주라 함은 집이 없다[無屋宅]고 이름하나니, 집이 없다는 것은 남이 없다[無生]고 이름하고, 남이 없다 함은 죽음이 없다고 이름하고, 죽음이 없다 함은 모양이 없다고 이름하고, 모양이 없다 함은 얽매임이 없다고 이름하고, 얽매임이 없다 함은 집착이 없다고 이름하고, 집착이 없다 함은 무루(無漏)라 이름하나니, 무루는 곧 선이요, 선은 곧 함이 없음[無爲]이요, 함이 없음은 대열반의 항상함이요, 대열반에 항상함은 곧 나요, 나는 곧 깨끗함이요, 깨끗함은 곧 즐거움이요,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은 곧 여래니라.

 

선남자여, 마치 허공이 동방 · 남방 · 서방 · 북방이나, 네 간방이나 위나 아래에 머물지 않나니, 여래도 그와 같아서 동방 · 남방 · 서방 · 북방이나 네 간방이나 위나 아래에 머물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이가 말하기를 몸과 입과 뜻의 업이 악하면서 선한 과보를 받는다 하면 옳지 아니하며, 몸과 입과 뜻의 업이 선하면서 악한 과보를 받는다 함도 옳지 아니하니라.

 

만일 말하기를 범부는 불성을 보고, 10주 보살은 불성을 보지 못한다 함도 옳지 아니하고, 일천제들이 5역죄를 범하고 방등경을 비방하고 4중금을 범하고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함도 옳지 아니하며, 6주 보살이 번뇌의 인연으로 3악도에 떨어진다 함도 옳지 아니하니라. 보살마하살이 참말 여인의 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함도 옳지 아니하며, 일천제는 항상하

 

                                                                                                                       [678 / 10007] 쪽

고 3보는 무상하다고 함도 옳지 아니하고, 여래가 구시나성에 머문다 함도 옳지 아니하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지금 이 구시나성에서 큰 삼매인 깊은 선정의 굴에 드는 것을 대중이 보지 못하므로 대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여래께서 무슨 연고로 선정의 굴에 드시나이까?"

 

"선남자여,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려는 연고며, 선근을 심지 못한 이를 선근을 심게 하려는 연고며, 이미 선근을 심은 이를 증장케 하려는 연고며, 선한 과보가 성숙하지 못한 이를 성숙케 하려는 연고며, 이미 성숙한 이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려는 연고며, 선한 법을 천히 여기는 이를 존중한 마음을 내게 하려는 연고며, 방일한 이들이 방일을 여의게 하려는 연고며, 문수사리 등 여러 대향상(大香象)들이 함께 논의하려는 연고며, 경을 읽고 외우기 좋아하는 이들을 교화하여 선정을 사랑케 하려는 연고며, 성인의 행과 범행과 천행(天行)으로 중생을 교화하려는 연고며, 함께하지 않는 깊은 법장을 관찰케 하려는 연고며, 방일한 제자들을 꾸짖되 '여래는 항상 고요하면서도 선정을 좋아하거늘, 하물며 너희들이 번뇌를 다하지 못하고 방일하겠느냐' 하려는 연고며, 모든 나쁜 비구로서 여덟 가지 부정한 물건을 받아 두고, 욕심이 적지 않아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이를 꾸짖으려는 연고며, 중생들로 하여금 들은 바 선정법을 존중히 여기게 하려는 연고니, 이런 인연으로 선정의 굴에 들어가느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양이 없는 선정[無相定]은 대열반이라 이름하옵나니, 그러므로 열반을 모양이 없음이라 하거니와, 무슨 인연으로 모양이 없다 하나이까?"

 

"선남자여, 열 가지 모양이 없는 연고니라. 무엇을 열 가지라 하는가. 빛깔 모양, 소리 모양, 향기 모양, 맛 모양, 닿이는 모양, 나는 모양, 머무는 모양, 망그러지는 모양, 사내 모양, 여자 모양이므로 모양이 없다고 이름하니라.

 

선남자여, 모양에 집착한 이는 어리석음을 내고, 어리석으므로 사랑을 내고, 사랑하므로 속박되고, 속박되므로 태어나게 되고, 태어나므로 죽게 되고, 죽으므로 무상하거니와, 모양에 집착하지 않으면 어리석음을 내지 않고,

 

                                                                                                                      [679 / 10007] 쪽

어리석음이 나지 않으므로 사랑이 없고, 사랑이 없으므로 속박이 없고 속박이 없으므로 태어나지 않고 태어나지 않으므로 죽는 일이 없고, 죽음이 없으므로 항상하다 하나니, 이런 뜻으로 열반을 항상하다 이름하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비구가 능히 열 가지 모양을 끊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시었다. "선남자여, 만일 비구가 때때로 세 가지 모양을 닦아 익히면, 열 가지 모양을 끊나니, 때때로 삼매의 선정 모양을 닦아 익히고, 때때로 지혜의 모양을 닦아 익히고, 때때로 버리는 모양[捨相]을 닦아 익히는 것을 세 가지 모양이라 하느니라."

