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59)-59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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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위하여서 속인들을 향하여 자기가 무루를 얻었노라 하는 것을 말하여 감로를 독약으로 바꾼다 하느니라.이런 나쁜 비구들을 위하여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염부제에 널리 유포하리니, 이 때에 나의 제자들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쓰고 연설하여 선포하면 저 나쁜 비구들에게 살해를 받게 되리라. 그 나쁜 비구들도 여럿이 모이어 혹독한 규칙을 만들고 있으면서, 대반열반경을 받아 지니거나 쓰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는 이는, 모두 함께 있지도 아니하고 같이 앉아 말하지도 아니하면서, 그 이유를 말하기를 '열반경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고 사견(邪 見) 가진 자가 만든 것이니, 사견 가진 자는 육사외도(六師外道)이고, 육사외도가 말한 것은 부처님의 경전이 아니다.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온갖 법이 무상하고 내가 없고 즐거움이 없고 깨끗하지 않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니, 모든 법이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다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겠는가. 부처님과 보살은 비구에게 가지가지 물건을 받아 두라고 허락하시었고, 6사들은 제자에게 모든 물건을 받아 두지 못하게 하였거늘,이런 말을 어떻게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겠는가. 부처님과 보살은 제자들에게 다섯 가지 우유[牛味]와 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제정하지 아니하였고, 6사들은 다섯 가지 소금과 다섯 가지 우유와 비계와 피를 먹음을 허락하지 아니하는데, 이런 것을 먹지 말라 한 것을 어떻게 부처님의 경전이라 하겠는가. 또 부처님과 보살은 3승의 법을 말씀하였는데, 이 경에서는 1승만을 말하여 대열반이라 말하였으니, 이런 것을 어떻게 부처님의 옳은 경전이라 하며, 부처님 께서는 필경에 열반에 드셨는데, 이 경에서는 부처님께서는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여서 열반에 들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 경은 12부 중에 들지 아니하며, 이것은 마군의 말이요 부처님의 말이 아니다' 하느니라.선남자여, 이런 사람들은 나의 제자라고는 하더라도 이 열반경을 믿고 따르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이런 때를 당하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전을 반구절만이라도 믿는 이가 있으면, 이 사람은 참으로 내 제자며, 이렇게 믿음을 인하여 불성을 보아서 열반에 들게 되리라."그러나 광명변조고귀덕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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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여래께서 오늘에 대반열반경을 잘 열어 보이시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것을 인하여 대반열반경의 한 구절, 반구절이나마 깨달았사오며, 한 구절 반구절을 깨달았으므로 조그만치 불성을 보았사오니,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마땅히 대열반에 들어가겠사오며,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대반열반의 미묘한 경전을 닦아서 열째 공덕을 구족하게 성취한다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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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열반경 제 25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3. 사자후보살품(師子吼菩薩品) ①
그 때에 부처님께서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너희들이 만일 부처님이 있는지 없는지, 법이 있는지 없는지, 승가가 있는지 없는지, 괴롬이 있는지 없는지, 집(集)이 있는지 없는지, 멸(滅)이 있는지 없는지, 도(道)가 있는지 없는지, 실제[實]가 있는지 없는지, 내[我]가 있는지 없는지, 즐거움이 있는지 없는지, 깨끗함이 있는지 없는지, 항상한지 무상한지, 승(乘)이 있는지 없는지, 유(有)가 있는지 없는지, 인이 있는지 없는지, 과(果)가 있는지 없는지, 지음이 있는지 없는지, 업이 있는지 없는지, 과보가 있는지 과보가 없는지를 의심하거든, 너희 마음대로 물으라. 내가 너희들에게 낱낱이 해설하리라.
선남자여, 나는 진실로 하늘이나 사람이나 마군이나 범천이나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내게 와서 묻는 것을 대답하지 못한 것이 없노라."
이 때에 그 회중에 이름이 사자후(師子吼)라고 하는 한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용모를 단정히 하며 의복을 바로하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무릎을 세우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여쭙겠사오니, 여래께서는 크게 어여삐 여기시어 허락하시옵소서."
