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수행단계 챙김

귀신이 들여다보는 공부를 하느냐?

근와(槿瓦) 2019. 1. 20. 23:27

귀신이 들여다보는 공부를 하느냐?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귀신은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귀신은 자기가 쓴 졸필과 서예가가 쓴 달필을 비교해서 보듯이 자기 생각과 사람의 생각을 비교합니다. 그래서 자기보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순수하면 존경심을 내지만, 사람의 생각이 오히려 자기만 못하면 비웃습니다.

염불을 하는 스님이 염불도 잘하고 계행도 잘 지키면 귀신들이 공경심을 내고 우러러보면서 줄줄 따라다닙니다. 대승경전을 읽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을 읽어서 생긴 알음알이를 가지고 살림을 하면 귀신이 그 얕은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 허물을 잡습니다.


그런데 화두 학자는 생각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화두만 바로 들면 절대로 귀신이 들여다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귀신이 별다른 공경심도 내지 않습니다. 화두 학자는 염라국의 업경대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스님들이 제자들을 경책하실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지금 고작 귀신 눈에 띄는 공부를 하고 있느냐?”

공부 축에도 못 든다는 아주 따끔한 경책입니다.

 

참고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낼지니라.

 


출전 : 正日禪師法語集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