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달다(提婆達多)의 독립(132)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다시 유행을 나서 왕사성으로 돌아가시고 성 밖의 죽림 정사에 체재하셨지만, 이즘부터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곡식이 말라 죽고 벼가 말라 죽어 제자들은 양식을 구하는데 곤란을 겪었다. 이름난 제자들은 별도로 하더라도 그 중에서도 제바는 특히 그 뜻대로 되지 않음을 구실삼아 그것이 마치 자기에게 신통이 없기 때문이라고 믿고, 어느 날 세존 앞에 나아가 ‘신통을 얻는 도를 내려 주십사’고 청했다. 세존은,
“제바달다여, 신통을 얻는 일을 구하기 보다는 무상, 공, 무아의 이치를 생각하는 게 좋다.”
고 분부하시며 그 원을 물리치셨다. 제바는 이 가르침을 기뻐하지 않고 마음 속에 불평을 품고 있었다.
그 여름, 세존은 제자들을 데리고 교상미로 가시어 그곳에서 안거(安居)하셨는데 사리불, 목련, 아나율, 아난 등의 제자들은 서로 화목하여 도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일과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그 광경이 제바에게 있어서는 어딘지 자기 하나만을 소원하게 하는 처사로 생각하고 교단을 버리고 혼자 왕사성으로 가기에 이르렀다.
제바는 세존의 가까운 사촌 동생으로 그의 동생 아난다와 같이 출가한 세존의 친척이었다.
왕사성에 이른 제바는 빈바사라왕의 애자(愛子)로서 당시 16세가 되는 아사세(阿闍世) 태자의 귀의를 얻으려고 꾀하였다. 어느 날 그는 태자에게 찾아가 수단을 다하여 그 마음을 빼앗아 마침내 그 귀의를 얻게 되었으며, 왕사성의 근처에 승방을 세우고 날마다 아사세로부터 많은 수레를 공양을 받게 되었다.
이렇듯 젊은 외호자(外護者)를 얻은 제바의 세력은 날로 왕성해 갔고 나아가서는 세존의 제자 중에도 그에게로 가는 자가 생겼다. 세존은 그가 이양(利養)을 위해 태자의 공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들으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어리석은 자는 이양의 염을 근본으로 삼아 악을 증장하여 간다. 그러나 그것은 예리한 칼이 그 수족을 베듯이 청정한 공덕의 목숨을 별안간 끊어버리는 것이다. 청정한 행을 닦는 일을 잊고 부질없이 대중들을 불러들여 스스로 그 대중들의 위에 서서 법의 주인이 되고자 하더라도, 한쪽에 이양을 위해 열반을 얻고자 해도 그 이양의 생각이 장애가 되어 열반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조차 탐하는 마음과 다름 없는 것이 되는 법이다. 그리하여 스스로를 상하게 하고 남도 상하게 하여 길이 악도의 과(果)를 맺고야마는 것이다. 그대들은 기필코 제바를 부러워할 것이 못된다.”
파초는 열매를 맺고 나면 시들고 갈대도 꽃이 피고 나면 또한 시든다.
노새는 새끼를 잉태하고 나면 쓸모없게 되고 사람은 탐욕 때문에 멸한다.
어느 날 세존이 왕사성에서 탁발하시는데 제바 또한 그 거리에서 행걸(行乞)하고 있었다. 세존께서 멀리 그를 보고서 그곳을 떠나려고 하시자. 아난이 삼가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 곳을 떠나시는 것입니까?”
“제바가 이 거리에 있으므로 피하고자 한다.”
“제바를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아니다, 그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악인을 만나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바를 떠나도록 하시는 게 좋지 않습니까?”
“떠나가게 할 것도 없다. 그의 생각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 좋다. 아난이여, 어리석은 사람과 만나서도 안 된다. 어리석은 사람과 일을 같이 해서는 안 된다. 필요없는 논의를 나누어서는 안 된다. 어리석은 자는 스스로 악을 행하여 바른 계율을 배반하고 날로 더 사악한 견해를 키워 나가는 것이다. 제바는 지금 이양(利養)을 얻어 마음이 교만해져 있다. 지금 제바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마치 사나운 개를 채찍질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매질하면 매질 할수록 흉악해져 갈 뿐이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아난을 데리고 다른 마을로 가시어 탁발하셨다.
한편 제바는 한걸음 나아가 세존을 대신하여 교단을 통솔하려고 꾀하였다. 이때 목련은 지제국(支提國)에 있었으나 제바에게 역심이 있다는 말을 듣고 놀라 죽림 정사로 가서 이것을 세존께 아뢰자 세존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터이다.”
