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57)-57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561 / 10006] 쪽
제일가는 곳은 없습니다." 세존께서도 또한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너는 항상하지 않은 곳을 항상하다고 일컫고, 항상 좋지 않은 곳을 항상 좋은 곳이라 일컬으며,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곳을 영원히 존재한다 일컫고, 요긴하지 않은 것을 요긴하다 일컬으며, 마침이 있는 법을 마침이 없는 법이라 일컫고, 출요가 아닌 것을 출요라 하면서, 이 출요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런 무명(無明)이 있구나. 범천이여, 너에게는 이런 무명이 있느니라."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아뢰었다. "큰 선인이여, 옛날 어떤 사문 범지는 수명이 매우 길고 아주 오래도록 머물렀습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수명이 지극히 짧아 저 사문 범지가 한 번 연좌하는 동안도 모르십니다. 왜냐 하면 그는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보아야 할 것은 다 봅니다. 만일 진실로 출요가 있다 하여도 이 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만일 진실한 출요가 없다 하여도, 이보다 더 뛰어나고 훌륭하며 미묘하고 제일가는 것은 없습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출요에 대하여 출요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출요가 아닌 것에 대하여는 출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당신은 출요를 얻지 못하고 곧 큰 어리석음만 이루었습니다. 왜냐 하면 경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큰 선인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그는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그는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는 것이 되며, 내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됩니다. 큰 선인이여, 만일 당신이 땅을 사랑하고 땅을 찬탄하면, 당신도 또한 나의 뜻대로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내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그렇다. 범천이 말한 것은 진실한 진리이다.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그는 너의 생각과 같이 되고,
[562 / 10006] 쪽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해서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그는 너의 생각대로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바를 따르게 될 것이다. 범천이여, 만일 내가 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땅을 찬탄하면, 나도 또한 네가 자재(自在)롭게 할 것이요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범천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범천을 찬탄하면, 나도 또한 너의 생각대로 되고 네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르게 되며, 네가 시키는 것을 따르게 될 것이다. 범천이여, 만일 이 여덟 가지 일[事]에 대하여 내가 그 일을 따라 사랑하고 좋아하며 찬탄하면, 저 또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범천이여, 나는 네가 온 곳과 갈 곳을 안다. 머무르는 곳을 따르고, 마칠 곳을 따르며, 나는 곳을 따르리라. 만일 범천이 있으면,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복이 있으며, 큰 위덕이 있고 큰 위신이 있을 것을 안다."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당신은 어떻게 내가 아는 것을 알고, 내가 보는 것을 보십니까? 어떻게 나 알기를 마치 저 해가 자재롭게 1천 세계를 두루 밝게 비추는 것처럼 그렇게 하십니까? 저 1천 세계에서 당신은 자재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저들의 저곳에는 밤낮이 없음을 다 아나니, 큰 선인이여, 일찍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으시며 자주 그곳을 지낸 적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해가 자재롭게 모든 곳인 1천 세계를 두루 비추는 것처럼 나도 1천 세계에 대해 자재롭게 할 수 있고, 또 저들의 저곳에는 밤낮이 없음을 다 아느니라. 범천이여, 나는 일찍 그곳을 지나간 적이 있고 자주자주 그곳을 지낸 적이 있느니라. 범천이여, 세 종류의 하늘이 있으니, 곧 광천(光天) 정광천(淨光天) 변정광천(遍淨光天)이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이 앎이 있고 봄이 있다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가령 저 세 종류의 하늘은 앎이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과 권속들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563 / 10006] 쪽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과 그 권속들에게는 앎이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네가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와 권속들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나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만일 너와 권속들에겐 앎도 없고 봄이 없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다. 범천이여, 너와 나는 일체가 다 똑같지 않고 모두가 다 똑같지 않다. 다만 내가 너보다 더 우세하고 더 뛰어나다."