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다비(茶毘)와 열 개의 사리(舍利)탑 (169)

근와(槿瓦) 2015. 10. 29. 22:50

다비(茶毘)와 열 개의 사리(舍利)탑 (169)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여러 제자들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여 가슴을 치며 오열하는 자도 있고 땅에 엎드려 괴로워하는 자도 있었다.

 

“세간의 눈이 어찌하여 이렇게도 빨리 멸하시는 것일까? 누가 오늘부터 이 대중들을 이끌어 주실 것인가? 대중들은 오늘부터 누구를 의지해야 할 것인가? 삼악도는 항상 우리들 앞에 열려 있는데도 해탈의 문은 우리들에게는 닫혀 있다.”고 말하면서 한탄하였다.

 

아나율은,

“이와 같이 근심하고 슬퍼해서는 안 된다. 부처님은 앞서 우리들을 위하여 제행(諸行)의 성(性)도 상(相)도 모두 이와 같이 무상함을 설하셨지 않았던가.”하며 위로하였다.

 

그때 신들이 공중에서 노래하였다.

 

세존은 그 옛날의 서약에 의해 우리들 때문에 이 세간에 출현하시어 사람과 신을 이끌어 열반으로 인도하셨도다. 부처님은 바로 자애로운 어머니이십니다. 널리 대비의 젖을 먹여 중생을 기르셨도다. 이제야 홀연히 열반에 드시었으나 중생들은 모두 의지할 곳을 잃었도다. 애통하도다, 감로의 법은 내리지 않고 중생들의 선한 짝은 점점 시들어지누나. 원컨대 법보와 사리의 빛은 우리들을 비추시어 이 망집을 벗어나게 하소서.

 

아나율이 또 세존 앞에 무릎을 꿇고 송하였다.

 

정각(正覺)의 법왕, 우리들에게 법유(法乳)를 주시어 법신을 기르시었건만 아직도 모든 중생의 법신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길이 멸도에 들어가시었네. 고뇌하는 중생들, 이제 누구에게 의지하랴.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겁을 거듭하여 모든 괴로움을 겪고 마침내 정각을 이루시었네. 아무튼 세간에 머무르심이 오래지 않은 채 그만 멸도에 드시었도다.

 

우리들은 어둠 속에 있고, 마귀는 갑옷을 벗어 던지고 기뻐하는도다. 원컨대 대비하신 사리의 위광으로 저희들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법보는 항상 흘러서 다함이 없도록 하소서.

 

또 아난이 울면서 송하였다.

 

저희들은 다행히 세존과 같이 석가족에게 태어나 20여 년을 곁에서 모셨노라. 이제야 세존은 저희들을 버리시고 대멸도에 드셨도다. 슬프고 슬프도다. 무명의 긴 밤을 상심한들 어이하랴.

 

나는 아직도 망집의 나망을 풀지 못하고 무명의 껍질을 버리지 못했네.

 

세존의 지혜의 부리는 아직도 이를 쪼아 깨지 않으셨는데 이제는 모두 버리고 돌아가셨네.

 

우리는 실로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은 어린애처럼 자모를 잃고 끝내는 죽음에 이르리라.

 

나는 지금 세존께 참회하옵니다. 20여 년 동안을 게으름만 피우고 마음에 만족함을 드리지 못했나이다.

 

원컨대 대비(大悲)를 베푸시어 저희에게 감로의 법을 쏟아 안온함을 얻게 하소서. 원컨대 말세까지도 항상 세존을 관하게 하소서. 거듭 원하옵건대 대자(大慈)하신 빛으로써 일체의 세간에서 거두어 주시옵기를.

 

제 가슴은 답답하여 어찌 능히 대은을 말로 할 수 있으리오.

 

대중들은 모두 슬퍼하고 또 애통하며 아난에게 청하기를,

“존자여, 원컨대 우리들에게 친히 부처님을 배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다시는 부처님 세계를 만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아난이 생각하기를 ‘세존이 재세할 동안은 여자로서 그 좌하에서 뵌 사람은 근소했다. 그러니 지금이야말로 그들에게 법체를 배례케 해 주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이리하여 많은 비구니를 비롯하여 청신녀(淸信女)들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 절하도록 허락해 주었다. 여자들은 모두 울며 예를 올리고 갖가지 향과 꽃을 바쳤다.

