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百喩經)

입이 찢어진 사람

근와(槿瓦) 2015. 11. 29. 19:07

입이 찢어진 사람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옛날 어떤 사람이 처가에 갔다가 쌀 찧는 것을 보고 쌀을 훔쳐 한 입 넣었다. 그때 아내가 와서 그에게 말을 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입에 쌀이 가득 찼으므로 대답하지 못했다.

 

아내는 그가 말하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겨 손으로 어루만져보고 분명히 안에 종기가 났다고 생각하고는 그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저의 남편이 오자마자 갑자기 입 안에 종기가 나서 도무지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 아버지는 곧 의사를 불러 고치게 하였다. 의사가 그의 입을 살펴보고 나서 말했다.

“이 병은 매우 중한 병입니다. 칼로 입을 째야 됩니다.”

 

의사는 곧 칼로 입을 쨌다. 그 순간 쌀이 쏟아져 나와 그만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온갖 악행을 짓고 깨끗한 계율을 범하고도 허물을 숨겨 두어 드러내기를 좋아하지 않다가 끝내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에 떨어진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조그만 창피 때문에 쌀을 토하려 하지 않아 칼로 입을 째어 그 허물이 드러나고 만 것과 같다.

 

 

출전 : 백유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