 

사자후는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선정의 모양, 지혜의 모양, 버리는 모양이라 이름하나이까? 선정이 삼매라면 모든 중생이 모두 삼매가 있거늘, 어찌하여 바야흐로 삼매를 닦는다 하오리까? 마음이 한 경계에 있는 것을 삼매라 하오면, 만일 다시 다른 반연이라면 삼매라 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선정이 아니면 온갖 것을 아는 지혜[一切智]가 아닐 것이요, 온갖 것을 아는 지혜가 아니라면 어떻게 선정이라 하오리까? 만일 한 가지 행으로 삼매를 얻는다면, 다른 행 들은 삼매가 아닐 것이요, 삼매가 아니면 온갖 것을 아는 지혜가 아니리니, 만일 온갖 것을 아는 지혜가 아니라면, 어떻게 삼매라 이름하오리까? 지혜의 모양과 사(捨)의 모양도 그와 같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의 말과 같이 한 경계를 반연함을 삼매라 한다면, 다른 반연들은 삼매라 이름하지 못하리라 하는 것은 옳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다른 반연들도 한 경계인 까닭이니, 다른 행도 그와 같으니라. 또 말하기를, 중생이 먼저부터 삼매가 있으므로 닦을 필요가 없다 함도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삼매라고 말함은 선한 삼매를 말함이니, 모든 중생들은 참으로 가지지 못하였거늘, 어찌하여 닦을 필요가 없다고 하겠는가. 이러한 선한 삼매에 머물러서 온갖 법을 관찰하는 것을 선한 지혜의 모양이라 하고, 삼매의 모양과 지혜의 모양이 다른 줄로 보지 않는 것을, 버리는 모양[捨相]이라

 

                                                                                                                     [680 / 10007] 쪽

이름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만일 색의 모양[色相]을 취하고, 색의 항상하거나 무상한 모양을 관찰하지 아니하면 삼매라 이름하고, 만일 색의 항상하거나 무상한 모양을 관찰하면, 지혜라 이름하고 삼매와 지혜가 평등하게 온갖 법을 관찰하면 이것을 버리는 모양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수레 멘 말을 잘 모는 사람은 빠르고 더딤이 알맞은 것같이, 빠르고 더딤이 알맞은 것을 버리는 모양이라 이름하느니라. 보살도 그러하여 삼매가 많으면 지혜를 닦고, 지혜가 많으면 삼매를 닦으며, 삼매와 지혜가 평등하면 버리는 모양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10주 보살은 지혜의 힘이 많고 삼매의 힘이 적으므로, 불성을 분명하게 보지 못하고, 성문과 연각은 삼매의 힘은 많고 지혜는 적으므로, 이를 인연하여 불성을 보지 못하고, 부처님 세존은 삼매와 지혜가 평등하므로 불성을 분명하게 보고 걸림이 없는 것이, 마치 손바닥에 있는 암마륵 열매같이 하나니, 불성을 보는 것을 버리는 모양이라 하느니라.

 

사마타(奢摩他)는 능히 없앤다[能滅] 이름하나니 온갖 번뇌를 없애는 연고며, 또 사마타는 능히 조복한다 이름하나니 모든 근의 악하고 선하지 못한 것을 조복하는 연고며, 또 사마타는 고요하다 이름하나니 3업을 고요하게 하는 연고며, 또 사마타는 멀리 여읜다 이름하나니 중생으로 하여금 5욕락을 멀리 여의게 하는 연고며, 또 사마타는 능히 맑힌다 이름하나니 탐욕 · 성내는 일 · 어리석음의 흐린 법을 맑히는 연고니라. 이런 뜻으로 선정의 모양[定相]이라 이 름하느니라.

 

비바사나(毘婆舍那)는 바르게 본다[正見] 이름하며, 또 분명히 본다[了見] 이름하며, 또 능히 본다[能見] 이름하며, 두루 본다[遍見] · 차례로 본다[次第見] · 딴 모양으로 본다[別相見] 이름하나니, 이것을 지혜라 하느니라. 우필차(憂畢叉)는 평등이라 이름하며, 다투지 않는다[不諍] 이름하며, 관찰하지 않는다[不觀] 이름하며, 행하지 않는다[不行] 이름하나니, 이것을 사(捨)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사마타는 두 가지가 있으니 세간과 출세간이요, 또 두 가지가 있으니 성취와 성취하지 못함이니라. 성취는 부처님과 보살이요, 성취하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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