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

금강경대강좌(14)-육체를 정리하는 생활

근와(槿瓦) 2016. 1. 8. 00:27

금강경대강좌(14)-육체를 정리하는 생활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육체가 나라는 착각을 버려 보자.」다시 말하면「육체생활을 좀 정리해 가지고 하루 밥 세 끼 먹던 것을 노력하여 두 끼 먹고 수양하자. 더욱 더 자아완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의 본래 자세에서 보면 무슨 지식이니 신앙이니 하는 것은 흙탕물처럼 된 것이고 헝클어진 실같이 번잡한 망상입니다. 도서관의 서적을 다 마음에서 떨어놓으면 사람의 제 생명· 본 면목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그건 무슨 귀중품이다, 보물이다, 잘 보관하자, 이 사람 무슨 병이냐, 어려서 애들과 장난을 하다 피가 많이 날 정도로 피부가 상했어, 그때 균이 들어가 지금 파먹고 있다.」이 생각이 병이 되고 이 관념이 몸뚱이를 지배합니다. 이런 관념이 절대원리라 믿고 중생심(衆生心)으로 얽매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 다 버리고 마음을 탁 놓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본래의 마음이 드러나고 육체의 주인공· 우주의 핵심· 생각의 주체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배운 것을 자꾸 버리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꾸 들어가서 마음이 뚜렷이 드러나면 나중에는 우주에 모를 일이 하나도 없이 모두가 내 목전(目前)입니다. 마음을 깨쳐 놓으면 내 눈이 하나가 아니라 오관(五官)이 다 눈이 되고 귀가 됩니다. 귀라면 귀고 코라면 코고 거리가 없어집니다. 거리가 없다는 말은 둘이 아니라는 말이고 주관 객관이 통일됐다는 뜻입니다. 육체를 나라고 하다 보니 주관 객관의 거리를 인정하게 되고 둘로 생각하지만 마음도 아닌 이 마음이 나인 줄 어느 정도 깨달으면 이 우주와 나는 둘이 아니라는 대목(大目)이 나옵니다. 그때 비로소 사람이 살 기분이 생깁니다.「나는 영원히 죽을 방법이 없구나. 물질도 허공도 아니니 불에 탈 수도 없다. 내 몸뚱이는 두들기면 깨지지만 이건 자살도 못한다, 자살할래야 방법이 없다, 세계의 수소탄이 다 내 몸에 맞는다 해도 육체는 죽을지 모르고 지구는 다 녹아 없어질지 모르지만 나는 죽을 수 없구나.」하는 진리를 환하게 보게 됩니다.

 

이렇게 불교를 알고 나면 죽음에 대한 공포(恐怖)가 그 시간부터 없어집니다. 동서 어디에도 구속된 데가 없고 이것 이전에 어떤 진리도 있을 수 없으며 이것을 구속할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게 모두 이렇게 앉아서 말 듣고 있습니다. 절대 자유인 것이 이 마음입니다. 내가 가령 어떤 사람을 일어서라 해서 일어났다면 그것은 그 사람 몸뚱이가 일어난 것도 아니고 내가 일으킨 것도 아니며, 오직 그 사람 마음이 정한 것입니다. 만일 그 사람의 마음에 그런 결정이 안나면, 일어설 생각이 안나면 칼로 목을 쳐도 안 일어섭니다. 절대 자유인 게 생명입니다. 아무리 시집가라 해도 안 가고 장가를 오라 해도 안 옵니다. 그러므로 생명이란 영원한 것이며 절대 자유인 것이며 그리고 남녀노소 똑같이 평등하고 완전한 것입니다. 이 마음을 내놓고는 상대가 다 있고 대조(對照)가 다 있으며 완전한 게 없습니다. 가령 이 막대기는 짧은 것도 긴 것도 아닌데 긴 것이 나타나면 짧아지고 짧은 것이 나타나면 길어집니다. 저 혼자는 자유롭게 뜻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 내 놓고는 모든 것이 완전한 게 없습니다.

 

이 세상에 불이 뜨겁고 태양이 뜨겁다고 하지만 우리가 만일 태양 가운데 살고 전 우주가 태양으로 돼 있다 하면 뜨거운 게 없습니다. 뜨겁지 않은 게 있기 때문에 불이 뜨겁지 불 그놈 자신은 뜨거운 걸 모르고 태양도 제가 뜨거운 걸 모릅니다. 이것이 상대성 원리고 불교의 연기(緣起)의 원리입니다. 나는 너 때문에 있고 여자 때문에 남자가 있고 나쁜 놈 때문에 착한 놈이 있습니다. 모두 악한 사람이라면 악한 사람 없고 모두 착하면 착한 것이 없습니다. 이것을 현상계의 모든 것은 연기의 원리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불법은 이런 상대성원리(相對性原理)로 이루어진 현상계(現狀界)를 초월하고 육체본위의 생활을 포기(抛棄)하여 오직 남을 위해 아무 조건 없는 생활을 하는 부처님의 깨달은 마음과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천 이백대 중의 수행생활을 보인 것이 이 一 章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의 교단도 부처님의 정신을 배우고 그 말씀대로 지계(持戒)하고 인욕(忍辱)하고 정진(精進)하고 실천하는 교단이 되어야 합니다.

 

 

출전 : 금강경대강좌(청담큰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