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대화상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포대화상이라고 불리는 스님이 있었습니다. 남에게 얻어 먹고 다니는 거지 스님인데 살림살이라고는 큰 포대 하나 뿐이었습니다. 포대 하나만 들고 다니다가 사람들의 뒷꼭지를 똑똑 치면서 돈 한닢 달라 하곤 하였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법문이었습니다. 또, 예를 들어, 생선 장수를 보면 생선 한 마리만 달라고 하여 한 입만 베어 먹고 포대에 넣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무엇이든 눈에 띄기만 하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장차 가뭄이 계속될 것 같으면 흐린 날에도 삿갓을 쓰고 다니고, 장마가 계속될 것 같으면 맑은 날인데도 굽이 높은 나막신을 신고 다녔습니다. 이런 식으로 앞일을 예견하는 데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포대화상이 돌아가실 때(916년)에는 명주 악림사 동쪽 행랑 밑에서 법문을 하면서 앉은 채로 입적했습니다.
그 때 이런 게송을 남겼습니다.
미륵, 참 미륵이여
천만억 몸을 나투는구나.
때때로 사람에게 보이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구나.
포대화상의 죽은 시체는 전신(全身)을 그대로 절 동당(東堂)에 모셔 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보니 곳곳에서 포대화상이 돌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출전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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