 

그 중에 한 노고(老姑)가 있었다. 나이는 백 세에 가까웠고 집은 가난하여 바칠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음을 슬퍼하며 ‘모쪼록 미래에는 어디에 있을지라도 항상 부처님을 배례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하고 염하면서, 발 위에 얼굴을 대고 울었다. 그리고 나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져 발을 적시었다. 이윽고 모든 여자들이 물러나자, 아난은 다른 대중들에게 세존을 배례케 했다. 대중들은 예를 드리고 각각 공양을 바치며 비탄하면서 물러갔다.

 

아나율과 모든 제자들은 다 함께 법체를 좌우에서 모시고 도를 이야기하면서 밤을 세웠다.

 

그때 아나율이 아난에게 말하기를,

“아난이여, 구시나라의 거리에 가서 세존께서 입멸하신 것을 모든 말라인들에게 고하여 주었으면 좋겠다.”

 

아난은 성으로 가서 이 말을 전했다. 사람들은 슬퍼하며 바로 달려와서 사라의 숲에 모여 먼저 보여(寶輿)를 만들고 법체를 그 위에 안치한 후 향을 피우며 꽃을 바치고 악기를 타며 덕을 찬양하였다.

 

하루가 지나자 모든 말라인들은 아난에게 청하기를,

“부처는 이제 멸도에 드셨다. 마지막 공양은 참으로 접하기 어려운 일이다. 모쪼록 우리들에게 칠일 칠야 동안 부처의 법체를 머무르게 하시어 마음껏 공양을 드리도록 해 주십시오. 그리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긴 밤에 편안함을 얻게 해 주십시오.”

 

아난은 이것을 아나율에게 말하자, 아나율은,

“그들의 뜻에 맡김이 좋다.”

고 말하므로, 아난은 이것을 말라인들에게 전하자, 말라인들은 기뻐하며 칠일 동안 후하게 공양을 올렸다.

 

칠일이 지나자 말라의 젊은 사람들은 세존이 아난에게 이야기한 바에 따라 새롭고 깨끗한 솜으로 법체를 싸고 이를 황금의 관에 옮겨 갖가지 아름다운 꽃과 향료를 뿌려 보여에 편안히 모시고 또 악기를 타며 송으로 노래하였다.

 

모든 말라인들은,

“이레 동안의 기한이 이미 지나고야 말았다. 이제 법체의 다비를 봉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며 서로 이야기하고는 거리를 깨끗이 청소하고 길에는 정수를 뿌린 후 모두가 관(棺)을 메고 성으로 들어갔다. 제자들을 비롯하여 임금도 백성도 모두 그 뒤를 따르자 당번과 화개(華蓋)가 서로 잇대었다. 신들은 공중에서 덕을 찬탄하고 사람들은 땅에서 이를 화답하며 조가를 불렀다.

 

이때에 로이(路夷)라는 말라인의 딸이 있었다. 평소 돈독히 도를 믿고 있었는데, 관이 성중에 머물었을 때 손에 큰 차륜과 같은 금빛의 꽃을 받들어 관에 바쳤다. 또 마여가(摩黎迦)라는 한 노파가 있었는데, 관이 그 집 앞을 지날 때에 남편이 죽은 뒤에 한번도 입지 않았던 아름다운 마바리다(摩波拉多)의 옷을 바쳐 관 위를 덮고는 소리를 높혀,

 

“모든 말라인은 행복하다. 이제야말로 큰 덕을 얻었다. 세존이 이 땅에서 입멸하시며 쉽게 공양을 올릴 수 있었으므로.’하고 찬탄했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관을 메고 성을 나와 조용히 희련하(熙連河)를 건너 보관사(寶冠寺)에 이르러 보여를 그 전당에 내려 놓았다. 그리고 중정(中庭)에 전단과 그 밖에 나무를 쌓아 관을 그 위에 옮기고 향유를 뿌렸다.