이 때에 부처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너희들은 이 보살에게 공경하는 마음으로 존중하고 찬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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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각색 향과 꽃과 풍류와 영락과 번과 일산과 의복과 음식과 좌복과 의약과 집과 전당으로 공양하며, 영접하고 전송하여야 한다.
왜냐 하면 이 보살은 지나간 부처님들께 선근을 깊이 심어 복덕을 성취하였으므로 지금 내 앞에서 사자후를 하려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사자가 자기의 기운을 알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뽐내며 네 발로 땅을 짚고 굴속에 있으면서 꼬리를 휘두르며 소리를 내지르듯이, 이런 여러 가지 모양을 갖추면 이는 크게 사자후하려는 줄을 알 것이다. 참말 사자왕이 새벽에 굴 속에서 나와 몸을 다듬고 입을 벌리고 사방을 살피면서 벽력같이 소리를 지르는 것은 열한 가지 일을 위함이니라.
그 열한 가지란, 첫째는 사자가 아니면서 사자 행세를 하는 무리를 부수려는 것이요, 둘째는 몸에 있는 기운을 시험함이요, 셋째는 있는 곳을 깨끗이 하려는 것이요, 넷째는 새끼들로 하여금 있는 처소를 알게 하려는 것이요, 다섯째는 여러 동무들로 하여금 두려운 마음이 없게 하려는 것이요, 여섯째는 자는 놈을 깨우려 함이요, 일곱째는 마음 놓은 짐승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려 함이요, 여덟째는 여러 짐승들로 하여금 와서 복종케 하려는 것이요, 아홉째는 향상(香象)들을 조복하려 함이요, 열째는 새끼들을 가르치려는 것이요, 열한째는 자기의 권속들을 장엄하려는 것이니라.
모든 짐승이 사자후하는 소리를 들으면, 물에 사는 짐승들은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뭍에 사는 짐승들은 굴속에 숨고, 날아다니는 놈들은 떨어지고, 향상들은 넋을 잃고 똥을 싸느니라.
선남자들이여, 여우는 사자를 백 년 동안 따라다니어도 사자후를 하지 못하는데, 사자의 새끼는 3년만 되어도 큰 사자처럼 사자후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 정각(正覺)께서는 지혜의 이빨과 발톱이며, 4여의족(如意足)과 6바라밀을 만족한 몸에, 10력이 용맹하고 대비로 꼬리를 삼아서 4선정의 청정한 굴에 있으면서, 중생들을 위하여 사자후하나니, 마군을 쳐부수고 중생에게 10력을 보이며, 부처님이 행하는 곳을 나타내어 사견(邪見)을 가진 사람에게 귀의 할 바를 지으며, 생사를 두려워하는 중생들을 무마하여 무명의 졸음에서 깨어나게 하며, 나쁜 짓을 행하는 이가 뉘우침을 내게 하고, 사견을 가진 중생들을 깨우치느니라. 육사외도는 사자후가 아닌 줄을 알게 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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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연고며, 부란나(富蘭那)들의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려는 연고며, 2승들로 하여금 뉘우치는 마음을 내게 하려는 연고며, 5주(住) 보살들로 하여금 큰 힘을 구하는 마음을 내게 하려는 연고며, 바른 견해를 가진 사부대중으로 하여금 사견을 가진 4부중에게 두려운 생각이 없게 하려는 까닭으로, 거룩한 행 · 청정한 행 · 하늘의 행을 하는 굴속으로부터 몸을 쭉 펴면서 나오는 것은,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교만을 깨뜨리려는 까닭이며, 입을 벌리는 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선한 법을 내게 하려는 까닭이며, 사방을 살피는 것은 중생들을 4무애(無礙)를 얻게 하려는 까닭이며, 네 발로 땅을 짚는 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지계(持戒)바라밀에 구족히 머물게 하려는 까닭이니, 그러므로 사자후하는 것이니라.
사자후라 함은 결정한 말이니, 모든 중생이 모든 불성이 있으며, 여래는 항상 계시어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성문이나 연각들은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겁 동안에 여래 세존을 따라다니더라도 사자후를 하지 못하거니와, 10주 보살이 이 세 가지 행을 닦기만 하면 능히 사자후할 것을 알지니라.