고 말씀하셨다. 제바는 그런 줄도 모르고서 심복의 제자인 구가리(俱迦利), 건다표(乾陀漂), 가류라제사(迦留羅提舍), 삼문달다(三聞達多) 등을 거느리고 죽림 정사로 달려왔다. 세존은 그들이 오는 것을 보시고,
“어리석은 그들은 나를 향하여 자신을 칭찬하면서 그 기도함을 말하리라.”
고 말씀하셨다. 목련은 다시 지제국으로 돌아갔다. 제바의 일행은 세존의 앞에 나아가 예를 올리고 아뢰기를,
“세존은 이미 연로하시고 힘도 쇠약하시어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일이 힘드시리라고 생각됩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세존을 대신하여 제자들을 위해 법을 설하겠습니다. 세존은 다만 선정을 즐기십시오.”
세존께서 제바의 무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제바여, 나는 사리불, 목련과 같은 지혜가 밝고 행이 원만하고 훌륭한 제자에게도 아직 이 대중의 교양을 맡기고 있지는 않다. 어찌 그대와 같이 이양을 위해 남의 침을 먹는 듯한 자에게 이 대중을 맡길 수가 있으랴.”
이 엄숙한 세존의 말씀에 제바는 한마디도 아뢸수가 없어 초연(悄然)히 세존의 앞을 물러났다. 그리하여 깊이 마음에 원한을 품고 ‘세존은 대중 앞에서 사리불과 목련을 칭찬하고 나를 모욕했다. 이 원한을 언젠가 갚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느 날 교단의 규율이 이완해진 것을 구실삼아 다섯 가지의 새로운 규칙을 마련하고 싶다고 하면서 제바가 세존에게 청했다.
(1) 숲에 거처할 것이요, 도시 근처에 살아선 안 된다.
(2) 집집마다 걸식을 하고 초대의 공양을 받아선 안 된다.
(3) 평생 분소의를 입지 않으면 안 된다.
(4) 나무 아래 주(住)하고 옥사에서 잠자선 안 된다.
(5)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함부로 엄한 규율을 마련하여 행동을 속박하는 일보다도 마음의 때를 제거하는 것을 주로 삼으시는 세존은 제바의 이 제의를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리하여 즉시 사리불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지금부터 제바의 도중(徒衆)에게 가서 저 다섯 가지의 규율을 받아들인다면 참된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전하라.”
사리불 : “세존이시여, 저는 앞서 제바를 칭찬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헐뜯기가 난처합니다.”
세 존 : 칭찬하는 것도 참이라면 헐뜯는 것도 참이다. 그릇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사리불은 도리 있는 말씀을 삼가 받들고 제바의 도중이 있는 곳에 가서 그것을 말했다. 그들 제바의 도중들은 모두 서로 이야기하기를,
“아아, 세존의 제자들도 제바 존자가 후한 공양을 받는 것을 보고서 질투를 일으키고 있다.”고 수근거렸다. 사리불은 또 왕사성으로 들어가 신자들에게도 이 일을 고했다.
그러나 제바는 그 새로운 규율로써 정진하자고 마음을 정하자 그 중에서 가장 영리한 삼문달다와 꾀하여, 포살(布薩)의 날에 그 새로운 규율을 제창하여 대중들의 찬동을 구하였다. 마침 그 모임에 새로 출가한 비사리의 5백 명 대중이 있었는데, 아직 교단의 규율을 알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이 새로운 규율에 동의했다. 그때 사리불이나 목련 같은 훌륭한 제자는 없었지만 아난은 상의를 입고 자리에서 일어나,
“이 새로운 규율은 세존께서 정하신 율이 아니다. 여러 장로들이여, 만일 나의 말을 인정한다면 상의를 입고 일어서 주십시오.”
라고 말했다. 60명의 장로들은 아난의 말을 따랐다. 그러나 제바는 5백 명의 새로운 제자를 얻어 여러 장로들에게 교단을 떠남을 선포하고 제자들을 거느리고 왕사성의 서남 십여 리 지점에 있는 가야산으로 갔으며, 그곳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자 꾀했다. 5백 명의 새로운 제자들이 제바에게 끌려간 일은 교단의 대중들의 마음을 적지 않게 움직였다. 이때 사리불과 목련은 세존의 허락을 받아 빼앗긴 제자들을 구해 내고자 가야산으로 갔다. 개중에는,
“아아, 저 두 장로들도 제바의 제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자조차 있었다. 세존은 염려하는 제자들에게,
“그대들은 근심할 것이 없다. 두 사람은 반드시 그곳에서 법의 위덕을 나타내 보이리라.”
사리불과 목련 두 사람이 가야산에 이르렀을 때에 마침 제바의 설법이 한창이었으나 그는 멀리서 두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 기꺼이 맞이하여,
“그대들은 앞서 나의 새로운 규율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의 뜻을 알고 이렇게 와 주었다.”