 

모든 제자들과 신자들은 소리 내어 울었다. 말라의 대신인 로이는 커다란 횃불을 들어 나무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나무는 타지 않았다. 이와 같이 세 번이나 시도했지만 세 번 다 불이 붙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기이하게 여겨 그 이유를 아나율에게 물었다. 아나율은 답하기를,

 

“마하 가섭을 기다리기 위한 것일 게다. 가섭은 지금 세존께 고별을 하려고 이곳에 오고 있다. 때문에 세존께서 불이 붙지 못하게 하신 것이다.”

 

이보다 앞서 마하 가섭은 탁차나기리(鐸叉那耆利)국에서 도를 전하고 있었으나 세존이 멸도에 드신다는 말을 듣고 5백 제자들과 함께 바로 파바를 지나 구시나라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정오쯤에 더위가 너무 심하여 대단히 피로를 느끼자 길가의 나무 그늘에 들어가 쉬었다. 제자들도 또 그와 나란히 앉아 서로 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한 사명(邪命) 외도가 손에 지팡이를 짚고 머리에 연꽃을 꽂고는 그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가섭이 말을 걸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사명 외도 : “구시나라에서 왔습니다.”

 

가섭 : “그대는 나의 스승에 대해 아는 바 있는가?”

사명 외도 : “교답마는 구시나라의 성 밖에 있는 사라 숲의 쌍수(雙樹) 사이에서 이레 전에 멸도하여 사람들은 모두 다투어 공양하였다. 이 꽃도 그곳에서 얻은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슬피 울었다. 가섭은,

“괴로워해서는 안 된다. 제행(諸行)은 모두 무상하다. 부처님도 입멸하시는 것으로 아무도 이를 면할 수 없는 것이다. 망집의 세계에는 평안은 없다. 다만 열반이 즐거운 것이다. 너희들은 힘써 세간의 고를 여의어야만 한다.”고 가르쳤다.

 

그 중에 선현(善賢)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나이가 많아 제자가 되었으나 그 마음은 어두웠다. 일찍이 세존이 아도마(阿都摩)에 가셨을 때에 사람들은 서로 공양을 바치셨는데, 선현은 특별히 뛰어난 물건을 바쳐 이것을 사람들에게 자랑하려고 했던 바 세존은 이것을 아시고 그 청을 받지 못하게 하여 그는 남몰래 세존을 원망하고 있었다. 이때 여러 제자들이 슬퍼하는 것을 보고,

 

“세존이 계실 때에는 언제나 우리들을 꾸짖고 이것은 해도 좋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우리들은 그 때문에 함부로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젠 입멸하였으므로 자유로이 해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은가?”

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가섭은 마음 아파하면서,

“세존이 입멸하신 지 겨우 이레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와 같은 말을 하는 자가 있다. 이래서는 정법의 꽃이 바람에 휘날리듯 이러한 매여져 있지 않은 사람의 손으로 어지러워질 것이다. 나는 전에 세존을 모시고 갈 때, 세존은 옷을 나의 옷과 바꾸시고 내게 그 옷을 입도록 하시면서 ‘가섭이여, 내가 멸한 뒤에는 나의 정법을 청정하게 전해 달라’고 말씀하신 일이 있다. 나는 이미 이 유촉(遺囑)을 받고 있다. 반드시 참된 불제자들을 모아 법과 규칙 속에 간직되어 있는 정법의 진의를 정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이것은 참으로 나의 의무이다.”고 생각하고 당장 선현을 불러 불제자 중에서 추방해 버렸다.

 

선현은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후회하고 다시 도에 들었다.

 

이리하여 마하 가섭은 여러 제자들에게,

“빨리 의발을 갖추어 보관사(寶冠寺)에 나아가 세존께 배례해야만 된다.”고 재촉하였다. 제자들은 가섭의 명에 따라 한편으론 울고 한편으론 달리어 겨우 그 절에 도착하였다.

 

가섭은 관이 이미 나무 위에 얹힌 것을 보자 배례하고 탄식하며, 슬픔을 참지 못하여 흐느껴 울며 세 번 그 주위를 돌면서 덕을 찬송했다.

 

이때 불은 별안간 타올라 관을 태우고 다만 사리만을 남겼다. 잠시 후 비가 내려 땅을 씻었다. 멸도하셨을 때보다도 더 한층 사람들은 애통해 하였다.