선남자여, 이 사자후보살마하살이 이제 이러한 대사자후를 하려는 것이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깊은 마음으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히 여기고 찬탄하여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사자후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그대가 물으려거든 이제 마음대로 물으라."사자후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불성이라 하오며, 무슨 뜻으로 불성이라 이름하오며, 무슨 까닭으로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다 하나이까? 만일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면 어찌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있는 불성을 보지 못하나이까? 10주 보살은 무슨 법에 머물렀으므로 분명하게 보지 못하고, 부처님께서는 무슨 법에 머물렀으므로 분명하게 보나이까? 10주 보살은 무슨 눈이기에 분명하게 보지 못하며, 부처님께서는 무슨 눈이기에 분명하게 보나이까?"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장하고 장하다. 어떤 사람이나 법을 위하여 물으면, 이는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하나니, 하나는 지혜요 다른 하나는 복덕이니라. 만일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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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런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한 이라면 곧 불성을 알며, 불성이라 이름하는 것도 알 것이며, 내지 10주 보살은 무슨 눈으로 보고, 부처님 세존들은 무슨 눈으로 보는 줄을 알 것이니라."
사자후보살이 세존께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지혜 장엄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복덕 장엄이라 하나이까?"
"선남자여, 지혜 장엄이라 함은, 1지(地)로부터 10지에 이르는 것을 지혜 장엄이라 하고, 복덕 장엄이라 함은 보시바라밀로부터 내지 반야에 이르는 것이요, 반야바라밀은 아니니라. 또 선남자여, 지혜 장엄은 부처님과 보살들을 말함이요, 복덕 장엄은 성문 · 연각과 9주 보살을 말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복덕 장엄은 함이 있는 것이요, 유루(有漏)요, 유(有)가 있고 과보가 있고 걸림이 있고 항상하지 아니한 것이니, 그는 범부의 법이요, 지혜 장엄은 함이 없는 것이요 무루요 유가 없고 과보가 없고 걸림이 없고 항상 머무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하였으므로, 깊고 묘한 이치를 묻는 것이며, 나도 이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하였으므로, 이 이치를 대답하는 것이니라."
사자후보살마하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이 이러한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하였다면 한 가지 두 가지를 물을 것이 아니온데, 어찌하여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한 가지 두 가지를 대답한다 하시나이까? 왜냐 하면 모든 법에는 한 가지 두 가지가 없는 까닭이니, 한 가지 두 가지라 함은 범부의 집착이니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두 가지 장엄이 없다면, 한 가지 두가지를 알지 못하려니와, 보살이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하였으므로 한 가지 두 가지를 이해하느니라. 모든 법이 한 가지 두 가지가 없다 함은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만일 한 가지 두 가지가 없다면, 모든 법은 하나도 없고 둘도 없다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만일 한 가지 두 가지가 범부의 집착이라 하면 이는 곧 10주 보살이라 이름할 것이요, 범부가 아니니라. 왜냐 하면 하나라 함은 열반이요 둘이라 함은 생사이기 때문이니라. 어찌하여 하나를 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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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 하는가. 항상한 까닭이요, 어찌하여 둘을 생사라 하는가, 애(愛)와 무명인 까닭이니라.
항상함을 열반이라 함은 범부의 모양이 아니요, 생사를 둘이라 함도 범부의 모양이 아니니, 이런 뜻으로 두 가지 장엄을 구족한 이는 능히 묻고 능히 대답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묻기를 '어떤 것을 불성이라 하느냐' 하였으니, 자세히 들으라. 내가 그대에게 하나하나 해설하리라.
선남자여, 불성은 제일의공(第一義空)이라 하고, 제일의공은 지혜라 이름하느니라. 공이라 말하는 것은 공한 것이니 공하지 아니한 것을 보지 않는 것이요, 지혜라 함은 공한 것이나 공하지 아니한 것과, 항상한 것이나 무상한 것과, 괴로운 것이나 즐거운 것과, 나인 것이나 내가 없는 것을 보는 것이니라.
공이란 것은 온갖 생사요 공하지 않다는 것은 대열반이며, 내지 내가 없다는 것은 생사요 나라는 것은 대열반이니라. 온갖 공한 것만 보고 공하지 않은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은 중도(中道)라 이름할 수 없으며, 내지 온갖 내가 없는 것만 보고 나를 보지 못하는 것은, 중도라고 이름할 수 없느니라.