고 말하며 사리불에게 고하기를,
“나는 지금 피로를 느끼므로 그대가 나를 대신하여 법을 설하는 게 좋겠다.”고 하며 언제나 세존이 하는 식의 태도로, 스스로 대의(大衣)를 네겹으로 접어 우협을 아래로 하고 누웠다. 그때 목련은 먼저 신통을 나타내고 사리불은 이어서 법을 설했다. 5백 명의 제자들은 꿈에서 깬 것처럼 앞서의 잘못을 뉘우치고 즉시 두 사람을 따라 이 산을 뒤로 하여 떠났다. 삼문달다는 제바를 불러 깨우고, 사리불, 목련이 5백 명의 제자를 데려가 버렸다고 외쳤다. 제바는 놀라 깨어,
“너희 악인들이여, 내 제자를 빼앗아 갔다.”
고 욕하며 땅을 차고 미친 듯이 날뛰었고 코에서 뜨거운 피를 토했다.
사리불과 목련이 5백 명의 제자를 데리고 돌아온 일은 너무나도 큰 놀라움을 교단에 주었으므로, 세존은 그 때문에 하나의 본생담(本生譚)을 설하셨다.
“제자들이여, 옛날 구화리(拘和離)라는 궁술의 스승이 있었다. 그의 제자인 산야(散若)는 활을 쥐는 법과 화살을 메기는 법을 6년 동안이나 배웠지만 한번도 쏜 일이 없었다. 어느 때 시험삼아 큰 나무를 쏘았더니 화살은 어김없이 나무를 꿰뚫고 깊이 땅 속으로 들어갔다. 스승은 기뻐하며 ‘그대는 궁술의 오의(奧義)를 얻었다. 지금부터 가서 오가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큰 도둑을 정벌하라’며 한 개의 활과 5백 개의 금화살을 곁들이고 다시 한 명의 아름다운 여자와 일량(一輛)의 수레를 주었다. 그는 스승의 명령을 삼가 받들고 미녀와 수레를 함께 타고 도둑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5백 명의 부하를 거느린 도둑의 우두머리는 왕래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곳에 산야의 수레가 이르렀다. 도둑의 우두머리는 부하를 제지하여 대항하는 것을 중지시켰다. 이윽고 수레에서 내린 미녀는 손에 금바리때를 들고서 도둑에게 먹을 것을 빌었지만, 그들은 미녀와 금바리때를 보고서 욕심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도둑의 우두머리는 아직도 설치는 부하를 제지하고 많은 미미(美味)를 금바리때에 담아 주었다. 그러나 미녀는 거듭하여 지금까지 도둑질 해놓은 재물을 니누어 달라고 청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부하들은 참다 못하여 수레 위의 산야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수레를 좌우(左右)로 달리며 한 개의 화살로 한 사람씩 쓰러뜨리되 4백 99명을 쓰러뜨려 마지막으로 화살 한 개를 남겼다. 그러나 도둑의 우두머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므로 산야는 미녀를 알몸으로 만들어 나무 아래를 거닐게 했다. 그러자 과연 도둑의 우두머리는 마음이 움직여 모습을 나타내 마침내 산야에게 사살되기에 이르렀다. 제자들이여, 그때의 산야는 사리불이고 미녀는 목련, 5백 명의 도둑은 5백 명의 제바의 제자, 도둑의 우두머리는 제바, 활의 스승은 나였다.”
제바가 교단에서 떠나 얼마 안 된 뒤, 세존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제자들이여, 나는 전에 나무의 심(芯)으로써 비유를 설한 일이 있지만, 우리들이 고뇌하는 생(生), 노(老), 사(死), 우(憂), 비(悲), 고(苦), 뇌(惱)를 없애기 위해, 출가한 뒤에도 공양과 존경과 명예를 얻어 마음이 교만해지고 만족하며 스스로를 찬양하고 남을 헐뜯는 것은, 청정한 행의 지엽을 취하고서 나무의 심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인 것이며, 방일에 흘러 고뇌에 빠진 것이다. 또 청정한 계행(戒行)에 취하여 마음이 교만하고 우쭐하여 스스로를 찬양하고 남을 헐뜯는 것은 청정한 행의 외피를 움켜쥐고서 나무의 심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으로서, 방일에 흘러 고뇌에 빠진 것이다. 또 딱딱한 선정을 닦아 마음은 교만하고 만족하여 스스로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는 것은, 청정한 행의 내피를 취하여 나무의 심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방일에 흘러 고뇌에 빠진 것이다. 또 밝은 지견을 얻어 이것에 눈이 멀어 마음이 교만하여 스스로를 찬양하고 남을 헐뜯는 것은, 청정한 행의 수육(樹肉)을 잘라내어 나무의 심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방일에 흘러 고뇌에 빠진 것이다.
