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참선의 목적

근와(槿瓦) 2013. 5. 13. 08:49

참선의 목적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그 어디인가로 아주 가버리고 마는 것만 같으니 걱정이다. 나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뜻없는 세상이나마 영원히 죽기는 싫고 하다못해 일년이라도 겨우 한달, 아니 하루라도 더 살고만 싶다.

왜 그러한 것인지 알수는 없지만 다 그런 모양이다.


이 최고 최대의 문제가 풀리기 전에 인생의 다른 할 일이란 무엇이 있으랴!


하기야 우선 급한 일은 먹고 사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왜 그렇게 불편하게 마련되었으며 먹지 아니하고서 몇만년 살다가 죽으면 사는 동안이나마 편할 것인데도 전부가 맞지 않는 일뿐이다. 좀 쉬울 법한 일도 있으련만 그런 것 저런 것을 생각할 여지도 없이 날마다 밥 세그릇을 먹어야만 사는 것인 인생이니 따분한 일이다. 거기에다 경쟁을 해야만 이런 생명이나마 끌고가는 데까지 나갈 수가 있게 되어 있으니 죽고만 싶을 뿐 살 의미는 발견할 수 없다.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이니 쓸데없는 고민보다는 하고픈 대로 하다가 죽는날 죽으면 그만이 아니냐고 생각하자니 목적없는 싸움에 한량없는 생명을 자꾸만 죽여야 하며, 나 혼자 살겠다고해서 살고만 싶어하는 남의 생명을 자꾸 죽여버리니 참혹한 일이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맞지 않게만 마련했을까? 그렇다고 해서 나마저 죽자니 그것은 절대로 안될일이고 살자하니 까닭을 모른다. 그러므로 나 자신은 환멸의 현상태에서 실연한 사람이다.

물거품 같은 이 몸 실로 믿을 길이 없으니 하루속히 도인을 찾아 뵈옵고, 도를 배울 일만 남은 것이다. 그래서 세속의 은혜 두터운 부모형제, 처자식과 이별하고 천하명산을 다 찾아서 선지식을 뵈옵고자, 일편단심으로 온 정성을 다하여 먹으며, 때론 굶으며, 눈, 비바람을 피하지 아니하고 찬 이슬바람에 바깥잠을 자 가면서 선지식을 찾노라니, 그 고생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마는 이 역시 생사를 해탈하기 위한 하나의 작은 고개인 것이다.


그리하여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소문에 듣고 눈 밝은 선지식을 만나니 그 다행함을 어찌 표현할 수 있으랴? 선지식을 섬기되 목숨을 구하여 받들며, 한마디 법을 듣기 위해서 불이나 물에도 뛰어들기 어려워하지 않으면 대도를 깨달아 생사초월하는 법을 바로 배울 것이다. 그리하여 참선공부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처음에 선택한 화두 하나에만 매달려서 죽을판 살판으로 애써 공부하여야 하고 일초 동안이라도 화두 이외의 틈이 있으면 공부가 아니다.


만약 1700종류의 화두를 낱낱이 조금씩 집적거려 보고 따지다가 턱도 닿지 않는 사견을 붙여서 알았다 한다면 그것은 식심분별로 따진 알음알이에 지나지 못한 것이다. 절대로 마음자리의 본래 면목을 따지는 생각밖에는 깨달은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이 죽 끓듯이 일어나는 번뇌망상, 그것을 끊으려고 애쓰지 말 것이며 또한 걱정도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물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점점 안정할 수 없는 것이지만 가만히 놓아두면 물결은 저절로 가라앉아서 없어지는 것과 같아서 번뇌망상을 끊고자 하거나 걱정을 하는 것은 지혜가 아닌 것이다.


다만 자기가 생각하는 화두만 일심정력으로 챙겨 생각해 가면 화두는 점점 자리가 잡혀 일체 망상이 뚝 끊어져버리고 화두일념만 드러나서 이 순일무잡한 화두의 의심만이 힘차게 뭉쳐 온 천지가 화두에 대한 의심뭉치 하나로 되어 그 밖에는 자기 존재마저 인식할 수 없게되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화두를 생각하는 의심이 점점 커지고 분명해지며 힘차고 확실해져서 한없이 고요하고, 안정된 가운데서 화두의심은 바람에 타는 산불과 같이 점점 크게 번지리라. 시간이 가는 것을 모르고 잠이 전연 없어지며 화두를 놓아버릴래야 버릴 수도 없이 급해가는 것이다. 이런 지경에 이르면 열흘안으로 확철대오를 한다하니 선의 궁극적 목적은 화두타파이다.

 

"성불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석가모니불-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대  (0) 2013.05.16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0) 2013.05.16
오계  (0) 2013.05.09
수능엄경  (0) 2013.05.09
호흡과 인생  (0) 201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