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호흡과 인생

근와(槿瓦) 2013. 5. 7. 18:50

호흡과 인생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우리 인간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선뜻 호흡이라고 대답할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 하면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하고 있고, 또 한 푼 들이지도 않고 저절로 숨을 쉬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되풀이 하고 있는 호흡이 우리의 단 하나뿐인 귀중한 생명을 유지해 주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호흡의 중요성을 느낀다든지, 호흡이 어떻게 우리의 생명을 연속시켜주고 있는가를 알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이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것이 인간들의 보편적인 삶의 양상이다.


고대 중국의 고서인 『장자』의 각의편이나 우리나라의 고문헌을 보면 불로장생법의 비결로 첫째, 호흡법을 수련 · 연마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비단 장생만의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하여도 무방할 것 같다. 그리고 신선 단련법은 별다른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시작부터 끝까지 호흡법 한 가지만으로 일관하였음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굳이 이유를 부연한다면 우리 인간이 물이나 음식물을 며칠 동안 먹지 않았을 때 건강에는 다소 지장이 있지만, 생명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허나 호흡, 즉 숨은 단 몇 십초나 혹은 1~2분의 극히 짧은 시간만이라도 멈춘다면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만일 3~4분 동안만 숨을 중단한다면 ‘불문가지’라는 문자 그대로 끝장이 나버린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요즈음의 우리는 과학의 만능 탓인지 아니면, 많은 공해에 시달려 신경이 무딘 탓인지 호흡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한 것 같고 무지하다 보니 무관심해 버리는 것 같다. 그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상 생활 중의 호흡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뤄지고, 또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므로 어떠한 계기를 만나 호흡에 대한 깊은 사려나 관심이 없고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따지고 본다면 우리가 아무 보상없이 쉬고 있는 호흡 속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무한한 생명의 원소가 깃들어져 있으며, 또 호흡하는 방법에 따라 생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쳐 생명을 연장할 수도 있고 생명을 단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리고 숨을 들이마시고 토해내는 호흡 운동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목적이 있음을 꼭 명심해야 한다. 즉, 하나는 산소를 빨아들이기 위하여 공기를 폐로 보내는 일이고, 또 하나는 폐에서 가스 교환을 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탄산가스를 몸 밖으로 내 보내기 위하여 폐 속에 있는 공기를 밖으로 내 보내는 일이다.


이와 같은 호흡은 심장이나 내장의 운동과는 달라서 호흡법을 배워 실천해 보면 그 사람이 노력하는 만큼 효과가 있다. 이런 까닭에 이 호흡을 옛날부터 불로장수나 만병통치, 또는 정신통일의 한 수단으로 슬기롭게 활용하여 온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면서 부지불식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무의식적인 호흡은 어떠한 것일까? 물론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호흡이지만 그 양상이 여러 가지인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때로는 심리적으로나 생리적인 양면에 좋은 호흡일 수도 있고, 또는 좋지 못한 호흡일 수도 있다는 것은 용이하게 알기 어렵다.


좋은 호흡과 훌륭한 호흡은 마음과 몸을 상쾌하고 건강하게 만들고 인생을 보다 밝게 해줌은 물론이고, 이와 반대로 좋지 못한 호흡은 삶을 어둡고 우울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좋은 호흡이란 어떤 것이며, 좋지 못한 호흡은 어떤 것인가를 알아두는 것은 대단히 긴요한 일일 것이다.


호흡은 육근(六根)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고 그 호흡의 방법에 따라 마음과 몸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육근이란 경전에 자주 나오는 말로서 눈 · 귀 · 코 · 입 · 몸 · 의식 등의 여섯가지 감각수용기(感覺受容器)인데, 호흡은 이 감각 수용기에 감촉되면 그 즉시 대뇌에 전달되게 된다.


그러므로 육근에 의하여 호흡이 여러 가지로 변화하는 까닭에 좋고 나쁜 것이 그대로 심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으신 부처님께서는 6년 간의 갖은 고행을 중단하시고 드디어 호흡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셨다. 수식관의 호흡법을 수행하여 드디어 무상정등정각을 성취하여 삼계도사 사생자부가 되어 하화중생의 대역사를 이루게 되었음을 『대안반수의경』을 통하여 자세히 설하여 놓았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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