그 때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무엇으로 말미암아 저 세 종류의 하늘이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 권속들에게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저 세 종류의 하늘 권속들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다 하더라도 당신만은 여전히 스스로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내가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나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만일 나의 권속들에게 앎이 있고 봄이 있으면, 당신도 또한 그러한 앎과 봄이 있으며, 만일 나의 권속들에게는 앎도 없고 봄도 없어도 당신만은 여전히 앎과 봄이 있습니까? 큰 선인이여, 말하기 좋아해서 적당히 하신 말이 아닙니까? 그 말을 듣고 나서 어리석음만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한량없는 경계를 알았기 때문이며, 한량없는 앎과 한량없는 소견과 한량없는 종별(種別)을 나는 낱낱이 알아 분별하였으므로, 이 땅을 땅이라 알고,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까지도 또한 그러하며, 이 범천을 범천이라고 압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에 대하여 땅이라는 생각이 있어 '땅은 곧 나이다. 땅은 내 것이다. 나는 땅의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는 '땅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計較)한 뒤에는 곧 땅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이렇게 물
[564 / 10006] 쪽
불 바람 신 하늘 생주(生主) 범천 무번천(無煩天) 무열천(無熱天)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다. 깨끗함에 대하여 깨끗하다는 생각이 있어 '깨끗함이 곧 나이다. 깨끗함은 곧 내 것이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는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한 뒤에는 곧 깨끗함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범천이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땅을 땅이라고 알아 '땅은 곧 내가 아니다. 땅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땅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그가 땅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은 뒤에야 그는 곧 땅을 제대로 안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생주 범천 무변천 무열천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깨끗함을 곧 깨끗함이라고 알아 '깨끗함은 곧 나가 아니다. 깨끗함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그가 '깨끗함은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은 뒤에야 그는 곧 깨끗함에 대하여 제대로 안다. 범천이여, 나는 땅에 대하여 곧 땅인 줄 알아 '땅은 곧 나가 아니다. 땅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땅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나는 '땅이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으므로 나는 곧 땅에 대하여 제대로 안다. 이렇게 물 불 바람 신 하늘 범천 무변천 무열천에 대하여도 또한 그러하며, 깨끗함은 곧 깨끗함이라고 알아 '깨끗함은 곧 나가 아니다. 깨끗함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깨끗함의 것이 아니다'라고 알고, 나는 '깨끗함이 곧 나이다'라고 계교하지 않으므로 나는 곧 깨끗함을 제대로 아느니라." 그러자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이 중생들은 유(有)를 사랑하고 유를 좋아하며, 유를 익힙니다. 당신은 이미 유의 근본을 빼내 버렸습니다. 왜냐 하면 곧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유(有)에서 두려움을 보았거든 유라는 견해 없으면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러므로 유를 좋아하지 말라 유가 어찌 끊어지지 않으리.
[565 / 10006] 쪽
"큰 선인이여, 나는 이제 스스로 이 몸을 숨기고자 하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네가 만일 네 몸을 숨기고 싶거든 네 마음대로 하라." 이에 범천은 곧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 몸을 숨겼으나, 세존께서는 곧 아셨다. "범천이여, 너는 저기 있구나. 너는 여기 있구나. 너는 중간에 있구나." 이에 범천은 여의족(如意足)을 다 발휘하여 자신의 몸을 숨기고자 하였으나, 숨길 수가 없어 범천으로 돌아가 머물렀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천이여, 나도 또한 내 몸을 숨겨 보고자 하노라." 범천이 세존께 여쭈었다. "큰 선인이여, 만일 직접 몸을 숨기고자 하시거든 곧 마음대로 해 보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제 차라리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나타내어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범천 전부를 비추고, 내 자신은 숨어서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로 하여금 내 음성만 듣고 몸은 보지 못하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세존께서는 곧 여기상여의족을 나타내어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범천 모두를 비추고, 곧 자신은 숨어서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로 하여금 그 음성만 듣게 하고 그 몸은 보지 못하게 하셨다. 그러자 모든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은 제각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瞿曇)은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시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으시다. 무슨 까닭인가? 곧 지극히 묘한 광명을 놓아 일체 범천을 비추시고, 자신은 숨어서 우리들과 권속들로 하여금 다만 그 음성만 듣고 몸은 보지 못하게 하신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이미 이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을 교화시켰다. 나는 이제 여의족을 거두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세존께서는 곧 여의족을 거두시고 돌아가 범천에 머무셨다. 이에 악마의 왕도 또한 두 번 세 번 와서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그 때에
