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보리왕자(菩提王子)와 세존(138)

근와(槿瓦) 2015. 9. 29. 01:46

보리왕자(菩提王子)와 세존(138)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그후 세존은 제자들을 데리고 발가국(跋伽國)에 들어가셨으나 마침 그 나라 보리 왕자의 주거인 홍련전(紅蓮殿)이 완성된지 얼마 안 된 때여서 아직 그 낙성식을 올리지 못했었다. 보리 왕자는 세존이 발가에 도착하셨다는 말을 듣고서 크게 기뻐하고 산지카푸타를 사자로 보내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리 왕자는 세존의 족하에 배례하오며 세존께서 건승하옵는지 문안드립니다. 세존이시여, 내일 아침 제자들과 함께 저의 시식(施食)을 받아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세존은 점두(點頭)하고 이를 승낙하셨다.

보리 왕자는 그날 밤을 보낸 후 음식을 장만하여 세존께 시간을 알려드렸다. 세존은 바리때를 손에 드시고 제자들과 함께 홍련전으로 가셨다. 나무 향기가 풍기는 새 궁전의 층계에는 흰 천이 깔려 있었다. 세존은 잠시 걸음을 멈추셨다.

 

보리 왕자가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부디 흰 천을 밟고 걸으십시오. 저의 영원한 이익과 행복을 위해.”

 

세존은 아난을 돌아 보셨다. 아난은 보리 왕자에게,

“왕자시여, 흰 천을 치워 주십시오. 세존은 말세의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모범을 보이시기 위해 천을 밟지 않으십니다.”고 말하였다.

 

왕자가 아난의 말을 듣고 흰 천을 치우게 하였다. 세존은 층계를 올라 궁전의 자리에 앉으셨다. 왕자는 여러 가지의 진미를 마련하여 공양을 올린 뒤, 세존께서 식사가 끝나는 것을 보고 스스로 낮은 자리로 옮겨 세존 가까이에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즐거움에 의해 즐거움을 얻을 수가 없고, 괴로움에 의해 즐거움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존은 아주 장시간을, 자신이 출가하기 전부터 출가하고 난 후까지의 구도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고, 당신이 태자였을 때에는 즐거움은 즐거움에 의해 얻어지지 않고 괴로움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참으로 바른 즐거움은 바른 도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여 주셨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을 스승으로 삼아 몇 년이 지나면, 집을 나와 출가자가 된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겠습니까?”

 

“왕자여, 그렇다면 내 물음에 대해서 마음내키는 대로 대답하라. 왕자는 코끼리를 교묘하게 다룰 수 있는가?”

“꽤 교묘하게 다룰 수 있습니다.”

 

“왕자여, 예컨대 어떤 사람이 왕자로부터 코끼리를 부리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면 왕자는 어떻게 하겠는가? 더구나 그 사람은 신심도 없고 몸이 약하고 거짓이 많아 나태하며 지혜가 없습니다. 왕자여, 이러한 사람이 왕자의 곁에서 코끼리를 부리는 기술을 배울 수가 있을 것인가?”

 

“그중의 한 가지 성질만 가졌더라도 기술을 익힐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다섯 가지의 성질을 갖추고 있다면 물론 될 수 없습니다.”

 

“왕자여,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왕자로부터 코끼리를 부리는 기술을 배우고자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에게는 신심이 있고 병이 없고 거짓이 없고 근면하여 지혜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왕자여, 이 사람은 왕자의 곁에서 코끼리를 부리는 기술을 익힐 수가 있을까?”

 

“세존이시여, 그중 한 가지 성질만 가졌더라도 기술을 익힐 수가 있습니다. 하물며 다섯 가지의 성질을 갖추고 있다면 물론 할 수 있을 게 틀림없습니다.”

 

“왕자여, 바로 그와 같은 것이다. 만일 부처의 제자로서 신심이 있고, 병이 없고, 거짓이 없고, 근면하고 지혜라는 다섯 가지 근행(勤行)이 있고 부처를 스승으로 삼으면 7년 또는 1년, 아니 한달 또는 하루로써 깨달음을 얻으리라. 아니 하루도 아니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저녁에 듣고 아침에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

 

이 말씀이 끝났을 때 왕자는,

“오오 부처님이시여, 오오 법이여. 오오 아침에 듣고 저녁에, 저녁에 듣고 아침에 깨달음을 얻는다는 훌륭한 설법이여!”

라고 찬탄하여 마지않았다.

 

산지카푸타가 옆에 끼여 들었다.

‘왕자시여, 당신은 ’오오, 오오‘라고 찬탄하셨는데 부처와 법과 승가에 귀의하시는 게 좋지 않습니까?“

 

“산지카푸타여, 더 말하지 말라. 나는 너의 어머니에게 들었다. 세존이 훨씬 이전에 교상미에 오셔서 구사다원(瞿師多園)에 머무르셨을 때 나를 잉태하신 어머님은 세존을 찾아 뵙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뱃속에 아이가 사내이든 여자이든 삼보에 귀의케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이 한 평생을 귀의하옵는 신자로서 받아들여 주십시오’라고. 또 예전에 세존이 이 발가에 오셨을 때, 유모가 세존의 곁에서 마찬가지로 귀의의 말씀을 아뢰었다. 산지카푸타여, 이것은 나의 세 번째 귀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 부디 평생 신자로서 받아들여 주십시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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