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달마사행관(菩提達摩四行觀)

菩提達摩四行觀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성불하는 길이 두가지가 있으니, 이치로 가는 길과 행으로 되는 길이다. 이치로 되는 길은, 부처님 말씀대로 종지를 깨달아서 중생이 그대로 부처임을 꼭 믿고, 오직 번뇌망상을 벗기기 위하여 허망한 것을 버려두고 참 모습으로 돌아가, 마음을 한데 뭉쳐 자타와 범성이 따로 없이 평등하고 여일한 경계에 흔들리지 아니하면, 이것이 바로 불립문자 하고 그대로 이치를 깨달아 분별할 것 없이 적연무위하게 이치로 되는 길인 것이다.

 

그런데, 행으로 되는 길이란 네가지가 있는데, 여남은 모든 행은 전부 이 속에 포함된다.

 

첫째는 <보원행> 원망 없는 행이다. 불법을 공부하는 사람은 아무리 괴로움을 당하더라도 남을 원망하지 말고 언제나 이렇게 생각한다.「내가 왕석무수겁중에 생사의 물결 속에 윤회하면서 근본을 버리고 지말을 따라 무수한 원한과 미움을 쌓았느니라. 남의 뜻을 얼그려 피해를 준 일도 무한하리라. 지금은 내 잘못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것은 숙세에 내가 지은 악업의 열매가 익은 것일 뿐, 하늘이나 사람이 보아 주는 것이 아니다.」이렇게 생각하고 괴로움을 달게 받아 누구도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경에 말씀하시기를,「봉고불우라, 괴로움을 당해도 걱정하지 말 것이니, 왜냐하면 마음이 넓기 때문이다」하였으니, 이런 마음이 날때에 진리와 더불어 맞아 들게 되어 원수와 원한, 그리고 원망하고 미워함, 이런 것이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되어 진리를 닦아가게 될세, 이것을「보원행」원망 없는 행이라 하느니라.

 

둘째는「수연행」인연을 따르라는 행이다. 중생이라 하는 것이 원래로「내」라고 하잘것이 없는 것인데 모두가 인연 업과의 소전이라,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지만 모두 인연을 좇아 생기는 것이다. 어쩌다가 좋은 과보를 얻어 부귀영화를 누렸다 하더라도 이것을 내가 과거 세상에 지어 놓은 것을 받는 것이라, 지금은 있다 하지만 인연이 다하면 없어질 것을 무어 그리 좋아하랴? 얻거나 잃거나를 인연에 맡겨두고 다음에는 더하고 덜하는 생각을 갖지 말 것이다. 좋고 궂은 바람에 동하지 않으면 그대로 진리의 길과 합하게 될 것일세. 이것을 「수연행」인연 따라 사는 행이라 하느니라.

 

셋째「무소구행」구하는 생각 말라는 행이다. 세상 사람이 몰라서, 가는 곳 마다 탐착하기만 하는 것을「구하는 생각」이라 하는데,「지자」슬기로운 사람은 진리를 깨닫기에 언제나 한 마음을 돌려 먹는 것이다. 마음을 편안히 먹고 하염없이 형편을 따라 오고 가되,「일체 만법 있는 것은 모두 <공>한 것이라, 원하고 좋아할 것이 못된다」하고「공덕과 흑암」, 복 되는 일과 죄 되는 일, 이 두가지는 언제나 따르고 좇아 다니는 것임을 생각하고,「삼계에 산다는 것이 마치 불 타는 집 속에 있는 것 같은데, 몸덩이가 있으면 그대로 고통인 것을 편안함이 어디에 있을 것인가?」이렇게 생각하고, 모든 욕심에 대해 한 생각을 쉬어 버리고 구하지 말 것이다. 경에도 말씀하기를,「유구면 개고요, 무구면 내락이라, 구하는 것이 있으면 괴로움이고 구하는 것이 없으면 즐거움이다」하였으니, 이 무소구행이야말로 참 도행이 아니겠는가?

 

넷째「칭법행」법에 맞추게 하라는 행이다.「이 마음이 본래 청정하다」는 이치를「법」이라고 지목을 하는 것인데, 진리에서 보면 모든 상이 텅 빈 것이라. 더러움도 깨끗함도 이것도 저것도 없는 것이다. 경에 말씀하시기를「<법>에는 <중생>이라는 것이 없으니 중생이라는 때가 떨어졌기 때문이고 법에는 <내>라는 것이 없으니 내라는 때가 낄 수 없기 때문이다.」하였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이 이치를 깨달아서 응당 칭법행을 할 것이다. 이를테면, <법의 체성>에는 간탐이라는 것이 없는 것인데, 이 몸이나 재물을 버려 보시(布施)하더라도 마음에 아낌과 아까움이 없이 된다면 <三空> (我空, 法空, 俱空)을 통달하여 불의 불착(不倚不着)할 것이니 다못 중생의 때를 벗기 위해 중생을 섭화(攝化)하되 상에 걸리지 않나니, 이것은 자기의 이익일 뿐 아니라 다시 남에게 이익을 주는 일이고, 또한 능히 보리의 도를 장엄하는 길이 된다.

 

<보시> 한가지가 그렇게 되면 남은 다섯 가지(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도 또한 그렇게 되어, 망상을 없애려고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수행하되 행하는 바가 없을새, 이것을 칭법행이라 하는 것이다.

 

 

출전 : 해인총림 법공양문(一陀스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