[566 / 10006] 쪽
마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큰 선인이여, 잘 보고 잘 알고 잘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을 훈계하고 가르치지 말 것이며, 또한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들에게 집착하지도 마십시오. 제자들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의 세계에 태어나지 마소서. 무위(無爲)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소서.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그것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큰 선인이여, 옛날에 어떤 사문 범지가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고 제자에게 집착하였습니다. 그는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났었습니다. 큰 선인이여, 그러므로 나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지 말 것이며, 또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마십시오. 제자들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소서?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마 파순아, 너는 나를 위하여 이치[義]를 구하지 않기 때문에, 요익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즐거움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안온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에 '제자를 훈계하고 가르치지 말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말라.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아라.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을 괴롭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악마 파순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이 사문 구담이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면, 저 제자들은 법을 들은 뒤에 내 경계를 벗어날 것이다.' 악마 파순아, 그러므로 너는 이제 내게 '제자를 훈계하지 말고 가르치지 말며, 또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도 말고 제자에게 집착하지도 말라. 제자에
[567 / 10006] 쪽
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나지 말고, 무위를 행하여 현세에서 안락을 받으라. 왜냐 하면 큰 선인이여, 당신은 부질없이 제 자신만을 괴롭게 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악마 파순아,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제자를 훈계하고 제자를 가르치며,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고 제자에게 집착하며, 제자에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다른 하천한 기악신들 세계에 태어났다면, 그 사문 범지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 일컫고, 범지가 아니면서 범지라 일컬으며, 아라하가 아니면서 아라하라 일컫고, 등정각이 아니면서 등정각이라 일컬었기 때문이리라. 악마 파순아, 나는 진실한 사문으로서 사문이라 일컫고 진실한 범지로서 범지라 일컬으며, 진실한 아라하로서 아라하라 일컫고, 진실한 등정각으로서 등정각이라 일컫는다. 악마 파순아, 만일 내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거나 혹은 설법하지 않더라도 너는 우선 떠나가라. 나는 내 자신이 제자를 위하여 설법할 것인가,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지 않을 것인가를 아느니라. 이것을 범천은 청하고, 악마 파순은 거역하고 어기며, 세존께서는 그들을 수순(隨順)하여 말씀하신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이 경의 이름을 범천청불(梵天請佛)이라고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범천과 범천의 권속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유승천경(有勝天經) 제 8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선여재주(仙餘財主)는 한 사자(使者)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부처님께 나아가 나를 위하여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안부를 묻되 '세존이시여, 성체(聖體) 편안하시며, 안락하시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起居)가 가벼우시고 기력도 한결같으시나이까?' 하고 이렇게
[568 / 10006] 쪽
문안드리고 나서 '선여재주도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존께 문안드리나이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하고 이와 같이 아뢰어 내 안부를 전하라. 네가 이미 나를 위하여 부처님께 문안을 드렸으면, 너는 다시 존자 아나율타에게 나아가 나를 위하여 그 발에 예배한 뒤에 존자에게 안부를 전하되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하고 문안드리고 나서 '선여재주도 존자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존자에게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와 또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을 올리겠나이다'라고 이렇게 말하라. 만일 청을 받아들이시거든 다시 '존자 아나율타여, 선여재주는 일이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왕을 위한 여러 가지 일과 정승의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어 네 사람과 함께 내일 선여재주의 집으로 오소서'라고 하여라." 