중도란 것은 불성이라 이름하나니, 이런 뜻으로 불성은 항상하여 변하지 아니하거니와, 무명에 덮이어서 중생들로 하여금 볼 수 없게 하느니라. 성문과 연각은 모든 공한 것만 보고 공하지 않은 것은 보지 못하며, 내지 모든 내가 없는 것만 보고 나인 것은 보지 못하나니, 이런 뜻으로 제일의공을 얻지 못하며, 제일의공을 얻지 못하므로 중도를 행하지 못하고, 중도가 없으므로 불성을 보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중도를 보지 못하는 데 세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결정코 즐거운 행이요, 둘은 결정코 괴로운 행이요, 셋은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행[苦樂行]이니라.
결정코 즐거운 행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므로 비록 아비지옥에 있더라도 3선천락과 같이 여김이요, 결정코 괴로운 행이라 함은 범부들을 말함이요,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행이라 함은 성문과 연각이니, 성문과 연각은 괴롬과 즐거움을 행하면서 중도라는 생각을 하나니, 이런 뜻으로 비록 불성이 있으나 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그대가 묻기를 '무슨 뜻으로 불성이라 이름하느냐' 하나니 선남자여, 불성이라 함은 곧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중도 종자니라. 또 선남자여, 도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하와 상과 중이니라. 하라 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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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천이 무상함을 항상하다고 잘못 보는 것이요, 상이라 함은 생사가 무상함을 항상하다고 잘못 보고, 삼보가 항상함을 무상하다고 잘못 여기나니, 어찌하여 상이라 하는가. 가장 위 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음이니라.
중이라 함은 제일의공이라 이름하나니, 무상한 것은 무상하다 보고 항상한 것은 항상하다 보느니라. 제일의공은 하라고 이름하지 아니하나니, 왜냐 하면 온갖 범부들이 얻지 못하는 까닭이며, 상이라고 이름하지 않나니, 왜냐 하면 곧 상인 까닭이니라. 부처님과 보살들의 닦는 도는 상도 아니고 하도 아니니, 이런 뜻으로 중도라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생사의 본고장[本際]이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무명이요 하나는 애(愛)니라. 이 두 가지 중간에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이 있나니 이것을 중도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중도가 생사를 깨뜨리므로 중도라 하며, 이런 뜻으로 중도의 법을 불성이라 이름하며, 그러므로 불성은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건만 모든 중생들이 보지 못하므로, 무상하고 즐겁지 않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않다 하거니와, 불성은 진실로 무상하고 즐겁지 않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않은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여, 마치 가난한 집에 숨은 보배[寶藏]가 있지만 이 사람이 보지 못하는 연고로 무상하고 즐겁지 않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못하다가, 어떤 선지식이 말하기를 '그대의 집에 숨은 보배가 있거늘, 어찌하여 이렇게 빈궁하고 곤고하여 무상하고 즐겁지 않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아니한가' 하면서 방편으로 보게 하거든, 이 사람이 보았으므로 곧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하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불성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보지 못하며, 보지 못하므로 무상하고 즐겁지 아니하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못하거니와, 선지식인 부처님이나 보살들이 방편으로써 가지가지로 가르쳐 보게 하면, 보았으므로 중생이 곧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얻느니라.
또 선남자여, 중생들이 소견을 일으킴이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항상하다는 소견[常見]이요 둘은 아주 없다는 소견[斷見]이니라. 이러한 두 소견은 중도라 이름하지 아니하니라. 항상함도 없고 아주 없다는 것도 없음은 곧 12인연을 관찰하는 지혜니, 이것을 불성이라 하니라.