공양과 존경과 명예에도 이와 같이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청정한 계행에 취하지 않고 견고한 선정으로 미혹되지 않고 밝은 지견에도 교만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고 더욱더 도에 나아가 동요되지 않는 마음의 해탈을 얻는 것이 나무의 심을 구하여 나무의 심을 얻는 것이다. 이 해탈에서 퇴타(退墮)하는 일은 없다. 제자들이여, 공양과 존경과 명예는 청정한 행의 목표가 아니다. 아름다운 계행이 청정한 행의 목표가 아니다. 견고한 선정도 청정한 행의 목표는 아니다. 밝은 지견도 청정한 행의 목표는 아니다. 동요되지 않는 마음의 해탈이야말로 청정한 행의 목표이다. 이것이 요제이고 이것이 종(終)이다.”
그 무렵의 일이다. 빈바사라왕의 아들인 무외 왕자(無畏王子)는 어느 날 니건타를 방문하였는데, 니건타가 말하기를,
“왕자여, 교답마의 논의를 무너뜨리도록 하십시오. 당신의 명성은 천하에 높이 울려 퍼질 것입니다.”
“대덕이여, 나와 같은 자가 어찌 저 무서운 힘이 있는 교답마의 논의를 무너뜨릴 수가 있겠습니까?”
“왕자여, 먼저 교답마의 처소에 가서 ‘부처는 타인에게 불쾌한 말을 하시는가’라고 물으십시오. 만일 그것을 인정한다면 ‘그렇다면 부처는 범속한 사람과 어떤 구별이 있는가’라고 공격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부처는 무슨 까닭으로 제바는 오랫동안 지옥에 떨어졌던 자로 아무리한들 구원되지 못한다고 제바를 성나게 하는 말을 하셨는가’라고 따지시는 게 좋습니다. 왕자여, 교답마는 이 양다리에 눌려서 옴쭉달싹도 할 수 없으리라 믿습니다.”
왕자는 그 말에 승낙하고서 세존께 갔지만, 때를 헤아려 내일로 돌리는 게 좋다고 깨닫고, 세존과 그 세 제자를 이튿날 자기 집으로 식사에 초대하였다. 이튿날 세존이 왕자의 집으로 나시어 식사가 끝났을 때, 왕자는 낮은 자리에 앉아서 세존께 물었다.
“세존은 남에게 불쾌한 말을 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왕자여, 그것은 일률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
“세존, 이제는 니건타가 졌습니다.”
“왕자여, 그것은 또 어째서인가?”
‘세존, 실인즉 이 일은 니건타인 나다불다(那陀弗多)가 좋지 못한 지혜로써 세존의 논의를 깨기 위해서였습니다.”
왕자는 어제 꾸민 일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그때 무외 왕자의 무릎에는 그의 어린 자식이 안겨 있었다. 세존은 말씀하시기를,
“왕자여, 만일 당신이 방심하거나 유모의 부주의로 이 어린이가 나무 조각이나 사금파리를 입에 넣었다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물론 꺼냅니다. 한번으로써 안 된다면 왼손으로 머리를 누르고 오른손의 손가락을 구부려 입에 넣고 피를 내서라도 꺼냅니다. 그것은 어린이가 귀엽기 때문입니다.”
“왕자여, 그대로이다. 부처는 남에게 유쾌하지 않은 일로써 진실이 결여되고 이익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가령 진실이라도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 남에게 유쾌하지 않는 일을 말하지 않는다. 부처는 진실로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좋은 때를 보아 남에게 유쾌하지 않은 일이라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만 중생들의 목숨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기 때문이다.”
“세존이시여, 찰제리, 바라문, 거사, 출가자 등 저마다의 계층의 어진 사람들이 미리 질문을 마련하여 묻고 있습니다만, 세존은 이와 같이 묻는다면 이와 같이 대답하자, 이 물음에 대해서는 이 대답을 하자고 전부터 생각해 두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 자리에서 곧 대답하시는 것입니까?”
“왕자여, 당신은 수레에 대해서 자세한 지식을 갖고 있을 테지만, 어떤 사람에게 수레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을 경우, 당신은 미리 언제고 대답을 마련해 두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수레에 관하여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물음에도 준비 없이 즉석에서 대답할 수가 있습니다.”
“왕자여, 그대로이다. 부처는 법계의 일을 잘 알고 있으므로 누구의 물음에도 즉석에서 대답할 수가 있는 것이다.”
무외 왕자는 세존의 가르침을 기뻐하고 평생 신자가 될 것을 맹세하기에 이르렀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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