이에 사자는 선여재주의 분부를 받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선여재주는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세존께 문안드리나이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으시나이까?' 그러자 세존께서 사자에게 말씀하셨다. "선여재주를 안온 쾌락하게 할 것이며, 하늘 사람 아수라 건답화(揵塔和) 나찰,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종류의 몸들까지 안락하고 쾌락하게 하노라." 이에 사자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지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물러갔다. 다시 아나율타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선여재주는 존자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존자에게 문안드립니다. '성체 편안하시며, 안락하고 상쾌하여 무병하시며, 기거가 가벼우시고 기력이 한결같습니까?'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와 네 사람을 청
[569 / 10006] 쪽
하여 내일 공양을 올리고자 하였나이다." 이 때에 존자 진가전연(眞迦旃延)은 존자 아나율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연좌하고 있었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현자(賢者) 가전연이여, 내가 아까 말한 바, 내일 우리들이 걸식하기 위하여 사위국으로 들어가자고 했던 것은 바로 이 일을 말한 것이오. 이제 선여재주가 사람을 보내 우리들 네 사람을 청하여 내일 공양하겠다 하오.' 존자 진가전연이 즉시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여, 그 사람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시오. 우리들은 내일 이 어두운 숲을 나가 걸식하기 위하여 사위성으로 들어가십시다." 존자 아나율타는 그 사람을 위하여 잠자코 청을 받아 주었다. 이에 사자는 존자 아나율타가 잠자코 청을 받아들인 줄 알고, 이내 다시 아뢰었다.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께 아룁니다. 선여재주는 일이 많고 할 일도 많습니다. 왕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고 정승의 일도 처리해야 합니다. 원컨대 존자 아나율타님께서는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네 사람과 함께 내일 일찍이 선여재주의 집으로 오십시오." 이렇게 전하라고 하였나이다. 존자 아나율타가 사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곧 돌아가라. 내 자신이 그 때를 알고 있노라." 이에 사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물러갔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네 사람과 함께 선여재주의 집으로 갔다. 그 때 선여재주는 채녀( 女)들에게 둘러싸여 중문 밑에서 존자 아나율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여재주는 멀리서 존자 아나율타가 오는 것을 보고는 합장하고 존자 아나율타를 찬탄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아나율타야, 존자께선 오랫동안 여기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이에 선여재주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존자 아나율타를 부축해 안고, 인도하
[570 / 10006] 쪽
여 집 안으로 들어가 좋은 자리를 펴고 앉기를 청하였다. 존자 아나율타는 곧 평상에 앉았다. 선여재주는 존자 아나율타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은 뒤에 아뢰었다. "존자 아나율타야여, 묻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원컨대 들어 주십시오.""재주여, 그대 묻고 싶은 대로 물으라. 듣고 나서 생각해 보리라." 선여재주는 곧 존자 아나율타에게 물었다."어떤 사문 범지는 내게 와서 말합니다.'재주여, 너는 마땅히 큰 마음의 해탈을 닦으라.'존자 아나율타여, 또 어떤 사문 범지는 내게 와서 말합니다. '재주여, 너는 마땅히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을 닦으라.' 존자 아나율타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 이 두 가지 해탈은 말도 다르고 뜻도 다른 것입니까? 뜻은 같은데 말만 다른 것입니까?""재주여, 네가 먼저 이 일을 물었으니, 네가 먼저 말해 보아라. 나는 나중에 대답하리라." 선여재주가 아뢰었다. "존자 아나율타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은 그 뜻은 같은데 말만 다릅니다." 선여재주는 이 일을 대답할 수 없었다. 존자 아나율타가 말하였다. "재주여, 마땅히 들으라. 나는 너를 위하여 큰 마음의 해탈과 한량없는 마음의 해탈에 대하여 설명해 주리라. 큰 마음의 해탈이란, 어떤 사문 범지가 일이 없는 곳에 있거나, 혹은 나무 밑이나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 가서 마음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깨달아,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닌다.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한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나무를 의지하여, 뜻으로 큰 마음의 해탈을 해득하여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 때에도, 그는 이 마음의 해탈에 제한되어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만일 여러 나무를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숲을 의지해야 하고, 만일 한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숲을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숲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한 마을을 의지하여야 하고, 만일 한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면 다시 여러 마을을 의지하여야 하며, 만일 여러 마을을 의지하지 않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아함경(59)-590 (0) | 2015.12.11 |
---|---|
중아함경(58)-580 (0) | 2015.12.10 |
중아함경(56)-560 (0) | 2015.12.08 |
중아함경(55)-550 (0) | 2015.12.07 |
중아함경(54)-540 (0) | 2015.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