2승들은 비록 12인연을 관찰하여도 불성이라 이름하지 못하나니, 불성이 항상하지만 모든 중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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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무명에 덮였으므로 보지 못하느니라. 또 12인연의 강을 건너지 못함은 토끼나 말과 같나니, 왜냐 하면 불성을 보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12인연을 관찰하는 지혜는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종자니, 이런 뜻으로 12인연을 불성이라 이름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오이[胡苽]를 열병이라 이름하나니, 왜냐 하면 열병의 인연이 되는 연고며, 12인연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불성은 인이 있고 인의 인[因因]이 있으며, 과가 있고 과의 과[果 果]가 있느니라. 인은 12인연이요 인의 인은 곧 지혜며, 과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요 과의 과는 곧 위없는 대반열반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무명이 인도 되고 인의 인도 되며, 식(識)이 과도 되고 과의 과도 되나니, 불성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이런 뜻으로 12인연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항상하지도 않고 아주 없지도 않으며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아니며 인도 아니요 과도 아니니라. 선남자여, 인이요 과 가 아님은 불성과 같고, 과요 인이 아님은 대반열반과 같고, 인도 되고 과도 됨은 12인연으로 생긴 법과 같거니와, 인도 아니요 과도 아님을 불성이라 이름하나니, 인도 과도 아니므로 항상하여 변함이 없느니라.
이런 뜻으로 나의 경에서 말하기를 '12인연은 그 뜻이 매우 깊어서, 알 수도 없고 볼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으므로 부처님과 보살의 경계요, 성문이나 연각으로 미칠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 무슨 까닭으로 매우 깊다 하는가.
중생의 업행(業行)은 항상하지도 않고 아주 없지도 않지만 과보를 얻으며 비록 잠깐잠깐에 멸하지만 잃어지지 아니하며, 짓는 이는 없지만 짓는 업은 있으며, 받을 이는 없지만 과보는 있으며, 받는 이가 멸하더라도 과보는 없어지지 아니하며, 생각하여 앎이 없지만 화합하여 있느니라.
모든 중생들은 12인연과 함께 행하면서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보지도 알지도 못하므로 나중과 처음이 없느니라. 10주 보살은 나중만 보고 처음을 보지 못하거니와, 부처님 세존은 처음도 보고 나중도 보나니, 이런 뜻으로 부처님께서는 분명하게 불성을 본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중생은 12인연을 보지 못하므로 바퀴돌 듯 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서 스스로 나고 스스로 죽듯이 모든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불성을 보지 못하므로 스스로 번뇌의 업을 짓고는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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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데서 헤매나니, 공을 치는 것 같으니라.
선남자여, 그러므로 내가 여러 경전에서 말하기를 '만일 사람이 12인연을 보는 이는 곧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이는 곧 부처님을 본다 하였으니, 부처님께서는 곧 불성이니라.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이 이것으로 성품을 삼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12인연을 보는 지혜에 네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하(下)요 둘은 중이요 셋은 상이요 넷은 상상이니라. 하품 지혜로 관하는 이는 불성을 보지 못하나니, 보지 못 하는 연고로 성문의 도를 얻고, 중품 지혜로 관하는 이는 불성을 보지 못하나니, 보지 못하는 연고로 연각의 도를 얻고, 상품 지혜로 관하는 이는 보아도 분명치 못하나니, 분명치 못하므로 10주지(住地)에 머물고, 상상품 지혜로 관하는 이는 분명히 보나니, 그러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를 얻느니라.
이런 뜻으로 12인연을 불성이라 이름하나니, 불성은 곧 제일의공이요, 제일의공은 중도라 하고 중도는 부처라 이름하며 부처는 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그 때에 사자후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과 불성이 차별이 없다면, 모든 중생들은 도를 닦아서 무엇하오리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선남자여, 그대가 물은 것은 옳지 아니하다. 부처님과 불성이 비록 차별이 없으나, 모든 중생들이 모두 구족하지 못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나쁜 마음으로 어미를 살해하고 해한 뒤에 뉘우침을 내었다면, 두 가지 업이 비록 선하더라도 이 사람은 지옥 사람이라 이름하나니, 왜냐 하면 이 사람은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니라.
이 사람에게 비록 지옥의 5음과 18계와 6입이 없더라도 오히려 지옥 사람이란 이름을 얻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러므로 내가 여러 경전에서 말하기를, 만일 어떤 이가 선한 일을 닦으면 하늘 사람을 본다 하고 나쁜 일을 행하면 지옥을 본다 하나니, 왜냐 하면 반드시 그 과보를 받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 하였으나, 모든 중생이 참으로 32상과 80종호를 갖추지 못하였나니, 그러므로 내가 이 경에서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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