 

모든 말라인들은 금항아리에 사리를 담아 받들고 성으로 돌아갔다. 전각을 만들어 사리를 안치하고 향을 사르며 꽃을 바쳐 후하게 공양을 드렸다.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이 공손히 절하고 떠났다.

 

세존께서 멸도하신 일은 삽시간에 여러 나라에 널리 전해졌다.

 

마갈타의 왕인 아사세는 사신을 구시나라로 보내어,

“세존은 나의 스승이시다. 원컨대 우리들에게도 사리를 주시오.”하고 청했다.

 

자라바(遮羅波)의 발리(跋離) 백성들, 라마가마(羅摩伽摩)의 구리 백성들, 비루제(毘留提)의 바라문, 비사리의 리차 백성들, 파바의 말라 백성들도 역시 각자 사리를 청하였다. 구시나라의 말라 백성들은 대답했다.

 

“세존은 친히 이곳에 오셔서 멸도하신 것이다. 우리들은 당연히 공양해야 하므로 유체는 나눠드릴 수는 없다.”

 

일곱 나라 사람들은 화를 내며 말했다.

“예를 후히 하여 구하는 데도 주지 않는다면 이제는 병력을 써서라도 이를 구할것이다.”

 

그러나 구시나라 사람들은 답하였다.

“너희들이 병력을 쓰겠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 조금도 두려울 것은 없다.”

 

이때에 도로나(徒盧那)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참으로 총명했는데 부처와 성법과 승가를 믿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성 안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이 만약 싸운다면 반드시 피차 쌍방이 모두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에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자함을 행하게 하셨다. 당신들은 현재 이를 받아 입으로는 법어를 외우고 마음은 성화(聖化)를 따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어찌하여 부처님 유체 때문에 다투고 서로 해칠 수가 있겠는가. 당신들이 진심으로 부처님을 공양할 생각이라면,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답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군다나 그와 나와는 다 같이 법 속의 형제인 것이다. 다 같이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세존의 유령(遺靈)에 공을 드려야 할 사이가 아닌가. 재물을 아끼는 것만이 큰 과실이 아니다. 법에 인색한 것도 또한 죄의 극이다. 또 모든 보시 가운데 법보시가 가장 수승한 것이다. 당신들은 사리를 아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의좋고 서로 부드럽게 나누어 가짐이 좋다. 이리하여야만 세존의 가르침과도 상응하고 당신들도 또한 널리 복을 얻게 되리라.”

 

모든 말라인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풀려 갑옷을 벗고 물러갔다.

 

도로나는 또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만나서 말하였다.

“당신들은 무엇 때문에 싸움을 일으키려고 하는가?”

 

사람들이 말했다.

“우리들은 법을 위하여 이곳에 와서 세존의 사리를 구하는 자이다.”

 

도로나 : “이 성 안 사람들은 이미 조용해졌다. 당신들은 보기(寶器)를 가지고 와도 좋다. 나는 이를 나누어 주리라.”사람들은 기뻐하며 이에 따랐다.

 

이리하여 도로나는 세존의 사리를 일곱 나라 사람과 구시나라의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은 세존의 사리를 담았던 금병을 청했다. 필발(畢鉢) 마을 사람들도 역시 그 초탄(礁炭)을 청했다. 말라인들은 모두 이것을 쾌히 응락했다.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 기뻐하며 자기 나라에 돌아가 각자 탑을 세우고 그 사리를 숭상하였다. 이리하여 탑은 열 개가 세워졌다. 곧 사리의 제일분(第一分)에 봉한 구시나라의 탑과 제이분에 봉안한 파바의 탑과 제삼분에 봉안한 자라바(遮羅波)의 탑과 제사분에 봉안한 라마가마(羅摩迦摩)의 탑과 제오분에 봉안한 비루제(毘留提)의 탑과 제육분에 봉안한 가비라 성의 탑과 제칠분에 봉안한 비사리 탑과 제팔분을 봉안한 마갈타의 탑 그리고 금병을 봉안한 도로나의 탑과 또 초탄을 봉안한 필발촌의 탑 등 열 개의 탑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