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아사세의 찬탈(簒奪) (133)

근와(槿瓦) 2015. 9. 9. 01:48

아사세의 찬탈(簒奪) (133)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제바의 교단은 5백 명의 제자를 도로 빼앗겨 다시 재기할 수 없을 만큼 타격을 받았다. 그가 이제 의지할 곳은 아사세 태자뿐이었다. 제바는 어느 날 태자를 찾아가 말하기를,

 

“태자여, 부왕은 언제까지라도 왕위에 앉아 있을 것처럼 보인다. 부왕이 살아 계시는 동안은 당신은 위(位)에 오를 수가 없다. 부왕이 죽고 나서 비록 왕위에 오르더라도 그 즐거움은 심히 짧다. 그러므로 하루라도 빨리 왕위를 잇는 것이 좋다. 나도 또한 교답마를 해치고 법의 왕이 되리라. 이리하여 신왕과 새 부처가 나란히 마갈타국을 다스리는 것이 즐겁지 않겠습니까?”

 

태자가 대답하기를,

“부모의 은혜가 무거운 것은 해나 달보다 수승하다. 오랫동안 길러준 그 은혜는 보답하기 어렵다. 그런데 스승은 어찌하여 이와 같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권하시는 건가?”

그러나 제바는 교묘하게 말로 태자의 마음을 홀려 마침내 그 권유를 따르게 하였다.

 

빈바사라왕과 왕후 위제희(韋提希)는 왕이 중년을 지났을 때에 아사세를 임신했는데 산전에 왕의 어깨 피를 마시고 싶다는 이상한 병에 걸려 날로 여위고 쇠약해져 갔다. 왕은 그 이유를 듣고 스스로 어깨 피를 짜서 부인에게 먹였다. 점장이는 이것을 점쳐 ‘태어나는 아이는 부왕을 적으로 삼으리라’고 말하였으므로, 부인은 몇 번인가 낙태를 시키고자 했지만 왕이 말리므로 마침내 아이를 낳았다. 그가 아사세였다.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의 원수가 되겠다고 하는 점장이의 말에 의해 아사세, 즉 미생원(未生怨)이라고 이름하였다. 제바는 이것을 이야기하여 그 마음을 미혹케 했던 것이다.

 

어느 날 태자는 은밀히 예리한 검을 차고 왕궁의 문으로 나아갔지만, 그러나 속에 품은 악역(惡逆)의 마음은 그 오체(五體)를 전율케 하여 그만 땅에 쓰러졌다. 문지기들은 태자가 이성을 잃은 예사롭지 않은 광경을 보고 그 까닭을 물었더니,

 

“제바의 권유에 의하여 부왕을 죽이고자 생각했던 것이다.”

고 말했다. 군신은 놀라 이 일을 대왕께 알리고 어명(御命)을 기다렸다. 왕은 차마 태자를 죽일 수가 없어, 아들의 뜻에 맡기어 왕위를 물려 주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태자는 다시 제바의 권유를 좇아 부왕을 붙들어서 궁전에 감금하고 부왕의 식사를 끊기에 이르렀다.

 

모후 위제희 부인은 목욕하여 몸을 깨끗이 하고 꿀로 보릿가루를 개어 몸에 바르고 뇌옥에 들어가 대왕을 보았더니, 얼굴은 여위고 살은 빠져 슬퍼할 겨를도 없으리 만큼 쇠약해 있었다. 부인은 눈물을 흘리며,

 

“참으로 세존이 설하신 것처럼 영화도 덧없고 이제 죄의 보만 닥쳐 왔습니다.”

고 말하자 대왕은,

 

“식사를 끊고나서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계속 몇 백 마리의 벌레가 뱃속을 쥐어뜯듯 괴롭다. 이제 피도 살도 빠져 목숨이 다하려 한다.”

고 말하고 들릴 듯 말듯이 흐느껴 울었다. 부인이 몸에 바른 꿀보릿가루를 모아 권하자, 왕은 허겁지겁 먹고 나서 눈물과 함께 멀리 세존이 계신 곳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기를,

 

“세존이 말씀하신 것처럼 세간의 영화는 오래 누리기 어려워 마치 몽환(夢幻)과 같습니다.”

하였다. 그리고 다시 부인을 향하여,

 

“내가 위(位)에 있었을 때에는, 나라는 넓어 의식은 뜻대로 족하고 무엇 하나 모자라는 것도 없었지만 지금은 옥에 갇혀 굶주림에 죽게 되었소. 내 아들은 사악한 스승에게 미혹되어 세존의 거룩한 가르침을 어기고 있소.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일은 없지만 다만 직접 세존의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또 사리불, 목련, 대가섭 등 제자들과 도의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오. 참으로 세존께서 설하시듯 인간의 은애는 마치 뭇 새가 하룻밤을 나뭇가지에 깃들고 새벽에는 저마다 헤어져 날아가 정해진 화복을 받는 것과 같다. 목련 존자는 마음의 때를 없애고 신통 자재의 깨달음을 얻고 있으면서도 어느 바라문에게 질투를 받아 얻어맞은 일도 있었다. 하물며 마음의 때가 있는 내가 이 재난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앙이 사람을 뒤쫓는 것은 그림자가 몸을 쫓고 메아리의 울림이 목소리에 대답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부처님을 만나뵙기란 어렵고, 그 가르침을 듣는 일도 어렵다. 또 고마우신 가르침에 의해 인을 펴고 백성을 다스리는 일도 어렵다.

 

나는 이제 목숨이 끝나 아득한 곳으로 가게 되리라. 그러나 왕비여, 진실로 마음이 제대로 되어 있는 자로서 세존의 가르침을 받들지 않는 자는 없다. 그대도 삼가 가르침을 지키고 닥쳐올 화를 막는 게 좋다.”

 

왕비는 도리어 왕의 가르침을 받아 넋을 잃고 울었다.

왕은 다시 합장하고 공손히 영취산을 향하여 멀리서 세존에게 예배하고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목련 존자는 저의 친한 벗이옵니다. 부디 자비로써 저에게 신자로서의 해야 할 도를 가르쳐 주십시오.”

그때 목련은 매가 날으듯이 왕의 처소에 나아가 매일 신자의 도를 설했으며, 세존은 또 부르나를 보내어 왕을 위해 법을 설하게 하셨고 이와 같이 하여 21일 동안 왕은 꿀보릿가루를 먹고 법을 들을 수가 있어 얼굴빛도 안온하여 기쁨의 빛이 넘쳐 있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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